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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세나는 역시 영악했다. 자신이 쥔 패를 이용해서 최민혁에게 새로운 능력을 팔아먹으려 들었다.
[마스터가 앞으로 더 유명해 지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입니다. 제가 깎아서 딱 1,200포인트에 모시도록 하죠.]
세나는 이번에도 최민혁이 감독으로 벌어 드린 포인트를 다 털어 먹으려 들고 있었다. 하지만 최민혁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봐 세나. 그래도 그렇지 그 능력이 뭔지는 말해 주고 팔아먹으려 들어야지 이거 너무 한 거 아냐?”
[호호호호. 제가 말하면 마스터도 깜짝 놀라실 거예요. 그 만큼 이 능력이 대단하단 거죠.]
최민혁은 정작 그 능력이 뭔지는 얘기해 주지 않고 그 능력의 기대치만 높이려 떠벌리는 세나에게 말했다. 어차피 절대 을인 자신은 세나가 권하는 그 대단하다는 능력을 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이왕 그럴 거 궁금한 거부터 빨리 알아보자 싶었다.
“좋아. 그 능력을 살게. 대신 선견지명의 추가 능력이 뭔지부터 알려 줘.”
[호호호호. 우리 마스터. 그게 많이 궁금하셨구나. 그럼 알려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그 능력은 바로...... 선견지명의 대상자에서 그 대상자가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선견지명을 쓸 수 있는 능력, 즉 Across 선견지명입니다.]
“Across 선견지명!”
세나의 설명에 최민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선견지명만으로도 사기 능력이었다. 최민혁이 원하는 사람의 보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다니 말이다. 그런데 Across 선견지명을 쓰게 되면 거기다 그 원하는 사람이 아는 인물의 미래까지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한 다리 건너서 최민혁이 모르는 인물의 미래까지 이제 볼 수 있단 얘기였다.
예를 들어서 차성국의 경우 오성 그룹 박규철 회장이 항상 혼자서만 만나는 비밀스런 인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히 그가 누군지 차성국은 알 수가 없었는데 이제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박규철 회장을 통해서 한다리 건너 그 인물의 미래를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최민혁이 선견지명의 추가 능력에 매료 되어 반쯤 넋이 나가 있을 때 세나는 자기 할 일을 착실히 수행해 나갔다. 최민혁의 눈앞에 간결한 창부터 띄웠다.
[소비 포인트 +1,200. 타자 총 포인트: 0]
“잠깐!”
그때였다. 최민혁이 갑자기 소리쳤다.
[왜 그러세요. 마스터?]
“할인권 쓸게.”
[네?]
최민혁의 할인권 얘기를 들은 세나의 목소리에 짜증이 확 묻어나왔다. 마치 다 된 밥에 코 빠트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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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이 어젯밤에 세나의 비위를 맞춰주며 겨우 확보한 할인권이 보유능력 30%DC권을 쓰겠다고 하자 세나는 다시 바뀐 간결한 창을 그의 눈앞에 띄웠다.
[소비 포인트 +840. 타자 총 포인트: 360]
최민혁이 또 텅 비어 버린 포인트를 보고 한숨을 내 쉴 때 세나가 확인 하라는 듯 그 능력이 담긴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을 바로 그의 눈앞에 띄웠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 덩어리(1단계), 순간이동(1단계), 전기맨(1단계), 투명인간(1단계), 정욕의 화신(1단계), 트래킹(Tracking)(1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멋쟁이(1단계), 천상의 목소리(1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할인권: 없음
최민혁은 자연스럽게 보유 능력에 새로 생긴 능력을 확인했다.
“천상의 목소리?”
최민혁의 의문에 세나의 설명이 있었다. 그 얘기를 듣고 난 최민혁의 입이 떡 벌어졌다.
“맙소사. 노, 노래를 잘 부르게 된다고?”
