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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이 상황에서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의문.
“포인트는 어떻게 모을 수 있는 거야?”
그 물음에 세나가 바로 대답했다.
[포인트를 획득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제가 마스터의 뭘 돕는다고 했죠?]
“성장?”
[네. 맞아요. 마스터가 가진 재능, 즉 사업가는 사업을 잘하면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투수는 야구를 잘하면 되겠죠. 마스터의 경우는 사업가로써 투수로써 포인트를 모두 획득할 수 있으니 성장에 훨씬 유리 한 입장에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세나의 말을 바로 이해한 최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열심히 살면 포인트도 알아서 쌓이겠군.”
[맞아요. 저의 경험상으로 봤을 때 괜히 의식하면 포인트 쌓기가 더 더디더라고요. 아! 그리고 사업가로써 획득한 포인트를 투수의 능력치 향상이나 보유능력, 아이템 획득에는 쓸 수 없었습니다. 그건 투수 일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뭐? 가만. 그건 좀 말이 안 되는데. 내가 차성국이고 또 최민혁인데 말이야.”
[그렇죠. 이원화 된 시스템은 마스터가 하나이기 이전에 만들어져서 그래요. 하지만 마스터의 말처럼 차성국이 최민혁이 되면서 그 갭 또한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 마스터는 사업가로써 획득한 포인트를 투수의 능력치 향상이나 보유능력, 아이템 획득에는 쓸 수 있게 됩니다. 그건 투수일 때도 해당 되고요.]
세나의 말에 그제야 최민혁이 흡족하니 웃었다. 이는 최민혁의 냉철한 사업가와 에이스의 능력이 서로 호환 된다는 얘기였다. 따라서 두 능력 중 한 쪽 능력이 치우치더라도 포인트로 모자라는 능력을 보완해 줄 수 있을 터였다.
[그로 인해 마스터는 불로소득으로 인한 첫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불로소득?”
[네. 차성국과 최민혁이 하나가 되면서 둘의 자산이 합쳐진 거죠. 즉 최민혁의 자산이 냉철한 사업가의 자산에 귀속 되면서 마스터는 실제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자산을 불렸습니다. 그에 따른 자산 증가로 +150점의 보상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포인트는 능력치 향상이나 보유능력, 아이템 획득에는 쓸 수 있습니다.]
세나의 그 말 후 최민혁의 눈앞에 갑자기 홀로그램 창이 떴다.
-기본 정보
이름: 최민혁(男)
나이: 27세
신장: 185cm
몸무게: 87kg
직업: 냉철한 사업가
직장: 오성 자동차
직위: 전무이사(현재 퇴직상태)
포인트: +150
차성국이 완전히 최민혁이 되기로 결정한 탓인지 냉철한 사업가의 상태창에 기본 정보가 바뀌어 있었고 0이던 포인트가 150로 늘어나 있었다. 최민혁이 포인트를 확인하자 바로 상세 능력 창이 열렸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32,178,56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1단계), 능력빙의(1단계), 매력 덩어리(1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최민혁은 눈앞의 상태창에서 총 자산이 저번에 비해 15억여 원 늘어나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최민혁이 프로에서 8년 동안 뛰면서 번 수입이 그 정도 되는 모양이었다.
‘15억을 벌면 150포인트를 준단 건가? 그럼 천만 원 당 1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단 얘기로군.’
이로서 최민혁은 냉철한 사업가로서 어떻게 포인트를 획득 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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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이 시점에서 세나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을 했다.
“근데 세나 넌 누가 만든 시스템이야?”
그 뒤 최민혁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세나가 그 질문에 대답하길 기다렸다. 그때였다.
“오빠 자?”
갑자기 소파에서 잘 자고 있던 최다혜의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아니. 왜?”
“휴우. 놀랬잖아. 혼자서 뭐라고 계속 떠들어 대서......”
“미안. 자는데 방해를 한 모양이네.”
“아니 뭐 미안해 할 거 까진 없고. 근데 오빠......”
“왜?”
“아, 아니야. 그냥 자자.”
최다혜는 누가 봐도 최민혁에게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안 그래도 잠도 오지 않는 상황에서 최민혁은 최다혜와 얘기를 좀 나눠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알음알음 최다혜를 겪다보면 최민혁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사실 최민혁은 자신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었다. 뭐라도 자신에 대해 알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성은 있었다.
“뭔데. 얘기 해 봐.”
“그, 그게...... 화 안 낼 거지?”
뭔가 최민혁이 싫어 할 만 한 짓을 최다혜가 한 모양이었다. 그게 뭐든 지금의 최민혁은 상관없었다. 오히려 최민혁이 어떤 성향의 인물인지 알 수 있을 거 같아서 최민혁은 오히려 즐거웠다.
“그래. 화 안 낼게.”
