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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68화 (68/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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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하지만 그 시간을 그리 길지 않았고 이내 팔짱을 푼 최민혁이 고개를 주억 거리며 말했다.

“뭐 얘기 다 해 버렸다니 어쩔 수 없지. 지금 와서 물릴 수도 없을 테고.”

너무도 쿨한 최민혁의 말에 최다혜가 놀라며 물었다.

“오빠. 진짜 괜찮아?”

예전 최민혁이었으면 난리가 났을 일이었다. 그만큼 예전의 최다혜 오빠는 튀는 걸 정말로 싫어했다. 평소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최민혁은 그래서 혼자 서는 마운드가 좋다고 늘 최다혜에게 말해 왔었다. 그런 그가 지상파 방송을 통해 그의 얘기가 전국에 알려지는데도 괜찮다니.

‘신이여 고맙습니다.’

최다혜는 강하나와의 어젯밤 약속을 떠올리며 아주 입이 귀에 걸렸다. 그 이유를 모르는 최민혁은 최다혜에게 개인적으로 그냥 좋은 일이 있나 싶었다.

식사 후 최다혜는 후다닥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최민혁은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고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오늘은 오전에 갈 곳이 있었다. 바로 미래로 증권사! 주식시장이 개장 되자마자 빅 뉴스가 터질 터였다. 최민혁은 당연히 그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고.

최민혁이 매수한 대정정밀 주식을 15억원이 과연 얼마나 뻥튀기 되어졌을지 최민혁도 궁금했다.

최민혁은 서둘러 외출 준비를 했다. 그리고 차키와 지갑을 챙겨서 밑으로 내려 갈때였다.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그와 동시에 문 여닫는 소리가 들리고 최다혜가 튀어 나와서는 후다닥 현관문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잠시 뒤 손에 뭔가를 챙겨 들고 그녀가 다시 돌아왔다. 아주 입이 귀에 걸려서 말이다.

“뭔데?”

“어? 별거 아냐.”

별거 아니라면서 최다혜는 들고 있던 걸 등 뒤로 숨겼다. 그리곤 말을 돌렸다.

“어디 나가?”

“어어. 어디 좀 갈 데가 있어서.”

“그럼 다녀 와.”

그 말 후 최다혜는 등 뒤로 숨겼던 걸 들고 후다닥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뭔데 저러지?”

최민혁은 최다혜가 저렇게 숨기자 그게 뭔지 더 궁금했다. 하지만 여동생에게도 엄연히 사생활이 있는 법. 이내 관심을 껐다. 최민혁은 집을 나서서 자신을 차를 몰아서 전에 갔었던 미래로 증권으로 향했다. 마침 증권사 전용 주차장에 빈자리가 있어서 그곳에 차를 댄 최민혁은 미래로 증권사 안으로 들어갔다. 스팀을 빵빵하게 튼 증권사 안에 들어선 최민혁은 먼저 겉옷부터 벗었다. 새해를 맞고 첫 개장하는 증권사에는 제법 손님들이 많았다. 최민혁도 일단 그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주식 현황판의 수치들이 등락을 거듭하며 계속 숫자를 바꿔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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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창고를 확인하고 대기표를 뽑고 기다렸다.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 그의 순번이 왔고 최민혁은 창고로 움직였다.

“어서 오십시오.”

강주형 과장이 정중히 일어나서 최민혁에게 인사를 하며 그를 맞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최민혁이 강주형 과장 앞에 앉으며 새해 덕담을 하자 강주형 과장이 함박 웃으며 말했다.

“고객님도 올 한해 건강하시고 복도 두루두루 많이 받으십시오.”

그렇게 웃으며 서로 대면한 두 사람은 곧장 업무에 들어갔다. 사실 최민혁의 경우는 간단했다. 여러곳에 분산투자를 한 게 아니라 오직 한 곳에 몰빵을 해 둔 케이스라 말이다.

“어디 보도록 하죠.”

강주형은 시스템 트레이딩 프로그램(FX)를 통해 대정정밀을 살폈다.

“어!”

