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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94화 (1,394/1,498)

1394화 대연전승 경쟁

"이곳은 어디냐?"

"입천제다. 전승전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진남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명도자가 준 지도에 의하면 장신도를 지나면 전승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럼 우리 올라가자."

진남은 말을 하고 입천제로 걸어갔다.

입천제에 첫걸음을 떼는 순간, 진남은 방대한 힘이 밀려와 그의 몸을 누르는 것을 느꼈다.

마치 커다란 산들이 연거푸 날아와 그를 짓누르는 것 같았다.

"얼른 '선' 자를 드러내거라. '선' 자가 없으면 우리 실력으로 올라갈 수 없다."

유응상은 말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선' 자를 드러냈다.

그를 짓누르던 힘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둘은 몸이 가벼워져 계속 계단을 올라갔다.

입천제는 아주 길었다.

둘은 반 시진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끝없는 청궁에 오르는 것 같았다.

게다가 진남의 '선' 자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선' 자는 처음에 색이 점점 진해지더니 기세도 흐릿해지면서 마치 선인으로 변하려는 것 같았다.

진남과 유응상은 두 시진을 걸어서야 안개 속에 적금색 대문이 나타났다.

대문에는 기이한 무늬가 있고 가운데에 대충 쓴 두 글자가 나타났다.

전승!

오랜 세월의 기운이 둘을 덮쳤다.

진남과 유영상은 살짝 놀랐다.

두 글자는 원고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존재하면서 시간이 흘러도 처음처럼 얌전히 있었다.

진남과 유응상은 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장엄한 기분이 들었다.

진남은 앞으로 다가가 대문을 밀었다.

엄청난 기운이 그를 덮쳤다.

고개를 든 진남은 깜짝 놀랐다.

전승전은 엄청 컸는데 마치 하나의 작은 공간 같았다.

사방의 끝에는 각각 산들이 있었고 눈부신 신광을 뿜었다.

금빛 대지에는 각양각색의 조각상들이 있었는데 남녀가 있고 노인과 아이가 있었다.

조각상들은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진남은 가까운 곳에 있는 조각상에 적힌 글을 보았다.

대연천종 삼백구십이대 종주 낙신부(洛神府).

대연천종 삼백구십삼대 태상 장로 능회공(?回空).

조각상들은 대연천종의 종주, 태상장로 등이었다.

가장 큰 열몇 개의 조각상들은 첫 번째 종주, 태상장로 그리고 십 대 선제들이었다.

"너 참 괜찮은 녀석이구나. 혼자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놀라움이 가득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신을 차린 진남은 앞에 당서문, 이화, 천극방의 영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 머리 위에는 대연성령이 떠 있었다.

대연성령에서는 빛이 흘러내리고 천극방의 영 등은 법인을 만들어 높이가 십장이 되는 검은색 비석을 때렸다.

그들 뒤에는 잘생긴 소년과 장불범이 서 있었다.

"너희들 여기까지 올 수 있다니?"

장불범은 놀란 눈치였다.

이내 그는 표정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허허. 녀석, 능력이 있구나. 이렇게 빨리 여인과 친해지다니 그것도……."

잘생긴 소년은 유응상을 보더니 두 눈에 이상한 빛이 스쳤다.

'시공성전이 모습을 드러낸 건가?'

"체."

유응상은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잘생긴 소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진남은 장불범을 무시하고 잘생긴 소년에게 물었다.

"전승전은 아직 봉인 상태이고 저들 셋이 연합하여 봉인을 없애는 중이다. 세 시진이 지났으니 거의 다 풀었을 거다."

잘생긴 소년은 대답했다.

"참, 너 대체 어떻게 온 거냐? 죽이려고 달려드는 사람들이 없었느냐?"

잘생긴 소년은 목소리를 낮게 깔고 물었다.

"죽이려고 달려드는 사람들이요? 형님도 당했습니까?"

진남은 놀라서 되물었다.

"그래!"

