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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72화 (7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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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어?”

그런데 그때 최민혁의 정면에 훤칠한 키에 쭉 빠진 몸매, 거기다 예쁜 얼굴의 미인이 보였다.

‘이주나!’

오늘 이 소개팅의 주선자인 그녀가 여기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상대 여자는 계속 최민혁을 비아냥거렸고 말이다.

변호사란 여자가 어찌나 눈치가 없던지 최민혁이 그렇게 눈짓을 보내도 상대 여자는 그것도 모르게 마구 말을 내뱉었다. 그녀의 막말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이주나가 화난 얼굴로 그녀 바로 뒤에서 그녀를 쏘아보았다.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상대 여자가 뒤를 돌아봤고 이주나를 본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언니!”

그런 그녀에게 이주나가 짧게 말했다.

“나가!”

그런 그녀의 차가운 모습에 상대 여자는 안절부절 못했는데 그런 그녀에게 이주나가 확인사살을 시켜 주었다.

“꺼지라고.”

“언니. 그게.....”

“입 닥쳐. 더 말하면 내일부터 로펌에 네 자리는 없어질 거야.”

이주나의 그 말에 상대 여자는 절망어린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인 체 레스토랑을 나갔다. 이주나는 그렇게 잠시 서서 씩씩 거리며 혼자 화를 삭이다 소개팅녀가 앉았던 자리에 털썩 앉더니 터프하게 물 잔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곤 최민혁에게 바로 머리를 숙였다.

“미안하다.”

최민혁은 쿨하게 이주나의 사과를 받아 주었다. 뭐 여기서 그가 뭐라고 한다 해서 소개팅녀에게 받은 인격적인 모독이 없었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고 사실 기분 나쁘다기 보다는 황당했다.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나 싶고 나름 재미도 있었다.

최민혁은 이때까지도 이주나가 뭐하는 여잔지 잘 몰랐다. 그의 예전 기억에 따르면 조명진 선배와 같이 있을 때 그녀는 씀씀이가 좀 헤펐다. 그걸로 미뤄 집이 좀 사는 구나 싶긴 했었다.

“알았어. 지금 나갈게.”

이주나는 최민혁에게 사과를 하고 나서 계속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 내가 좀 바빠서 말이야.”

그런 그녀에게 최민혁이 진짜 궁금해서 물었다.

“뭔 일하는 데 그렇게 바빠?”

“뭐?”

그런 최민혁을 보고 이주나가 어처구니없단 표정을 지었다.

“너 설마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거야?”

“..........”

최민혁이 대답대신 멀뚱히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가 주위 쪽팔린 것도 모르고 미친 듯 깔깔거리며 웃었다.

“호호호호......아이고 배야. 나 죽겠다. 호호호호.”

죽겠다면서 배를 잡고 계속 웃는 이주나를 보고 최민혁은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상황은 이주나가 최민혁에게 명함을 건네는 걸로 끝이 났다.

“방송계 쪽에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해. 그래도 그쪽에 영향력은 있는 편이니까. 그럼 또 보자.”

이주나는 그 말 후 손을 흔들며 레스토랑을 빠져 나갔다. 그런데 가는 중에도 계속 등이 들썩거리는 게 웃고 있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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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그렇게 이주나가 웃으며 레스토랑을 나간 뒤에야 그녀가 자신에게 준 명함을 살폈다.

“SQ엔터테이먼트 대표이사!”

그제야 그녀에 대한 기억이 났다. 물론 예전 최민혁이 아닌 오성 자동차 전무이사 차성국의 기억이 말이다.

“향후 엔터계를 이끌어 갈 젊은 경영인이라더니......”

차성국도 경제인 모임에서 한 번쯤 그녀에 대해 들어 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 이주나가 자신이 알고 있던 선배 조명진의 약혼녀 이주나 일 줄이야.

“세상 참 좁네.”

