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1화 후회는 하지 않았다
"노인들도 참……."
계현은 고개를 젓고 전음으로 크게 말했다.
"임 형, 우리 함께 싸웁시다. 일곱 명의 선배님들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되오!"
"싸웁시다!"
진남은 하늘로 날아올라 칼로 창을 내리쳤다.
도의가 산꼭대기를 휩쓸었다.
"천제검!"
창은 안색이 빠르게 회복되었고 몸을 날려 하늘 가득한 검기를 풍겼다.
통천도수 등은 한 개의 천지성혼을 공격했다.
나머지 네 개의 천지성혼들은 좀 전의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들은 다섯 명의 도우를 잃은 걸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권세를 드러냈다.
"천보신체!"
계현은 시뻘건 빛을 뿜었고 나머지 두 가지 보물을 움직였다.
보물들은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신위를 풍겼고 권세를 부쉈다.
쿠쿠쿠쿵-!
진남이 하늘에서 내려오며 칼로 창이 드러낸 하늘 가득한 검기를 풍기는 천제검을 내리쳤다.
창은 신음을 흘리며 연거푸 밀렸고 단천도에 눌렸다.
진남은 칼자루를 놓고 돌아서 주먹을 뻗었다.
성마대산이 나타나 두 개의 천지성혼을 눌렀다.
천지성혼들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계현도 엄청난 전력을 드러냈다.
천보신체의 힘의 공격에 두 가지 법보들은 엄청난 신위를 풍겼다. 그것들은 계현의 조수가 된 것처럼 계현의 조종에 따라 두 개의 천지성혼을 공격했다.
두 개의 천지성혼은 연거푸 밀렸다.
진남과 계현은 만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만났고 연합하여 천지를 흔드는 전력을 드러냈다.
상황이 변했을 뿐만 아니라 창 등은 완전히 눌렸고 위기를 느꼈다.
계현에게서 뿜어져 나오던 시뻘건 빛이 더 강해졌다.
현묘한 기운이 그에게서 풍겨 나와 산꼭대기를 덮었고 전에 뿜어져 나온 현묘한 기운들과 겹쳐졌다.
계현은 잠깐 사이에 무상천존을 돌파하는 문턱에 도달했다.
그가 쌓은 저력은 너무 강했다.
전에 함께 시공지광에 들어갔을 때 천극방의 영은 그를 도왔다.
그때 그는 무상천존으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무상천존의 오묘함을 꿰뚫어 보았다.
그는 만 년이란 시간을 줄곧 참았다.
그동안 그는 자신의 신통법, 육신, 영혼 등을 단련했고 그것들은 전부 최고에 도달했다.
그 시각, 산꼭대기의 다른 편.
황보절은 계현의 변화를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고 흑면불조(黑面佛祖)로 변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창과 엽소선 외에 그도 계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현을 이길 자신만 있었다면 그는 다가가 계현의 뺨을 때렸을 것이었다.
그는 부활한 후 지금까지 계속 참았다.
첫째는 자신을 강해지게 하기 위한 것이고 둘째는 중요한 시기에 좋은 점을 얻기 위해서였다.
겨우 기회가 생겼는데 그가 방금 말을 꺼냈는데 계현이 나타날 줄이야.
그는 진남의 금술, 시공술 등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좋은 점도 얻지 못하고 신분이 폭로되었다.
"세상의 계씨 성을 가진 자들은 좋은 사람이 없다. 나중에 계씨 성을 가진 자들과 제대로 따져야겠다!"
황보절은 투덜거리며 결심했다.
"후, 이대로라면 진남과 창 등은 아무도 죽지 않고 모두 무상천존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진남은 나의 신분을 알게 되었으니 나를 위협할 것이다. 아니면 창 등에게……."
황보절은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진남이 너무 지나치게 굴지 않기를 바랐다. 아니면 오랫동안 참은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쿠쿠쿠쿵-!
산꼭대기 위의 싸움은 점점 치열해졌다.
산꼭대기에 오르지 못한 천존들은 산꼭대기에서 퍼지는 파동이 점점 대단해진 것을 느꼈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 약 세 시진 후.
진남, 계현, 창은 동시에 무형의 기운을 풍겼고 예리한 검처럼 위쪽 하늘로 날아갔다.
놀라운 광경이 나타났다.
길이가 만 장 되는 십조뇌룡(十爪雷龍)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고 구름 속을 날아다니며 묵직한 울음소리를 냈다.
