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7화 청궁이 침묵을 깨다
진남은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
"설법 강단을 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선배님들, 모든 정력을 강단에 쏟아부으면 안 됩니다. 선배님들도 그동안 경지를 수련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어떻습니까? 선배님들은 돌아가면서 한 시간대만 설법하는 건 어떻습니까?"
통천도수는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여러분을 가르치겠다. 아마 도움이 좀 될 거다."
고비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나도 도움이 될 수 있소. 나는 아직 무상천존으로 진급하지 못했지만, 예전에는 응천천존까지 진급했고 많은 상고지법(上古之法)도 알고 있소."
계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럼 첫 번째 계획은 그렇게 진행하고 두 번째 계획은……."
그는 진남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천 형은 나더러 여러 보물들과 상현경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오적과 방여옥을 데리고 상현경천에 먼저 가서 수단들을 미리 준비하라고 했소.
혼돈궁이 열리면 동황태허련 등과 좌현노인 등은 임 형을 주목하고 공격할 거요. 그들은 엄청난 힘을 장악하고 있으니 우리도 미리 준비해야 하오."
오적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천극방의 생각은 훌륭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지금 새로운 주인을 모시고 있고 힘을 전부 발휘할 수 없다. 혼돈궁이 열리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다. 때문에 강한 수단을 만들어 둘 시간도 없다."
진남은 그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오적, 걱정하지 마십시오. 천 형이 만 년 전부터 죽은 척을 하고 모습을 감추었으니 만 년 동안 상현경천에 많은 수단들을 만들었을 겁니다. 선배님들은 가서 금상첨화를 해주고 수단들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오적은 그제야 미간이 펴졌다.
"천극방은 생각이 참 깊구나. 그렇다면 나는 다른 의견이 없다."
방여옥 등 보물들도 말했다.
"우리도 다른 의견이 없다."
계현은 계속 말했다.
"상현경천에 가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무상천존들과 여러 대세력들에게 연락을 하고 우리 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이 우리 편에 서지 않더라도 칠대 지보 등의 편으로 완전히 돌아서지 않게 해야 합니다."
계현은 한마디 보탰다.
"특히 황보절을 잡아야 합니다."
보제고찰종의 불조가 황보절이라는 사실을 진남은 약속대로 창과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로 했다.
하지만 진남은 자신의 사람들에게는 알려주었다.
때문에, 그들은 황보절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었다.
"사 대 무상천존들 중 만만한 자는 없었다."
통천도수는 감탄했다.
그는 이제 무상천존이 되었지만 사 대 무상천존에 비하면 차이가 크다고 생각했다.
"그 일엔 내가 함께 가겠다. 나는 이씨 가문, 왕씨 가문과 깊은 우정을 나눈 사이이다. 내 말이라면 황운천존도 신중하게 고민할 거다."
통천도수는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의 말에 눈앞이 환해졌다.
통천도수는 진남 연맹에 서겠다고 태도를 표한 거였다.
"계현, 황보절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소. 주제가 나로 환생하게 하려고 천 형도 힘을 썼소. 그런데 황보절은 왜 나로 환생했을까? 그사이에 내가 황보절의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 어떻게 장담할 수 있소?"
진남은 입을 열었다.
"황보절이 자네에게 환생한 것은 아마 무언가 발견했고 더 큰 것을 바랐기 때문일 거요. 내가 알기로는 그 싸움에서 황보절도 환생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었소."
계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진남에게 신념을 전했다.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소. 천 형은 주제의 환생이 엄청 중요하다고 했소. 그런데 황보절이 끼어들었으니 무슨 상황이요? 천 형은 상황에 변고가 생길까 두렵지 않았겠소?
하지만 나는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소. 환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네가 천지에 태어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까?"
진남은 깜짝 놀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를 알아차렸지만, 묻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일들은 모르고 지나는 게 낫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하, 그 말은 그만합시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의미가 없소. 천 형을 만나면 자세히 물어보시오."
계현은 호탕하게 웃으며 진남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는 오적을 바라보며 물었다.
"임효지의 육신이 아직 선배님에게 있습니까?"
오적은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그럼! 왜 네가 그 육신을 나에게 맡겼는지 이제 알겠다."
계현은 그의 잔소리를 무시하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임 형에게 엄청 중요한 일이지 않습니까?"
진남은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남은 혼돈궁이 열리기 전에 임효지의 육신과 융합을 하고 선천무체를 각성해야 했다.
* * *
그 시각 대상계.
소식을 받은 대상계 전체의 무인들은 들끓었다.
그들은 이 시대에 무상천존이 나타날 줄 몰랐다.
또한, 상고시대의 엽소선이 죽고 영야천존 등이 무상천존이 되었을 줄도 상상하지 못했다.
더 큰 소란이 일어났다.
우선은 영야천존이 자신의 호칭을 영야교주(永夜?主)라고 봉하고 천존을 없앴다.
그는 제일소선역에서 십오소선역까지 전부 영야전을 하나씩 만들었고 대상계를 상대로 제자를 받았다.
인신 경지가 되고 일정한 재능이 있는 자들은 영야전(永夜殿)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수많은 무인들이 영야전에 몰려들었고 영야교주라는 이름이 서른세 개의 소선역에서 유명해졌다.
영야교주는 기원산에서 벌어진 일을 겪은 뒤로 성격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조심했다.
그는 어디에 가든 분신을 보냈으며 본체는 나서지 않았다.
영야교주는 창과 엽소선과 같은 경지였지만 그들을 엄청 경계했고 목표물이 될까 봐 걱정했다.
황보절은 자연스럽게 보제고찰종의 종주가 되었다.
