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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448화 (1,448/1,498)

1448화 천존싸움이 끝나다

주천불사산.

"방금 창은 저와 연합을 하고 청궁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거절했습니다."

진남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입을 열었다.

"하하, 방금 나와 주심도도 그 일에 대해 의논했다. 우리 둘 다 네가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다."

통천도수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들은 진남의 선택에 놀라지 않았다.

"선배님들, 지금 상황은 우리에게 엄청 불리합니다. 동황태허련 등 지보들은 기세가 등등하고 반드시 원하는 것을 이룰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청궁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기원산을 열고 무상천존으로 진급하여 호룡정천인을 깨워야 합니다."

진남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동황태허련 등 지보들이 그런 방법을 모를까? 그들은 내가 무상천존으로 진급하게 손 놓고 구경하지 않을 것이다.'

"진남, 세상이 변했습니다. 지금의 구천은 상고시대만큼 강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엮여있는 것들은 또 상고시대보다 훨씬 강합니다."

주심도는 감탄하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진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겁이 납니까?"

진남은 살짝 놀랐다.

그는 곧 옅은 미소를 짓고 대답했다.

"무섭지는 않습니다."

예전의 진남은 보잘것없는 실력을 가진 무인이었다.

그는 차하계의 보잘것없는 무인이었다.

무왕 경지의 고수는 진남의 가문을 멸망시킬 수 있었고 진남도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진남은 천존 경지이고 구천의 일인자가 되었다.

그는 이제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걱정하지 않겠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세력이라도 우리는 이길 수 있습니다."

주심도는 말했다.

가냘픈 그의 체구가 오늘따라 웅장해 보였다.

"맞는 말이오!"

통천도수의 두 눈에 빛이 스쳤고 빨리 싸우고 싶어 안달이 났다.

'예전에는 무상천존으로 진급하려다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할까?'

"창은 천존싸움이 끝난 후에 다시 상의하고 결론을 내리자고 했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습……."

진남은 말을 하다 말고 안색이 변했다.

그는 천둥 같은 소리로 외쳤다.

"누구냐?"

허공이 격렬하게 흔들리고 위압감이 번졌다.

통천도수와 주심도도 눈치를 차리고 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 중년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차림새로 보아 진남 연맹의 내문제자였다.

중년 사내는 기껏해야 천선 경지였고 패자 경지를 돌파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년 사내는 온몸이 금빛에 휩싸였고 두 눈에도 금색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그는 기운이 엄청 이상하게 변했는데 천지의 어떤 신령처럼 느껴졌다.

중년 사내는 허공을 밟으며 진남 일행에게 다가왔다.

그의 모습은 흐트러짐이 전혀 없어 꼭두각시처럼 느껴졌다.

"조종당한 건가?"

통천도수와 주심도는 살짝 놀랐다.

그들은 주천불사산의 아홉 번째 산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홉 번째 산관에 들어오려면 적어도 패자 정상은 되어야 했는데 천선 경지인 중년 사내가 이곳에 나타났다.

즉, 중년 사내는 누군가에게 조종을 당했고 수단에 의해 경지가 한 단계 높아진 것이었다.

그들은 수많은 조종 수단을 겪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진남 연맹이 만들어진 초기에 제자들이 여러 대세력의 수단에 조종당할 것을 우려하여 그들은 철저히 조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제자들이 외출을 하고 돌아와도 그들은 조사를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놓친 것이었다.

진남은 방대한 신념을 드러내어 중년 사내의 몸을 덮고 샅샅이 살폈다.

진남의 두 눈에 이상한 빛이 스쳤다.

진남은 중년 사내의 식해에 강한 힘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다.

강한 힘은 수많은 부문들로 이루어졌는데 진남이 본 적 없는 낯선 부문들이었다.

"누구십니까? 청궁의 지보입니까?"

진남은 위압을 조금 거두고 평온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 양심이 없는 놈들하고 나를 같은 취급하지 말거라."

중년 사내는 눈을 흘겼다.

진남은 살짝 놀랐다.

'청궁의 지보들이 청궁의 주인을 배신한 일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진 도우, 우리는 문도지지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중년 사내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웃으며 말했다.

"그때 내가 충고도 했는데?"

"지 선배님이십니까?"

진남은 깜짝 놀랐다.

문도지지에 있을 때 그는 신비한 지 선배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진남에게 일 년 사이에 가까운 사람의 배신을 당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의 말대로 당청산의 몸에 삼장이 빙의하였고 비월여제를 창의 딸의 환생이라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 배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지는 계현보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났다.

"지? 문도지지에 살고 있다는 신비한 사람?"

통천도수는 깜짝 놀랐다.

"신비한 사람? 자네도 내력을 모르시오?"

주심도는 의아했다.

"모르오. 그때는 저자가 엄청 강한데 악의는 없다는 것만 느꼈소."

통천도수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두 눈에 의아함이 가득했다.

'저자는 대체 누구일까?'

중년 사내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를 조종하고 있는 계현이 후련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임 형은 예의가 바르구나. 지 선배님이라니 얼마나 듣기 좋은 호칭인가!'

"지 선배님, 어떤 분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진남은 참지 못하고 질문했다.

'아직까지 살아있는 상고시대의 강자일까? 아니면 청궁에서 온 사람일까?'

진남은 첫 번째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청궁에서 온 사람이라면 골치가 아팠다.

"내가 누구인지는 때가 되면 알게 될 거다."

중년 사내는 웃고 말했다.

