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4화 모든 마도 무인을 죽이다
사찰마진은 사마천존이 청궁에서 얻은 것인데 위력이 엄청 컸다.
평범한 대진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사찰마진은 법기처럼 사마천존의 지시에 따라 마음대로 위치를 바꾸며 공격할 수 있었다.
사마천존은 대진의 신위를 드러내지도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진남은 속도가 너무 빨랐다.
그는 진남의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가 제대로 보았을 때 진남은 이미 좀 전에 호언장담하던 마도 주재의 앞으로 다가가 성마지광을 뿜으며 주먹을 날렸다.
"너……."
마도 주재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엄청난 힘이 그의 마기와 그가 있는 진안 그리고 그의 몸을 산산조각 냈다.
"저는 황보절이 아닙니다. 하지만 황보절은 저와 인연이 있습니다. 당신들 같은 배신자들은 제가 처단하겠습니다."
진남은 싸늘하게 말했다.
그는 감랑주재의 앞으로 날아가 주먹을 날렸다.
"사찰용해(四刹龍海)!"
사마천존은 화가 나 외쳤다.
마룡들이 솟아올라 진남에게 날아갔다.
진남은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마룡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나의 몸을 너희들이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으냐?'
진남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한 방에 한 명의 주재를 죽였다.
그는 칼을 뽑고 날아 올라 또 한 명의 주재를 죽였다.
진남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무천마군을 바라보았다.
무천마군은 순식간에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주인님! 아니, 진남, 내가……."
진남은 사정없이 주선후계자를 죽였다.
나머지 주재 강자들과 사마천존 등은 몸이 서늘해졌고 마음속에 한기가 생겼다.
"너……. 너 어떻게 힘이 이렇게 강할 수 있느냐?"
사마천존은 목소리가 떨렸다.
'나는 천존이다. 천존 중에서도 뛰어난 인물이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주재들을 연합했는데 진남의 위세를 막을 수 없다고?'
"진남, 아니, 주인님!"
사마천존은 억지로 진정하고 억지웃음을 지었다.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우리를 용서하고 기회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영원히 주인님께 충성하고 절대 배신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겠습니다."
사마천존은 배짱이 클 뿐만 아니라 융통성이 있었다.
그는 아직 드러내지 않은 수단이 있었지만 진남의 능력을 가늠할 수 없었고 죽음의 기운을 느꼈다.
그는 머리를 숙이기로 했다.
구천선역 전체가 진남이 창이나 엽소선보다 못하고 언젠가 창이나 엽소선에 의해 파멸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의 싸움을 통해 사마천존은 구천선역의 사람들이 모두 진남을 얕잡아봤다는 걸 느꼈다.
신식전장이 끝난 후 진남은 일 년 반을 '폐관'했고 여러 가지 도발을 받고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의 전장에서 상황을 뒤집기 위해 참은 게 분명했다.
진남에게 머리를 숙이고 신하가 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었다.
진남은 이제 황보절이 남긴 물건까지 얻었고 완전히 장악한다면 더 대단해질 것이었다.
다른 마도 주재들도 정신을 차렸고 안색이 창백해져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상황 파악이 안 될 정도로 미련하지 않았다.
"절대 배신하지 않겠다고? 그럼 왜 황보절을 배신했습니까? 당신들은 황보절과 같은 시대의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영원히 황보절에게 충성하겠다고 맹세를 했을 것입니다."
진남은 그들을 경멸했다.
"제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천존으로 진급하면 약속을 어길 방법은 아주 많습니다."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면 창과 엽소선은 진작에 연합하여 구천선역의 모든 천존들을 굴복시켰을 것이었다.
진남은 사마천존만 공격하고 나머지 마도 주재들을 굴복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진남은 배신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진남은 칼로 주재 강자를 내리쳤다.
도광은 희미하고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안 돼……."
칼에 맞은 주재는 크게 소리치며 마기를 움직였다.
진남의 공격은 성마가 어우러져 엄청난 힘을 발휘했고 너무 강했다.
주재는 조금도 버티지 못하고 마기와 함께 부서졌다.
사마천존은 안색이 시퍼레졌다.
