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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411화 (1,411/1,498)

1411화 마조라면 나잖아?

진남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내 전생이 참 충성심이 높은 부하들을 두었구나!"

주심도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님, 다른 일도 있습니다.

묵사 등이 우리를 공격한 것이 정확히는 열여덟 번입니다. 하지만 첫 세 번은 묵사 등이 우리에게 미묘한 변화를 주어 미리 발견을 했고 그들이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묵사의 신념을 받은 적은 없고 무천마군이 계속 전음했습니다.

우리는 묵사와 무천마군이 의견을 통일하지 못했고 묵사가 실권에서 밀려났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인님의 일을 결정하는 자가 바뀌었는데 그 마도의 천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남은 묵사가 지난번에 그에게 전음할 때 이상했던 것을 떠올렸다.

잠깐 침묵하던 진남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전에 제 사형에게 손을 쓴 것도 그자가 한 짓일 겁니다."

진남은 이어서 말했다.

"저를 유인하려고 하니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합시다."

가엽은 다급하게 말했다.

"주인님, 신중하게 생각해주십시오. 그들은 주인님이 영생불멸지체가 되어 황보절의 법신을 제압하고 황보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주인님을 상대할 수단을 이미 준비……."

가엽은 이어서 말하지 못했다.

그는 말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진남은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선배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이미 일 년 반 전과 달라졌습니다."

가엽은 살짝 놀랐다.

그제야 그는 진남이 '무상천존'으로 진급하고 실력이 전생만큼 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진남은 영패를 들고 신념을 주입했다.

잠시 후, 마광이 번쩍거리더니 무천마군의 형상으로 변했다.

"주인님을 뵙습니다."

무천마군은 진남을 보자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

"위선을 떨지 마십시오."

진남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주인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속에서 당신은 제 주인님입니다."

무천마군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하루빨리 주인님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수단들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그의 미소는 더 짙어졌다.

비웃는 것 같기도 했다.

"주인님께서는 한결같이 냉정하고 무정하십니다. 탄복합니다. 그리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꿈쩍도 안 하시더니 오늘은 한 사람이 죽는데도 이렇게 나서시는군요."

그는 갑자기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소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주인님을 오해했습니다. 제가 깜빡했습니다. 주인님께서는 오늘 마침 출관을 하셨지요……."

주심도와 가엽,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진남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십시오. 어디서 만나겠습니까?"

"주인님께서는 한결같이 단호하십니다. 주인님께서 출관하셨으니 오늘 안으로 십구소선역의 동해 밑바닥에서 만납시다. 소신은 그곳에서 주인님을 기다리겠습니다."

무천마군은 인사를 하고 미소를 짓더니 사라졌다.

* * *

한 시진 후, 십구소선역의 동해.

한 형상이 허공에서 걸어왔다.

바람에 그의 청색 두루마기가 펄럭거렸다.

진남은 혼자서 동해로 왔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이 함께 오려고 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사람이 많을수록 무천마군 일행은 경계심이 강해질 것이었다.

무천마군은 진남이 데려온 사람들을 상대하려고 미리 함정을 만들었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변고가 생겼을 때 그녀들이 있으면 오히려 걱정이 되어서 진남은 집중할 수 없었다.

진남은 불후상마진결을 움직였다.

그는 시커멓게 변한 두 눈으로 바다를 훑어보았다.

잠시 후, 그는 바다 밑바닥에서 옅은 마의를 발견했다.

진남은 마의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의 바닷물은 그윽한 빛으로 변했고 산들이 모여 산줄기를 이루었으며 용처럼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

진남 주변의 바닷물에 파동이 생기고 스물세 개의 강한 기운이 연거푸 나타났다.

진남은 고개를 돌렸다.

가장 앞에는 한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붉은색 외투를 입고 있었고 활짝 웃고 있었지만 흉악해 보였다.

진남은 바로 노인의 경지를 알아보았다.