십조뇌룡들은 평범한 뇌룡과 달랐다.
그것들은 아홉 가지 색깔이었는데 매우 몽환적이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
산꼭대기 위의 거물들은 산꼭대기 전체를 덮었던 현묘한 기운이 약해진 것을 발견했다.
세 개의 희미한 위압이 뿜어져 나왔다.
거물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구채뇌룡(九彩雷龍), 무상지위(無上之威)! 이자들은 오래 지나지 않아 무상천존이 되겠다……."
황보절은 눈꺼풀이 푸들거렸다.
그는 앞에 있는 상대들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그는 반드시 진남 등의 속도를 따라야 했고 많이 떨어지면 안 되었다.
"좋다, 좋다! 진남, 계속 버티거라!"
방여옥, 통천도수 등은 기뻐하며 더 애를 썼다.
몇천 년 동안 산꼭대기에서 머물던 거물은 이상의 변화를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거물은 선령족 족장 육방천존이었다.
그는 앞서 진남, 계현, 창을 보며 안색이 계속 변했고 붉으락푸르락했다.
지금까지 그는 무상천존을 돌파하는 문턱에 도달하지 못했고 아무런 기운도 풍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진남 등을 따라 무상천존으로 진급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상황으로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육방천존은 생각했고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이번에 무상천존으로 돌파하지 못하면 다음번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매우 좋았다.
진남 등은 아무 문제 없이 무상천존의 경지로 돌파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예전의 대상계의 무도성세가 다시 나타날 것이었다.
커다란 파동이 대상계 전체를 휩쓸 것이고 아무도 피하지 못할 것이었다.
"천존 정상의 경지는 매우 강하고 최고의 등급이다. 그러나 그때가 되면 천존이라도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
육방천존의 눈에 빛들이 반짝거렸다.
이것들 외에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육방천존은 무인이라면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계속 싸워야만 역경을 뚫고 올라가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에 신식전장이 처음 열렸을 때 그는 마음을 모질게 먹고 싸워 천존 경지에 도달했었다.
"이번에도 나는 싸울 것이다!"
육방천존은 결심을 내렸다. 그는 목숨을 걸고 전력을 다해 싸우려 했다.
육방천존은 두 손에 결인했고 기운이 점점 강해졌다.
그는 황운천존과 싸우고 있던 불조를 바라보았다.
"수명을 태워라!"
천지가 보살피는 종족인 육방천존은 태어날 때부터 수명이 길었고 금법도 장악했었다.
그와 통천도수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그는 수명을 태운 후 스스로 회복할 수 없고 지보들을 이용하여 회복할 수 없었다.
즉, 살기 위해선 자신의 경지를 돌파할 수밖에 없었다.
쿠웅-!
육방천존은 기세가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
"죽여라!"
육방천존은 신통법을 만들었고 몸을 날려 '불조'를 공격했다.
죽도록 싸워야만 그는 희망이 있었다.
"젠장!"
'불조' 황보절은 투덜거렸다.
'내가 뭘 잘못했지? 이자는 왜 나를 공격하는 거지?'
시간이 조금씩 흘러 두 시진이 빠르게 지났다.
다른 편에서 세 개의 무형의 기운이 곧게 하늘로 날아 들어갔다.
몽환적이던 구채뇌룡들은 양이 배가 되었다.
통천도수, 영야천존, 엽소선도 현묘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무상천존이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광경이 나타난 것은 정상적이었다.
통천도수는 상고시대에 무상천존이 될 뻔했다.
후에 또 만 년을 준비했으니 이번에는 당연히 문제가 없었다.
영야천존은 통천도수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상고의 대겁을 겪었고 몇천 년 동안 대상계의 일인자로 지내면서 깊은 저력을 쌓았다.
엽소선은 말할 나위 없었다.
중상을 입지 않았다면 그는 진남 등보다 조금 늦게 무상천존에 도달할 수 있었다.
"또 이 시간이 되었구나……."
통천도수는 정신이 얼떨떨했다.
전에도 그는 이런 단계에 도달했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는 엽소선에게 맞아 중상을 입었다.
목숨을 지킬 수단이 있어 산꼭대기를 떠나지 않았다면 그는 죽었을 수도 있었다.
통천도수는 기분이 빠르게 회복되었다.
지금은 예전과 달랐다.
"명초, 능황, 그리고 너희들, 이 천지성혼은 자네들이 상대하시오! 몇 시진만 잡아두면 되오."
