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427화 (1,427/1,498)

1427화 나도 말하고 싶다고!

엽소선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지곤에 울려 퍼졌다.

"오늘부터 나와 창의 연맹은 일흔두 개의 선궁을 세워 지곤을 지킨다. 일흔두 개의 절천용선을 배치하고 혼천지안과 연합하여 지곤을 순찰할 것이다. 절천용선과 선궁을 공격하는 자는 연맹의 원수로 여기고 어디 숨었던 반드시 찾아가 혼내주겠다.

진남 연맹에 소속된 무인들을 발견하고 알리는 자에게 좋은 점을 주겠다. 발견한 무인의 경지가 높을수록 더 큰 좋은 점을 주겠다. 진남 연맹의 주재 강자를 죽이면 나와 창 휘하의 진전제자가 되어 우리 둘의 전승을 얻을 수 있다.

오늘부터 연맹은 천건에 여섯 개의 허공고도를 만들었고 천건의 사방에 있다. 주재 경지의 강자들은 천건에 들어가 천존싸움에 참가하려면 반드시 여섯 개의 허공고도를 지나고 신분 조회를 마쳐야만 천건에 오를 수 있다.

이를 어긴 자는 반드시 죽이겠다!"

천건은 지곤 위에 있었다.

천건은 지곤처럼 넓지 않지만 커다란 섬 같았다.

엽소선의 말이 끝나자 지곤 깊은 곳에 있던 정상 주재들은 천건의 변두리에 절세의 빛이 솟아올라 하늘로 들어가는 걸 보았다.

동력이 강한 정상 주재들은 절세의 빛 깊은 곳에 위엄 있는 형상이 두 손에 결인하고 묘법을 드러내는 걸 발견했다.

정상 주재들은 헛숨을 들이켰다.

엽소선이었다.

엽소선의 본체가 아니었다.

엽소선의 본체는 신식전장에 들어올 수 없었다.

만약 강제로 들어온다면 신식전장의 규칙이 혼란스러워질 것이었다.

그것은 엽소선의 여섯 개의 분신이었다.

"허공고도, 세상을 연결하거라."

엽소선의 여섯 개의 분신들은 마지막 법인을 만들어 앞을 내리쳤다.

하늘로 솟아오른 절세의 빛은 평형을 잃은 기둥처럼 천천히 앞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쿵- 하고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절세의 빛의 꼭대기에 땅에 떨어져 먼지를 날렸다.

절세의 빛은 크게 떨리더니 희미하던 것이 실체로 변했다.

고도가 지곤과 천건을 연결했다.

"두 거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무상천존의 수단이구나. 진짜 놀랍다!"

"지곤과 천건은 꽉 막혔구나. 진남 등이 천건에 들어가 천존 경지로 돌파하는 건 불가능하겠다."

"이건 공개한 수단일 뿐이다. 그들은 몰래 더 대단한 수단을 설치했을 것이다."

"진남의 좋은 운이 끝났다. 그는 두 거물을 당할 수 없다."

"당연하다. 나는 이런 날이 있을 줄 알았다. 환생이 어찌 되살아난 두 거물을 감당할 수 있겠어?"

지곤 안의 무인들은 충격을 받고 크게 놀랐다.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강자들은 안색이 변했고 몰래 결심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반드시 선택을 해야 했다.

그들은 기회를 찾아 창과 엽소선의 편에 서려고 했다.

진남이 죽은 후에 창과 엽소선의 편에 서는 건 의미가 없었다.

몰래 소식을 접한 세력들은 침묵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 *

같은 시각, 한 선역의 하늘, 주천불사산.

"생각을 바꿀 여지가 없소?"

능황천존은 석대에 서서 멀리서 날아오는 가엽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이 방법은 너무 위험하오! 연맹 전체를 위해 생각할 필요가 있소? 우리는 그가 천존으로 진급하기를 원하오! 그를 천존으로 진급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죽어도 괜찮소!"

명초노조, 장소주재, 청옥주재 등 거물들은 능황천존의 말에 동의했다.

그들은 진남이 이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주심도도 미간을 찌푸렸다.

"능황 도우, 나는 자네들의 말대로 주인님을 말렸소. 그런데 주인님에게 쫓겨났소."

가엽은 난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남을 말리지 않았을 것이었다.

진남은 무주궁도를 갖고 싸우면 그만이었다.

