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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70화 (7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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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전기맨의 능력을 사용하면 목표한 사람에 탐침이 꽂히고 6만 볼트의 전압이 흐릅니다. 이때 전류는 극히 낮아 치명적인 살상 능력은 없습니다만 충격이 상당해서 사람의 경우 거의 대부분 기절을 하게 됩니다.]

“와아!”

벌어진 최민혁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세나의 설명에 따르면 ‘전기맨’은 테이저 건을 쏠 수 있는 인간인 셈이었다. 앞서 세나가 얘기 했던 능력인 ‘순간이동’과 ‘전기맨’을 조합하면 꽤 괜찮은 조합의 무력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았다.

일단 ‘순간이동’은 공격이외에도 수비, 즉 피하는 데에도 유용할 거 같았고 ‘전기맨’은 공격용으로 근거리에선 최고의 효용력을 자랑했다. 문제는 이 두 능력의 가격이다.

현재 최민혁의 냉철한 사업가가 가지고 있는 포인트는 2,600. 세일의 여왕 세나의 이전 행태를 봤을 때 그의 포인트를 싹 소진시킬 공산이 컸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생각을 훤히 다 읽고 있던 세나가 세일에 나섰다.

[두 능력 모두 엄청나죠? 잘 생각하셨어요. 그 두 가지 능력만 보완해도 뉴욕 테러범들은 마스터께서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예요.]

“테러범들? 그럼 테러에 가담한 자들이 한 사람은 아니란 얘기네?”

[..........]

그에 대해 세나는 더 이상 언급을 자제했다. 최민혁은 딱 봐도 세나가 공짜로는 더 이상 뉴욕 테러에 대한 정보를 줄 거 같지 않자 말을 돌렸다.

“그래서 그 두 능력을 구입하는 데 얼마의 포인트가 필요한데?”

[역시 마스터께선 화통해서 좋아요. 상당히 합리적인 점도 마음에 들고.]

“내 얼굴에 금칠 그만하고 얘기나 하시지.”

[두 능력 모두 1단계 구입 포인트는 +1,000입니다.]

역시 예상대로 셌다. 그런 최민혁의 생각을 읽은 세나가 부언했다.

[대신 보급형 능력, 즉 능력창에 들어 있던 기본 옵션에 포함 된 능력의 경우처럼 제약은 걸려 있지 않습니다.]

“제약?”

[네. 하루에 한 번이라던 지 하루에 두 번이라던 지와 같은 회수의 제약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세나의 설명에 그런 회수의 제약은 없었다. 그래도 너무 비쌌다. 두 능력을 사고 나면 남은 게 600포인트! 물론 세나의 성격으로 봤을 때 그 포인트도 금방 털릴 터. 그렇다면 최민혁은 포인트에 쫓기게 될 것이다.

세나가 포인트를 획득하라고 닦달을 해 댈 테니 말이다. 그런 쫓기는 삶을 살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면......’

최민혁은 두 능력 중에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능력 하나만 구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세나가 누구던가? 귀신 같이 최민혁의 생각을 읽고 협상을 벌여왔다.

[알았어요. 그럼 두 능력을 한꺼번에 구입 시 할인을 해 드릴게요.]

“할인? 얼마나?”

[10%요. 더 이상은 안 됩니다.]

“그럼 1,800포인트?”

[네. 싫으시면 말고요.]

세나의 성향으로 봤을 때 깎는 건 불가능했다. 합리적인 걸 좋아하는 세나는 깎아 줄 땐 확실히 깎아 준단 얘기다.

“좋아. 두 능력 다 구입하도록 하지.”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마스터.]

세나의 말이 끝나자 최민혁 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소비 포인트 +1,800. 사업가 총 포인트: 800]

그 창을 보고 최민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결국 그가 사업으로 번 포인트를 이렇게 한 순간에 홀라당 다 써 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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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세일이 끝나고 나면 세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함과 거리가 멀어졌다. 그래도 최민혁이 쓴 포인트가 있어서 그런지 그가 뭘 구입했는지, 또 구입한 게 맞는지 확인은 시켜 주었다.

