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2화 완성된 불후상마진결
진남은 묘묘 공주 등의 전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설몽요가 주천불사산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바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공법을 움직였다.
허름한 성과 공간 천제의 마의가 빠르게 일렁거렸다.
진남은 위엄을 풍기기 시작했다.
무천마군은 그 모습을 보자 전음했다.
"사마 대인, 그쪽은 준비가 다 되었습니까? 진남이 법신과 융합되면 주인님의 수단으로 분명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혹시 우리가……."
만여 년이 지났지만 그는 황보절을 떠올릴 때마다 여전히 두려움에 떨었다.
사마천존은 두 눈에 사나운 빛이 스쳤다.
"걱정하지 말거라. 우리는 반드시 이 일을 성사시킬 것이다. 황보절이 아무리 강해도 진남의 육신은 주재정상일 뿐이다. 그가 어찌 우리를 막을 수 있겠느냐?"
무천마군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래, 우리에게는 사마천존이 있잖아! 사마는 천존으로 진급하고 기연을 얻었기에 다른 천존들보다 더 강하다. 또, 우리에게는 수많은 주재 강자들이 있다. 황보절은 주재 강자밖에 되지 않는 진남의 몸으로 우리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일이 성사되어 불후상마진결을 얻으면 더 이상 누구의 하인이 아니다. 혼란한 시대는 곧 올 것이고 나는 그 틈을 타서 자유롭게…….'
무천마군은 눈빛이 이글거렸다.
가장 뒤에 있던 묵사는 그 모습을 보고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는 주인이 세상에 나타나기를 수도 없이 기대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하지 않았다.
'내가 뭘 할 수 있겠는가? 가슴 아파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시간은 흘러가고 진남이 뿜어내는 마도의 위엄은 점점 짙어졌다.
무마천존 등도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났고 사마천존은 어쩔 수 없이 위압을 드러내 막아야 했다.
무마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진남이 불후상마진결을 수련하는 속도는 엄청 빨랐다.
사마천존의 말대로 무마대는 진남에게 도움을 주어 수련하는 속도도 빨라졌고 다양한 생각들이 생겨났다.
진남은 느낌을 받고 눈을 떴다.
그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는 허공에서 은은하게 보이는 실이 내려와 그의 몸에 감긴 것을 보았다.
실에서 마의가 풍겼다.
진남의 심신은 실을 따라 날아가더니 순식간에 여러 선역을 지나 산과 바다들을 넘어갔다.
마지막에 진남은 어떤 곳에 있는 산에 웅장한 육신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육신은 생기가 없었지만 여전히 강한 위세를 풍겼다.
"그곳이었어?"
열 그루의 천존나무를 키웠고 상고시대에 진남이 천존에 등극한 신비한 곳이었다.
진남은 고비가 떠올랐다.
고비는 이곳의 신비한 수호자와 인연이 매우 깊었다.
진남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 대 무상천존이 천존전장을 완전히 부쉈다. 나머지 천존나무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신비한 땅은 영향을 받았을까? 영향을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고비는 천존으로 된 후 이곳으로 돌아와 수호자가 되었을까?'
"주인님, 법신을 느끼셨습니까?"
사마천존은 진남의 기운이 달라진 것을 느끼고 물었다.
진남은 눈을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따라오너라."
진남은 마도 강자들을 거느리고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 * *
약 한 시진 후, 제일소선역, 남극지, 무묘지지.
상고시대와 달리 무묘지지는 무생지지(無生之地)로 이름이 바뀌었다.
사 대 무상천존의 싸움이 여기까지 영향을 주어 천지규칙이 변했고 기연들이 모두 사라졌고 위험이 가득했다.
주재 이하의 무인들은 이곳으로 오면 죽을 수 있었다.
"주인님!"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노인이 어깨에 상고의 독충 몇 마리를 달고 나타나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건 아직은 주인님을 인정하기 때문이고 체면을 봐주기 위해서이다. 만약 꼼수를 부린다면 너를 주제의 환생으로만 생각하겠다."
사마천존과 무천마군 등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 못 들은 척 노인을 제지하지 않았다.
