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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422화 (1,422/1,498)

1422화 자신감 있나 봐?

쿠우웅-!

앞쪽에서 천둥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배에 탄 무인들은 동시에 시선을 돌렸다.

멀지 않은 곳의 허공이 찢어지고 태고의 용처럼 생긴 커다란 배가 나타나 엄청난 기세를 뿜었다.

배는 천존지기였다.

진남이 신념으로 용선을 살펴보니 주재정상 한 명, 주재대성 한 명, 주재초급 세 명, 주경정상 열 명이 타고 있었다.

진남 일행보다 실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변두리 지역에서는 꽤나 큰 세력이었다.

"허허, 저자들도 손을 쓰기 시작했다. 일흔두 개의 절천용선(?天龍船)이 지곤 전체를 순찰하는구나."

진남은 마음이 흔들려서 물었다.

"엽소선과 창의 연맹이 진남 연맹을 공격하려고 사용하는 수단이냐?"

염무쌍은 고개를 끄덕이고 으쓱해서 말했다.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며칠 지나면 다 알게 될 거니 비밀도 아니다. 지금 너희들에게 알려주마.

일흔두 개의 절천용선은 엽소선과 창의 연합맹에서 사용하는 수단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엽소선과 창의 연맹은 지곤에 일흔두 개의 선궁을 만들었고 많은 강자들을 주둔시켰다.

일흔두 개의 절천용선은 일흔두 개의 선궁에서 출발하여 천존싸움이 열리는 동안 지곤 전체를 순찰한다. 진남 연맹의 사람들을 발견하기만 하면 그들은 엄청난 공격을 퍼붓지.

소문에 의하면 변신술에 능한 사람들을 대처하기 위해 창은 절천용선에 분신을 하나씩 남겨 주재강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해."

이 말을 들고 몇몇은 차분했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헛숨을 들이켰다.

"여기서 끝인 줄 아느냐? 그렇다면 너희들은 천존의 수단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염무쌍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이건 첫 번째 방어일 뿐이다. 두 번째 방어가 더욱 대단하다.

아홉 날 후에 열리는 천존싸움에서 천건은 전부 봉인이 될 거다. 엽소선과 창의 연맹은 엿새 후 여섯 개의 허공고도를 만들 거다. 천건에 들어가 천존싸움에 참가하려는 무인들은 반드시 여섯 개의 허공고도를 지나야 한다. 다른 길로 가면 죽는다."

이 일을 전혀 모르는 한 주재정상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

"그럼 엽소선과 창의 연맹은 허공고도의 끝에 강자들을 배치하고 천존싸움에 참가하는 무인들을 일일이 검사한다는 말이냐?"

염무쌍은 대답했다.

"그렇다. 허공고도의 끝을 지키고 있는 무인들은 엄청 강하다고 들었다. 심지어 엽소선은 여섯 개의 분신을 그곳에 보냈다. 진남 연맹이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아예 없앴다."

무인들 대부분은 충격을 받았다.

신식전장이 만들어진 뒤로 엽소선과 창 연맹은 세력과 무인들 대부분과 연합하여 줄곧 진남 연맹을 공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장 강한 수단을 사용한 것이 분명했다.

무인들은 염무쌍의 말을 듣고 엽소선과 창의 박력을 느꼈다.

"하지만 천존싸움은 한 달 동안 지속된다. 엽소선과 창이 많은 주재 강자들을 전부 이곳에 보내 지곤을 순찰하게 하고 고도를 지키게 한다면 진남 연맹이 하루라도 늦게 나타나면 그들이 천존이 될 수 있는 기회도 적어진다."

주경대성의 무인이 입을 열었다.

"너는 생각이 짧구나."

염무쌍은 그를 무시하고 말했다.

"주재 강자들은 천존으로 진급하지 못하지만 어떠냐? 진남을 잡고 진남 연맹을 일망타진한다면 가치가 있지 않느냐?

그들이 진남을 죽이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다. 진남이 천존싸움에 참가하지 못하고 천존으로 진급하지 못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이 천존으로 진급을 하면 진남 연맹은 창 연맹을 막을 수 있겠느냐? 진남 연맹이 멸망되면 구천선역에 엽소선과 창의 연맹과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이 있느냐?"

거물이란 무엇인가?

이런 게 바로 거물이었다.

"그렇다면 진남 연맹은 아무런 기회가 없느냐?"