차성국은 곧장 레스토랑 카운터로 갔다. 그런데 이주나가 먼저 계산을 했다고 했다. 아마 아까 몰래 레스토랑에 들어 왔을 때 그때 계산을 먼저 한 모양이었다.

“뭐 한 끼 얻어먹었으니 됐어.”

최민혁은 레스토랑에서 이상한 여자를 만나 별 소리를 다 들었지만 그걸 기억 속에서 지웠다. 뭐 그리 좋은 기억도 아니니 굳이 새겨 둘 것도 없었다.

“다혜는 저녁이나 먹었으려나?”

주차장으로 향하면서 최민혁은 집에 혼자 있을 여동생이 걱정이 됐다. 집 나올 때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저녁 약속이 있다고 말이다. 그랬더니 밥해 놓고 가라는 답장이 날아왔다. 그래서 소개팅이라 일찍 나가야 해서 그건 어렵다고 다시 문자를 보냈더니 그제야 저녁은 자기가 알아서 해결 하겠다며 소개팅이나 잘하라는 답장을 보내왔다.

“쩌업! 한 소리 듣겠네.”

하지만 그 소개팅은 보다시피 제대로 파투가 났다. 아마 최다혜는 소개팅이 허탕을 친 것에 대해 전적으로 최민혁이 잘못했기 때문 일거라 몰아붙일 터였다. 그렇게 최민혁이 터덜터덜 레스토랑의 전용 주차장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저기 있다.”

“잡아!”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서 최민혁이 뒤를 돌아보자 젊은 여자가 6-7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와 같이 최민혁이 있는 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덩치 좋은 남자 둘이 그녀들을 쫓고 있었고 말이다.

보통 이런 일을 두고 사람들은 잘 나서지 않는다. 일단 무슨 일인지 몰랐고 또 이런 일에 개입해 봐야 좋은 꼴은 못 당하니까.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최민혁은 이럴 때는 모른 척 하는 게 낫다는 걸 잘 알았다. 그런데 우리의 ‘정의의 사자’ 세나는 달랐다.

[뭐해요. 빨리 여자들을 구하지 않고.]

그 사이 아이의 느린 걸음 때문에 결국 젊은 여자와 아이가 덩치들에게 잡혔다.

“이 쌍년이 어디서 도망을 쳐!”

쫘악!

“아악!”

“엄마아! 엉엉엉엉!”

놈들 중 하나가 젊은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 그걸 보고 최민혁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젊은 여자야 맞건 말건 최민혁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아이가 보는 앞에서 아이 엄마를 때렸다는 게 최민혁의 분노를 치밀게 만들었다.

“저 새끼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최민혁이 바로 나섰고 그런 그의 머릿속으로 세나의 응원 소리가 들려왔다.

[마스터! 파이팅! 파이팅! 조져 버려요!]

‘하아. 조지긴 뭘 조져.’

최민혁은 기가 찼지만 내 딛는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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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맞자 울던 여자 아이가 무슨 용기에선지 달려들어서 덩치 중 하나의 다리를 깨물었던 것이다.

“아야! 이게....”

덩치의 손이 아이의 머리로 향할 때였다.

척!

그 손목을 낚아 챈 손이 있었다. 덩치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그 손의 주인을 향했다.

“이게 지금 뭐하는 거요?”

최민혁이 잡고 있던 덩치의 손목을 놓아주며 말했다. 그러자 덩치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하지만 주위 보는 눈이 있어선지 덩치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상관 말고 꺼져라.”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속에 살벌함이 묻어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충분히 겁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민혁에겐 그게 먹히지 않았다.

“뭐 때문인지 모르지만 길거리에서 여자와 아이를 때리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어쭈? 아주 정의의 용사 납셨네. 그래서 어쩔래? 어? 어쩔 거냐고?”

그때 젊은 여자의 뺨을 때렸던 옆의 덩치가 최민혁을 비웃으며 나섰다. 그는 툭툭 최민혁의 앞가슴을 밀치며 시비를 붙였다. 마치 건드려 보라는 듯 말이다. 만약 최민혁이 먼저 주먹을 휘두르면 녀석은 좋다고 다른 녀석과 같이 최민혁을 두들겨 팰 터였다.

