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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65화 (6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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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변은하도 처음엔 이렇게까지 독하게 손 쓸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일에 최민혁이 연루가 되었다. 만약 그녀가 제대로 손을 쓰지 않아 그 불똥이 자칫 최민혁에게 튀기라도 한다면......

최민혁은 그녀에게 있어 유일한 남자였다. 그가 아닌 다른 남자는 남자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최민혁이 그녀에게 끝 사랑이라 생각해 왔었다. 그런 소중한 남자에게 똥물이 튀게 할 순 없었다. 그래서 변은하는 거금이 들었지만 태창파를 움직였고 자칭 사채업자 킬러라는 자들을 처리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납치하라고 시킨 배후의 이태복이란 자도 잡았고 말이다.

이태복은 별거 아닌 놈이었지만 언제고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자였다. 그래서 변은하는 독하게 마음먹고 그를 없애 버리기로 했다. 사채업이나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손에 피를 묻힐 일이 허다하다.

변은하의 그런 곳에서 시작해서 그런 곳에서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그러니 그 동안 그녀 손에 얼마나 많은 피를 묻혔겠는가? 이태복 쯤 없애는 것쯤이야. 그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장 실장에게 오더를 내렸다. 이태복을 바다에 수장 시키라고 말이다.

“이젠 더 이상 이 손에 피를 안 묻힐 생각이었는데......”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 온 변은하는 글라스에 와인을 한잔 가득 따랐다. 이렇게 심란한 날 그녀는 와인 잔 가득 와인을 한 잔 마셨다. 그럼 딱 알딸딸하게 취기가 올랐고 별 생각 없이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

오늘 변은하는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이게 다 최민혁 때문이었다. 그만 아니었더라도 그녀의 마음이 이렇게 혼란스럽진 않았을 터였다.

“그래. 그를 위해서야. 그를 위해서라면 이 손에 피 좀 묻힌들 무슨 대수라고.”

변은하는 따라 놓은 와인 잔을 들고 입으로 가져갔다.

벌컥벌컥!

와인을 무슨 물이나 음료 마시듯 들이킨 변은하는 더 이상 와인이 들어 있지 않은 빈 와인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순간 술기운이 확 오르면서 와인 잔에 최민혁의 얼굴이 투영 되어 보였다.

“민혁아! 그, 그때는 어쩔 수가 없었어. 미안. 다 내 잘못이야. 그때 널 그렇게 버려선 안 됐어. 이젠 안 그럴게. 그러니 제발 내게 돌아와 줘.”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듯 와인 잔을 보고 애절하게 울부짖으며 말하던 변은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사무실 한쪽에 마련 된 수면실로 걸어갔다. 일이 많을 때 변은하는 야근을 하다 가끔 사무실의 수면실에서 자곤 했다. 그 버릇 때문인지 변은하는 취해서 정신 없는 상태에서도 용케 잠자리를 찾아갔다.

털썩!

수면실 침대에 그대로 꼬꾸라진 변은하는 계속 뭐라 중얼거렸다.

“미안해. 민혁아.....날 좀 이해 해 줘......앞으로 너한테 정말 잘 할게.....”

그렇게 수면실 침대에서 뒤척이며 계속 잠꼬대를 하던 그녀도 이내 잠잠해졌다. 깊게 잠든 그녀의 얼굴은 그래도 평소보다 한결 밝아보였다. 왜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예뻐진다고 하지 않던가? 그녀도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 하고 있어선지 몰라도 잠 잘 때 얼굴도 더 예뻐 보이고 표정도 훨씬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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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하 때문에 최민혁이 운 좋게 획득한 470포인트를 그냥 내버려 둘 세나가 아니었다.

[이번 기회에 냉철한 사업가의 보유능력 중 마스터가 능력빙의 다음으로 많이 쓰는 선견지명도 2단계로 업그레이드도 해요. 제가 싸게 해 드릴게.]