진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노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앞으로 날아갔다.
진남 등은 깊은 곳에 도착했다.
위엄 있는 힘이 하늘에서 내려왔고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시뻘겋고 조각난 대문이 희미하게 보였고 강한 위압을 풍겼다.
"이건……. 주인님의 기운이다!"
무천마군은 흥분했다.
"주인님이 본체를 이곳에 두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묵사는 대문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이곳은 확실히 안전합니다. 조금만 수단을 써 변화시키면 아무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진남은 물었다.
"이곳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까?"
무천마군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저는 왜 이곳을 모릅니까?"
"자네와 내가 같소?"
묵사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무천마군을 힐끗 보더니 진남을 보고 말했다.
"주인님, 이곳은 십 대 천존나무가 나타난 신비한 땅입니다. 통천도수는 이곳에 들어와 천존나무를 연화하고 무상천존으로 진급했습니다.
후에 사 대 무상천존 중 창이 이곳을 차지하려 했지만 주제가 막았습니다. 대전이 일어났고 이곳은 파멸되었습니다.
파멸되지 않았다면 천존전장이 아무리 부서질 지경이 되었다 해도 이곳의 신비함으로 여전히 천존나무를 키울 수 있었을 것이고 무인들이 천존으로 진급할 기회를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진짜 파멸되었을까?'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붉은색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진남은 신비한 땅에 도착했다.
"어……."
진남의 등 뒤에서 마도 주재들과 사마천존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진남은 고개를 들었다.
이곳은 그가 전에 왔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
하늘은 먹을 뿌린 듯 시커멓고 번개가 번쩍거렸다.
땅도 사라졌고 암홍색 불바다로 변했다.
바다 깊은 곳에는 빛으로 된 검, 칼, 창 그리고 커다란 시골까지 서로 부딪혔다.
지금도 여전히 싸우는 중인 것 같았다.
이상들 때문에 파멸할 것 같은 기운이 가득했다.
사마천존도 마음이 서늘해졌다.
그는 불바다나 하늘 깊은 곳에 쳐들어가면 엄청난 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자신이라도 죽지 않으면 중상을 입을 것 같았다.
갑자기 불바다가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파멸할 것 같은 기운이 점점 강해졌다.
무마천군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화르륵-!
불길이 구름 위로 치솟아 올랐다.
시커먼 하늘에서 몇백 개의 번개가 불바다를 내리쳤고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불바다가 사라지고 투명한 석대가 나타났다.
석대 위에 한 육신이 조용히 서 있었다.
육신이 나타나자 하늘이 봉인되고 불바다가 제압된 것처럼 조용해졌다.
세상 모든 것이 육신 앞에서 빛을 잃었다.
육신은 부서진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의 갑옷에는 암홍색 핏자국이 가득했다.
육신은 생기가 없었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위엄은 영원한 시공지력도 당할 수 없었다.
"주인님……."
사마천존, 무천마군, 묵사 등 마도 강자들은 번개에 맞은 것처럼 몸을 떨며 무릎을 꿇고 절을 하려 했다.
이때, 진남의 체내의 불후상마진결이 최고조에 도달했다.
그는 강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나의 육신이다! 내 육신을 찾아야 한다!'
예전의 진남이라면 이런 느낌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진남은 범상치 않았기에 아무 영향도 받지 않았다.
"황보절이 온갖 수단을 써 육신을 남기려 한 이유가 있었구나!"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상고시대에 그는 황보절과 싸워본 적 있었다.
주재 정상일 때 황보절의 육신은 평범하고 특이한 점이 없었다.
천존을 돌파한 후에도 그의 육신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황보절은 청궁에서 무상천존을 돌파한 후 매우 큰 기연을 만난 것 같았다.
그의 육신은 매우 강해졌고 영생불멸지체보다 조금 약했다.
"황보절은 공을 들여 자신의 법신을 남기려 했다. 법신에 매우 중요한 물건을 숨겼을 수 있다."
진남은 느낌을 따라 걸어가 투명한 석대 위에 올라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진남은 두 손에 법인을 만들어 혈자리를 흔들었다.
