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6화 질투심이 생기다
진남은 잠깐 생각하더니 염치 불고하고 말했다.
"선배님들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저의 수단은 다 썼습니다. 저는 진짜 신분을 폭로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저는 염치 불고하고 두 분이 저를 세 번 도와주기를 부탁드립니다. 만약 저를 세 번 도와주신다면 제가 무상천존의 경지에 도달하는 건 문제 없습니다."
광음도는 화를 냈다.
"감히 우리를 위협하느냐?"
"화내지 마시오."
제신은 담담하게 웃고 말했다.
"너를 도와주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너무 욕심부리지 말거라. 딱 한 번이다!"
진남은 기뻤다.
기회가 한 번뿐이지만 제신과 광음도의 힘으로 큰 위기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고 법선대회에서 번거로움을 덜 수 있었다.
광음도는 진남의 속내를 알아챈 것처럼 싸늘하게 말했다.
"너무 기뻐하지 말거라. 우리가 드러낼 수 있는 힘은 너의 경지와 연관 있다. 너의 경지가 낮을수록 우리가 드러낼 수 있는 힘도 아주 작다. 게다가 우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너의 체내의 힘을 조금도 남김없이 다 쓸 수 있다."
진남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제신과 광음도가 드러낼 수 있는 힘은 진환의 경지와 연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연관이 크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매우 강한 존재가 진환을 공격했을 때 제신과 광음도가 어떻게 진환을 보호할까?
광음도가 이렇게 말하는 건 한 번 도와준다고 했다고 마음대로 그들더러 매우 강한 존재를 상대하게 할 수 없을 거라고 진남에게 경고하는 것이었다.
"선배님들 솔직하게 말합시다. 이번에 저를 도와주실 때 어느 정도의 힘을 드러낼 수 있습니까?"
진남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너의 목표는 법선대회가 맞느냐? 그렇다면 우리는 신황 정상 경지의 힘을 드러내겠다."
제신은 말했다.
"안 됩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지도 경지 신황 정상의 힘을 드러내야 합니다. 아니면 아무 의미 없습니다."
광음도는 진남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더 불만이 들었다.
"좋다. 다만 우리는 너를 도와 사람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진남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좋습니다."
광음도는 콧방귀를 뀌었다.
제신은 시뻘건 눈으로 진남을 내려다보며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진환의 몸을 이용해 뭘 하려는지 말할 수 있느냐? 네가 제대로 말한다면 우리는 한 번 더 도와줄 수 있다."
진남은 어리둥절했고 고개를 저었다.
한 번 더 도와주는 건 매우 유혹적이었다.
그러나 제신과 광음도가 그가 진환의 몸을 차지한 목적이 선천무체를 각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알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우리가 모르는 줄 아느냐? 너는 고제인 때문에 온 게 분명하다."
광음도는 멸시하듯 말했다.
"고제인이요? 그건 무엇입니까?"
진남의 눈에 의문이 드러났다.
"모르는 척하지 말거라. 고제인 때문이 아니라면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고 진환의 몸을 차지했단 말이냐?"
광음도는 더욱더 멸시했다.
"고제인은 운절선궁의 물건이다. 그것이 있었기에 절선계에는 천 년 동안이나 계주가 나타나지 않았다."
제신은 웃음기가 사라졌다.
"네가 진짜로 모르든 모르는 척하든 상관없다. 네가 어떤 수단을 준비했든 고제인을 욕심내지 말거라. 아니면 혼비백산할 것이다.
약속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면 인법을 펼치면 된다!"
독특한 법술을 펼치는 기억이 진남의 식해에 주입되었다.
동시에, 그의 눈앞의 광경이 순식간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아직도 정원에 있었다.
진남은 빠르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독특한 인법을 느끼기 시작했다.
인법을 완전히 장악한 후 그는 살짝 시도해보았다.
어둠 속에 두 개의 위엄 있는 존재들이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의지는 어둠 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음을 진정하고 수련을 했다.
