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에이스-88화 (88/248)

88====================

재벌에이스

스타엔터테이먼트의 사장 박규동은 최민혁을 잘 몰랐다. 하지만 배도철은 최민혁이 누군지 알았다. 갑자기 어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최민혁이란 이름이 올랐을 때 배도철도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했었던 것이다. 그때 그가 알기로 최민혁의 집안이 참 대단했었다는 기억이 났다.

배도철은 그걸 좀 더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서 빠져 나와 잰 걸음으로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최민혁의 이름을 치고 기사를 확인했다.

“헉!”

그러다 알게 된 최민혁의 집안 내력! 아버지가 검찰청 차장에 어머니는 경찰서장이었다.

“씨발! 좆 됐다.”

배도철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리고 자신에게 부모님이 별 볼 일는 공무원이라고 얘기한 최다혜에게 화가 났다.

“검찰 차장하고 경찰 서장이 별 볼 일 없는 공무원이면 우리 형님은 뭐냐고.”

배도철의 형은 바로 스타엔터테이먼트가 있는 관할 경찰서의 형사 계장이었다. 스타엔터테이먼트는 배도철의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만큼 관할 경찰서의 형사 계장의 파워도 대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다혜의 모친은 그런 형사 계장을 단칼에 잘라 버릴 수 있는 경찰 서장님이셨다.

벌컥!

그때였다. 스타엔터테이먼트 사무실 문이 활짝 열리고 일단의 사람들이 우르르 사무실 안으로 들이 닥쳤다.

“국세청 조사 4국에서 나왔습니다. 다들 움직이지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세요.”

국세청이라니! 이 무슨 마른하늘의 날벼락이란 말인가? 하지만 배도철을 퍼뜩 깨달았다. 최민혁의 그 대단한 집안이라면 국세청을 이렇게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 삼촌!”

최민혁이 국세청에서 나온 책임자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배도철이 봤을 때 그걸로 게임은 끝났다고 봐야 했다.

“뭐 세금 탈루에 분식 회계까지..... 특별 세무 조사를 받으셔야겠군요.”

깐깐해 보이는 국세청에서 나온 조사원의 말에 스타엔터테이먼트 박규동 사장은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떨어댔다.

“저, 저 좀 살려주십시오. 저 그래도 이 바닥에서 나름 양심적으로 사업을 해 온.......”

달리 사업하는 사람에게 국세청 조사원이 저승사자로 불리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관할이 방배경찰서에서 형사들이 나왔다. 그 형사들 중에는 배도철이 아는 얼굴도 있었다.

바로 배도철의 형인 배성철 형사계장 말이다. 하지만 배성철은 배도철을 본 척도 하지 않았다. 그럴 것이 배성철의 상관이 형사 과장이 직접 여기에 납시었기 때문에 말이다.

“제영이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그러는 형은 왜 여기 있는 거요? 그 바쁘시다는 국세청 조사 과장님께서.”

당연히 최민혁이 불렀기에 두 사람이 다 여기에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등장으로 최민혁의 갑질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다.

-----------------------------------------------------

츄에애애애앵!

분쇄기에 최다혜의 계약서가 갈려나갔다. 이어 예지의 계약서도. 최민혁은 한쪽에 국세청 조사 과장을, 다른 한쪽에 관할경찰서 형사 과장을 세워 놓고 스타엔터테이먼트 박규동 사장을 불렀다. 최민혁 앞에 그는 감히 고개도 들지 못했다. 그러니 그 밑에 직원들은 어떻겠는가?

그때 최민혁이 박규동 사장에게 명령하듯 말했다.

“박규동씨. 다혜와 예지 계약서 빨리 가져 오죠?”

최민혁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박규동이 뒤쪽을 돌아보며 스타엔터테이먼트 직원들에게 외쳤다.

“뭐해? 빨리 계약서 가져 오지 않고.”

그 뒤 모든 것이 최민혁이 원하는 대로 이뤄졌다. 그런 최민혁을 최다혜는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쳐다보고 있었고 예지는 몽롱한 눈빛으로 최민혁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박규동은 살아보겠다고 최민혁 앞에서 굽실거렸지만 최민혁은 이미 여길 문 닫게 만들 생각으로 온 터였다.

“법대로 처리하세요.”

최민혁은 그 말을 남기고 여동생 최다혜를 데리고 유유히 스타엔터테이먼트를 빠져 나갔고 박규동의 두 손에 수갑이 채워졌다.

조사 중 횡령의 명백한 증거가 나왔기에 빼도 박도 못하고 경찰에 잡혀가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미안하다.”

그리고 배도철도 공문서 위조와 미성년자를 부모의 동의 없이 계약한 탓에 미성년자의 법률행위 위반으로 쇠고랑을 찼다. 동생의 손에 수갑을 채우며 배성철 형사 계장이 미안해 할 때였다.

“배계장. 이따 본청 감찰실에서 감사가 나올 거야.”

배성철의 상관인 형사 과장이 그 말을 툭 내뱉고 사라졌다. 순간 배성철 형사 계장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어차피 털어서 먼지 안 나올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 본청의 감찰이 시작 되면...... 특히나 아는 사람의 뒷배가 되어 주었던 배성철 계장은 옷을 벗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았던 것이다.

“죄송해요. 형!”

배도철도 눈치는 있었다. 지금 이 상황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정도는 이미 파악을 하고 있었다.

다 자기 때문이었다. 자기가 최다혜와 노예 계약만 하지 않았더라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였다. 그래서 형인 배성철 계장에게 사과를 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스타엔터테이먼트는 사장과 주요 간부 몇 명이 체포 되면서 사실상 문을 닫았다고 봐야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스타엔터테이먼트에 속해 있던 연예인들이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거나 진배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SQ엔터테이먼트가 나서서 그들의 구제에 나섰다.