“약속했다.”
“응.”
“실은.......하나에게 오빠 여기 있다고 말했어.”
“..............”
갑자기 병실에 적막이 흘렀다. 이내 소파 쪽에서 부스럭거리며 최다혜가 몸을 일으켰다.
“오, 오빠. 화났지? 미안. 하나가 어찌나 집요하게 물어보던지.......”
최다혜는 정말 열심히 변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정작 최민혁은 최민혁 대로 곤욕스러웠다.
‘하나가 누구야?’
최다혜가 말한 하나가 누구기에 걸레 한가연도 말 빨로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던 그녀가 이리도 자신 앞에서 쩔쩔 맨단 말인가? 다행히 미주알고주알 떠들어 대는 최다혜의 말에서 최민혁은 하나가 누군지 알거 같았다.
“.........하나가 촬영이 끝나고.........그 애가 출연 중인 ‘남자 넷 여자 넷’ 요즘 잘나가는 시트콤이잖아...........그래도 하나가 심성은 참 고와.........내일도 촬영과 화보 촬영 등 스케줄이 많은데도 꼭 오빠를 보러 오겠다고........”
최다혜는 요즘 뜨기 시작한 여배우 강하나를 아주 대 놓고 최민혁에게 어필했다. 그 과정에서 최민혁은 강하나가 최다혜의 고교 동창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투수 최민혁의 열렬한 팬이란 것도. 아니 이어지는 최다혜의 설명을 듣다보니 강하나는 최민혁의 빠순이였다.
‘뭐 어떤 사이인지 대충 알 거 같군.’
보아하니 강하나가 최민혁을 좋아해서 계속 들이대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과정에서 최민혁은 아마 강하나를 극도로 싫어하게 된 것이고. 그래서 최다혜가 이렇게 최민혁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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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신체가 바뀐 최민혁은 어떻게 강하나를 알고 있을까? 차성국은 대기업 임원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왔다. 그런 그가 이제 겨우 뜨기 시작한 여배우 강하나를 알게 된 건 오성그룹의 오너 일가 중 한 인간이 그녀에게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폰서!
그래서 그 인간이 강하나에게 스폰서를 제안했는데 대차게 까였단 얘기를 듣고 최민혁은 그녀를 기억하게 된 것이다.
연예인 여자들 중 대기업 오너 일가의 스폰서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았다. 그럴 것이 스폰서란 것이 어중간히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나 들통이 나지 제대로 된 부와 권력을 가진 자는 들킬 일도 없고 들켜도 그 정도는 간단히 무마를 시켰다.
때문에 여자 연예인들은 그런 위치의 남자로부터 오히려 스폰 받기를 원했다. 그래서 연예계에 간택이란 은어가 생겨났다. 여기서 간택이란 상위 0.01%의 스폰서가 여자 연예인에게 스폰을 제안 했을 때를 말했다.
강하나는 소위 말해서 그런 간택을 받았는데 그걸 단칼에 거절 한 것이다. 사실 간택을 거절하긴 쉽지 않았다. 그랬다간 혹여 그 간택한 자의 눈 밖에 나게 될지 몰랐으니 말이다.
최상위에 속한 그 자가 손을 쓴다면 강하나의 연기자로써의 커리어도 한 순간 물거품으로 바뀔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하나가 그렇게 단호하게 간택을 거절했단 건 그녀가 보통내기가 아니란 소리였다.
‘매력적이네.’
빠순이 강하나를 극도로 싫어했던 최민혁과 달리 지금의 최민혁은 오히려 강하나에게 관심이 생겼다.
“알았어. 내일 오면 만나는 줄게.”
미주알고주알 여전히 강하나를 변호하고 있던 최다혜가 오빠의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뭐? 진짜? 오빠 진짜로 하나 여기와도 돼?”
“어. 그러니 더 말할 거 없어. 빨리 자.”
“알았어. 잘게. 자야지. 호호호호.”
뭐가 그리 좋은지 환하게 웃던 최다혜는 벌러덩 소파에 누웠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에게서 가볍게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그녀를 보고 최민혁이 기가차단 듯 말했다.
“정말 단순하네. 뭐 저런 성격이 오래 살지.”
그에 비해 민감한 최민혁은 여전히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세나를 불렀다.
최민혁이 살펴 온 바로 세나는 굳이 말로 부르지 않고 생각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했다. 때문에 최민혁은 이번엔 최다혜가 깨는 일이 없게 생각으로 세나에게 말했다.
‘세나. 물어 볼 게 있는데.....’
그러자 세나가 바로 반응했다.
[누가 절 만들었는가 말이죠?]
‘어. 말해 줄 수 있어.’
[물론이죠. 저는 34차원 계의.............]
