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1화 미친 짓
"누구냐?"
단발머리 청년은 호통을 쳤다.
그가 들고 있던 사슬은 마디들이 끊어지더니 수백, 수천 개의 검은 빛으로 변했다.
검은빛은 진남의 도광을 부수고 현묘한 대진으로 변해 천지를 봉쇄하고 진남을 덮었다.
진남은 두 눈에 이상한 빛이 스쳤다.
'내 공격을 단숨에 부수고 방어에서 공격으로 바뀌다니 대단한 청년이다! 특히 공격 속도는 나보다도 더 빠르다.'
강한 적을 만나니 진남은 대동천결 등 문도법들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그는 열 개의 서로 다른 도술들을 조합하여 공격했다.
"죽어라!"
단발머리 청년은 두 눈에 신부(神符)가 번쩍거렸다.
끊어진 사슬마다 서로 다른 신부가 있었다.
신부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끊어진 사슬에서 각각 불꽃, 번개, 눈꽃 등이 나와 서로 얽히고설키며 살세(殺勢)를 이루었다.
끊어진 사실이 만들어 낸 대진은 눈속임이었다.
진정한 살초는 이제 시작이었다.
진남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근원의 힘으로 커다란 산 형상을 만들어냈다.
산은 진남의 위쪽에 떠서 사방의 공격들을 막았다.
"대연세계산의 산의(山意)?"
단발머리 청년은 깜짝 놀라 행동을 멈추었다.
곧 이상한 기분이 든 그는 높이 외쳤다.
"죽어라!"
끊어진 쇠사슬 위에 있는 신부들이 눈부신 빛을 뿜었다.
"시공지술(時空之術)! 시간을 뒤로 돌려라!"
단발머리 청년의 공격이 위협적이었기에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시공성전을 사용했다.
준비를 하고 있었던 진남은 먼저 움직였다.
끊어진 사슬의 신위가 채 방출이 되지 않았을 때 진남은 여러 문도법을 합쳐 빛들로 변화시켰다.
빛들은 끊어진 사슬들을 베고 단발머리 청년에게 곧장 날아갔다.
"너도 시공지술을 배웠느냐?"
단발머리 청년은 안색이 변했다.
그는 양손으로 이상한 법문을 만들었다.
그의 몸에 무늬들이 나타나고 신광을 뿜더니 신부로 변해 엄청난 힘을 방출했다.
"유 낭자, 내가 이자를 잡고 있겠다. 너는 다른 사람들을 처리하거라."
진남은 목소리를 깔고 전음했다.
"그래."
유응상은 임효지의 출현에 잠깐 의아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뒤로 뛰어가자 향기가 흩날렸다.
그녀가 들고 있던 칼은 용처럼 세 사람에게 날아갔다.
"고신재세(孤身在世), 아화신마(我化神魔)!"
단발머리 청년은 상황을 보자 순식간에 두 사람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는 결심을 내리고 금법을 사용했다.
다섯 개의 웅장한 형상이 그의 뒤에 떠올랐고 절세의 강자들처럼 무상의지를 내려 그에게 힘을 주었다.
단발머리 청년은 고개를 젖히고 고함을 질렀다.
그는 사슬을 사용하지 않고 진남에게 손발을 휘둘렀다.
단발머리 청년은 금법으로 순수한 힘을 장악하고 엄청 강해졌다.
그가 가진 모든 것들이 선병처럼 강해서 아무런 초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규칙을 부술 수 있었다.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든 문도법의 의지를 모아 대연세계산의 형상을 만들어 저항했다.
쿠쿠쿵-!
천지를 뒤흔드는 싸움이 허공에서 펼쳐졌다.
촉룡선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여전히 오만하고 독립적이었고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세 무인들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한 사람은 엄청난 검의가 날아오자 온갖 수단을 동원해 겨우 막았지만 타격을 입고 입가에 피가 흘렀다.
그들은 유응상과 실력 차이가 많이 났다.
이대로 계속하면 그들은 유응상에게 맞아 무너질 것이었다.
"제길!"
단발머리 청년은 표정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그는 거의 다 성공할 무렵에 이런 변고가 일어날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물러설 수밖에 없구나!"
단발머리 청년은 억울했지만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
상황을 역전할 수 없으면 더 싸울 필요도 없었다.
유응상이 세 무인들을 무너뜨리면 임효지와 연합하여 공격할 것이고 그는 중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단발머리 청년은 구슬리거나 위협하는 등 방법으로 임효지를 떠나보낼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진남, 유응상, 단발머리 청년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동시에 열다섯 개의 기운이 남쪽에서 그들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 오고 있어?"
진남과 유응상은 표정이 살짝 변했다.