잘생긴 소년은 두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전승전에 거의 도착했을 때 신비한 존재가 나와 천극방을 공격했다. 구소 영감탱이 우리에게 선광을 남기지 않았더라면 중상을 입을 뻔했다."

진남은 마음이 무거워져서 말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소 선배님이 해결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을 도와주는 강자가 또 있는 겁니까?"

잘생긴 소년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전음으로 대화를 했지만 그는 누가 들을세라 목소리를 더 낮게 깔았다.

"맞다! 그것도 평범한 자가 도와주는 게 아니다. 대연천종은 멸망한 지 백만 년이 지났다. 게다가 현기에는 무상천존 이상의 존재들이 들어올 수 없다. 그러니 옛 대연천종의 사람이 남긴 수단이라고 봐야지……."

진남은 마음이 더욱 무거워져서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됩니까? 그들은 강자의 도움을 받으니 천 형이 그들과 싸우면 죽을 게 아닙니까?"

"그래, 죽기 살기로 싸우면 천극방이 죽겠지."

잘생긴 소년은 가볍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천극방과 상의했다. 이번에는 대연천종의 전승을 빼앗지 않겠다. 하지만 헛걸음을 할 수는 없다.

내 생각에 그 신비한 존재는 전승전에 간섭할 수 없다. 적어도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끼어들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천극방이 그들과 전승을 두고 싸울 때 우리는 틈을 타 그들과 흥정을 할 생각이다.

우선 그들에게 단단히 뜯어내자. 그리고 기회가 되면 당서문과 이화를 간섭해서 그들도 전승을 얻을 수 없게 하는 거지."

잘생긴 소년은 이를 갈았다.

그의 두 눈에 차가운 빛이 드러났다.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을 보면 그와 천극방의 영은 신비한 존재에게 호되게 당한 것 같았다.

진남은 마음이 좀 편해졌다.

대연성령이 스스로 천극방의 영을 주인으로 인식했다는 것은 천극방의 영과 대연천종의 전승이 인연이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천극방의 영은 지금 기회가 없고 전승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천극방의 영이 이화나 당서문보다 실력이 낮으면 억울하지 않았다.

하지만 천극방의 영은 이화나 당서문보다 실력이 못하지 않았다.

'선제의 후손이라고 천극방의 영보다 강하다는 보장이 있는가? 천극방의 영보다 재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때, 검은색 비석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검은색 비석의 겉면에 금이 가더니 조금씩 떨어졌다.

그 안에서 눈부신 보라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비석의 겉면이 다 떨어지자 작은 공간은 온통 보라색 빛으로 물들었다.

사방에 있던 산이나 조각상들이 생기를 부여받았고 엄청난 기운을 드러내어 진남 등의 마음에 충격을 주었다.

또, 보이지 않는 붓이 나타나 보라색 비석에 글을 썼다.

신비한 금색 옛 문자들이 비석 위에 나타났다.

금색 문자들이 떠다니면서 공간에 위엄이 더해졌다.

짙은 보라색 빛에 금빛이 더해졌다.

"대연조화천경(大衍造化天經)이다!"

잘생긴 소년은 두 눈이 이글거렸다.

"대연천종의 진짜 전승이다!"

대연천종의 전승은 공법이었다.

이 공법은 대연세계산에서 나온 것인데 선제 경지까지 수련해도 공법의 오묘함을 전부 장악할 수 없다고 했다.

대연천종이 건립된 후로 일반 제자들은 이 공법을 수련할 수 없고 진전제자들 중에서도 가장 우수하고 미래의 장교로 지목된 자만이 수련할 수 있었다.

대연천종의 십 대 선제들 중에서도 다섯 명만이 이 공법을 수련한 적이 있었다.

쿠쿠쿵-!

공간 전체가 흔들렸다.

사람들은 공간이 깨어나고 예전의 영광을 되찾았으며 위로 날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잠시 후, 사람들은 발아래가 투명해진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아래에 바다처럼 모인 흰 안개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슉-!

큰바람이 불어 안개들이 걷혔다.

사람들은 옛 신전이 허공에 떠서 눈부신 빛을 뿜는 것을 발견했다.