세나의 입에서 최민혁의 상상의 범주를 넘어서는 얘기들이 줄줄 흘러 나왔다. 처음 그 얘기를 들으며 최민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른 차원이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놀라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세나의 얘기가 어느 순간 최민혁에게 공상의 세계를 얘기하는 것처럼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럴 것이 세나를 만은 차원계의 수준은 지구에 비해 너무 앞서 있었다. 그러니 최민혁에게 그 얘기가 점점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전(全) 차원 계에 통용 되는 자기 발전 성장 시스템 세나(Senna)인 제가 탄생하게 된 거죠. 그럼 제가 만들어진 이유는 어느 정도 설명이 되었으니 제가 어떤 원리로.....이런! 잠들었네. 위대한 나. 세나의 탄생에 대한 얘기는 이제 시작인데.]
“드르렁! 드르렁!”
피곤했던지 최민혁의 코고는 소리가 병실을 울렸다. 최민혁은 이후 세나에 대해 어떤 의구심도 가지지 않았다. 그랬다간 세나로부터 또 그 허무맹랑한 얘기를 계속해서 들어야 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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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식사 후 최민혁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였다.
“자!”
최다혜가 최민혁에게 불쑥 파란색 노트북을 건넸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최민혁이 그 노트북을 건네받자 최다혜가 말했다.
“보아하니 아직 잘 기억이 완전히 돌아 온 게 아닌 모양인데. 그럼 그 안에 일기를 봐.”
“일기?”
“오빠가 집에 오면 그날 일기는 꼭 썼잖아. 그 일기를 보다보면 뭐든 기억이 나겠지. 사실 나와 오빠가 8년 전까지 같이 산 건 맞지만 오빠야 야구 한다고 바빠서 나와 얘기할 틈이나 있었나 뭐. 그러니 내가 뭐 아는 게 있어야 오빠 기억이 돌아오게 돕든지 말든지 하지.”
“고, 고마워.”
“근데 그 노트북 패스워드는 기억 나?”
“패스워드?”
최민혁이 노트북 전원을 켜니 역시나 패스워드가 걸려 있었다. 최민혁이 아는 한 노트북에 걸려 있는 패스워드를 푸는 건 불가능했다. 노트북 제조업체에 메인보드 교체를 의뢰하지 않는 한. 그때였다.
“아!”
최민혁의 뇌리에 불쑥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그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반응하면서 최민혁의 눈앞에 갑자기 홀로그램 창이 떴다.
최민혁이 원하는 건 냉철한 사업가인 그의 보유능력에 있었기에 기본 창은 대충 넘겼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바로 상세 능력창이 나타났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32,178,56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1단계), 능력빙의(1단계), 매력 덩어리(1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최민혁은 눈앞에 펼쳐진 홀로그램 창에서 보유 증력 중 능력빙의에 집중했다.
‘분명 능력빙의는 내가 아는 사람의 능력을 10분간 사용할 수 있다고 했었지?’
그 물음에 세나가 바로 대답했다.
[맞아요. 능력빙의를 지금 사용하실 건가요?]
‘그래. 근데 능력빙의는 내가 원하는 만큼 계속 쓸 수 있는 거야?’
[그건 아니에요. 제약이 있거든요.]
‘제약?’
[네. 반드시 마스터가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만 해요. 또 그 사람의 능력을 계속 빙의해서 쓸 순 없고 하루에 한 번만 쓸 수 있어요. 마스터의 경우 1단계니 그나마도 딱 10분 간 쓸 수 있겠네요.]
‘하루에 한 번....... 10분이라....... 좀 아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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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이 능력빙의를 사용하려는 의지가 확고 하자 세나가 물었다.
[알고 있는 사람 누구로 빙의하실 건가요?]
그러자 최민혁이 바로 생각했다.
‘바로 나. 최민혁!’
[네?]
세나는 좀 놀란 듯 했지만 최민혁의 생각을 읽은 그녀가 바로 말했다.
[그렇군요. 마슽는 최민혁의 몸만 차지하고 있을 뿐 그에 대해 아는 거 없군요.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차성국이 아는 최민혁은 능력빙의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10분간 마스터는 최민혁으로 빙의합니다.]
그 말 후 최민혁의 허리가 꼿꼿하게 펴졌다. 척추에 찌릿한 느낌과 함께 머릿속에 다량의 기억이 흘러들어왔다. 그건 다른 사람의 기억이었다.
‘최민혁의 기억들이다.’
하지만 최민혁의 기억이 워낙 방대했다. 하긴 27년을 살아 온 한 사람의 기억을 어떻게 한 순간에 다 수용할 수 있으랴. 단지 지금 최민혁에게 필요한 기억들이 선별 되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패스워드는 KBO20100126!”
바로 최민혁이 KBO, 한국야구위원회에 선수 등록을 한 날짜였다. 패스워드를 치자 잠긴 노트북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