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3화 황보절은 이 세상에 없다
부문들이 빛을 반짝거렸다.
골격에서 어두운 금색 빛이 반짝거리더니 부문에서 나온 빛과 하나가 되었다.
"골격이 부적이 되었고, 만 개의 원만을 이루어졌어?"
진남은 오묘함을 깨달았다.
쿠쿠쿠쿵-!
진남의 식해에 천둥 같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커다랗고 위엄 있는 힘이 내려와 진남의 영혼을 하늘 가득한 어둠 속으로 끌어들였다.
진남은 고개를 들었다.
어둠의 끝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형상이 걸어왔다.
형상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마들의 외침이 들렸다.
형상은 눈을 뜨더니 진남을 보고 물었다.
"네가 바로 나의 환생이냐?"
형상은 바로 황보절이었다.
진남은 두려워하지 않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환생이라는 건 적절하지 않잖아? 정확히 말해 나는 네가 부활하기 위한 제물이잖아?"
황보절은 큰소리로 웃었다.
"진작에 알았구나! 하지만 무슨 소용 있느냐? 이제부터 너의 인생은 내가 대신 살아주겠다!"
그는 바로 손을 뻗어 하늘을 가리고 진남의 영혼을 잡으려 했다.
이때, 진남의 영혼에서 눈부신 성광이 뿜어져 나왔다.
불후마계에 눌렸던 반보영생불멸지체도 미친 듯이 움직였다.
마의가 강했지만 반보영생불멸지체는 절대 굴복하지 않았다.
"주제? 너의 수단은 나를 막을 수 없다!"
황보절은 패기가 하늘을 찔렀고 반보영생불멸지체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성광과 마의가 부딪혔고 진남은 기세가 흐트러졌다.
사마천존, 무천마군 등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격하자!"?
그 시각, 진남의 체내.
눈부신 성광은 커다란 손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하지만 진남은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젓고 물었다.
"황보절, 상황이 달라진 것을 발견하지 못했느냐?"
황보절은 마치 절대적인 신이 평범한 사람을 내려다보듯 말했다.
"상황이 달라졌다고? 네가 나의 법신에 들어올 때 미리 준비를 했을 줄 알았다. 나라고 준비를 하지 않았겠느냐? 발버둥 치지 말거라. 너는 기회가 없다."
진남은 긴말하지 않고 손을 뻗어 잡았다.
나머지 성광들은 전포(戰袍, 전사가 입는 옷)처럼 진남의 몸을 덮었고 진남은 신성해졌다.
"만약 네가 다시 태어나고 무상천존의 경지라면 나는 너의 상대가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너는 고작 한 개의 의지일 뿐인데 나를 차지하려는 거냐?"
진남의 영혼이 엄청난 기세를 폭발했다.
그의 '몸'은 빠르게 부풀어 올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황보절만큼 커졌고 심지어 훨씬 더 초월했다.
그가 뿜은 성광은 주위의 어둠을 밝게 비췄다.
진남은 공격을 시작했고 주먹을 날렸다.
주먹에서 엄청난 힘이 폭발해 순식간에 커다란 손을 부쉈다.
황보절의 추측이 틀렸다.
진남은 법신을 융합하러 오면서 아무런 수단도 준비하지 않았다.
상고시대에서 진남은 무상천존까지 돌파했고 가장 강한 지도의 경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록 지금의 진남은 고작 주재이지만 감오, 시야, 견식, 힘을 장악하는 능력 등은 무상천존일 때와 똑같았다.
진남의 영혼과 의지는 매우 강했다.
황보절이 엄청난 수단을 썼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 힘이 많이 약해졌다.
게다가 몸을 차지하려고 온 건 황보절의 영혼이 아닌 황보절의 의지였다.
이런 상황에 진남이 황보절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을까?
"이건……."
황보절은 무언가 발견하고 놀랐다.
"너 무상천존을 돌파했느냐? 어떻게 된 거지? 너의 경지는 주재정상이잖느냐?"
황보절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진남은 황보절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만약 일 년 반 전에 상고시대에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오늘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우리는 전에 만난 적 있다. 너는 나를 마조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황보절은 경악했다.