그는 영야가 하는 일들을 지켜보더니 열두 개의 겉으로 불도인 것 같지만 실체는 마도인 공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열두 명의 제자를 직접 들이고 십이나한(十二羅漢)이라 이름을 지어줬으며 천하를 다니며 불법을 전파하게 했다.
불도가 흥행하고 여러 소선역에 절간이 생겨났으며 신도들이 크게 늘었다.
다른 세력들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씨 가문과 왕씨 가문 연맹은 드디어 성지가 되었다.
선령족의 만족 연맹은 흩어졌다. 선령족은 여러 세력의 공격을 받고 급격히 쇠퇴했다.
예전의 대세력들은 이제 더 이상 대세력이 아니었다.
무상천존이 없는 세력들은 허무하게 사라졌다.
창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
어디론가 사라졌다
* * *
그 시각, 주천불사산.
"그럼 그렇게 정합시다."
진남은 말했다.
"그래!"
계현, 통천도수, 명초노노 등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계획은 이미 정해졌으니 각자 자신의 할 일을 찾아갔다.
오직 주심도만 남았다.
주심도는 수염을 쓰다듬더니 진남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처음에 진남을 만났을 때 유치하고 생각이 작으며 반항할 힘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남은 이제 최고가 되었고 주제보다 훨씬 강했다.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주심도는 웃었다.
"이제 주인님의 힘은 주제보다 훨씬 강합니다. 이제 제십중산관의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남은 그 문을 떠올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선배님, 저는 지금 주제보다 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때문에 상고시대의 육신을 찾아 융합을 먼저 하고 시도하겠습니다."
선천무체를 각성시키면 더 좋았다.
선천무체가 각성하면 더 강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선천무체를 각성하려면 엄청 시끄러운 일이고 긴 시간이 필요했다.
선천무체를 다 각성하면 혼돈궁이 열릴 수도 있었다.
때문에, 진남은 우선은 임효지의 육신을 융합해야 했다.
임효지의 육신은 엄청 강했다.
육신은 지도천존까지 진급했지만 천존나무를 융합했고 각종 선단들도 융합했기에 엄청난 힘을 품고 있었다.
"그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저는 제십중산관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주심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는 할 일이 없었다. 그는 주천불사산의 다양한 자원들을 움직이면 되었다.
"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앞에는 선광에 감싸인 육신이 나타났다.
육신은 영혼이 없었지만 강한 압박감을 드러냈다.
오적은 가기 전에 호룡정천인에서 육신을 꺼내주고 갔다.
진남은 임효지의 육신이 호룡정천인에서 약해지지 않고 더 강해진 것을 발견했다.
진남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입으로 불을 뿜어 임효지의 육신을 감쌌다.
육신은 불꽃에 타지 않고 무언가 느낀 것처럼 스스로 진남에게 다가왔다.
육신의 머리와 진남의 머리, 육신의 손과 진남의 손이 하나씩 융합이 되었다.
황보절의 법신과 융합할 때보다 훨씬 쉬웠다.
진남은 임효지의 육신에 한동안 머물렀기에 육신을 완전히 장악했다.
다른 사람이 임효지의 육신을 연화하려면 적어도 지도천존은 되어야 하고 시간도 더 오래 걸릴 것이었다.
하지만 진남은 그럴 필요 없었다.
시작하자마자 방대한 힘이 그의 몸과 결합이 되고 그의 피부, 경맥, 혈액 등에 변화가 생겼다.
진남의 몸에서 신비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진남은 이 기회에 더 높은 경지를 바라봤다.
* * *
시간은 천천히 흘러 어느새 열흘이 되었다.
여러 무상천존과 천존들의 주목을 받는 청궁이 드디어 침묵을 깼고,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그들이 청궁에 남겨둔 분신과 의지 등이 어떤 기운에 부딪혀 박살 났다.
"드디어 시작되었구나!"
"진급한 무상천존이 더 많아졌다. 큰 난리가 일어날 것 같다."
"이번에 천존으로 진급하지 못했지만, 이 난리가 기회가 될 수 있어!"
"이번에는 또 어떻게 변할까? 창과 지보들은 무슨 짓을 벌일까? 어떤 방식으로 진남을 공격할까?"
"겉으로 보기에 청궁에서는 창이 우세인 것 같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기원산 때처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창과 진남이 서로 싸우면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무상천존과 천존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했다.
청궁의 변화는 이틀 동안 계속되더니 잠잠해졌다.
무상천존과 천존들은 분신과 의지들을 보내 알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창의 백여덟 개의 의지가 먼저 서른세 개의 소선역에 왔다.
강자들은 창의 의지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창은 강자들에게 신념을 전하는 한편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대상계 외에 다른 세계가 있는데 청궁이라고 한다. 그곳은 엄청난 강자가 만든 곳이고 보물과 조화가 가득하다."
창은 청궁에 대해 설명을 하고 이어서 말했다.
"위험이 가득하긴 하지만 칠대 지보들이 연합을 하여 무상대도를 만들었다. 청궁의 문에서 바로 상현경천으로 갈 수 있다."
천극방의 영과 계현의 추측과 똑같았다.
칠대 지보들은 무인들이 보물과 전승을 가져가기를 바랐다.
천극방의 영과 계현이 하나는 잘못 맞추었다.
창과 칠대 지보들은 주재 경지 이상이 아니라 주경 경지의 무인들도 받아들였다.
주경 경지의 무인들이 청궁에 들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칠대 지보들은 창의 의견대로 신식전장의 방법을 따라 했다.
주경 무인들이 청궁의 문에 들어서면 신광이 온몸을 감싸 청궁의 문과 청궁의 위압에 눌리지 않게 해주었다.
또한, 주경 강자는 위험을 만나면 청궁 문밖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세 번 있고, 주재는 두 번 있었다.
천존은 한 번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