그랬다. 세나가 최민혁에게 선사한 능력인 천상의 목소리는 하루 10곡에 한 해서 그 원곡을 부를 가수 뺨칠 정도로 노래를 잘 부르게 만들어 주는 능력이었다. 이 역시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최민혁이 가수가 될 생각이라도 있다면 말이다.
“그래서 내가 유명해 지는 데 필요한 능력이라고 한 거로군.”
최민혁은 대충 세나가 왜 자기에게 이 능력을 팔아먹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요즘 최민혁은 매스컴을 타면서 유명세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 그가 노래도 잘한다는 게 알려져 보아라. 아마도 그의 팬들이 더 폭발적으로 늘어 날 터였다. 하지만 최민혁은 자신이 지금보다 더 유명해 지는데 미온적이었다. 그래서 세나에게 확실히 말했다.
“세나. 내가 유명해지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는 일은 없을 거야. 도저히 노래를 안 부를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땐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러세요. 소를 우물가로 끌고 가도 소가 물을 마시지 않겠다면 그만 아니겠어요?]
어제 세나가 대충 넘어가는 게 좀 수상쩍었지만 최민혁의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최고의 악기가 사람의 목소리라 하지 않았던가? 그런 면에서 최민혁은 최고의 악기 하나가 그의 몸에 생긴 셈이었으니까. 최민혁은 언제 시간 되면 몰래 혼자 노래방에 가보기로 작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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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최민혁의 차가 집에 다와 갈 때였다. 문자와 왔는데 확인하니 모친이셨다.
-방금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서에 들렀다가 장 봐서 가마.
모친은 강동 경찰서에 가실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부친은.....
최민혁의 부친인 최한성께서는 양반은 못 될 위인인 모양이었다. 최민혁이 부친 생각을 하자 그가 바로 문자를 보내 온 것이다.
-왔다. 지검 간다.
최민혁의 그 싸가지 없는 성격은 아마도 부계를 닮은 듯 했다. 아마 두 분의 문자는 자신 뿐 아니라 여동생인 다혜에게도 같이 보냈을 공산이 컸다. 뭐 어째든 지금 집은 비어 있단 소리였다.
“다 왔다.”
최민혁은 집 근처에 차를 대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여동생 최다혜도 어학원에 가고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최민혁은 육체적으로보다 정신적으로 더 피곤해서 자기 방으로 올라가자마자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막상 눕자 정신이 점차 맑아져 왔다.
“에이....”
결국 몸을 일으킨 최민혁은 집 뒤 투구장으로 가서 열심히 공을 던졌다. 딱 100구를 던지고 집으로 들어간 최민혁은 땀에 젖은 속옷을 벗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 그러자 몸속의 세포들이 안 그래도 넘쳐나는 그의 원기를 확 끌어 오르게 만들었다.
“어, 어.....”
덕분에 또 샤워 중 거시기가 일어섰고 그걸 죽이느라 최민혁은 진땀 깨나 빼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샤워 후 새 옷으로 갈아입은 최민혁은 갈증이 나서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부엌으로 들어가서 정수기 물을 받아서 마시고 거실로 나왔는데 그때 그의 눈에 띈 것이 있었다.
바로 전에 크리스마스 날 밤 여동생과 그 친구 강하나와 같이 신나게 놀며 노래를 부르게 해 준 노래방 기기.
설치하는 게 귀찮기는 했지만 어차피 시간도 남아도는 터라 최민혁은 노래방 기기를 TV와 연결시켰다.
“됐다.”
반주기에 hdmi단자와 TV의 hdmi단자가 연결 되자 노래방 배경 화면이 바로 떴다. 최민혁은 옵션으로 들어가 있는 앰프와 스피커를 확인하고 마이크를 잡고 음질 테스트까지 마쳤다. 그 다음 노래방 기기 리모컨을 들고 노래방 기기 책자를 펼쳤다.
“어디 보자......”
최민혁은 노래방 책자를 넘기며 노래들을 살피다가 갑자기 눈에 한 곳에 집중 되었다. 차성국이 좋아하는 노래였지만 너무 부르기 어려워서 노래방에서 불러 보지 못한 바로 그 노래. 바로 김정호의 ‘아름답게 사랑하는 그 날까지.’
