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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496화 (1,496/1,498)

1496화 도와주십시오

청궁의 주인이 나무랐다.

"흠, 다 끝났으면 더 이상 깊이 빠지지 말거라."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은 지도에 특별히 표기된 고룡구회수(古龍九回首)라는 금지였다.

주천만계에 고룡회수(古龍回首)는 흔히 있는 금제였다.

보통은 고룡삼회수(古龍三回首)나 고룡육회수(古龍六回首)였다.

운절선제는 이 금제를 만들 때 나쁜 마음을 품은 게 분명했다.

구회수는 이미 평범한 사람들의 인지를 벗어났고 위력도 엄청 강했다.

이런 곳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조심해야 했다.

두 사람은 계속 걸어갔다.

청궁의 주인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진남과 이백여 권의 공법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진남이 물 흐르듯 대답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는 체념했다.

그는 진남이 무예재능이 엄청 대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세 시진 후,

둘은 첫 번째 용회수를 지나던 중 옅은 향을 맡았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향은……."

청궁의 주인은 두 눈을 반짝이며 걸음을 재촉했고 진남은 그 뒤를 따랐다.

나무들을 지나 둘은 새파란 초원에 유난히 눈부신 꽃이 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꽃은 꽃잎이 열 개였고 꽃잎마다 서로 다른 색깔이었다.

게다가 꽃의 뿌리에는 옅은 붉은 색의 기체가 감겨 있어 신비하기 그지없었다.

"이게 뭡니까?"

진남은 꽃을 보자 온몸의 피가 떨렸고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허. 네놈은 운이 좋구나. 운절선제가 이런 것을 넣다니. 이것은 혈연선화(血緣仙花)다. 꽃을 복용하고 연화하면 혈통지력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

청궁의 주인은 웃으며 말했다.

"혈통지력? 요수만이 가진 것이 아닙니까?"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누가 그러더냐? 천지간에는 어떤 종족이든 혈통지력을 가지고 있다. 혈통지력에도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있다.

대부분은 혈통지력을 거의 쓸 일이 없다. 특히 선제가 되면 더 쓸 일이 없다. 대신 어떤 종족이든지 선제가 되면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되고 그의 후손들 체내에 혈통지력을 가지게 된다.

혈통지력 매우 강하다. 이 힘을 각성하면 좋은 점이 많다. 너의 도려나 아까 너를 공격한 자들 모두 혈통지력을 각성했다."

청궁의 주인은 말했다.

"혈통지력은 확실히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혈통지력을 각성해도 저는 경지가 낮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실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너는 제신과 제기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

청궁의 주인은 비열하게 웃었다.

"선배님 말씀은……."

"맞다."

청궁의 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는 아직 혈통지력을 각성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만약 네가 혈통지력을 각성한다면 그들은 손을 조금만 쓰면 될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거절을 할까?

네 육신은 진씨 가문 몇 대인지도 모르고 실력을 많이 쌓은 것도 아니다. 무상천존도 못 되니 혈연선화 하나로 부족할 거다. 안전하게 가려면 제신과 제기가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혈연선화가 두 개는 더 있어야 한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두 개를 더 찾아야 하지만 노력할 방향이 생겼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진남은 문득 이 육신이 진씨 가문의 외동아들이고 진씨 가문이 남긴 커다란 가업을 물려받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이 육신에게 혈연선화 몇 개쯤이야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진씨 가문의 가업이 그리 쉽게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잊을 뻔했다. 일정한 경지와 조건에 이르러야 물려받을 수 있다.

이 실력으로는 한참 멀었다. 제신과 제기도 아마 이 육신이 혈통지력을 각성하기를 원할 것이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진남과 청궁의 주인은 정신을 차리고 살국들을 지나면서 사방을 살폈다.

청궁의 주인은 수단을 사용하여 순수한 선의가 변한 수천 마리의 선조(仙鳥)들을 불러냈다.

선조들은 사방으로 날아갔다.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잠시 후, 청궁의 주인은 걸음을 멈추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진남은 물었다.

"혈연선화를 발견했습니까?"

"아니."

청궁의 주인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앞에 팔회수(八回首)에 네 무인이 갇힌 것을 발견했다."

"오?"

진남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보다 먼저 팔회수에 도착했고 갇힌 사람들은 평범한 자들이 아닐 것이었다.

그들 속에는 엄청난 강자가 있을 수도 있었다.

"허허. 불쌍한 놈들. 팔회수가 바로 오묘함이 있는 곳이다. 쉽지 않은 녀석들이지만 아마 돌파하려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누구나 나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궁의 주인은 말할수록 자랑스러웠다.

"잠깐!"

진남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 * *

잠시 후, 고룡구회수 금지의 팔회수.

이곳에 아무도 없었을 때 대지는 옅은 파란 색이었고 빙설에 덮여 있었으며 빛이 비추어 몽롱하고 찬란했다.

다섯 시진 전, 세 청년과 한 여인이 이곳에 왔다.

그들은 이곳의 오묘함을 발견하지 못했고 해결하지 못했으며 이곳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대지는 핏빛으로 변하고 하늘은 어두워졌으며 어디선가 강풍이 불어와 이 대지를 휩쓸었다.

뿐만 아니라 기세가 용의 포효가 연거푸 울려 퍼졌다.

거대한 머리와 몸집의 혈룡이 마치 끝없는 심연에서 헤엄쳐 나와 엄청난 살기를 드러내며 이곳의 생령들을 전부 소멸시킬 것 같았다.

혈룡들의 보여준 힘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세 명의 청년과 여인들은 약간의 수단으로 그를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최초의 세 혈룡을 파괴하자 사방에 더 많은 혈룡들이 모여들었다.

처음에는 열 마리였다가 서른 마리로 변하고 마지막에는 몇백 마리로 변했다.