노인은 식지 경지의 천존이었고 무도를 연마하는 무인들 중 유일한 천존인 사마천존이었다.

사마천존의 곁에는 무천마군, 감랑주재, 암흑성 성주 그리고 무도를 수련하는 주재 강자들이 있었다.

무천마군, 감랑주재, 암흑성 성주 등 열 명은 주재정상이었고 기운이 방대했으며 남은 열한 명은 주재대성 경지였다.

진남은 마지막에 있는 사람을 보자 살짝 놀랐다.

마지막 사람은 묵사였다.

묵사는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는데 구부정하고 나이가 들어 보였다.

그는 유일한 주경정상이었다.

진남과 시선이 마주친 그는 몸을 흠칫 떨더니 두 눈에 빛이 스쳤다.

하지만 그의 두 눈은 이내 혼탁해졌고 아무런 빛도 없었다.

"주인님을 뵙습니다."

사마천군, 무천마군 등은 인사를 했다.

다른 사람들은 양손으로 읍을 한 것 외에도 허리를 살짝 굽혔지만 사마천존은 포권만 했다.

나이가 들어서 허리를 굽히기 힘든 것 같았다.

"인사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진남은 손을 젓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이렇게 강한 세력이 된 걸 보니 마도는 그동안 큰 발전을 이룬 모양이구나."

연맹이 준 정보에 따르면 마도는 이 년 전만 해도 주재 경지가 열 명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배로 늘어났다.

"주인님이 깨어나셨으니 마도의 불길은 다시 타오를 것입니다.'

무천마군은 웃으며 말했다.

"주인님 우리들 외에도 마도를 수련하는 무인들의 수가 몇십 배나 늘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주경, 구천지존, 패자……."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사마천존이 끼어들었다.

"무천, 자세한 상황은 지금 말하지 않아도 된다."

사마천존은 고개를 돌리고 진남을 바라보았다.

"주인님, 신식전장의 다음번 천존싸움이 열릴 때까지 삼사 개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천존싸움에 늦지 않으려면 무마대(巫魔台)로 가셔서 법신을 느끼는 게 좋겠습니다. 주인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진남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묵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법신을 느끼려면 집중을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잡생각이 있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먼저 설몽요를 주천불사산에 돌려보내십시오. 할 수 있겠습니까?"

묵사는 어안이 벙벙했다.

다른 마도 강자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누가 봐도 마도엔 세력 변화가 생겼다.

십 대 주선인 묵사는 진압을 당했고 책임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진남은 하필 묵사에게 질문했다.

즉, 진남은 사마천존과 무천마군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주인님, 사마천존 대인이 말씀했는데 왜 대답을 안 하는 겁니까?"

두 눈에 초록색 빛이 나고 얼굴이 새하얀 청년이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하는 일을 너에게 허락받아야 하느냐? 썩 꺼지거라!"

진남은 천둥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위엄이 사방을 흔들었다.

청년은 안색이 변하고 두 눈에 초록빛이 불꽃처럼 더 활활 타올랐다.

"진남, 건방지게 굴지 말거라! 계속 미루면서 오지 않은 이유가 영생불멸지체를 수련하고 우리 주인님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냐? 너는 아직 진정한 주인님이 아니다!"

다른 강자들도 차가운 눈빛으로 진남을 노려보았다.

진남은 진남이고 불후마존인 황보절이 아니었다.

분위기는 팽팽해지고 보이지 않는 불꽃이 튕겼다.

"무엄하다!"

사마천존이 호통을 쳤다.

그는 엄청난 위압감을 드러내 방원 몇만 리를 흔들었다.

진남을 제외한 사람들은 압력을 느끼고 숨을 쉬기 힘들었다.

사마천존은 청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주인님께서 어떤 결정을 하셨다면 그 뜻이 있을 거다. 네가 감히 그 뜻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썩 꺼지거라!"

청년은 표정이 굳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진남을 노려보고 앞으로 날아가 모습을 감추었다.