"……상고시대에 다녀왔다고? 그럼 네가 바로 골짜기에서 나를 가르치던 마조냐?"
진남이 대답하기도 전에 황보절은 정신이 들었다.
그는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하하하, 인과응보, 인과응보인가? 애타게 찾고 줄곧 스승이라고 모신 마조가 나의 환생이라니!"
진남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황보절, 너는 기회가 없다. 기묘한 인연을 봐서 몇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사 대 무상천존은 무슨 일로 싸웠느냐? 주제가 나로 환생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나를 노렸느냐? 십 대 주선이 짊어진 비밀은 또 무엇이냐?"
황보절은 웃음을 멈추고 진남을 보며 말했다.
"너의 물음에 대답해줄 수 없다. 나는 환생하기 위한 한 개의 의지가 변한 것이다. 기억이 조금 있지만 네가 물어본 것들은 나의 기억 속에 없다.
진정으로 환생하여 모든 기억을 되찾아야만 너의 의문점들을 풀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구나."
황보절은 손바닥에 혈도를 만들어내고 소리쳤다.
"그렇다면 나도 너와 싸우겠다!"
진남은 실망했고 표정이 엄숙해졌다.
"어디 한번 싸워보자!"
진남은 한발 성큼 나섰다.
그는 온 세상을 대표하여 오랫동안 위엄을 떨친 절대의 마존을 심판했다.
황보절은 칼을 휘두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그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굴복할 수 없다!"
* * *
같은 시각, 진남의 몸 밖.
무천마군, 감랑주재 등 주재들은 방울, 칠현금, 옥퉁소 등 마기들을 꺼냈다.
마기들은 엄청난 위세를 풍겼다.
무천마군 등은 진남의 주위로 날아가 두 손에 결인하고 주문을 외웠다.
그들의 몸에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그들의 마기에서도 마광이 반짝거렸다.
"사찰마진(四刹魔陣)!"
사마천존은 크게 소리치며 진남의 머리 위로 날아가 한꺼번에 열 개의 마기를 꺼냈다.
그는 열 개의 마기로 다른 마기들을 통솔하여 힘을 합쳤다.
그는 법인을 만들고 주문을 외우며 식지 경지 천존의 힘을 남김없이 드러냈다.
순식간에 대진이 만들어졌고 희미하고 커다란 마룡들이 법인에서 나와 포효했다.
묵사는 주먹에 너무 힘을 주어 힘줄이 도드라졌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그는 손을 쓸 수 없었다.
사마천존 등이 그를 통제했기 때문이었다.
사마천존 등은 그에게 충격을 주려고 이곳에 데려왔다.
그들은 묵사에게 빨리 현실을 인정하고 황보절과 다른 무상천존의 비밀을 말하라고 했다.
"사마 대인, 기회가 왔습니다!"
무천마군, 감랑주재 등 마도 강자들은 진남이 풍기는 기운이 점점 흐트러진 걸 보며 흥분하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사마천존은 진남을 내려다봤다.
그는 눈이 시뻘게졌고 두 손을 크게 떨었다.
그는 마도 무인으로부터 지금의 경지까지 되기 위해 많은 풍상고초를 겪었고 많은 기연을 얻었다.
그러나 어떤 기연도 지금과 비교가 안 되었다.
진남과 황보절의 의지가 모든 수단을 사용해 서로를 죽이려 했다.
둘 중 누가 이기든 한 명은 상처를 입을 것이었다.
진남이 황보절의 법신을 삼켰다 해도 짧은 시간 내에는 돌파할 수 없었다.
진남의 육신은 정상 주재밖에 안 되었다.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물을 막을 수 없었다.
사마천존은 진남이 황보절의 법신을 찾았을 때 손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손을 쓰지 않았다.
무엇 때문일까?
사마천존 등은 진남을 공격하고 몸을 빼앗으면 황보절의 법신을 얻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또 만약 법신을 공격하면 그들은 황보절과 싸워야 했고 진남이 그 틈에 도망칠 수 있었다.
그는 더 큰 걸 바랐다.
그는 주제의 모든 걸 가질 뿐만 아니라 황보절의 모든 것도 가지려 했다.
이것들을 가지면 그는 창이나 엽소선을 전부 짓밟을 수 있었다.
