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7화 운도 좋지!
무상천존이 되면 맹세들은 기본적으로 구속 효과가 크지 않았고 위반해도 쉽게 풀 수 있었다.
대신 강자 거물이나 자신의 체면이나 가문과 세력의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때문에 기광부적으로 기록을 하면 맹세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괜한 잔머리를 굴리지 말거라. 나는 먼저 기광부적을 받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야 도와줄 거다."
신념은 한마디 보충했다.
"필요 없습니다."
여화일은 단호하게 말했다.
"금제는 확실히 매우 강하지만 우리가 기껏해야 며칠 노력하면 풀 수 있습니다. 겨우 며칠의 시간을 위해서 세 가지 일을 하겠다고 승낙할 수 없습니다."
"허허, 그딴 수작을 부리지 말거라. 너희들의 실력으로는 적어도 몇 개월은 있어야 이 금제를 풀 수 있다. 대단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는 한 말이다."
목소리는 차갑게 웃고 말했다.
"원래 구룡육회수는 이미 구룡구회수로 바뀌었다. 너희들은 구룡팔회수에 있다. 시간을 계속 끌어서 구룡구회수가 폭발하면 얼마나 손해가 크겠느냐? 세 가지 일이라고 한 것도 너희가 득을 보는 것이다."
여무 등은 안색이 변했다.
'저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손해가 엄청 크다. 팔회수도 이렇게 강한데 구회수는 또 얼마나 강할까?'
여화일은 마음이 무거웠다.
신념의 주인은 너무 대단했다.
이미 그들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담판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상대방은 그들의 목숨 줄을 쥐고 있었다.
"좋습니다. 약속하겠습니다."
여화일은 박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여화일은 기광부적을 꺼내고 여무 등을 바라봤다.
그들도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으며 여화일과 함께 맹세를 했다.
"기광부가 만들어졌는데 어떻게 드리면 됩니까?"
"이 새가 물어오게 하면 된다."
여화일 등은 수많은 혈룡들 사이로 옅은 파란색의 작은 새 한 마리가 휘청거리며 날아오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했다.
한 수로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신기한 한 수를 통해 상대방이 확실히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광부적을 보낸 여무는 감탄했다.
"법선대회에는 인재가 많이 숨어 있구나. 이렇게 대단한 천재가 있고 구룡회수를 쉽게 풀 수 있을 줄이야."
여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진짜 경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방면의 재능은 대회에서 가장 강할 거다."
그들 넷은 금제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하지만 연합을 하고 엄청난 힘을 들이고 수단을 사용해도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여화일의 두 눈에서 빛이 났다.
"이자는 경지가 그리 높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그를 우리 편으로 끌어오고 연합해야 한다. 소우, 네가 이런 일은 잘하니 너에게 맡기마."
여근우는 환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소주, 걱정 마세요. 저한테 맡기세요."
시간은 흘러가고 여화일은 이상함을 느꼈다.
'반 시진이나 지났는데 왜 아무런 반응이 없지? 설마 신비한 천재가 여씨 가문의 적은 아니겠지?'
이때 신념이 다시 전해졌는데, 말투가 좀 이상했다.
"확인했는데 문제없구나. 그럼 이제 협력을 하자. 너희들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하거라."
여화일은 그제야 마음이 편해졌다.
신비한 천재는 그들의 적이 아닌 것 같지만 방심하면 안 되었다.
여화일 등이 신비한 천재가 시키는 것을 추측해보니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
여화일 일행은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반 시진 후, 여화일 등이 간단한 동작을 했고 놀라운 장면이 나타났다.
수많은 혈룡들이 썰물처럼 밀려가고 하늘이 맑아졌으면 살기가 사라졌다.
"됐다!"
여화일 등은 낯빛이 밝아졌다.
그들은 감탄했다. 신비한 천재가 이렇게 간단한 수법으로 이 살국을 풀 줄은 몰랐다.
"이 사람을 반드시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화일이 결심을 내렸다.
여화일 등은 곤경에서 벗어나자마자 신념을 펼쳤고 두 개의 기운을 느꼈다.
여화일은 어안이 벙벙했다.
'무상천존과 주재 경지? 경지가 이렇게나 낮다고?'
여화일은 상대방이 일부러 내공을 숨긴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난 은폐술이다. 내 신념을 속일 수 있다니."
극양신체를 각성하고 나서 여화일은 육신이나 신념이나 영혼 따위가 모두 크게 상승했다.
평범한 천재들은 그와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는 신념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가자. 우리가 가보자. 소우, 상대방은 두 사람이니 우리 편으로 끌어올 때 조심해야 한다."
여화일은 신신당부를 하고 빠른 속도로 두 개의 기운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잠시 후, 여화일 등은 두 개의 뒷모습을 보았다.
여화일은 살짝 놀랐다. 왼 사람의 뒷모습이 유난히 익숙하게 느껴졌다.
"도우들."
이화일은 별생각 없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할 준비를 했다.
두 사람도 그들을 느낀 듯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여화일, 여무, 여귀, 여근우는 번개를 맞은 것 같고 귓가에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왼쪽에 있는 사람은 너무 익숙했다.
'강홍수의 도려 진환이잖아? 저 녀석이 왜 여기에 있지? 신비한 천재와 돈독한 사이인가?'
"여 소주, 또 보는구나."
진남은 살짝 미소를 짓고 말했다.
방금 여화일의 기광부적을 받았을 때 진남도 깜짝 놀랐다.
세상이 이렇게 작을 줄이야.
여화일은 표정이 다양하게 변하더니, 한참이 지나서 진정했다.