"안 되오, 안 되오. 절대 이렇게 함부로 하게 내버려 둘 수 없소."

능황천존은 입술을 깨물었다.

"진남은 우리가 하나의 연맹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소. 그럼 우리 연합하여 진남을 반대합시다. 진남이 우리 말을 듣지 않으면 각자의 방법대로 합시다!"

그는 묘묘 공주, 강벽난, 설몽요를 바라보았다.

진남을 설득하는 일은 그녀들이 가장 적합했다.

"능황 할아버지, 그런 눈빛으로 저를 보지 말아요. 저는 소남자의 생각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진남을 지지합니다. 진남의 생각대로 하는 것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묘묘 공주는 흥분했다.

"저는 진남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군과 공주의 뜻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강벽난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능황 선배님, 저는 말할 필요 있습니까?"

설몽요는 얼굴이 상기되었다.

"저는 진남과 혼인한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절대 부군과 동생들의 뜻을 거역하지 않을 겁니다."

그녀는 묘묘 공주와 강벽난을 큰 언니, 작은 언니라고 부르려 했다.

그러나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능황천존 등은 할 말을 잃었다.

'한 집 식구들은 성격이나 일 처리하는 방식이 닮는다는 게 이런 건가?'

"능황 도우, 주인님은 여러분이 기어코 자신들의 생각대로 하겠다고 해도 주인님은 결정을 바꾸지 않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미리 자신을 폭로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가엽은 한 마디 보탰다.

능황천존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그는 한참 침묵하더니 포기한 듯 말했다.

"됐소, 됐소. 우리는 진남 때문에 함께 하게 되었소. 그가 이렇게 결정했다니 함께 합시다.

부디 성공하기를 바라오. 엽소선과 창 중에 한 명을 없애면 우리는 시간도 많아질 것이고 상황도 좋아질 것이오."

* * *

구천선역의 모든 무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간은 조금씩 흘렀다.

사람들은 시간이 느려졌고 하루가 일 년 같았다.

지곤의 분위기는 시끌벅적해졌고 형세가 긴박해졌다.

큰 세력들의 지시하에 여러 곳에서 대전이 벌어졌다.

엽소선은 세력들에 천존싸움이 열리기 전에 갈등이 생기면 안 되고 주재들이 한 명이라도 죽으면 안 된다고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큰 세력들은 각자 경계하는 자들이 있었다.

상대가 천존이 된다면 그들은 불리해졌다.

그들은 대규모의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지만 한두 명을 공격했는데, 죽이지 않고 중상만 입히려 했다.

* * *

지곤의 정상 주재들은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먼 허공 깊은 곳에서 신동이 솟아올라 절세의 동력을 드러내 이곳을 주시했다.

"천존 강자가 왔다!"

"이번 천존싸움은 구천선역의 미래의 형세와 연관된다. 천존 강자들도 가만있을 수 없을 것이다. 모두 이곳으로 와 신식전장 밖에서 지키고 있을 것이다!"

정상 주재 등급의 무인들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지곤의 사람들 속에 한 노인과 한 소년이 다가왔다.

노인은 공손하게 뒤를 따랐고 소년은 앞에서 두리번거렸다.

"싸워라, 싸워, 싸움이 치열할수록 좋다. 내가 준비할 시간이 더 많아진다."

소년은 꽃처럼 활짝 웃었다.

그는 되살아난 황보절이었다.

몇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천선 경지에서 주재 정상의 경지로 진급했고 멀지 않아 마수를 펼칠 것이었다.

* * *

차가운 바다에 쪽배가 나타났다.

배에는 한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물고기가 걸려들었지만 그는 낚싯대를 거두지 않았다.

마치 잠이 든 것 같았다.

바람이 불고 해면이 흔들렸다.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잠시 후, 그는 낚싯대를 잡아당겼고 바다에서 금빛 찬란한 용어를 낚았다.

용 비늘이 햇빛에 반짝거렸다.

"허허, 왔구나!"

천존싸움이 시작되었다.

* * *

그 시각, 지곤.

주재들과 주경의 무인들이 전부 여섯 개의 허공고도 부근에 모였다.

하늘 깊은 곳에 커다란 혼천지안이 조용히 떠 있었다.

혼천지안은 동력을 드러내 세상을 내려다봤다.

허공에는 방대한 절천용선이 귀청을 찢을듯한 소리를 내며 떠다녔다.

이때, 엽소선의 담담한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졌다.