그는 자신들이 패배를 인정하고 머리를 숙였는데 진남이 전혀 봐주지 않을 줄 몰랐다.
"도망가자!"
사마천존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그는 손에 법인을 만들어 사찰마진을 부수고 멀리 도망갔다.
나머지 마도 주재들은 깜짝 놀라 도망갔다.
"오늘이 너희들 제삿날이다!"
진남은 한 손에 결인하고 앞을 내리쳤다.
방원 몇만 리의 세상이 순식간에 굳었고 희미하던 데로부터 실체로 변했다.
진남은 아직 근원지체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대동천결을 수련하였기에 순식간에 세상을 가두어 그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깨져라!"
사마천존은 크게 소리쳤다.
그는 마기를 꺼내 절세일격을 날려 길이가 삼만여 리 되는 혼란스러운 길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미처 도망가기도 전에 진남은 절세의 술법을 드러내 눈부신 성마지광을 뿜었다.
"대연세계 눌러라!"
희미하고 우뚝 솟은 큰 산이 허공에 나타났다.
아래쪽의 불바다와 위쪽의 하늘은 떨며 뒤로 몇십 장 밀렸다.
대연세계산은 주천만계의 대연천종이 갖고 있던 무상지보였다.
진남은 아직은 산의를 조금밖에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대연세계산의 산의는 구천선역에서는 엄청 강했다.
사마천존 등은 안색이 크게 변했고 방대한 압력이 누르는 것 같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들은 주위의 하늘이 강하게 눌린 걸 발견했다.
만약 도망치려면 산을 부숴야 했다.
"진남, 너 너무하구나!"
사마천존은 흉악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도우들, 연합하자. 주재인 진남이 혼자서 우리를 모두 죽일 수 없을 것이다."
"죽입시다!"
절망했던 다른 마도 주재들은 흥분했다.
'죽기 살기로 싸우면 살 수 있을 것이다!'
진남은 흔들리지 않고 칼을 들고 싸웠다.
쿠쿠쿠쿵-!
산봉우리가 흔들리고 강기가 용솟음쳤다.
묵사는 엄청난 싸움이 시작되어서부터 끝날 때까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강한 기운이 그를 보호하지 않았다면 그는 진작에 싸움의 여파에 맞아 부서졌을 것이었다.
주선제삼인인 묵사는 눈빛이 흐리멍덩했다.
그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그는 진남이 신처럼 사마천존 등의 술법을 부수며 용맹하게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진남은 엄청난 살기 속에서 주재를 한 명씩 죽였고 피가 하늘에 흩날렸다.
마도 강자들은 점점 적어졌다.
가장 강한 사마천존도 피투성이가 되었고 몇 번이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진남, 내가 너에게 질 줄 몰랐다!"
사마천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나를 죽이려 했으니 너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는 옥반을 꺼내 움직였다.
놀라운 의지가 옥반에서 나왔다.
두 명의 천존 강자가 남긴 의지였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그는 옥반을 준비했다.
옥반은 진남이나 황보절의 의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모든 걸 태우고 두 천존의 의지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 공격을 하려 했다.
진남은 안색이 변하지 않고 손가락을 튕겨 무형의 힘을 풍겼다.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나를 죽이려고 했으니 너도……."
사마천존은 미친 듯이 소리치며 옥반을 꺼냈다.
천존인 그는 느낌이 예민했다.
그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눈살을 찌푸렸다.
슉-!
그가 어떻게 된 건지 깨닫기 전에 도광이 하늘에서 내려와 움직이지 못한 옥반을 내리쳤다.
옥반이 부서졌다.
시공지술이었다.
시간이 좀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진남은 시공성전을 방금 수련하여 이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충분했다.
"나더러 대가를 치르라고? 넌 자격이 없다."
진남은 긴 머리카락을 날리며 기고만장하게 걸어왔다.
상고시대에 다녀온 후 그는 완전히 변했다.
쿠쿠쿠쿵-!
싸움이 다시 시작되었다.
* * *
한 시진 후, 모든 마도 강자들과 사마천존은 죽었다.
엄청난 파동이 점차 평온해졌고 커다란 허공에 피비린내가 가득 찼다.
