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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싸움에서 상대를 흥분케 만들어 스스로 약점을 드러나게 만드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이었다. 서동수는 바로 그 기본에 당했다.
“휴우. 잡았다.”
하지만 서동수도 방심해서 최민혁에게 당했듯 최민혁도 마찬가지였다. 서동수가 격투기를 익힐 정도로 강한 남자란 걸 몰랐던 최민혁은 그를 쓰러트려 놓고 잠시 방심을 했다.
턱!
“헉!”
서동수의 손이 최민혁의 다리를 잡아챘다. 최민혁은 기겁하며 놀라 몸의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하지만 서동수와 달리 자신이 쓰러지는 걸 알고 있던 최민혁은 몸을 틀면서 두 손으로 바닥을 짚어 충격을 최소화 시켰다.
이때 서동수가 노린 건 최민혁을 바닥에 쓰러트리는 것이었다. 그래 놓고 서브미션 기술로 최민혁을 제압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최민혁에게 옆구리를 맞으며 서동수의 두 다리는 완전히 풀려 있었다. 때문에 스탠딩 자세로 최민혁과 싸워 이길 수 없단 판단이 내려지자 바로 손을 쓴 것이다.
파팟! 척!
최민혁이 쓰러지자 서동수가 득달같이 기어서 최민혁을 덮쳤다. 최민혁은 서동수가 서브미션으로 자신의 왼팔에 암바를 걸려하자 즉시 대응을 했다. 암바에 걸리는 순간 최민혁의 왼팔은 아작이 날 터였다.
‘가만......’
그때 최민혁의 뇌리에 떠오른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에이스인 그의 보유능력 중 하나인 무쇠팔이었다.
‘좋아. 그러면 되겠군.’
최민혁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가며 모든 계산이 끝나자 그는 못 이기는 척 자신의 왼팔을 서동수에게 내 주었다. 그러자 서동수가 이게 웬 떡이냐 싶어 냅다 최민혁에게 암바 기술을 걸었다.
“엇!”
그런데 그의 두 손에 의해 꺾여야 할 최민혁이 팔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되레 암바를 건 그의 몸이 들렸다.
“헉!”
이대로라면 들려진 그의 몸이 바닥에 메다 꽂힐 판이었다. 서동수는 본능적으로 잡고 있던 최민혁의 팔을 놓고 감고 있던 다리도 풀었다. 그러면서 전방낙법으로 바닥을 구르려 했다.
퍽!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최민혁이 뻗은 오른 다리의 오른 발에 안면을 맞았다.
쿵!
그러면서 제대로 된 전방낙법은 시도할 수 없었고 머리와 어깨가 동시에 바닥에 떨어졌다.
“크으으윽!”
바닥에 뻗은 서동수가 일그러진 얼굴로 살짝 머리를 들었을 때 그의 관자놀이에 묵직한 충격이 가해져 왔다. 순간 서동수는 눈앞이 깜깜해 지며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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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쓰러진 자신을 덮치는 서동수에 저항하며 생각했다.
‘엿 됐다.’
서동수의 서브미션 기술은 완벽했고 자신으로서 그걸 뿌리쳐 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자신이 방심하면 언제든 이런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분명 돈을 주고서도 얻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지만 지금은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그때 떠오른 게 에이스의 보유 능력인 무쇠팔이었다.
무쇠팔은 그가 경기에서 공을 던질 때 지치지 않고 또 부상의 염려 없이 같은 구속의 공을 계속해서 던질 수 있는 능력이었다. 여기서 최민혁은 부상 염려가 없다는 말에 주목했다.
‘그래. 무쇠팔을 사용하면 왼팔이 다칠 일은 없어.’
최민혁은 자신의 보유능력을 믿었다. 그래서 과감히 서동수에게 자신의 왼팔을 내어주었고 그 도박은 성공했다.