게다가 이 땅은 상고대능의 저주를 받은 것처럼 그들이 아무리 손을 써도 방원 십리 안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더 깊이 들어가지도 못하고 엄청난 양의 혈룡들과 싸워야 했다.

세 청년과 한 여인은 내력이 대단했다.

가장 앞에 선 청년은 유명한 여씨 가문의 소주인 여화일이었고 반박할 여지가 없는 천재였다.

다른 셋은 여씨 가문의 여무(黎巫), 여귀(黎歸), 여근우(黎瑾雨)였다.

여씨 가문은 잘 발전했고 여화일 외에도 청년 세대에 '여씨 가문 구인'이라 불리는 아홉 명의 천재가 있었다.

여무 등은 아홉 천재들에 속한 자들이었고 여무는 신체까지 각성했다.

이번 법선대회에서 여씨 가문의 목표는 절선계의 계기를 얻는 것이었다.

때문에, 아홉 천재를 전부 내보내어 여화일을 지키고 보조하게 했다.

여화일은 핵심지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계기를 목적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여화일이 각성한 신체는 백 대 신체인 극양신체(極陽神體)였고 계기로 달려가는 도중에 엄청난 극양의 힘을 느꼈다.

여화일은 극양의 힘을 얻으면 경지가 더 강해질 수 있었고 큰 돌파를 할 수도 있었다.

천지에 극양의 힘은 보기 드물었다.

특히 극양신체가 설렐 정도로 이렇게 많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여화일은 아홉 천재들과 상의한 끝에 여무 등 셋만 데리고 극양의 힘이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남은 천재들은 계기가 있는 곳으로 가서 상황을 파악하고 다른 사람이 못 가져가게 할 생각이었다.

처음에 항룡국에 왔을 때 그들은 많은 금제를 만났지만, 쉽게 해결했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고룡회수국을 만나게 될 줄이야!

그들은 고룡칠회수(七回首)까지 해결하느라 이미 많은 힘을 썼다.

팔회수는 그들의 능력을 벗어났다.

"극양의 힘으로 단기(斷器)를 움직인다. 호령지광(昊靈之光)은 천지를 환하게 밝히거라!"

여화일은 강한 금제를 사용했다.

그가 드러낸 극양의 힘은 허공에서 눈부신 금빛으로 변해 그들 일행을 감쌌다.

쿠쿠쿵-!

혈룡들은 미친 듯이 달려들고 옅은 금빛은 엄청난 위력을 펼쳤다.

혈룡들이 아무리 달려들어도 빛은 꿈쩍없었다.

심지어 반동의 힘 때문에 스스로 몸이 터지는 혈룡들도 있었다.

여화일은 기운을 회복하고 안색이 창백해진 여무, 여귀, 여근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 장막은 한 주 향이 타는 시간밖에 버티지 못한다. 얼른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거라."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수단은 계기쟁탈전에 사용하려던 것이고 지금 사용한다면 힘을 낭비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최악의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그것을 사용한다고 해도 방대한 극양의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네, 소주."

여무 등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난감했다.

'무슨 방법이 더 있겠는가? 방법이 있었으면 지금까지 왔겠어?'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여화일도 다른 세 사람에게 기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방법이 없었다. 비장의 수를 생각하면 그는 화가 나고 억울했다.

"에잇, 오늘은 정말 재수 없는 날이다. 진환 그놈에게 뒤통수를 맞고 이런 일까지 겪다니!"

여화일은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여무 등은 서로 마주 보더니 말했다.

"소주, 제가 보기에 진환은 제신과 제기를 움직일 능력이 못 됩니다. 강회명이 도와준 게 분명합니다."

여귀도 얼른 말했다.

"맞습니다. 소주, 다음에 진환을 만나면 반드시 산산조각 내버리겠습니다."

그들은 여화일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눈치챘고 주의력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노력했다.

"산산조각 내는 것도 진환 녀석을 너무 편하게 죽이는 것이다!"

여화일은 화풀이할 상대를 찾자 욕설을 마구 퍼부었다.

"내 그놈을 잡으면 뼈를 부러뜨리고 걸어 놓을 거다. 좋기는 여천도성(黎天都城)에 걸어놓고 몇십 년을 말릴 거다. 매일 몇백만 명의 무인들이 올려다보게 해야지."

"소주, 그건 안 됩니다. 진환은 쥐새끼처럼 담이 작습니다. 그렇게 하면 진환은 매일 기절할 거고 크게 느끼지 못할 겁니다."

여근우는 미소를 짓고 말했다.

"하하, 소우 말이 맞다. 그 생각을 못했구나."

여화일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웃음이 나고 기분이 좋아졌다.

이때, 그들의 머릿속에 어떤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으냐?"

여화일과 여무 등은 깜짝 놀랐다.

그들의 머릿속에 울려 퍼진 소리는 마치 천지의 소리 같았다.

여무 등은 여화일을 바라보았다.

여씨 가문의 소주는 침착하게 방대한 신념을 드러냈다.

"누구인지 느껴지지 않는다……."

여화일은 공손하게 말했다.

"누구십니까?"

"내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 도움이 필요한지만 말하거라."

목소리는 짜증을 냈다.

"도와주십시오."

여화일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제가 성급했습니다. 어떤 조건이 있습니까?"

"조건은 간단하다. 당신들은 기광(記光)부적을 사용하고 조상들의 이름으로 맹세를 하거라. 내가 너희들을 금제에서 구해주고 너희들은 나를 위해 세 가지 일을 해줘야 한다. 물론 합리적이고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기광부적은 주천만계에 흔했다.

부적을 사용하면 반 주 향이 타는 시간 동안 방원 십 장 이내에 있는 상황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 부적은 맹세하거나 서로 거래할 때 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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