황보절의 법신이 들어 있던 투명한 석대는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
석대는 희미한 빛을 뿜었는데 주위의 기운은 알 수 없이 고요했다.
황보절의 법신의 진압이 사라지자 아래쪽의 불바다는 다시 꿈틀거렸고 위쪽의 하늘은 번개가 번쩍거렸다.
진남은 단천도를 거두더니 고개를 돌려 묵사를 보고 말했다.
"전에 저를 해코지했고 저희 사형을 공격했으니 당신을 죽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성공하지 못했고 이번에는 사마천존 등의 편에 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황보절의 모든 걸 얻었습니다. 그러니 당신을 살려주겠습니다.
다만, 당신의 경지를 모두 없애겠습니다. 앞으로 평범한 사람이 되어 조용히 남은 생을 보내십시오."
묵사는 불만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남은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고, 손가락을 튕겼다.
한 개의 도의가 묵사의 체내에 들어가 그의 경지를 잘랐다.
묵사의 경지는 무제 정도도 안 되었다.
도의는 사라지지 않았다.
나중에 묵사가 위험에 부딪히면 도의는 묵사를 구할 수 있었다.
"먼저 떠난 그 마도 주재는 어디로 갔습니까?"
진남은 물었다.
풀을 벨 때는 뿌리를 뽑아야 했다.
진남은 건방지게 굴었던 자를 가만둘 생각이 없었다.
묵사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꼭두각시처럼 진남이 묻는 말에 대답했다.
마도 주재의 위치를 알게 된 후 진남은 묘묘 공주 등에게 무사하다고 신념을 전했다.
그는 그녀들더러 마도 주재를 죽이라고 했다.
"가십시오."
진남은 손을 저어 묵사를 신비한 땅에서 내보냈다.
진남은 투명한 석대 위로 날아올랐다.
묵사와 함께 있을 때는 몰랐는데 혼자 남으니 그는 기분이 좋았다.
그는 상고시대에도 많은 천존을 죽였고 선제의 계획들도 흐트러뜨렸다.
하지만 그때의 기쁨은 지금과 비교가 안 되었다.
진남은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진짜로 느꼈다.
"상고시대에 가길 잘했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상고시대에 가지 않았다면 일 년 반 동안에 그의 경지는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을 것이었다.
황보절의 법신과 마도 강자들을 상대하려면 심혈을 기울여 많은 후수를 준비해야 했다.
아무리 애써 준비했다 해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고 지금처럼 무력으로 상대를 물리칠 수 없었을 것이었다.
스스로가 강해지니 어떠한 음모든 한 방에 해결할 수 있었다.
"후."
진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고 눈을 반짝거렸다.
"나는 황보절의 법신을 절반밖에 융합하지 못했다. 이제부터 여기서 완전히 연화하자."
그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자신을 들여다봤다.
강한 영혼지력이 어두운 금색의 골격을 감쌌다.
* * *
시간이 조금씩 흘러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조각상 같던 진남은 천천히 두 눈을 떴다.
그에게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와 시커먼 하늘에 커다란 구멍을 냈다.
싯누런 골격은 완전히 그의 육신에 융합되었다.
그의 몸은 반보영생불멸지체라 죽지 않는 특성이 있었고 세상의 만법은 흔들 수 없었다.
골격이 육합된 후 그의 몸은 또 한 번 강해졌다.
그의 방어력은 진정한 영항불멸지체와 비슷했다.
진남은 황보절이 얻은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의 신비한 부적을 처음 장악했고 부적들은 그의 사지에 들어갔다.
진남은 황보절이 구상한 대로 육신을 '만 번째' 부적으로 생각했다.
이것들을 전부 움직인다면 엄청난 힘이 생길 것이었다.
하지만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의 신비한 부적은 범상치 않고 매우 오묘했다.
진남은 한 달 동안 느꼈지만 조금밖에 깨닫지 못했다.
진남은 부적이 더 강한 능력이 있지만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을 느꼈다.
"황보절의 법신 덕분에 너무 큰 변화가 생겼다. 나의 체내의 평형이 깨질 것 같다. 이제 근원지체를 만들어야겠다."
진남은 눈을 반짝거리더니 다시 폐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