암바를 걸던 서동수는 꺾여야 할 최민혁이 팔이 끄덕도 없자 당혹스러워 했고 그때 최민혁은 무쇠팔의 힘을 실감했다. 암바를 건 서동수의 몸을 그의 팔이 가볍게 들어 올린 것이다. 최민혁은 그대로 서동수를 바닥에게 메다꽂았다. 놀란 서동수가 암바 기술을 풀며 재빨리 대응했지만 그게 그의 한계였다. 그에 비해 최민혁은 쓸 수 있는 공격 기술이 많았다. 그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위력적인 공격은 바로 메다 꽂히고 있는 서동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최민혁의 신체 부위, 즉 오른 발이었다. 최민혁은 그저 오른 다리를 뻗기만 했다. 그러자 그 발이 서동수의 얼굴에 알아서 가서 꽂혔고 서동수는 그 충격에 제대로 낙법을 쓰지 못하고 머리와 어깨에 꽤 큰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
그때 최민혁은 이젠 방심하지 않고 서동수에게로 움직였고 무쇠팔의 기력이 실린 그 힘을 주먹에 실어서 휘둘렀다.
퍽!
그의 주먹이 서동수의 관자놀이에 박히는 순간 서동수 완전히 의식을 잃고 널브러졌다.
“휴우!”
최민혁의 입에서 다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서동수가 그의 다리를 잡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 진짜 상황 종료를 알려주는 세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약쟁이에 강간범, 사기꾼인 서동수를 잡았습니다. 그에 대한 특별 보상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그 지급 포인트는 마스터가 잡은 서동수가 앞으로 저질러서 끼칠 피해 금으로 산정 됩니다. 아쉬운 건 서동수에게 마약을 공급해 준 마약밀매조직원 조병만도 같이 잡으면 더 많은 포인트를 획득 할 수 있단 점입니다.]
“뭐?”
이제 세나가 나서서 나쁜 놈을 더 잡으라고 최민혁을 유혹하고 있었다. 세나는 친절하게 그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최민혁은 세나가 시킨 대로 서동수의 호주머니에서 그의 핸드폰을 꺼내서 조병만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게 더 필요해. 최대한 빨리 내 가게로 가져 다 줘.
그 문자를 보낸 뒤 채 5분도 되지 않아 조병만이 VIP룸으로 들어왔다.
퍽!
최민혁이 한 일은 그런 그의 뒤통수를 냅다 후려치는 거뿐이었다. 워낙 세게 쳤기에 맞는 순간 조병만은 정신을 잃고 털썩 바닥에 쓰러졌다.
그 뒤 최민혁은 세나가 시킨 대로 놈들이 빼도 박지 못하게 현장을 조작해 놓고 유유히 그 가게를 나섰다. 물론 경찰엔 이미 신고를 한 상태였다. 당연히 자신의 핸드폰이 아닌 강간 피해자인 여자 중 한 명의 핸드폰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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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이 베아트리스(Beatrice)를 나와서 그의 차에 올라탔을 때 요란한 사이렌과 반짝이는 경광등을 켠 경찰차가 그 옆을 지나갔다. 최민혁은 이내 발칵 뒤집혀진 서동수의 가게를 뒤로하고 차를 몰아서 그곳을 빠져 나왔다.
아마 사건 현장에 그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내일 쯤 경찰서에서 참고인 소환을 해 올 터였다. 귀찮지만 그 정도 조사엔 임해 줘야지 어쩌겠는가?
최민혁은 운전 중이라 최대한 딴 생각은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과연 포인트를 얼마나 획득했을까?’
그가 서동수와 격투까지 벌여가며 그야말로 어렵게 획득한 포인트였다. 세나는 최민혁이 아무리 생각을 해도 최민혁이 이번 일로 획득한 포인트가 얼만지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자기 집에 도착한 후에야 최민혁은 차에 시동을 끄고 상태창을 열었다.
-기본 정보
이름: 최민혁(男)
나이: 27세
신장: 185cm
몸무게: 87kg
직업: 냉철한 사업가
직장: 무직
직위: 없음
포인트: +3,000
최민혁은 그의 눈앞에 뜬 상태창 맨 밑의 포인트를 확인하고 입이 쩍 벌어졌다.
“3천!”
3,000포인트면 그가 백혈병에 걸려 있더라도 단 번에 완치가 가능한 포인트였다. 물론 그런 일은 없을 테지만. 그랬다면 세나가 바로 얘기 했을 테니까. 차에서 내리기 전 최민혁이 막 떠오른 궁금증을 세나에게 물었다.
