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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26화 (2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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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서동수는 형식적으로 옆에 있는 조병만에게 물었다.

“너도 이따 올래?”

그러자 조병만이 바로 손을 내저었다.

“아니. 난 별로. 그 때 약속도 있고.”

서동수는 조병만의 바로 이런 점이 좋았다. 자기 주제를 안다고나 할까? 조병만은 딱 여기 까지였다. 바로 음지에서나 필요한 친구. 그런 친구가 양지로 나오려 하면 괜히 서동수만 골치 아파졌다.

“내가 도울 일 있으면 얘기 해. 약은 있어?”

“응. 어제 쓰고 남은 거 좀 있어.”

“모자라면 바로 전화 해.”

“알았어.”

조병만은 이내 몸을 일으켜서 서동수의 집을 나섰다. 서동수의 집은 서초동의 단독주택이었다. 아무래도 그의 은밀한 사생활을 즐기기엔 공용 아파트 보다는 이런 단독주택이 나아서 무리하게 대출까지 해서 마련한 집이었다.

사실 서동수는 최민혁을 속여 사업에 투자하게 만들어 털어 먹은 돈으로 이 단독주택에 대출을 갚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제 약기운에 취해서 조병만에게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마약 파티를 하겠다고 말이다.

“에이.....이놈의 입이 문제야.”

서동수는 자신의 가벼운 입을 손으로 툭 쳤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돈이야 또 벌면 됐다. 최민혁 같이 어수룩한 녀석이야 세상에 널리고 널렸으니까.

그보다 오늘 저녁에 자기 가게에 초대할 여자들부터 체크해야 했다. 서동수는 곧장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오늘 보기로 한 여자들은 전부 그의 가게로 오겠다고 답을 해 왔다.

“좋았어. 그럼 나도 준비를 해 볼까?”

서동수는 뷰티 숍을 들러서 얼굴과 피부 관리를 받았다. 그리고 그가 가게에 가기 전에 향한 곳은 바로 이중격투기 도장이었다.

“어. 왔어.”

“네. 형님. 저 가볍게 몸 좀 풀게요.”

“그래. 형식이 준비 시켜 놓을 게.”

서동수는 도장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격투기 링에 올랐다. 그러자 헤드기어 (Headgear)를 쓴 남자가 링에 들어왔고 둘은 격렬하게 부딪쳤다. 처음엔 타격기로 주먹을 교환하다 이내 둘이 엉키면서 서동수가 남자를 링 바닥에 쓰러트렸다.

서동수는 자신의 장기인 주짓수의 테크닉 암바를 시도했고 상대 남자의 방어가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서동수는 당황하지 않고 몸을 틀어서 흔들며 상대의 힘을 뺐고 얼마 뒤 상대 남자는 탭을 쳤다.

탁탁탁!

그 소리에 서동수는 잡고 있던 상대의 팔을 놓아 주었다.

“헉헉헉헉......”

링에서 거칠게 숨을 고르는 서동수에게 주짓수 도장의 관장이 수건을 던져 주었다. 서동수는 온몸이 땀에 절어 있었다. 급한 대로 얼굴에 맺힌 땀을 닦은 서동수가 몸을 일으켜 링을 나오자 관장이 말했다.

“암바 하나는 환상적이라니까.”

그러자 서동수가 피식 웃고는 관장 앞에 주먹을 내밀며 말했다.

“왜요? 제 주먹은 약합니까?”

서동수의 주먹도 확실히 쓸 만은 했다.  하지만 주먹을 뻗기 전 팔을 뒤로 젖힐 때 그 동작이 느려서 상대가 미리 간파가 가능했다. 그러니 돌주먹이면 뭘 하나? 상대가 맞아 주질 않는데.

하지만 그건 선수들의 얘기고 일반인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인 무기였다. 아마도 일반인이 저 주먹을 맞으면 100% 기절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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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후 격투기 도장나선 서동수는 한결 몸이 가벼움을 느꼈다. 아무래도 약을 한 뒤엔 몸이 무기력해지기 마련인데 서동수는 그걸 격렬한 운동으로 극복해 냈다. 하지만 그것도 한 때다.

서동수도 이제 곧 30살이 되는 데 그 전에 약은 끊어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었다.

서동수는 그 길로 곧장 가게로 갔다. 그의 레스토랑은 그가 없어도 알아서 운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동수는 가게 오픈 전 모든 점검을 자신이 직접 했다.

“주방도 좋고..... 홀 상태도 괜찮고...... 복장 상태 양호하고. 좋아. 가게 열어.”