-기본 정보

이름: 최민혁(男)

나이: 28세

신장: 185cm

몸무게: 87kg

직업: 냉철한 사업가

직장: 무직

직위: 없음

포인트: +800

근데 무슨 의도인지 기본 정보 창을 먼저 띄워서 딸랑 남은 800포인트를 최민혁에게 보여 주어 그의 심기를 살짝 건드렸다. 그 다음 곧장 상세 창으로 넘어갔고.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 덩어리(1단계), 순간이동(1단계), 전기맨(1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최민혁은 보유 능력에 두 개의 능력이 더 늘어 난 걸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나는 최민혁이 더 이상 능력을 구입할 포인트가 없자 또 조용해졌다. 그것이 두루두루 최민혁에게는 빨리 포인트를 벌란 압박으로 여겨졌다.

“쳇! 무슨 마누라 같군. 돈 벌어오라고 등 더미는.....”

최민혁이 투덜거릴 때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이주나였다.

“어. 주나야.”

그녀에 대한 정보는 예전 최민혁의 기억을 통해 전부 다 지금 최민혁의 기억 속에 저장 되어 있었다. 그래선지 몰라도 앞서 보다 그녀를 대하는 최민혁의 태도가 한결 편해져 있었다.

-어디야? 집?

“족집게네. 맞아.”

-야구 밖에 모르는 네가 비시즌 중에 어디 있겠어? 집구석이겠지. 이 집 귀신아. 오늘 저녁에 시간 되지?

“집 귀신이 집 지켜야지.”

-어라? 너 지금 삐졌니? 계집에도 아니고 사내새끼가 잘한다.

“그런 너도 그 계집 중 하나거든.”

-얘가 뭘 잘못 먹었나? 꼬박꼬박 말대답이네. 전엔 안 그랬는데.

“그건 집 귀신이란 얘길 듣기 전이었겠지.”

-알았어. 이 쫌생아! 르 빠니에블루 알지? 왜 프랑스 레스토랑 말이야.

당연히 모른다. 하지만 그 정도는 검색해 보면 얼마든지 알 수 있었다.

“어.”

-거기 6시까지 와.

“알았어.”

-야! 너 진짜 6시에 오면 뒈진다.

“........”

이 무슨 황당한 소리란 말인가? 제 입으로 6시까지 오라고 해 놓고.

-하아. 내 이럴 줄 알았어. 내가 왜 널 보자고 하는 거 같아?

“그, 그건......”

-여자 소개 시켜 주려는 거잖아. 그런데 6시에 오란다고 정말 6시에 오면 돼? 안 돼?

매너 얘기였다. 보통 소개팅을 할 때 남자가 여자보다 빨리 와서 기다리는 게 예의라는.

“알았어. 30분 빨리 갈게.”

-진작 이럴 것이지. 내가 좀 바쁜 관계로 소개 장소에 못 나갈 수도 있어. 그래도 내가 잘 알아보고 소개해 주는 여자니까 예의 갖춰서 만나. 잘 되면 술 한 잔 사고.

“그래. 고맙다.”

-................

최민혁이 무심코 고맙다고 한 말 이후 잠시 수다스럽던 이주나에게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러다 그녀가 짧게 잔소리를 하고 먼저 전화를 끊었다.

-고마운 줄 알면 좀 잘 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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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긴 소개팅! 최민혁은 살짝 긴장이 되었다.

“그게 뭐라고.......”

그냥 다른 이성을 만나는 자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학가서 첫 미팅 때처럼 설레는 건 혹시?

최민혁은 그가 소개팅이 처음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에이. 설마.....”

이전 최민혁의 기억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이 확 일었지만 그렇다고 능력빙의를 쓸 순 없었다. 이미 이주나를 만났을 때 한 번 쓴 상태고 말이다. 혹시 모르니 한 번의 능력빙의는 남겨 둘 필요가 있었다.

최민혁은 예전의 칙칙한 옷들 말고 새로 구입한 신상들로 쫙 빼 입었다. 그러자 제법 볼만한 모습이 연출 되었다. 적어도 어딜 가도 꿀리지 않은 외모와 스타일로 말이다. 그 다음 시간을 확인하자 벌써 4시 40분이었다.