그는 진남과 황보절이 모두 상처를 입는 가장 좋은 시기를 선택했다.
"사찰지력 내 명령을 듣거라. 육신을 누르고 영혼을 파멸시켜라!"
사마천존은 하늘을 향해 소리치며 손을 썼다.
'나의 운명은 오늘 여기서 바뀔 것이다!
오늘부터 세상 사람들은 생선이고 나는 도마이다!'
이때 진남은 두 눈을 번쩍 떴고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내가 법신에 융합되었다고 축하해주는 겁니까?"
진남은 담담하게 말하고 천천히 일어났다.
사방에 폭풍이 휘몰아쳤고 그의 흐트러졌던 기운은 순식간에 평온해졌다.
"끝…… 끝났어?"
사마천존, 무천마군 등은 깜짝 놀랐고 믿을 수 없었다.
'진남과 황보절의 싸움이 이렇게 빨리 끝났다고?
진남이 어두운 금색의 골격을 융합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그들은 진남이든 황보절이든 아무리 대단한 수단을 준비했다 해도 상대방을 이기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오래 걸려야만 그들이 혼란을 틈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었다.
"주…… 주인님입니까 아니면……."
묵사는 몸을 떨며 진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제부터 황보절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에게서 대단한 기세가 폭발했고 등 뒤에 성마지광(聖魔之光)이 반짝거렸다.
그는 한 발 앞으로 나서 주먹을 날렸다.
상상할 수 없이 강한 힘이 사찰마진을 크게 흔들었다.
허공에 떠 진안 역할을 하던 다섯 개의 마기들은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진남은 반보영생불멸지체였고 황보절의 법신도 융합했다.
아직 황보절의 골격과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의 신비한 부문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지만 진남은 누구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황…… 황보절이 없다고?"
묵사는 안색이 하얗게 질렸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는 진작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주인님이 세상에 나타나 대세를 만회할 거라는 환상이 있었다.
이제 환상이 깨졌고 현실은 냉정했다.
'주인님, 절세의 큰판을 짜고 있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꼭 돌아올 거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주인님은 누군가를 속인 적 없습니다. 그런데 왜 저를 속였습니까?'
묵사는 목숨을 잃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러나 주선제삼인은 마음속 신앙을 잃었다.
사마천존은 정신을 차리고 표정이 사나워졌다.
"잘했다, 잘했어! 진남, 우리가 너를 만만하게 봤구나! 이렇게 짧은 시간에 황보절의 의지를 격파할 줄 몰랐다!
하지만 그런들 무슨 소용 있느냐? 네가 아무리 강해도 고작 정상 주재일 뿐이다!
우두커니 서 있지 말거라. 저자의 모든 걸 빼앗자!"
사마천존의 외침에 무천마군, 감랑주재 등 강자들은 정신을 차렸다.
그들의 눈에 살기가 가득했다.
'맞다! 아직 우리들의 공제를 벗어나지 못했다. 진남은 고작 주재일 뿐이다!'
쿠쿠쿠쿵-!
사마천존은 맨 먼저 사찰마진을 움직여 절세의 신위를 드러냈다.
진남의 주위는 마역으로 변했다.
시뻘건 하늘에서 마신의 형상들이 날아왔다.
그들은 강한 위세를 드러내 진남을 죽이려 했다.
"단천도!"
진남은 팔을 휘둘러 다시 익숙한 칼을 잡았다.
칼은 엄청 기뻐 떨며 큰 소리를 냈다.
"환상일 뿐이다, 한 번에 부수자."
진남은 하늘을 밟고 일어서며 칼로 내리쳤다.
새하얗고 눈부신 도광이 하늘 전체에 퍼졌다.
마신들은 도광이 펼쳐지자 앞이 보이지 않아 우두커니 서서 칼을 맞았다.
장면이 순식간에 부서졌다.
진남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단천도를 절세의 빛으로 변화시켜 대진에서 나온 많은 살기들을 꿰뚫고 마진의 깊은 곳을 공격했다.
쿠웅-!
사찰마진의 한 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진남은 곤경에서 벗어났고 아무런 진압과 구속을 받지 않았다.
"큰일 났다!"
사마천존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빠르게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