전망이 있다고 보여 지는 스타엔터테이먼트 연예인들은 SQ엔터테이먼트가 흡수했고 그렇지 않은 연예인들은 다른 중소 소속사에 소개를 시켜 주었다. 그리고 그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다른 소속사에 재취업을 했다. 때문에 스타엔터테이먼트의 폐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 없게 되었다. 단지 그 사장인 박규동과 간부들만 감방으로 갔을 뿐.

-------------------------------------------------

최민혁은 자신이 갑질을 할 수 있게 도와 준 외가 쪽 인척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했다. 그들도 알고 보면 최민혁의 부모님, 서부지검 차장검사와 강동 경찰서장의 얼굴을 봐서 최민혁을 도와 준 것이었다. 하지만 가까울수록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게 최민혁의 마인드 였고 그런 최민혁의 인사에 그 인척들도 기분 좋게 웃으며 끝까지 최민혁이 벌인 일을 마무리 지어 주었다.

그렇게 최다혜의 문제를 해결하고 집에 가는 길에 여동생이 새삼스럽게 그를 빤히 쳐다보자 최민혁이 말했다.

“왜?”

“아니. 그게.....”

최다혜는 뭔가 최민혁에게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막상 말을 하려니 그 말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최민혁이 말했다.

“좀 놀랐지?”

“응. 내가 아는 분들이 참 대단한 분들이시구나 싶었어.”

“그렇지. 외가 쪽에 공무원만 100명이 넘으니까. 거기다 친가는 또 어떻고. 이제 알겠어? 네가 어떤 존재인지?”

“응. 그래서...... 좀 무서워. 오늘 오빠가 한 거. 그걸 나도 할 수 있다는 게.”

“그런 걸 가리켜 갑질이라고 하는 거야.”

“갑질?”

“쉽게 돈이나 권력으로 사람이 사람 위에 군림 하는 거지. 좀 어렵게 말하자면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하는 걸 말하고.”

“잘났어. 정말..... 나도 갑질 얘기는 들어 봤어. 실제로 당해도 본거 같고. 하지만 내가 갑질을 하고 싶단 생각은 없었거든.”

“네가 그만큼 착하고 순수하단 소리야.”

“근데 갑질을 꼭 해야 할까?”

그 물음에 최민혁이 웃으며 최다혜에게 되물었다.

“아까 통쾌하지 않았어?”

“응! 진짜 통쾌했어. 특히 스타엔터 사장이 오빠 앞에서 굽실 거릴 때는.......”

“그런 통쾌한 갑질은 해도 되지 않을까? 물론 가끔씩.”

최다혜도 최민혁이 말하는 의미를 모르지 않았다. 갑질은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당하고만 살 수 없으니 필요할 때는 해야 했다. 하지만 최다혜는 자신에게 그런 갑질을 해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최민혁의 말처럼 최다혜는 아직 순수하고 착했기에 그렇게 생각했지만 살다보면 그 생각도 바뀌게 될 터였다.

요즘 같이 각박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최다혜 같은 사람이 착하고 순수한 사람을 이용하고 짓밟으려 하지 그 순수함을 지켜 주진 않을 테니까. 최민혁도 그렇게 바뀌어 가는 세상이 싫었지만 그런 세태의 흐름을 그라고 어쩌겠는가? 그런 생각을 읽은 세나가 말했다.

[마스터. 시작이 반이라고 하잖아요. 우리부터 시작해요. 행복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우리 만들어 보아요.]

그런데 어째 자신을 술 먹게 만들어 놓고 취한 그를 상대로 세나 자신에게 필요한 능력을 팔아먹은 세나가 정의로운 사회 운운하니 그 말에 별로 신뢰가 가지 않았다.

[..........]

최민혁의 그런 생각을 읽은 세나도 무안해 졌는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집으로 가던 도중 최다혜가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최민혁은 차를 신당동으로 돌려야 했다.

“쩝쩝쩝.....마싯어.”

최민혁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에 열중하는 최다혜를 보고 말했다.

“내일 부모님 오시는 건 알지?”

그 말에 막 삶은 계란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었던 최다혜의 손이 갑자기 굳은 듯 움직이질 않았다.

“맞다. 내일 오시지.”

어제 부모님 오시기 전에 소속사 노예 계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자기가 얘기해 놓고 그 새 까먹고 있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보아하니 부모님들은 최민혁보다 최다혜에게 더 전화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았는데 말이다.

최다혜는 삶은 계란을 자기 접시로 가져와서 둘로 나눈 뒤 떡볶이 국물을 노란자에 부은 다음 날름 입으로 가져갔다. 그렇게 삶은 계란을 먹고 사이다 한 모금을 마신 뒤 최다혜가 최민혁에게 물었다.

“오빠는 어쩔 거야? 또 대구 내려 갈 거야?”

최민혁은 프로에서 뛰고 나서 더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졌다. 작년만 해도 최민혁은 연말과 연초에 며칠만 집에 있었고 나머진 오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이 있는 대구에서 지냈었다.

대구에는 오성 라이온즈에서 제공한 최민혁의 아파트가 따로 있었다. 그런데 작년 최민혁이 한국시리즈 MVP가 되자 오성 그룹에서 아예 그 아파트를 최민혁의 이름으로 명의 변경을 해 주기로 했었다.

[마스터. 그 대구 아파트가 좀 전에 마스터 앞으로 명의변경이 되었습니다.]

세나는 그 말 후 최민혁의 냉철한 사업가 상세 창을 그의 눈앞에 띄웠다.

총 자산: 549,45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 덩어리(1단계), 순간이동(1단계), 전기맨(1단계), 투명인간(1단계), 정욕의 화신(1단계), 트래킹(Tracking)(1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할인권: 없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