그렇게 가게가 오픈하고 얼마 뒤 그가 초대한 여자들이 왔다. 서동수는 그녀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내 놓으면서 그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녀들의 식사가 막 끝났을 때 그가 부른 호구 최민혁이 왔다.

최민혁의 등장으로 여자들의 분위기는 더 업(Up) 되었고 서동수는 그때 와인을 꺼내왔다. 근데 그가 그 동안 노리고 있었던 걸 그룹 타사니의 멤버 제니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가버렸다.

‘젠장!’

하지만 남은 두 여자도 마음에 들었던 서동수는 그들이라도 어째 보려고 입을 털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두 여자 모두 와인을 꽤 마셨고 말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겼다.

‘저 새끼가.....’

호구인 최민혁이 갑자기 나서서 두 여자들과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서동수는 당최 그 대화에 끼어들 수가 없었다. 그들이 하는 말 중 태반이 그가 알아듣지도 못할 소리들이었으니까. 서동수는 최민혁이 저렇게 똑똑한 녀석이었나 싶었다. 어째든 이렇게 흘러가선 안 됐다. 대화의 중심에 그가 있어야 그가 원하는 상황을 연출해 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서동수는 잠깐 VIP룸을 나갔다.

“새끼. 결국 이렇게 만드네.”

서동수는 술을 깨워 주는 음료 네 개를 챙겨 와선 그 중 세 개에 뚜껑을 땄다. 그리고 그 안에 약 가루를 넣었다.

원래 서동수의 계획엔 최민혁은 없었다. 하지만 최민혁이 저렇게 설치게 내버려 둘 수 없으니 그에게도 약을 먹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약을 탄 음료를 들고 서동수가 다시 VIP룸으로 들어갔다.

“호호호호. 정말요? 장 삐아제가 그런 말도 했다니.......”

“놀라워요. 삐아제의 인지발달이론을 그런 식의 해석도 가능하군요.”

역시 룸 안에서는 서동수가 알아듣지 못할 얘기가 계속 되고 있었다. 서동수는 최민혁이 얘기 할 타이밍에 맞춰서 큰소리로 말했다.

“자자. 다들 취하신 거 같은데 이거 하나 씩 드세요.”

그 말 후 서동수는 자신이 먼저 딴 음료가 들키지 않게 매너 있는 척 열어서 여자들에게 건넸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최민혁에게도.

서동수가 최민혁에게 주려고 음료를 따는 순간 최민혁의 눈빛이 반짝 빛난 것을 그는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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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수는 최민혁을 친구라고 했지만 알고 보면 철저히 무시했다. 숙취해소 음료를 들고 VIP룸에 나타났을 때만해도 그렇다. 두 여자가 말할 땐 가만있다가 최민혁이 말을 하려 하자 그 말을 댕강 잘랐다. 그런 녀석이 친절하게 다른 두 여자들처럼 최민혁에게 음료 뚜껑을 따 준다?

당연히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의 생각을 읽은 세나가 말했다.

[마시지 마세요. 안에 마약 성분이 들었어요.]

세나의 말에 최민혁이 서동수를 쳐다 보았는데 그는 자신이 마실 음료 뚜껑을 타고 있었다. 그걸 보고 최민혁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두 여자가 그런 최민혁을 쳐다보았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 말 후 최민혁은 음료를 들고 서동수가 있는 쪽으로 움직였다.

“동수야. 잠깐 나 좀 보자.”

“왜?”

최민혁은 대답 대신 웃으며 문쪽으로 고개 짓을 했다. 그때 최민혁의 손에 들려 있던 음료는 서동수의 자리 앞쪽 식탁 위에 올려졌다. 서동수는 최민혁이 그대로 나가버리자 어리둥절해 하다가 들고 있던 음료를 식탁에 두고 그를 따라 나갔다.

“뭔데?”

서동수가 VIP룸 밖에서 최민혁을 붙잡고 물었다. 그러자 최민혁이 웃으며 말했다.

“같이 화장실 가자고.”

“뭐?”

황당한 얼굴의 서동수를 보고 최민혁이 잽싸게 그의 팔짱을 꼈다. 그리고 그를 끌고 화장실로 데려갔다. 그렇게 화장실을 나온 둘은 같이 VIP룸으로 들어갔고 최민혁은 자신의 음료를 챙겨들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곤 그 음료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고맙게도 동수가 준비해 준 건데 건배하고 마실까요?”

“네.”

“건배!”