“혹시 포인트로 구입한 능력을 타인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까?”
그 물음에 세나가 바로 대답했다.
[가능한 것도 있고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마스터께서 생각 하신 남의 병을 고쳐 주는 건 가능합니다.]
“그래?”
최민혁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그런 능력이 있으면 다 죽어 가는 부자를 고쳐주고 거액의 돈을 챙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을 읽은 세나가 그에게 찬물을 확 끼얹었다.
[대신 남의 병을 고쳐 줄 때는 그 병을 고칠 포인트의 10배를 지급하셔야 합니다.]
“뭐? 이런 미친.....”
그럴 것이 암의 경우 5천 포인트가 필요한데 그 10배면 5만 포인트였다. 그걸 최민혁이 돈을 벌어서 포인트로 충당할 경우 무려 5천억이었다.
정말 어지간한 세계적인 갑부가 아니고선 그가 남의 병을 고쳐 주는 건 어렵단 소리였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살려 준 사람이 악인 일 경우 그가 앞으로 저지를 죄악의 벌점 포인트가 차감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한 마디로 남의 목숨을 살려 놓으면 보따리 까지 내 놔야 한단 소리였다. 최민혁은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남의 병을 고쳐주고 그 대가로 돈을 챙기려던 그의 생각은 깨끗이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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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칵!
최민혁이 현관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섰을 때 최다혜는 TV를 보다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런데 추운지 몸을 움츠렸다. 그래도 핏줄이라 그런지 어째 그 모습이 안 되어 보였다.
“하아.”
한숨과 함께 최다혜에게로 다가간 그는 가볍게 그녀를 안아들었다. 그렇게 그녀를 그녀 방 침대에 눕히고 이불까지 덮어 준 뒤 최민혁은 그녀 방을 나왔다. 그때 목이 탄 최민혁이 부엌으로 가서 물을 마셨는데 그때 싱크대에 최다혜가 먹었던 그릇들이 설거지가 되어 있었다. 그걸 보고 최민혁이 픽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밥은 계속 먹고 싶은 모양이지.”
갈증을 시원한 물로 해소 한 최민혁은 곧장 2층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서동수와 한 판 격투를 벌인 탓에 땀이 난 터라 최민혁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 샤워 후 젖은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리던 최민혁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모르는 번혼데 기분이 왠지 이 전화는 받아야 할 거 같았다.
“여보세요?”
-자네가 최민혁인가?
중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음성이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네. 그렇습니다만.”
-자네 어릴 때 부친과 같이 낚시터에서 한 번 본적이 있지. 나 이종석일세.
‘이종석?’
그가 누군지 최민혁이 어찌 알겠는가? 어릴 때 낚시터에서 한 번 본 게 다라면 이전 최민혁도 모를 가능성이 컸다.
“죄송하지만 기억이 잘.....”
-그렇겠지. 부친이 내 얘길 자네에게 했을 리가 없었을 테니까. 나 검찰총장이네.
그 말에 최민혁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검찰총장 이종석!’
재벌과 권력의 시녀라 불리는 검찰의 관계는 당연히 밀접했다. 매년 법원과 검찰 인사철이면 재벌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연히 대기업 임원에다가 박규철 회장의 최측근이기도 했던 그가 검찰총장이 누군지 모를 리 없었다.
‘이종석 검찰총장과 최민혁의 아버지가 서로 아는 사이란 건가?’
이때까지 최민혁은 자신의 부친과 모친이 뭐하는 분들인지 몰랐다. 아니 별 관심이 없었다.
그에게 부모와 가족이란 그저 거추장스런 존재들에 불과했으니까. 살고 있는 곳이 서울에서도 집값이 비싼 이태원이고 단독주택이란 점에서 잘 사는 분들이란 것 정도만 짐작하고 있을 뿐이었다.
-뭐 놀랐겠지만 나는 더 놀랐네. 내 딸이 그런 일을 겪었으니까. 자네가 내 딸 핸드폰으로 신고를 했다지?
“네?”
-레스토랑에서 있은 사건 말이네. 뭐 자네야 공인이니 그 일에 엮이고 싶지 않았겠지. 아무튼 고맙네. 자네가 아니었으면 내 딸이 그런 짐승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