* * *
그 시각, 진남의 체내의 신비하고 깊은 곳.
광음도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그는 더 퉁명스럽게 말했다.
"방금 왜 한 번 더 도와주겠다고 했소? 우리가 동의하지 않아도 이 자식은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오!"
제신은 담담하게 말했다.
"광음도, 자네는 나의 병기라 어떤 것들은 느끼지 못할 것이오. 진환이 지금 어떤 공법을 수련하고 있는지 아시오?"
"뭐가 신기하오? 제황 등급의 공법이 아니겠소? 이 자식은 내력이 만만치 않소. 이런 공법을 안다고 해도 놀랄 만한 일이 아……."
광음도의 말이 끝나기 전에 제신이 강제로 그의 말을 잘랐다.
"진환은 시공성전을 수련했소!"
광음도는 떨렸고 깜짝 놀랐다.
"시공성전? 이 자식은 시공궁전의 성자요?"
제신은 말했다.
"나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소. 그런데 나와보니 진환이 기이한 공법을 수련한 걸 발견했소. 공법은 아직 매우 약하오. 그러나 시공성전보다 약하지 않은 것 같소!"
광음도는 말투가 무거워졌다.
"그게 사실이요?"
'시공성전이다! 만약 이 자식이 시공성전보다 약하지 않은 공법을 장악했다면 이 자식의 내력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강할 것이다!'
"맞을 거요. 그래서 나는 기회를 한 번 주었소."
제신은 다시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가 어둠 속에 울려 퍼졌고 혈광이 사방을 비추었다.
"이 자식이 진환의 몸을 빌려 뭘 하려는 건지 보고 싶소! 어쩌면 이것이 진환에게 기회일 수 있소."
두 명의 위엄 있는 존재들의 대화는 빠르게 끝났다.
* * *
시간은 조금씩 흘렀다.
법선대회가 열리기 닷새 전에 법선대회가 열리는 곳이 오 계에 알려졌다.
오 계는 시끌벅적했다.
무인들은 여러 세력들의 음험한 속셈을 이해했고 모두 분노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럴지라도 그들은 모든 방법을 찾아 운절선궁으로 몰려갔다.
* * *
같은 날, 진남의 안정이 깨졌다.
무뚝뚝하지만 듣기 좋고 차가운 샘물이 흐르는 것 같은 소리가 아무 징조 없이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진환, 죽고 싶으냐?"
진남은 살짝 놀랐고 눈을 떴다.
정원에는 한 형상이 있었다.
형상을 제대로 본 순간 진남은 깜짝 놀랐다.
'닮았다! 진짜 닮았다!'
앞에 있는 여인은 몸매나 생김새 등이 비월여제와 똑같았다.
이 여인은 기질도 매우 차가웠다.
다른 점이라면 이 여인은 머리카락을 높게 얹었고 넓은 붉은색 두루마기를 입었으며 새하얀 목과 팔목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미간 사이에 있는 점은 더욱더 흡입력이 있었다.
이 여인은 강회명의 딸, 강씨 가문의 큰 아가씨 강홍수였다.
진남이 우두커니 자신을 바라보자 강홍수는 짜증이 났다.
가능하다면 그녀는 진환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일들은 그녀가 결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진환의 도려이기 때문이었다.
"진환, 정신차려라."
강홍수는 차갑게 말했다.
"어, 미안하다."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공수했다. 그는 문득 궁금해졌다.
'여제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청궁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위험에 부딪혔을까?'
강홍수는 의아했다.
'이 자식이 언제부터 이렇게 예의가 있었지? 사과할 줄도 알았어?'
그러나 이런 작은 부분은 진환에 대한 강홍수의 생각을 바꿀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 말했다.
"진환, 진짜 아무도 너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법선대회에서는 아무도 너의 신분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야. 또 많은 이들의 신분이 너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야.
잊지 말아. 너는 지금은 강씨 가문의 사람이다. 너 혼자 창피를 당하는 건 괜찮지만 강씨 가문까지 창피를 당하게 하지 말거라!