서동수는 최민혁이 알아서 두 여자들에게 음료를 마시게 하자 입 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그때 단숨에 음료를 원 샷 한 최민혁이 말했다.

“동수야. 너도 마셔야지.”

“어? 어. 그래.”

최민혁은 자신의 음료를 한 번에 입에 틀어넣었다. 음료의 약효는 금방 드러났다. 아무래도 마약을 접해 보지 못한 일반인의 경우 그 약효가 더 빠를 수밖에 없었다.

“으음. 조금 어지럽네.”

“너도 그래? 나도 좀 빙빙 도는 게.....”

두 여자는 얼마 못 가 만취한 듯 해롱거렸다. 아무래도 둘 다 제정신은 아닌 듯 했다.

“크큭. 걸려들었군.”

그때 서동수가 마각을 드러냈다. 그런 그를 향해 최민혁이 말했다.

“동, 동수야. 이분이 이상하다. 나 집에 가야.....”

최민혁은 최대한 어눌하게 말하다 몸을 일으켰는데 두 어걸음도 걷지 못하고 픽 쓰러졌다. 그걸 보고 서동수가 큰 소리로 웃었다.

“하하하하. 꼴좋다. 새끼 잘난 척 하긴. 그래 봐야 넌 내 호구야. 네 돈 15억은 내가 잘 쓰도록 하지.”

서동수는 마치 최민혁의 돈이 자기 돈 이냥 말했다.

“약을 한 이상 넌 이제 끝이야. 에이스? 약쟁이 에이스를 누가 좋아할까?”

서동수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최민혁을 보고 비릿하게 웃더니 최민혁이 앉았던 자리로 향했다.

“읏샤!”

그리곤 그 자리 뒤편의 병풍을 치웠다. 그러자 드러난 쪽방 문을 연 서동수는 두 여자를 하나씩 안아들고 그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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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수는 미스 코리아와 미스 코리아 뺨치는 미녀 둘을 쪽방에 눕혀 놓고는 음흉한 얼굴로 그녀들의 몸을 훑었다. 스커트 치마 아래로 드러난 늘씬한 두 미녀의 각선미가 서동수의 음심에 불을 지폈다.

“흐흐흐흐. 어디 좀 볼까? 꼴깍!”

마른 침을 삼킨 서동수가 막 여자들 쪽으로 움직 일 때였다.

턱!

누가 그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그리고 그대로 뒤로 끌려 나간 서동수는 쪽방 밖, VIP룸 바닥을 나뒹굴었다. 하지만 격투기를 익힌 서동수였다. 그대로 뒤로 구르며 벌떡 몸을 일으킨 그 앞에 최민혁이 서 있었다.

“너, 너.....”

분명 약에 취해 쓰러졌던 최민혁이었다. 그런데 그는 멀쩡해 보였다. 순간 서동수의 머리가 띵해 왔다.

“이, 이건.....”

약 기운이었다. 일반인인 두 여자와 최민혁과 달리 약쟁이인 서동수는 아무래도 그 약기운이 몸에 퍼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너, 너 이 새끼.....”

순간 서동수는 최민혁이 왜 자신을 화장실로 끌고 갔는지 알거 같았다.

“맞아. 그때 네 음료와 내 음료를 바꿔치기 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서동수의 얼굴이 악귀처럼 변했다.

“너 내가 약하는 거 눈치 까고 있었구나?”

“어. 네가 그 동안 꽤 많은 여자들을 강간해 온 것도 알아. 그래서 널 보내주려고. 감방으로.”

최민혁의 감방이란 말에 서동수는 완전 이성을 잃었다. 아무래도 약 때문에 성격이 더 폭급해진 모양이었다.

“이야아아아!”

서동수가 곧장 최민혁에게 달려들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어깨가 많이 열린 서동수의 주먹질에 맞아 줄 최민혁이 아니었다.

슥!

최민혁은 복싱의 더킹으로 서동수의 주먹을 피했다. 더킹은 스탠딩자세에서 무릎을 굽히면서 상체를 약간 숙인 자세인데 잽이나 스트레이트처럼 직선적인 공격을 피할 때 주로 썼다. 하지만 더킹은 피할 때 뿐 아니라 상대에게 파고 들어갈 때에도 쓰였다.

퍽!

“켁!”

서동수의 주먹질을 피한 최민혁이 살짝 몸을 틀면서 서동수에게 바짝 붙어 들어가며 서동수의 활짝 열린 옆구리에다가 라이트 훅을 먹였다. 제대로 맞은 서동수는 짧은 신음성과 함께 그대로 바닥으로 나뒹굴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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