그는 청궁의 주인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
"선배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셨을 뿐만 아니라 진씨 가주까지 구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의 말에 여무 등은 표정이 한결 좋아졌다.
'소주의 말이 맞다. 진환이 이곳에 있는 것은 위험에 처했을 때 신비한 천재를 만나 도움을 받은 것이 분명해. 진환 같은 세상 물정 모르는 귀족 자제가 어떻게 상대방의 인정을 받을 수 있겠어?'
"진 가주를 내가 구했다고?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우리는 같이 온 거다. 우리 둘이 함께 너희들을 구한 거다."
청궁의 주인은 어안이 벙벙했다.
여화일 등은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이자는 진환과 꽤나 깊은 사이 같은데?'
"참, 이제 말해보자. 너희들은 우리에게 세 가지 조건을 해주기로 약속했잖느냐?
첫 번째 조건은 나를 돕는 것이다. 나머지 두 가지 조건은 진환의 말을 들으면 된다. 안심해라. 절대 힘든 일을 부탁하지 않을 거다."
청궁의 주인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뭐라고?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여화일은 망설임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
'진환이 내 사랑하는 여인을 뺏어갔는데 도와줘야 한다니?
내가 진환을 혼내려고 한다는 것을 모르는 천재가 있을까? 그런데 반대로 진환을 도와 일을 했다는 것을 다른 천재들이 알게 되면 내 체면이 뭐가 돼?'
"약속을 깨려는 거냐?"
청궁의 주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기광부적은 이미 밖으로 내보냈다. 네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영상은 오 계에 퍼질 것이다."
"선배님!"
여화일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영상이 퍼지면 여씨 가문의 체면이 깎이는 것은 물론이고 평생 배신자의 꼬리표가 붙을 것이었다.
여무 등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여 소주, 잘 생각하고 대답하거라."
청궁의 주인은 콧방귀를 뀌었다.
여화일은 분노를 누르고 음산한 눈빛으로 진남을 힐끗 보았다.
여화일은 진남이 천재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데려왔다고 확신했다.
"선배님, 진환이 제시한 조건을 저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아니, 더 많이 드릴 수 있습니다. 폐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보다 여씨 가문과 손을 잡는 것이 어떻습니까?"
여화일은 성의가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맞습니다. 소주는 항상 천재를 존중하고 관대하게 대합니다. 선배님, 굳이 이런 망나니 도령과 손을 잡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여근우는 눈을 반짝거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청궁의 주인에게 다가갔다.
"뭐 하는 거야! 나한테서 떨어져!"
청궁의 주인은 몇 걸음 물러서며 경계하는 표정으로 여근우를 바라보았다.
여근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미인이라고 자부하는 자신이 먼저 다가갔는데 상대방이 싫어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여화일,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아쉽구나. 내가 너에게 기회를 준 적이 있는데 네가 못 잡은 것이다."
청궁의 주인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여화일은 어안이 벙벙했다.
'기회? 무슨 기회를 줬다는 거지?'
"내가 법선도장에서 지도를 팔 때 너희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유일하게 한 놈이 샀는데 나보고 자기를 속였다고 했지. 참 어이가 없었다."
청궁의 주인은 말했다.
"마지막에 진환 혼자만이 나를 믿었다."
여화일은 무언가 떠올랐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선배님이 바로 축원비에게 지도에 팔았던 그 사람입니까?"
축원비는 속은 줄 알고 규칙을 무시하고 손을 쓰려고 해 큰 소동을 일으켰다.
여화일은 주목했다. 여무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도 축원비가 사기꾼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무상천존에게 운절선궁 핵심지의 지도의 삼 분의 일이 있다고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었다.
나중에 진환은 그 사람의 지도를 사들였고 그들은 진환이 어리석기 짝이 없다고 비웃었다.
하지만 진환의 그때 선택은 현명했다.
'이 사람이 판 지도는 가짜였지만 금제에 대한 재능은 진짜이다. 진환은 단 몇 자루의 검으로 가볍게 이 사람과 친해졌다. 축원비에게 미움을 사겠지만 이럴 줄 알았더라면 축원비가 아니라 축원비 할아버지의 미움이라도 살 걸 그랬다!'
모든 전승의 금지 구역에서 금제를 해결하는 재능이 있는 사람은 매우 큰 역할을 했다.
그들이 있으면 수많은 위기를 해결할 수 있었고 쉽게 전승을 얻을 수 있었다.
'젠장, 진환은 운도 좋지!'
여화일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여화일은 진환이 천재를 미리 알아본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재미있어서 지도를 샀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천재들과 거물들도 알아보지 못했기에 진환이 이 천재를 알아보고 접근했을 가능성은 없었다.
진환은 어리석었다. 우연히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천재를 만났을 뿐이었다.
"두 사람이 그런 인연으로 만났다면 깊은 사이도 아니다.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 그리고 함께 보낸 시간이 길면 천재는 진환이 멍청한 망나니라는 것을 눈치챌 거다.
도와줘도 빛을 발하지 못하는 녀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천재는 진환과 가깝게 지내고 싶지 않을 게 분명하다."
여화일은 눈을 반짝거리며 자신의 생각을 여무 등에게 알렸고 그들도 공감했다.
"그분이 선배님이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저희가 눈이 멀어 알아보지 못하고 사기꾼인 줄 알았습니다."
여화일은 결정을 내리고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대범하게 인정했다.
"그건 다 지나간 일이다."
청궁의 주인이 손을 내저었다.
"그렇다면 선배님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여화일은 진환을 바라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두 번 도와주겠다."
"그래. 여 소주, 잘 부탁한다."
진남은 살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