마의가 솟아올라 상마지계로 변해 계속 휘어지고 회전했다.
오랫동안 조용하던 법신은 되살아난 것처럼 체내에서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마혈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진남은 오랫동안 갇혀있다 세상에 나온 것처럼 기쁘기도 하고 드디어 자아를 찾은 것처럼 감개무량했다.
무형의 힘이 진남의 마음속에서 생겼다.
그는 자신의 전생과 현생을 제대로 본 것 같았다.
그는 진남도 아니고 주제도 아닌 황보절이었고 유일무이한 불후마존이었다.
얼마 안 돼 진남은 모든 감정을 떨치고 담담하게 황보절의 법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연화하거라!"
그는 짧게 한마디 했다.
마치 절대의 강자가 천재지보를 만났고 손에 넣으려는 것 같았다.
그 차이는 매우 컸다.
슉-!
법신의 아래에서 희미한 마화가 타올랐다.
법신의 사지는 점차 투명해졌고 여러 가지 빛을 반짝거렸다.
진남은 매우 방대한 힘이 체내에 들어와 사지에 융합되는 걸 느꼈다.
사마천존, 무천마군 등은 이미 정신을 차렸다.
"명심하거라, 내가 공격하라고 할 때 공격해야 한다!"
사마천존은 다른 사람이 듣기라도 할까 봐 목소리를 낮추어 전음했다.
"알겠습니다!"
무천마군 등은 대답했다.
그들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진남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는 감격, 불안, 두려움, 흥분 등이 섞여 있었다.
묵사는 조각상처럼 꼿꼿이 서 있었고 눈에 빛이 없었다.
그는 이런 결과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가 충성을 다하고 싶은 것은 황보절이지 다른 마두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는 졌고 황보절에게 도움을 줄 수 없으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조금씩 흘렀고 법신은 이미 전과 달라졌다.
어두운 금색 골격들 외에 다른 것들은 투명한 빛으로 변했다가 어두워졌다.
진남이 풍기는 기세도 점점 강해졌다.
그의 반보 영생불멸지체는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등 뒤에 성광이 반짝거렸다.
그의 머리 위의 마의는 바다처럼 넓었다.
흐릿하고 일그러진 상마지계는 몇십 배 커졌고 마신들이 그 속에서 포효했다.
마도 주재 강자들 대부분은 두려움에 떨었다.
잠시 후 모든 투명한 빛들이 진남의 체내에 들어갔다.
태산처럼 꿈쩍 않던 어두운 금색 골격들이 날아와 진남에게 달라붙었다.
묵사는 야윈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사마천존, 무천마군 등 마도 주재들은 안색이 서늘해졌다.
쿠웅-!
엄청난 기세가 진남의 체내에서 폭발해 하늘로 솟아오르고 불바다를 눌렀다.
진남의 머리 위에 있던 상마지계는 몇만 번이나 부서졌다 합치더니 드디어 흐릿하던 상태에서 실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일그러진 입구를 통해 동굴 안의 상황이 조금씩 보였다.
깨끗한 기운은 위로 올라가 하늘로 변하고 탁한 공기는 아래로 가라앉아 땅으로 변했다.
세상이 만들어졌다.
진남과 생김새가 똑같은 위엄 있는 형상이 세상 가운데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반보영생불멸지체에서 풍기던 성광은 순식간에 빛을 잃었다.
불후상마진결이 드디어 완성되었다.
상마지계가 불후지계로 변했고 영혼과 의지가 들어 있었다.
불후지계가 영원히 존재하면 진남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었다.
하지만 진남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어두운 금색 골격이 그의 체내에 완전히 융합되는 순간 그는 골격의 깊은 곳에 엄청난 진리를 담은 부문들이 새겨진 것을 발견했다.
부문은 모두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였다.
부문들은 움직이지 않고 서로 호응했는데 마치 대진 같았다.
진남은 순식간에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황보절이 청궁에서 얻은 지보겠구나. 이걸 연화하여 육신과 융합시키면 나의 육신은 엄청난 위능이 생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