어차피 세일에 나선 세나를 최민혁은 이길 수 없단 걸 잘 알았다. 그렇다면 뭐가 이득인지 따져야 했고 최민혁은 적당한 협상을 통해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보유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거나 능력치를 끌어 올리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얼마나 싸게 해 줄 건데?”

[선견지명을 2단계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500포인트가 필요한데 10%DC해서 450포인트 어때요?]

세나가 깎아 줄 때 사는 게 최선이었다.

“콜!”

최민혁이 동의 하자 곧장 간결한 창이 그의 눈앞에 떴다.

[소비 포인트 +450. 사업가 총 포인트: 800]

그리곤 세나가 업그레이드 된 걸 확인하란 뜻에서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을 최민혁의 눈앞에 열어 주었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30,678,565,340원

투자처: 대정정밀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 덩어리(1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상세창의 보유 능력에 확실히 선견지명이 2단계로 올라 있었다. 최민혁은 선견지명이 2단계가 되면 뭐가 달라지는 지 궁금했고 세나가 바로 그 답을 해 주었다.

[1단계와 달리 보름 앞의 미래를 10분간 볼 수 있으며 하루에 한 번이던 사용 횟수도 2번으로 늘어납니다.]

일주일 앞의 미래를 보던 것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이제 보름 앞의 미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최민혁은 선견지명을 2단계로 업그레이드 하는 데 들어간 450포인트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제 이 능력으로 450포인트의 열 배, 아니 백배, 천배의 포인트를 거 거둬들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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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견지명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사기 능력이다. 하지만 최민혁 자신이 보고자 하는 미래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최민혁이 알고 있는 사람의 보름 전 미래를 그것도 딱 10분만 볼 수 있었다. 때문에 미래에 누구를 볼지를 정하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운도 중요했다. 그 사람이 식사 중일 때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을 때가 지정이 되면 그것도 말짱 꽝일 테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선견지명을 쓰지 않았지?”

그렇다면 업그레이드 된 선견지명을 두 번 쓸 수 있는 건지 생각하자 세나가 그렇다고 답해 주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누구를 통해 보름 앞의 미래를 본다?”

여기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경제 TV 아나운서다. 아무래도 경제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그라면 선견지명을 사용했을 때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일 높았으니까. 그의 일이란 것이 경제 뉴스를 대본 그대로 읽는 게 아니던가? 그리고 그 대본에 적힌 내용은 중요한 경제 정보들일 테고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경제 정보를 알고 싶지 않았다.

아침부터 야구를 하고 오후엔 첫사랑을 만나고 저녁엔 친척들을 만나서 일까? 최민혁도 약간 센치해 있었다. 그때 문득 생각 난 사람이 두 명 있었다. 한 사람은 지금 차성국이 지금 제일 많이 생각나는 사람이었고 또 한 사람은 최민혁에게 있어서 가장 현실적으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최민혁은 먼저 차성국이 생각 난 사람부터 선견지명을 사용했다. 그러자 세나가 뭐라 떠들었고 이내 그의 눈앞에 그 사람의 보름 앞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나......’

그는 바로 죽기 전 차성국의 바로 위 직속상관이었던 오성 자동차 대표이사 윤대성이었다. 윤대성은 차성국처럼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 역시 오성 패밀리이긴 했다. 박규철 회장의 장녀 박은지의 남편이었으니까.

따지고 보면 윤대성은 차성국과 비슷한 케이스였다. 차성국이 박규철 회장의 사생아로 승승장구하며 전무이사의 자리에 올랐다면 윤대성은 그의 사위로 오성 자동차의 대표 이사 자리까지 올랐으니까. 그리고 둘 다 박규철 회장의 일 잘하는 노예들이었고 말이다. 같은 처지의 둘은 적어도 서로 뒤통수는 치지 않을 정도로 가까웠었다. 윤대성은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박규철의 노예 답게.

‘재미없는 사람.’