수많은 궁전들은 빼곡하게 있었는데 밤하늘의 별 같았다.

여러 궁전들 위쪽은 광활한 땅이었고 끝이 없이 뻗었다.

땅 위에는 산들이 우뚝 솟았고 고성들이 있었다.

또, 그들은 신전과 광활한 땅 위에 수많은 무인들이 폐관 수련을 하거나 싸우거나 조심스럽게 몸을 숨기고 움직이는 등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래에 있던 무인들은 이상함을 느끼고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무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이것은 대연천종이 일부러 만든 것이었다.

전승을 받는 사람이 나타나면 전승전의 진면모를 여러 대전들 위에 나타내고 무인들이 대연천종의 후계자의 출현을 목격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웅장한 장면을 목격한 진남은 전에 봤던 대장면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대연천종의 깊숙한 곳에 무상의 존재가 놀라서 깨어났다.

그는 모든 것을 굽어보며 세상을 흔들 정도로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전승이 다시 나타나면 영광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 종문에 가입한 무인들은 후계자가 나타나는 장면을 지켜보면 목숨을 구하는 기연을 얻을 수 있다."

무인들은 모두 그 목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어안이 벙벙하더니 이내 기뻐했다.

목숨을 한 번 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기회에 그들은 대연천종 종지에서 더 많은 기연과 전승을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후계자가 나타나다니 주목할 만하다!"

"대연천종은 참 대단하구나!"

"대연천종의 이런 행동은 후계자를 무상천존으로 진급시키려는 목적뿐만 아니라 대연천존의 남은 기운을 얻고 나중에 거물이 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누가 전승전에 올랐을까? 선제의 후계자 세 명일까? 아니면 신비한 무인일까?"

수많은 목소리들이 대지와 신전에서 연신 울려 퍼졌다.

사람들 대부분은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기연을 얻으려고 웅장한 전승전에 시선을 돌렸다.

* * *

그 시각, 전승전.

"우와, 나도 대연천종의 후계자가 되고 싶어!"

잘생긴 소년은 부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유응상은 정신을 차리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녀는 잘생긴 소년을 대놓고 비웃었다.

진남은 살짝 놀랐다.

하지만 그는 두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식해에서 '선' 자가 눈부신 빛을 뿜었고 진남은 비석에 다가가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생겼다.

그런 기분은 오래가지 않고 사라졌다.

'선' 자도 잠잠해졌다.

"대연성령을 세 개 가진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나는 대연천종의 전승을 얻을 희망도 없는 거야?"

진남은 반응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가 '선' 자를 얻은 것은 무예재능이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대연성령은 그가 아닌 천극방의 영을 선택했다.

즉, 천극방의 영과 대연천종의 전승이 더욱 인연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천 형은 결국…….'

당서문, 이화, 천극방의 영에게 변화가 생겼다.

그들 이마에 금빛의 '오' 자가 나타났고 보라색 비석과 똑같은 신비한 기운을 뿜었다.

대연전승은 오직 한 사람만 받을 수 있었다.

그들 셋은 대연성령을 가지고 온 자들이기에 서로 경쟁을 해야 하고 이겨야 후계자가 될 수 있었다.

"죽어라!"

이때, 엄청난 기운이 폭발했다.

장불범은 온몸에 신광을 뿜으며 천극방의 영을 금술로 공격했다.

그는 이 기회에 천극방의 영을 죽이려고 했다.

쿵-!

강기가 사방을 휩쓸었다.

잘생긴 소년은 어느새 천극방의 영의 뒤에 나타났다.

그는 고정을 드러내 장불범의 공격을 막았다.

"너를 경계하고 있었다."

잘생긴 소년은 차갑게 웃었다.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유응상에게 말했다.

"유 낭자, 저분은 내 형님이시다. 나쁜 놈들이 틈을 타 형님을 공격하지 못하게 네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진남도 천극방의 영의 뒤로 날아갔다.

"그래!"

유응상은 고개를 끄덕이고 망설이지 않고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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