최민혁의 등장으로 그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젊은 여자와 아이는 서로 부둥켜안고 길가 한쪽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여기서 도망쳐 봐야 또 잡힐 테니 이럴 때는 그녀들을 위해 나서 준 저 젊은 남자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최민혁도 날건달 2명 정도는 얼마든지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굳이 전처럼 실전 무술의 달인인 김수혁 실장의로 능력빙의까지 할 필요도 없었다.

“야! 쳐 봐. 쳐 보라고.”

젊은 여자를 때렸던 덩치가 자신의 머리를 최민혁에게 디밀었다. 하지만 여기서 먼저 때리면 불리하단 걸아는 최민혁이 녀석의 도발에 넘어 갈 리 없었다.

“어어!”

오히려 최민혁이 덩치의 머리에 떠밀려서 뒤로 넘어졌다. 그 장면을 길가에 사람들이 전부 지켜보았고 말이다. 왜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길거리에서 고성이 울리고 시비가 붙은 게 곧 싸움이 벌어질 거 같자 지나가던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이런 씨발....”

덩치는 자신이 들이 민 머리에 최민혁이 맥없이 쓰러지는 걸 보고 험상궂게 인상을 쓰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 모습이 누가 봐도 덩치가 먼저 최민혁을 때린 것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제 됐고.’

최민혁은 몸을 일으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구경꾼들을 등지고 있어 그 웃음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 두 명 있었다. 바로 최민혁과 시비가 붙은 두 덩치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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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덩치들은 근처 술집에 빌붙어 사는 조폭들이었다. 조폭 중에서도 급이 떨어지는 그들은 술집 주인들과 연결 되어서 각종 허접한 일들을 처리했다. 그 중에는 빚 때문에 술집에서 억지로 일하게 된 여자들을 관리하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지방의 한 사채업자로부터 넘겨받은 젊은 여자와 아이를 술집 주방에서 일하게 했는데 그 술집 주인이 젊은 여자의 얼굴이 반반하다며 룸에 억지로 밀어 넣은 모양이었다.

그 일로 젊은 여자가 아이와 같이 술집을 탈출해서 도망을 쳤고 그런 그들을 잡기 위해서 두 덩치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실 이 일은 젊은 여자와 아이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 술집 주인의 잘못이 더 컸다. 하지만 두 덩치에게 돈을 주는 건 젊은 여자와 아이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갑인 술집 주인에게 젊은 여자와 아이를 끌고 가서 사과부터 시킬 생각이었는데 그런 그들 앞에 웬 미친놈이 나타났다.

덩치 중 한 명인 이동수는 안 그래도 화풀이 할 데가 없었는데 잘 됐다 싶어서 그 미친놈에게 시비를 걸었다.

녀석이 그가 들이 민 머리에 살짝 손만 대로 이동수는 비명소리와 함께 픽 쓰러질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녀석이 더 빨랐다. 가슴에 살짝 머리가 닿았을 뿐인데 벌러덩 뒤로 넘어진 것이다. 그걸 보고 이동수가 인상을 쓸 때 녀석이 씨익 웃으며 일어났다.

순간 주위에 구경 중이던 사람들이 다들 이동수를 매서운 눈길로 쏘아보았다. 즉 자신이 먼저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가 된 것이다.

“지금 날 쳤겠다?”

미친놈이 아예 공표까지 했다. 이동수가 자신을 먼저 때렸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을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씨발....”

이렇게 되면 싸움이 벌어질 경우 두 덩치가 불리해졌다. 그래서 서로 눈을 맞춘 둘은 그만 여기서 내빼기로 했다. 물론 젊은 여자와 아이는 데리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생각일 뿐 그들과 시비가 붙은 최민혁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파팟!

최민혁이 자신을 밀친 이동수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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