통천도수는 신념을 전했고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순식간에 영야천존의 옆으로 날아왔고 눈부신 녹색 빛을 뿜었다.
녹색 빛은 강처럼 엽소선에게 흘러갔다.
지난번에 그가 엽소선을 공격한 건 기회를 만들어 창을 습격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그가 엽소선을 공격한 건 엽소선을 죽여 무상천존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통천 도우, 마침 잘 왔다!"
영야천존은 기뻤다.
엽소선은 저력이 실로 강했다.
그가 무상천존으로 진급하기 전에 죽이는 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통천도수가 도와준다면 엽소선을 죽을 기회가 더 많아졌다.
쿠쿠쿠쿵-!
점점 많은 사람들이 뇌룡을 끌어냈고 산꼭대기 위의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졌다.
황보절은 더욱더 화가 났다.
처음에 육방천존은 이성을 잃고 그를 공격했다.
영야천존 등이 뇌룡을 일으키자 황운천존도 자극을 받고 이성을 잃고 살초를 드러내 그를 공격했다.
황보절은 육방천존과 황운천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육방천존은 문턱에 도달하려 했고 황운천존은 문턱에 도달했지만 뇌룡을 일으키지 못하여 큰 압력을 느꼈고 싸움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불러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강자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나를 선택했을까? 나를 지지하는 세력이 없어서 만만하다고 생각한 걸까?'
"에잇, 모르겠다. 나를 이렇게 대하다니. 오늘 정체가 탄로 나더라도 너희들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황보절은 화가 났다. 그는 노목금강으로 변했고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하지만 육방천존과 황운천존은 놀라지 않고 각자의 살초를 드러냈다.
"선검참구천(仙劍斬九天)!"
육방천존은 크게 소리쳤고 자신의 생명지력으로 생명지검을 만들어 황보절의 미간을 찔렀다. 방대한 검의가 검 끝에서 뿜어져 나왔다.
"신왕팔중인(神王八重印)!"
황운천존은 기세가 강해졌다.
그는 여자 신왕처럼 현묘한 각인을 만들었고 환보절을 연거푸 내리쳤다. 각인마다 천지를 파멸할 것 같은 위압이 있었다.
황보절은 주불지상(諸佛之像)을 만들어 백 개의 불경을 읊으며 육방천존 등과 싸웠다.
그는 일대 마존이었다. 그러나 지금 불조로 위장했기에 전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없었다.
그는 육방천존과 황운천존의 공격에 밀렸다.
"불마동원, 불이 마이고 마가 불이며 불과 마는 그저 생각의 차이이다!"
황보절은 화가 나 마도지력(魔道之力)을 드러내 반격했다.
잠시 후, 황보절, 황운천존, 육방천존은 모두 상처를 많이 입었다.
황보절과 황운천존에게서 현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몇 시진 동안의 생사를 건 싸움에서 육방천존은 잠재력을 드러냈다.
그는 무형의 기운을 풍겼고 산꼭대기 전체를 휩쓸었다.
"무상천존의 문턱이다!"
육방천존은 기뻤다.
그는 드디어 도달했다. 좀 늦었지만 이 단계만 넘으면 그는 진정한 희망이 생긴 것이었다.
이대로라면 그는 무상천존의 경지에 도달할 확률이 삼 할은 되었다.
"좋은 기회다!"
황보절의 눈에 붉은빛이 반짝거렸다.
그는 자신이 얻은 법보를 최고로 움직였다.
법보에서 대단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고 몇십만 개의 검기로 변해 육방천존과 황운천존을 감쌌고 산꼭대기에서 분리시켰다.
육방천존은 경계심이 들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순식간에 몇십 장의 신부를 드러냈고 훨훨 타올랐다.
하지만 다음 순간 시커먼 마수가 신부를 찢었고 대단한 살기가 무지갯빛처럼 육방천존의 마음속에 흘러들었다.
육방천존은 마음이 서늘해졌고 저도 모르게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목숨 걸고 달려들었으니 죽을 각오는 했겠지?"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신통법들이 쏟아졌다.
육방천존은 크게 소리쳤고 자신의 모든 비장의 수와 신통법들을 드러냈다.
하지만 상대는 너무 강했다.
마지막에 큰손이 그의 가슴을 뚫더니 그의 모든 생기를 빼앗았다.
육방천존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았다.
선령족의 족장 육방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