법선대회에 참가하지 말거라. 내가 영향받지 않도록 해줄게."
강홍수와 같은 풍채가 있고 목소리가 듣기 좋은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건 즐거웠다.
하지만 강홍수의 차가운 말투 그리고 멸시와 혐오감을 느낀 진남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씁쓸했다.
"홍수, 설득하려 하지 말거라. 나는 이미 결정했다."
진남은 손을 저었다.
강홍수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남자는 왜 주제 파악을 못 하는 걸까?'
"진환, 이 속에 아버지가 너를 위해 준비한 세 장의 신왕부와 한 장의 신황부가 있다."
강홍수는 옅은 파란색의 저장주머니를 한 개 던지고 무표정하게 말했다.
"강명(薑明)과 강소성(薑少城)이 너의 계위가 될 것이다. 다만 너는 그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다. 그들이 상황을 보면서 너를 도와줄 것이다."
말을 마친 후 강홍수는 한 글자도 더 말하지 않고 바로 붉은색 형상으로 변해 정원을 날아나갔다.
진남은 저장주머니를 잡았다. 저장주머니에는 향기가 남아있었다.
강홍수와 비월여제가 비슷한 것 때문인지 진남은 기분이 나쁘고 질투심이 생겼고 이 몸의 주인이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도려가 되었다. 그러나 강홍수는 진환을 싫어하고 꺼렸다.
진환은 경지가 낮아 강홍수의 모든 것을 얻지 못할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니 진남은 작게나마 위안이 되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이 모든 것들은 환상일 뿐이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고 저장주머니를 들여다봤다.
저장주머니는 크지 않았고 가운데 부적이 네 장 떠 있었다.
부적들은 모두 반 장 정도밖에 안 되었고 옅은 금색의 무늬가 새겨졌으며 대단한 기세를 풍겼다.
가장 강한 부적에 새겨진 금색 무늬들은 이미 보라색으로 변했고 용이나 뱀처럼 생명력이 매우 강했다.
네 장의 부적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세 장의 신왕부는 신왕과 맞먹는 힘을 드러낼 수 있고 신황부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신부는 가격이 엄청 비쌌다.
강회명은 진짜 진환을 잘 대해주었다.
진남이 저장주머니를 거두어들였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목소리가 밖에서 들렸다.
"매형 계십니까? 저는 강명입니다. 강소성과 함께 왔습니다."
진남을 손을 저어 대문을 열었다.
젊은이와 중년 사내가 걸어 들어왔다.
젊은이는 옷차림이 화려했고 머리카락이 길었으며 피부가 새하얬는데, 다소 부자연스러웠다.
젊은이는 식지 경지의 무상천존이었다.
중년 사내는 긴 두루마기를 입었고 머리카락이 짧았으며 선이 강직했고 귓가에 희미한 상처가 있었다.
그의 그윽한 눈빛에서는 냉담함이 느껴졌다.
중년 사내는 강한 기운을 풍겼는데, 이는 진남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진남은 이자가 강소성일 거라고 짐작했다.
강소성은 경지가 이미 무상천존을 초월했고 신왕 경지에 도달했다.
강회명은 진짜 애를 많이 쓴 것 같았다.
"명 동생, 소성 삼촌, 잘 부탁드립니다."
진남은 공수하고 웃으며 말했다.
"후."
강명은 손을 저었고 원망하듯 말했다.
"매형, 왜 하필 법선대회에 참가하려는 겁니까? 덕분에 저도 고생했습니다."
강소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남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매형, 법선대회는 매우 위험합니다. 그곳에서는 매형의 신분이나 지위를 신경 쓰지 않고 바로 공격할 것입니다……."
강명은 애써 법선대회를 수라장처럼 표현했다.
하지만 진남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강명은 씁쓸한 표정으로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 * *
닷새가 빠르게 지났고 법선대회가 열리는 날이 되었다.
그 시각, 여러 세력들도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다.
절선계 전체에 큰 파동이 생겼고 사람들이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