"나는 신식전장을 연 자의 신분으로 선포한다. 두 번째 천존싸움을 정식으로 시작한다!

이번 천존싸움의 기한은 한 달이다. 주재 경지의 무인들은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자, 허문 열려라!"

마지막 말이 끝났다.

천건의 남쪽과 북쪽에 아홉 개의 빛이 솟아올랐다.

빛은 천천히 두 개의 높이가 만 장 되는 커다란 문으로 변해 땅에 박혔다.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대문이 점차 열렸으며 엄청난 기운이 솟아올랐다.

대문이 완전히 열렸을 때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수천수만 개의 포효소리가 연거푸 울려 퍼졌고 기이한 생령들이 절세의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생령들이 풍기는 기세는 매우 놀라웠는데 주재 대성의 경지와 비슷했다.

남섬전장과 북구전장은 크게 흔들렸다.

심지어 많은 기이한 생령들도 다양한 원인으로 크게 싸웠고 전화가 폭발했다.

여섯 개의 허공고도 부근에 있던 무인들은 천건에서 이상한 기운이 풍기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들은 경지가 낮아 동술로 천건을 꿰뚫고 하늘 위의 상황을 볼 수 없었다.

"이씨 가문과 왕씨 가문의 모든 무인들은 명령을 듣거라. 통천맹주의 분부에 따라 주재의 무인들은 천건으로 올라오거라. 주경의 무인들은 한 달 사이에 어떻게든 주재를 돌파하거라. 주재를 돌파하면 바로 천건으로 들어오거라."

백발이고 기력이 충만한 노인이 크게 소리치며 가장 먼저 빛으로 변해 허공고도에 들어갔다.

"명을 받겠습니다!"

주재들은 노인의 뒤를 따라 날아갔다.

"가자!"

"허공고도에 들어가자!"

"이번에는 반드시 천존으로 진급할 것이다!"

큰 세력들과 주재 경지의 무인들은 지체하지 않고 고도로 날아갔다,

천존싸움이 열린 초반에는 기연을 얻기 가장 쉬웠다.

허공의 문이 한 달이나 열려 있고 천존싸움이 끝난 후에야 닫히기 때문이었다.

뒤로 갈수록 천건에 들어오는 생령들이 더 많아지고 점점 더 위험했다.

아니면 첫 번째 천존싸움에 열다섯 명만 천존으로 진급했을 리 없었다.

얼마 안 돼 허공고도의 끝에 도달한 주재 강자들은 발견했다.

고도의 끝에 신궁이 있었고 여섯 명의 정장 주재들이 신갑을 입고 공손하게 두 줄로 서 있었으며 엽소선의 분신이 무표정하게 사람들 뒤에 앉아있었다.

"창이다!"

"창이 왔다!"

사람들 속에 큰 소란이 일었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에 창이 걸어왔다.

그는 기세가 대단했다.

* * *

같은 시각, 해무궁, 벽.

누군가 세 개의 고옥을 얻었고 천존싸움이 열렸다는 걸 알게 된 후 참가하러 왔던 무인들은 모두 떠나갔다.

하지만 옥묘도인과 육소명 노인 외에 세 명은 여기 남았다.

그들은 눈썹이 새하얀 노인, 궁녀복을 입은 부인과 곱사등노인이었다.

그들은 모두 주재 정상의 경지였다.

눈썹이 새하얀 노인은 희미한 위압을 풍겼다.

그들은 묘문의 강자들이었다.

두 명의 정상 주재와 염무쌍이 죽어 묘문의 문주는 크게 화를 내며 그들더러 이 일을 조사하라고 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눈썹이 새하얀 노인은 천존지기를 가져왔다.

선령족은 크게 화를 냈다.

하지만 육소명의 암시를 받고 선령족의 족장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침묵했다.

그는 묘문이 분노한 걸 보고도 시간을 끌었다.

"아직도 나오지 않을 생각이요?"

눈썹이 새하얀 노인은 눈을 번쩍거리며 육소명을 바라보았다.

"그럼 옥묘 도우, 이번에 우리는 선령족의 미움을 사야겠소. 우리는 육소명의 체내에 금제를 칠 것이오. 열흘 안에 살인자를 말해주면 무사할 것이지만 말해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소!"

육소명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하마터면 욕설을 퍼부을 뻔했다.

'나라고 말하고 싶지 않겠소? 말할 수 없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