최민혁은 살짝 흥분된 가슴으로 노래방 책자에 적혀 있던 번호를 리모컨으로 눌렀다. 그리고 시작 버튼을 누르자 노래방 기기에서 아름답게 사랑하는 그 날까지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세나. 부탁해.”
[‘천상의 목소리’ 능력이 발휘 됩니다. 당신이 선택한 첫 곡은 김정호의 ‘아름답게 사랑하는 그 날까지.’입니다.]
세나의 말을 듣는 사이 전주가 거의 끝나갔다. 최민혁은 다급히 마이크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의 노래가 시작 되었다.
“그래 내 안에서 니가 살게 한 거야.........”
노래를 부르던 최민혁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어려운 노래가 너무 쉽게 불려졌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의 목소리였다.
‘김정호랑 거의 같아.’
“............어렵지만 선택 했어. 사랑해서 아플 우리 사랑을~~~~”
그리고 이 노래의 최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최민혁은 완벽하게 고음을 소화해 냈다.
‘미쳤어. 이거 김정호랑 똑같잖아?’
아니. 요즘 김정호는 성대결절 이후로 예전만큼 고음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그에 비해 지금 최민혁은 김정호의 전성기 시절의 그 고음을 똑같이 내고 있었다. 그렇게 노래는 점점 종장을 향해 치달았다.
“..................내 가슴 어디에서도 네가 숨 쉬고 있어.”
노래의 마지막 소절을 부른 뒤 최민혁이 마이크를 내렸을 때 노래방 기기에서 팡파르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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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혁은 한 동안 노래방 화면을 넋 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만큼 최민혁은 놀란 상태였다. 세나가 노래 잘 부르게 해 주는 능력이라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이건 아니었다.
“진짜 원곡 가수만큼 부르게 해 줄 줄이야.”
최민혁이 아는 가수들은 다들 전성기를 지났다. 때문에 그 가수들의 전성기 시절을 자신이 그대로 부를 수 있다면 지금 그 가수들 보다 그가 더 노래를 잘 부른다고 봐도 됐다.
물론 노래라는 게 감정 이입이 중요해서 예전 자신의 노래를 더 원숙하게 잘 부르는 가수도 있다. 하지만 원곡에 입각해서 부른다면 지금의 가수가 예전 전성기 때 자신의 목소리를 따라 갈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팝송도 되는 건가?”
최민혁이 세나에게 물었다. 그러자 세나가 바로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그럼......Will Young의 Evergreen을 부를 게.”
최민혁은 먼저 선곡을 세나에게 말해 놓고 노래방 기기에서 그 곡을 찾아서 리모컨으로 번호를 입력했다. 그러자 세나가 반응했다.
[‘천상의 목소리’ 능력이 발휘 됩니다. 당신이 선택한 두 번 째 곡은 Will Young의 ‘Evergreen’입니다.]
세나의 목소리가 들리고 전주가 끝나면서 최민혁은 바로 노래를 시작했다.
“Eyes, like a sunrise Like a rainfall Down my soul And I wonder(당신의 눈빛 떠오르는 태양과 같은, 내 영혼을 적히는 비와 같은)...............”
최민혁은 노래를 시작하자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기 목소리에 자기가 반해서 계속 노래를 불러 나갔다.
“...................................I'm gonna take this night And make it evergreen ooh make it evergreen(난 이 순간을 영원히 남게 할 거예요. 변하지 말아요. 아마도 사랑일 거예요)”
노래를 마친 뒤 최민혁의 두 눈에서 쪼르르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런........”
최민혁은 황급히 옷소매로 눈물을 훔치고는 격앙 된 감정을 진정 시켰다. 최민혁은 속으로 놀랐다. 자신이 불렀지만 원곡을 부른 Will Young의 감정이 그대로 이입 된 것이다. 하긴 그러니 그와 똑같은 목소리가 나왔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