"맞다. 진남 연맹이 이런 상황을 알게 된다고 해도 상대할 방법이 없다."

"대세는 이미 정해졌다. 두 명의 무상천존이 동시에 진남의 몸에 환생을 했지만 현재 살아있는 무상천존과 비교도 할 수 없다."

배에 있던 무인들은 대화를 나누었다.

일부 무인들은 이 소식을 자신들의 세력에 보냈다.

구천선역의 세력과 무인들 대부분은 엽소선과 창의 편에 섰고 일부 대세력들은 중립을 지키고 어느 편에 서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면 중립을 지키는 세력이 얼마나 될까?

진남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엽소선과 창이 동시에 빈틈없는 포위망을 펼쳐 자신을 조여오는 것 같았다.

"훌륭한 수단들이구나……."

진남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엽소선과 창의 잔인함이 잘 드러났다.

'상황은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천하의 대세는 엽소선과 창에게 기울었고 손을 댈 만한 데가 없었다.

"염무쌍, 너 왜 이렇게 많이 알고 있느냐? 설마 묘문도 엽소선과 창의 연맹에 가입한 거냐?"

이때, 육소명이 무뚝뚝하게 질문했다.

사람들은 살짝 놀랐다.

"당연하지."

염무쌍은 고개를 끄덕이고 인정했다.

"엽소선과 창의 연맹에 가입하는 것만이 정확한 선택이다. 진남이 다 뭐냐? 진남은 엽소선과 창 대인의 상대가 안 된다. 진남 연맹은 멸망할 거다."

생각에 잠겼던 진남은 염무쌍을 바라보았다.

염무쌍은 그의 시선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육소명을 비웃었다.

"육소명, 영감탱이를 잘 설득하여 엽소선과 창의 연맹에 가입하는 게 어떠냐?

너희들이 진짜 만고의 제일 대종족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희 종문의 영감탱이는 우리 종문의 둘째 삼촌 등을 따라 배워야 한다. 엽소선과 창의 연맹에 일찍 가입해야 콩고물이라도 얻을 수 있다. 너희들이 정신을 차릴 때는 이미 늦었다."

육소명의 두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너희들은 엽소선과 창의 연맹에 가입을 했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너희들은 엽소선과 창의 개 노릇을 하는 거다!"

염무쌍은 웃음을 터뜨렸다.

"선령족이 멸망할 때가 되면 너는 개가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날은 없을 거다. 내가 네 누이와 혼인을 하면 우리는 가족이기 때문이지."

육소명은 두 눈에 살기가 가득했다.

그가 계속 싸우려고 하자 육경음이 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그녀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염 도우, 화를 내지 마세요. 어르신들은 어르신들 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요. 우리가 설득한다고 해도 듣지 않을 거예요."

염무쌍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말했다.

"경음, 너는 똑똑한 사람이니 상황 파악을 했을 거다. 걱정 말거라. 내가 너를 아내로 맞이한 다음에 아버지더러 너희들 영감탱이를 잘 설득해달라고 부탁할게."

육경음은 웃기만 했다.

절천용선은 빠르게 왔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무인들은 한참 토론하더니 조용해졌다.

"아직 엿새가 있단 말이지……."

진남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들은 소식을 묘묘 공주 등에게 전달했다.

* * *

시간은 조금씩 흘러가 다섯 시진이 지났다.

그들이 탄 배는 지곤 가운데까지 왔고 해무궁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하늘에는 신목 형상이 떠 있고 위에는 '선' 자가 새겨져 엄청난 위엄을 뿜었다.

이것은 선령족이 다른 무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수단이었다.

아래쪽에는 방원 몇십만 장이 되는 옅은 파란색 호수가 있었다.

호수 위에는 수많은 부문들이 진법을 이루었다.

진법의 가운데에는 궁전이 보였다.

"신기하구나."

진남은 궁전을 힐끗 훑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도우들, 이제 해무궁에 들어가자."

옥묘도인은 말을 마치고 배를 진법 안으로 끌고 갔다.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도우들, 이제 나와 육 공주 그리고 육 도련님은 우리가 전에 만났던 대문이 있는 곳으로 가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다. 도우들은 우리와 함께 가서 옥을 바로 잡을 수 있는지 확인해도 되고 스스로 가도 된다."

쿠쿠쿵-!

몇천 번의 굉음이 울려 퍼지고 배는 보이지 않는 장막을 갈기갈기 찢으며 해무궁에 들어섰다.