사마천존은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

"주인님의 말씀에 저도 깊게 공감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손을 쓰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인님께서는 먼저 무마대로 가서 기다리십시오. 그럼 우리도 설몽요를 주천불사산에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움직이는 게 어떻습니까? 묵사, 자네 생각은 어떤가?"

그는 묵사를 바라보았다.

묵사는 고개를 숙이고 진남의 시선을 피했다.

한참 침묵하던 그는 입을 열었다.

"주인님, 소신도 같은 생각입니다."

진남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하자꾸나."

사마천존과 무천마군은 서로 시선을 나누더니 신비한 법인들을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마도의 힘이 앞에 있는 산맥에 주입되었다.

마광들이 반짝이며 솟구쳤다.

산맥은 시커먼 통로로 변했다.

신비한 세계로 통하는 통로인 것 같았다.

진남은 사마천존 등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독립된 공간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마의가 가득했고 마도를 수련하는 무인에게 천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절세복지였다.

마도 공간에는 현무처럼 생긴 커다란 성이 떠 있었다.

성은 수많은 전쟁을 겪었는지 성문이 너덜거리고 성벽에 흔적이 가득했으며 크고 작은 거리와 궁전 등은 볼품이 없었다.

부패하고 침울한 기운이 가득한 곳이었다.

진남은 한번 살펴보더니 성 가운데 있는 방원 천 장이 되는 석대를 발견했다.

석대 위에 가득 새겨진 무늬는 얼핏 보면 사람이 미소 짓고 있는 그림 같았다.

자세히 보니 또 수많은 마두들이 쭉 늘어서 있는 것 같았다.

진남은 익숙한 기운을 느끼자 바로 불후상마진결을 움직였다.

웅-!

오래된 석대는 부름을 받은 것처럼 노란빛이 번지더니 엄청난 기운을 뿜었다.

사마천존, 무천마군 등은 몸을 떨었다.

그들은 무상의 위엄을 느꼈다.

사마천존은 두 눈에 뜨거운 기운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주인님, 무마대를 다시 보니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까?"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무천마군은 저도 몰래 추억에 빠져서 말했다.

"무마대는 주인님께서 천존이 된 후 마조 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수많은 천재지보로 만든 것입니다. 무상천존이 된 후 주인님은 청궁에서 마도의 성물을 가져다 무마대와 합치셨고 무마대는 신비하고 기괴한 위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전쟁에서도 무마대는 흠집 하나 나지 않았습니다."

사 대 무상천존의 대전은 모든 수단들을 동원했다.

엄청난 전화 속에서도 무마대는 흠집 하나 나지 않은 것을 보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진남은 살짝 놀랐다.

'마도 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거라고? 대상계에 마조가 어디 있어. 그 마조라는 게 바로 나잖아?'

진남은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황보절에게 이런 보물이 있을 줄은 몰랐다. 역시 무상천존들은 대단한 것들을 가지고 있구나……."

진남은 중얼거렸다.

사마천존은 진남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한 것을 발견했다.

그는 진남이 보물을 보자 마음이 흔들려 가져갈 생각을 하는 줄 알고 웃음을 터뜨렸다.

"주인님, 아직 이것을 욕심내지 마십시오. 법신과 융합이 되고 불후상마진결을 원만 경지로 수련하셔야 무마대를 성공적으로 부릴 수 있습니다."

그는 이어서 말했다.

"주인님, 일은 빨리 진행하는 편이 좋습니다. 지금 무마대에 올라 공법을 사용하십시오. 무마대를 움직일 수는 없겠지만 무마대의 도움으로 법신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무마대로 날아올랐다.

그는 바로 법신을 느끼지 않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나는 지금 머릿속이 엄청 복잡하다."

주재강자들은 냉소를 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마천존은 무천마군에게 눈치를 주었다.

무천마군은 바로 신념을 전하고 웃으며 말했다.

"주인님, 설몽요를 도와주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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