그렇게 자신의 사무실에서 꼼꼼히 결재 서류를 살피고 사인할 건 하고 아닌 건 보결시키며 시간은 다 흘렀다.

최민혁은 딱히 윤대성을 통해 뭔가 얻기보다 그가 보고 싶어서 선견지명을 사용했기에 큰 기대 없이 가만히 그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10분의 시간이 다 되어 갈 무렵이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긴급 라인 전화라 윤대성 대표도 바로 그 전화를 받았다.

“뭐 폭탄 테러? IS가 타임스퀘어의 전광판을 날려버렸어? 그래서 인명 피해만 수천 명이나.....”

거기서 선견지명이 보여 주는 10분의 미래 영상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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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일단 놀란 가슴을 진정 시켰다. 이는 엄청난 정보였다. 이 정보를 이용하면 최민혁은 단기에 엄청난 돈을 벌수도 있을 터였다. 당장 주식과 선물옵션에 투자해도 수 조원은 벌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게 다 일까?

타임스퀘어의 전광판이면 뉴욕 최대 번화가에 위치해 있었다. 때문에 그것이 폭발로 날아가 버렸다면 수천 명의 인명 피해가 나는 건 당연했고.

‘내가 만약 그 테러를 막는다면....’

최민혁의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끼어들었다.

[당연히 그래야죠. 그 테러를 막고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구해 낸다면 당신에게 어마어마한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될 테니까요.]

세나가 어마어마하다고 할 정도면 엄청 많은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될 건 확실해 보였다. 문제는 그가 무슨 수로 그 테러를 막냐는 건데.

‘그건 천천히 생각하자.’

어차피 테러는 보름 뒤에 일어나니까. 지금 굳이 그걸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그에겐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은가? 바로 오늘 치 선견지명을 다 사용하는 거 말이다.

최민혁은 그를 위해 바로 두 번째 최민혁에게 가장 크게 영향력을 행사 하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선견지명을 사용했다.

그 사람은 바로 오성 라이온즈의 감독 류주일이었다. 류주일 감독은 앞서 교통사고로 최민혁이 병원에 입원 중일 때 그를 병문안 왔기 때문에 그도 아는 사람에 속하게 됐다.

류주일 감독 역시 최민혁이 어떤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 윤대성 대표처럼 순수하게 궁금했다. 그가 어떤 사람이고 일상은 또 어떤지 말이다. 그런데 선견지명이 발동 되었는데 어째 시야가 캄캄했다.

파앗!

그때 갑자기 앞쪽에서 화면이 켜졌다. 스크린에 빔 프로젝트가 투사 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 화면에 많이 보던 얼굴이 있었다. 회의실인지 누군가 설명이 있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희 팀 에이스 최민혁입니다.”

찰칵!

빔 프로젝트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바뀌면서 최민혁의 스카우팅 리포트가 떴다.

“보시다시피 화려합니다. 국내 최정상급 실력의 투수니까요. 하지만.....”

찰칵!

다음으로 넘어 간 화면에 누군가의 어깨와 팔꿈치를 여러 각도에서 단층 촬영한 사진들이 떴다.

“보시다시피 어깨는 근육이 뭉쳐 있고 건판 염증에 손상에 관절 테두리 손상도 보입니다. 문제는 팔꿈치인데...... 심각합니다. 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피로골절로 인해 뼈 조각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갑자기 회의장 안이 웅성 거렸다. 하지만 스크린 앞에 선 사람은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약간의 인대와 근섬유손상에 있고......”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최민혁의 귀에 들려왔다.

“당장 치료 받아야 하나?”

“네. 특히 팔꿈치의 경우 수술을 요합니다.”

“수술이라.....으음. 불 켜.”

그 말에 회의장 안에 불이 밝혀졌다. 그러자 회의장 테이블에 앉아 있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 중에 최민혁이 아는 얼굴은 딱 한 사람 감독 류주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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