그리고 화들짝 놀랐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그때 옆 창고의 직원이 강주형에게 말했다.

“강 과장님. 속봅니다. 좀 전에 중국의 훙하이 정밀 공업이 대정정밀을 전격적으로 인수합병 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그 말에 강주형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과장님?”

“하아! 알아. 안다고.”

강주형의 눈이 모니터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그러다 힐끗 모니터 너머 미소를 지은 채 앉아 있는 최민혁을 쳐다보면서 말이다.

중국의 훙하이 정밀 공업의 인수합병 소식 때문인지 급락해 있던 대정정밀의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개장하고 보니 벌써 3배나 뛰어 올라 있었던 대정정밀의 주식은 사그라들 기미도 보이지 않고 계속 치솟았다.

“혹시 아셨습니까?”

강주형이 조심스럽게 최민혁에게 물었다.

“뭘 말입니까?”

그 물음에 최민혁은 자긴 아무것도 모른단 얼굴로 대꾸했다.

“아, 아닙니다. 고객님께서 고르신 주식이 새해 초 최대 대박주가 되셨습니다. 어떻게 매도하시겠습니까? 지금까지만 해도 6배는 올랐습니다만.”

“아뇨. 더 두고 보죠. 으음. 12배까지 오르면 그때 전량 매도해 주세요.”

“12배요? 그렇게 까지나......아, 아닙니다. 시키신 대로 하도록 하지요.”

주식이 얼마까지 오를지 알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신 일 터. 하지만 최민혁은 그가 더 떨어 질 거라며 공언하며 매수하지 말 것을 권고했던 주식을 15억 원이나 매수했다. 그리고 지금 보듯 대박을 터트렸다.

그런 그에게 감내라, 배내라 할 자격이 자신에게 있을까? 눈앞의 대박 고객은 강주형이 봤을 때 전문가의 조언 따윈 필요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가 시킨 대로 해 주기로 한 것이고.

“고객님 말씀대로 주가가 12배까지 오르면 전량 매도토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다른 종목은.....”

“됐습니다. 당분간 관망토록 하죠.”

급할 건 없었다. 최민혁에게 선견지명이란 보유능력이 있는 한 주식으로 그가 손해 볼 일은 없었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최민혁이 일어나자 강주형 과장도 따라 일어나서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런 예우는 좀체로 없는 일이었기에 그걸 보고 옆에 있던 직원이 강주형에게 물었다.

“VIP였어요?”

그 물음에 강주형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 VVIP고객님!”

“네?”

증권사 직원에게 VIP고객은 있어도 VVIP고객 있단 소리는 들어 본적이 없었던 직원이 황당한 얼굴을 하자 강주형이 자신이 보고 있던 모니터를 동료 직원쪽으로 돌려 보이며 말했다.

“대정정밀에 15억 몰빵하신 손님이셔. 지금까지 주가는 7배 넘게 뛰었고.”

“대, 대박! 대정정밀 주식을 15억씩이나..... 혹시 정보가 있었던 거 아닐까요?”

“그것 까진 몰라. 하지만 놀라운 건 매도 시기야.”

“매도 시기요?”

“응. 12배까지 오르면 전량 팔아 달라더군.”

“맙소사!”

동료 직원은 왜 강주형 과장이 왜 그 고객을 VVIP라고 했는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매수 시기와 방법이야 정보에 의해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매도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시기를 가장 근사치에 맞출 줄 아는 증권맨에게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고객은 매도시기를 딱 정해 주고 갔다. 만약 매도시기까지 최대치로 맞춘다면 그 고객은 VVIP가 아니라 VVVIP로 대우해야 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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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를 나서며 최민혁이 세나에게 물었다.

“내가 버는 수입을 포인트로 환산하는 기준은 뭐지?”

[전에 말씀 드렸다시피 1천 만 원을 버시면 포인트 1을 드립니다. 단 수입의 기준은 통장에 꽂히는 돈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내 통장에 돈이 들어와야 포인트도 적립이 된다 이 말이로군.”

[네. 맞습니다.]