눈앞에 탁 트인 광경이 나타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옅은 금색 바다에 이름 모를 해수들이 헤엄치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육 공주님, 육 도련님, 그리고 옥묘 선배님,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육 공주님, 저는 꽃을 따러 가겠습니다."

배에 있던 무인들은 큰 장면을 겪었던 자들이라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들은 육경음 일행에게 포권하고 빛으로 변해 먼 하늘로 사라졌다.

무인들은 모두 빠르게 행동을 했고 배에는 육경음 일행 세 명과 진남, 염무쌍 그리고 묘문의 주재정상 두 명이 남았다.

선령족의 다섯 주재정상들이 연합을 해도 옥을 억지로 가져오지 못했다.

때문에 무인들은 그곳에 가서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꽃을 찾아다니는 동안 그들은 해무궁을 살펴볼 수도 있었고 기연을 얻을 수도 있었다.

"임 동생, 아직 안 갔느냐? 남은 세 개의 옥을 가져올 자신감이 있나 봐?"

염무쌍은 진남이 아직 남아있자 눈썹을 추켜세우고 물었다.

육경음 일행도 의아해서 진남을 바라보았다.

"한 번 해보겠다. 혹시 성공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느냐?"

진남은 어깨를 으쓱했다.

"오, 좋다. 방금 떠난 무인들은 패기가 없었다. 너는 아주 마음에 든다."

염무쌍은 연장자처럼 진남을 칭찬했다.

그는 자신이 겨우 주경정상이라는 것을 잊은 것 같았다.

진남은 살짝 웃었다.

'내가 마음에 든다고? 아까는 내가 죽을 거라고 하지 않았나?'

"옥묘 선배님, 얼른 배를 모십시오. 저는 세 개의 옥을 가지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염무쌍은 재촉했다.

"그래."

옥묘도인은 배를 움직였다.

시간은 흘러갔다.

가는 동안 진남은 이해할 수 없는 기운을 풍기는 곳들을 발견했다.

그런 곳에는 기연이 있을 가능성이 컸지만 진남은 흥미가 생기지 않아 살펴보지도 않았다.

진남이 아직 자리를 뜨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묘묘 공주 등이 의논을 마치고 대응책을 보내주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충분하고 기회가 된다면 진남은 해무궁의 커다란 문 뒤쪽을 살펴볼 생각이었다.

상고시대의 시공지광과 주선신비 외에 진남은 아직 청궁의 다른 기연지에 가보지 못했다.

두 시진이 지나고 배는 해무궁의 깊은 곳에 도착했다.

앞쪽에 바다가 있었고 뿌연 안개가 바다 깊은 곳부터 하늘 끝까지 가로막았다.

안개 속에는 높이가 삼백 장, 넓이가 육천여 장이 되는 허름한 벽이 있었다.

벽은 옅은 청색의 광석으로 만들어졌고 아무런 무늬나 그림이 없이 간단했다.

벽은 오랜 세월의 세례를 받은 것처럼 세월의 흔적과 무거움이 느껴졌다.

진남은 신념으로 살펴보았다.

그의 마음속에 우렁찬 짐승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벽에 있는 금제는 대단하구나. 적어도 응천경지의 무상천존이 되어야 금제를 없앨 수 있다……."

진남은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높이가 만 장이 되는 기이한 나무가 있었다.

나무는 곧게 뻗었고 잎이 무성했으며 뿌리를 넓게 뻗어 바닷물에 깊이 박은 것 같았다.

나무 위에는 크기가 손바닥만 한 옥이 세 개 있었다.

마름모로 생긴 옥은 옅은 파란색을 띠고 있었으며 안쪽에 한 방울의 피 같은 붉은색이 있었다.

아무런 기운을 풍기지 않지만 비범하다고 느껴졌다.

"염무쌍, 해 보거라. 대체 어떤 수단을 준비했기에 그리 자신감이 있었는지 보자."

육소명은 차갑게 말했다.

"육소명, 나에게 그런 태도로 말하지 말거라. 나는 곧 네 매형이 될 사람이다."

염무쌍은 자신만만하게 손을 휘둘렀다.

"움직이거라!"

얌전히 따라다니던 묘문의 주재정상 두 명은 엄청난 기세를 드러내고 두 개의 빛으로 변해 옥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두 주재정상은 평범한 주재정상들보다 훨씬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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