아직 출 퇴근 시간은 아니지만 5시 이후에 차가 막힐 수 있었다. 최민혁은 서둘러 차키와 지갑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이미 약속 장소인 프랑스 레스토랑의 위치는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 두었다. 알고 보니 최민혁도 민예린과 같이 한 번 간적이 있었던 맛집이었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양은 작고 맛은 먹을 만한 정도? 아무튼 그 가게를 다시 찾아 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중간에 출 퇴근 시간에 걸려서 조금 시간이 지체되긴 했지만 최민혁은 약속 시간 보다 30분 일찍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가게 전용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에 들어서자 막 문을 연 가게는 한산했다.

“예약 하셨나요?”

가게 직원이 묻자 최민혁은 이주나가 아마 자기 이름으로 예약을 했을 거 같아서 자기 이름을 밝혔다.

“네. 최민혁님. 6시 예약되어 계시네요. 이쪽으로.”

역시나 였다. 최민혁은 직원이 안내해 주는 안쪽 창가 자리로 가서 먼저 앉았다. 상대가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걸 볼 수 있게 입구 쪽과 맞은 편 자리로 말이다. 그런데 6시가 지나도 상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뭐 여자는 좀 늦을 수 있었다. 하지만 15분 이상 늦으면 매너가 없는 거다. 6시 20분! 최민혁이 자리에서 일어서려 할 때 예쁘장한 외모의 여자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직원에게 뭐라고 하더니 최민혁이 앉아 있는 자리로 곧장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유아라라고 해요.”

그녀가 대뜸 자신의 이름을 밝히더니 최민혁의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

“좀 늦었죠? 길이 좀 막혀서.....”

상투적인 사과에 최민혁은 매너 있게 대답했다. 주선자를 봐서 말이다.

“괜찮습니다. 저도 막 왔는걸요.”

사실 괜찮지는 않았다. 50분을 기다렸으니까. 분 단위도 쪼개 가며 바쁘게 살았던 차성국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최민혁이었고 비시즌 중 그는 이주나 말대로 집 귀신 신세니 딱히 할 말은 없었다.

“다행이네요. 오래 안 기다리셨다니. 식사하죠. 배고픈데.”

그 말에 최민혁은 직원을 불러서 주문을 했다. 최대한 상대 여자를 배려해서 매너 있게 말이다. 그렇게 주문이 끝나자 상대가 최민혁에게 말했다.

“이런데 자주 오시나 봐요. 주문이 능숙하시네요?”

“자주는 아니고 가끔은 옵니다.”

“야구 선수시라고요?”

“네.”

“전 변호사에요.”

“아네. 그러시군요.”

상대 여자는 자신의 변호사란 직업에 대해 상당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고시 3관왕 출신인 최민혁에게 변호사는 그리 대단할 거 없는 직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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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라는 이제 갓 초보 티를 벗은 로펌의 변호사였다. 그런 그녀에게 대학 선배이자 그녀가 다니는 로펌의 최대 고객이기도 한 SQ엔터테이먼트 대표 이주나가 불쑥 전화를 걸어왔다.

“네. 대표님.”

-대표님은 무슨. 그냥 언니라고 해. 사적으로 전화 건 거니까.

“네. 언니.”

유아라가 이주나를 알게 된 건 스키 동아리에서였다. 당시도 이주나는 빼어난 미모와 함께 SQ엔터테이먼트 이준만 회장의 장녀란 이유로 남자들이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었다.

유아라도 그런 이주나와 친해져서 나쁠 거 없겠단 생각에 간, 쓸개 다 빼고 이주나 옆에서 시녀가 되어 그녀를 모셨다. 그 결과 이주나의 예쁨을 밖에 된 유아라는 가끔 그녀와 통화는 하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이주나가 유학을 가고 유나라도 사시 준비를 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도 완전히 끊어졌었다. 그러다 작년 말에 우연히 로펌에서 이주나를 만나게 된 유아라는 이주나와 친하다는 이유 때문에 로펌에서 천덕꾸러기 신입 변호사의 허물을 벗어 던질 수 있었다. 이래서 인맥 하는 구나를 깨닫게 된 유아라였다. 그녀를 갈구던 선배 변호사들이 언제 그랬냐며 그녀를 살갑게 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 유아라에게 이주나는 하늘에서 내려 준 완전 튼튼한 동아줄이나 다름 없었다.

“네? 소개팅이요?”

그런데 그 동아줄 이주나가 유아라에게 딱히 필요도 없는 소개팅을 하라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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