좀 전 증권사를 나오기 전 현황판에 보니 대정정밀의 주가는 17만 5천원까지 올라 있었다. 최민혁이 처음 여기 왔을 때 대정정밀의 주가가 24,500원이었으니 벌써 7배나 오른 상황이었다.

보통 간이 작은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주식을 매도했을지 모르지만 최민혁은 아니었다.

“아마 오늘 폐장 전에 12배까지 오를 거야.”

증권사는 보통 오후 4시에서 4시 30분쯤에 폐장을 한다. 그러니 그 전에 12배가 오른 대정정밀의 주식이 매도에 들어 갈 거란 소리다. 물론 그 주식이 폐장 전까지 다 팔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민혁은 4시 안에 그가 내 놓은 대정정밀의 주식이 다 팔릴 걸 확신했다. 왜냐하면 그 주식을 작전세력들이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아무튼 그 결과는 4시까지 기다려 보면 알 게 될 터였다.

증권사를 나서며 최민혁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그러니까 보름, 아니 하루가 더 지났으니 14일 후 뉴욕에서 테러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최민혁은 알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뉴욕이었다. 당연히 뉴욕증시는 폭락할 것이고 유가가 치솟을 것이다. 이걸 잘 이용하면 최민혁은 수조도 넘는 돈을 벌 수 있었다. 위험하지만 한 탕 크게 벌 수 있는 선물 거래로만 그가 얻을 이익만도 거의 조 단위에 육박 할 터였다. 하지만 그런 테러는 일어나선 안 됐다.

“하아. 그걸 내가 무슨 수로 막는다?”

어제 저녁에 하던 고민이 연장선상에 올랐다. 그 고민에 대해 세나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하긴 세나의 조력을 받으려면 포인트가 있어야지. 그럼 천상 오후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

오후에 최민혁의 통장으로 대정정밀의 주식을 판돈이 들어 올 터였다. 그럼 그가 번 돈 만큼 포인트가 환산 되어 적립 될 터. 그 적립 된 포인트를 보고 세나가 알아서 잔머리를 대신 굴려 줄 터였다.

최민혁이 원하는 게 2주 뒤 있을 뉴욕 테러를 막는 것이니 그에 맞는 능력을 세나가 자신에게 제시해 줄 거라 최민혁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지?’

[...........]

하지만 세나는 묵묵부답이었다. 마치 포인트 없으면 얘기도 붙이지 말란 듯.

‘까칠하긴.’

최민혁은 증권사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막 나가려는 데 갑자기 불쑥 외제차가 나타났고 두 차가 범퍼끼리 살짝 부딪쳤다. 보통 이런 미미한 접촉 사고는 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쌍방이 합의하에 처리를 하는 편인데 문제는 상대 차가 꽤 비싸 보이는 외제차란 점이었다.

최민혁은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뒤따라서 외제 차에서 사람이 내렸는데..... 그게 늘씬한 자태를 뽐내는 도시형 미인이었다. 그 여자는 차에서 내리면서도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

“.....구요. 하아! 일단 끊어요. 여기 문제가 좀 생겼으니까. 해결되면 바로 연락 할게요.”

그렇게 통화를 끝낸 미인이 최민혁은 보지도 않고 차 상태를 보더니 불쑥 말했다.

“보아하니 별거 아닌 거 같은데 그냥 각자 처리 하죠?”

그 말 후 미인이 그제야 최민혁을 쳐다보았다.

“어? 최민혁!”

미인이 환하게 웃었다. 웃으니 더 예뻤다. 그녀는 최민혁을 보고 정말 반가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최민혁이 그녀를 모른단 점이었다. 이럴 땐 어째야 할까? 사실 딱히 고민할 것도 없었다.

‘당연히 능력빙의를 써야지.’

최민혁은 예전 최민혁을 능력빙의 했다. 그러자 바로 여자가 누군지 생각났다.

‘이주나!’

그런데 이걸 어쩌나? 여자는 최민혁이 반가울지 몰라도 최민혁은 아니었다. 그녀는 바로 최민혁이 가장 좋아했던 선배 조명진. 이미 죽은 불운의 메이저 투수 조명진의 약혼녀 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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