"나는 한 가지 일을 알려주려고 온 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대범하게 동황태허련 등 지보들과 잠시 협력을 맺고 기원산을 열거라. 그것들은 네가 무상천존으로 진급하는 것을 방해할 거다. 하지만 무상천존이 되면 동황태허련 등 지보들의 수단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진남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어떻게 저리 자세하게 알고 있지?'

통천도수와 주심도도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에게 좋은 일처럼 보였지만 지 선배는 내력이 너무 신비했고 갑작스레 등장했다.

청궁의 지보들이 일부러 보내 그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일 수도 있었다.

"선배님을 어떻게 믿습니까?"

진남은 중년 사내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믿든 말든 상관없다. 너는 기원산을 여는 길을 선택할 테니까. 나는 때가 되었을 때 네가 너무 많은 고민을 하지 말라고 이렇게 찾아온 거다. 정신을 집중하여 무상천존으로 진급하거라."

중년 사내는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무상천존이 될 기회도 놓치면 안 된다. 그럼 모든 것들이 의미가 없게 된다."

진남은 잠깐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선배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중년 사내는 웃고 말했다.

"그럼 이만 가겠다. 걱정하지 말거라. 잠깐 이 몸을 빌린 것이다. 내가 떠나도 이자는 다치지 않을 거다."

말을 마치자 중년 사내의 몸과 눈에 가득하던 금빛이 사라졌다.

중년 사내는 묵직한 신음을 흘리며 땅에 쓰려졌고 기운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진남은 중년 사내를 자세히 살펴보고 문제가 없으니 내문제자가 있는 곳으로 보냈다.

"신비한 사람이 청궁의 지보들 편이 아니라면 상황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주심도는 감탄했다.

"맞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비한 사람에게 희망을 다 걸면 안 됩니다. 우리의 실력을 늘리는 것만이 답입니다."

* * *

진남 일행은 열 번째 관문의 청동 문 앞에 나타났다.

진남은 다시 시도를 했지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튕겨 나가고 상처를 입었다.

진남은 생각을 접었다.

그는 한편으론 통천도수와 무예를 겨루고 다른 한편으론 대동천결의 하편을 만들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신식전장의 싸움은 여전히 뜨겁게 진행되었다.

신식전장이 열린 지 열닷새가 되던 날, 묘묘 공주, 강벽난, 설몽요가 연거푸 천존으로 진급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들은 천존으로 진급했을 뿐만 아니라 자아 경지까지 돌파했다.

열여덟 날이 되던 날, 황보절은 얼굴을 가리고 마의를 감춘 채 불광만 드러내고 다른 두 주재정상들과 함께 천존 경지로 진급했다.

황보절이 일부러 몸을 숨기고 있었기에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 예전의 사 대 무상천존인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가고 천존으로 진급하는 무인들이 더 많아졌다.

창의 말처럼 대상계는 너무 오랫동안 억압을 당했고 이번 신식전장에 기연이 충분했다.

거의 만 년 동안 부진했던 대상계는 다시 한번 무도의 성세를 맞이했다.

무도의 성세에서 진남 연맹은 큰 비율을 차지했다.

진남의 세 여인들 외에 명초노조, 장소주재 등 주재들은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천존으로 진급했다.

진남, 능소천존, 통천도수까지 더하면 진남 연맹에 이제 천존을 돌파한 자가 스무 명이 되었다.

진남 연맹은 엽소선과 창의 연맹처럼 이익 때문에 모인 단체가 아니라 어려운 고비도 함께 겪어왔기에 사이가 돈독했다.

때문에, 진남 연맹은 이념이 달라 갈등이 있을 수 있어도 배신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창은 여러 세력에 소식을 전했다.

"천존싸움이 끝난 다음 날 점심에 나는 엽소선 도우와 함께 남극지에 가서 공중선전(空中仙殿)을 만들 거다. 도우들도 와주었으면 한다."

여러 세력들 사이에 암류가 꿈틀거렸다.

그들은 진남 연맹의 태도가 신경 쓰여 여러 소식들을 전했지만 결국 답장을 받지 못했다.

이씨 가문과 왕씨 가문이 통천도수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시간은 흘러 천존싸움이 드디어 끝이 났다.

이번 천존싸움으로 인해 쉰한 명의 천존이 탄생했다.

* * *

주천불사산 아홉 번째 산관.

묘묘 공주, 강벽난, 설몽요 등 천존들은 한 비경 앞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비경에는 진남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고 빛이 그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진남은 대동천결 하편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완벽하게 만들었고 공법도 점점 더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한 방이 모자라 하편을 완벽하게 완성하지 못했다.

"기원산을 열면 대동천결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진남은 눈을 뜨고 중얼거렸다.

진남은 곧 전력이 최고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남은 바깥 분위기를 느끼고 사람들에게 날아갔다.

"소남자!"

묘묘 공주 등은 활짝 웃었다.

"멋지구나. 다들 천존으로 진급했구나."

진남은 익숙한 얼굴들을 보자 마음이 따뜻해졌다.

누군가는 무도 정상에 오르면 외롭다고 했다.

하지만 진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혼자가 아니었고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진남, 얼른 말해보거라. 어떤 계획이 있는지……."

명초노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이변이 일어났다.

"크라아아-!"

주천불사산의 어느 곳에서 용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응?"

사람들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신념들이 밀려오고 강한 위압감이 천지를 휩쓸었다.

"아차! 이건 천제지주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주심도가 먼저 알아차리고 긴장했다.

"설마 창이 천제지주에 다른 수단을 쓴 것입니까?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우리는 자세히 살펴보았고 천제지주도 다 연화되지 않았습니까?"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천제지주에서 나온 용의 포효라고? 설마…….'

"가봅시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진남은 빛으로 변해 빠르게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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