단발머리 청년은 깜짝 놀라서 방금 든 생각을 지워버렸다.
"너였어?"
열다섯 개의 형상은 곧 촉룡선수 근처로 날아왔다.
그들은 나타난 사람들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진남은 곁눈질로 확인하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다른 사람이 왔으면 그나마 상황을 바꿀 여지라도 있지만 이건 운이 너무 나쁜 거 아니야?'
열다섯 형상은 진리공자, 연단청 등이었다.
"임효지, 드디어 찾았다!"
진리공자 등은 차갑게 웃었다.
살기가 하늘을 찔렀다.
그들은 임효지에게 두 번이나 당했기에 쌍방은 모순을 해결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들은 이제 철천지원수였다.
"도우들, 임효지는 유응상편이다. 유응상은 먼저 촉룡선수에 도착해서 촉룡선과를 뜯었다. 도우들이 나와 연합하여 유응상을 붙잡으면 유응상의 보물들을 도우들에게 육 할 나눠주고 나는 사 할만 가지겠다. 어떠냐?"
단발머리 청년은 눈을 반짝이더니 전음했다.
"좋다!"
진리공자 등은 바로 대답했다.
"임효지, 오늘 어디로 도망갈 수 있나 두고 보자!"
진리공자 등은 열다섯 개의 무지갯빛으로 변해 날아왔다.
유응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우연히 임효지에게 도움을 받아 기뻤다.
하지만 이제 보니 임효지는 불행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엄청난 살기가 주변을 물들였다.
진리공자 일행인 두 천재가 명령을 받고 선탑과 등불을 사용하여 엄청난 신위를 드러내고 허공을 봉쇄하여 진남이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진남은 안색이 변하고 경계심이 작동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진남의 실력으로 진리공자 등 열다섯의 연합공격에 정면으로 달려든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이었다.
강렬한 위기감에 진남은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그는 순식간에 수많은 방법들을 생각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결말은 바꿀 수 없었다.
'잠깐, 나에게 아직 선단들이 꽤나 있잖아?'
진남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유응상은 어쩔 수 없이 저장주머니에서 과일을 꺼냈다.
용들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이런 상황에서 촉룡지과는 지킬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촉룡지과를 높이 던져 양쪽 사람들이 서로 빼앗으려고 싸우면 그 틈에 도망을 가려고 했다.
"촉룡지과?"
아니나 다를까, 단발머리 청년과 진리공자 등은 저도 몰래 시선을 돌리고 숨을 멈추었다.
"나는 이 과일을 가지지 않겠다. 능력이 있는 자가 가져가거라……."
유응상은 말을 마치고 촉룡지과를 던지려고 했다.
이때, 진남이 예고도 없이 반지에서 여섯 개의 선단을 꺼내 삼켰다.
명도자는 진남더러 삼전선단(三轉仙丹) 이상의 선단을 복용하면 평생 무상천존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것에 대해 진남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진남은 여러 선단에 대해 잘 몰랐다.
그는 구전선단(九轉仙丹)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어떤 후유증을 가져올지도 몰랐다.
때문에, 그는 중간 단계인 육전선단(六轉仙丹)을 복용했다.
선단을 입에 넣자 따뜻한 기운이 진남의 사지와 뼈에 흘렀다.
진남은 동공이 축소되고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의 순수한 힘이 그의 몸에서 폭발했다.
쿠쿠쿵-!
진남은 기세가 연신 폭발했고 태고의 불처럼 활활 타올랐다.
또, 그의 몸에 혈부들이 떠오르고 혈부들마다 흐릿한 형상이 나타났다.
형상들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고경을 읊었다.
단발머리 청년, 진리공자 등은 안색이 확 바뀌어 고개를 돌리고 바라보았다.
"너 육전혈신화선단(六?血神化仙丹)을 먹은 거야?"
아는 것이 많은 단발머리 청년은 바로 눈치챘다.
그는 두 눈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저 녀석 미쳤어?'
육전혈신화선단은 무상천존이 더 높은 경지를 돌파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었다.
천존경지가 이 선단을 복용하면 단력(丹力)을 일부 흡수할 수 있고 힘이 더 강해지지만 흡수되지 못한 단력 대부분이 체내에 두꺼운 단구(丹垢, 찌꺼기)가 되었다.
선제라고 해도 이런 경우에는 평생 무상천존이 될 수 없었다.
"임효지……."
유응상은 어안이 벙벙했다.
'나를 위해 희생하는 거야?'
진남은 온몸이 터질 것 같고 수많은 힘이 사지에 가득 모여 세상의 모든 것들을 박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생각이 맞았어!"
진남은 기쁘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했다.
구전선단을 삼켰더라면 그의 몸은 버티지 못했을 것이었다.
진남은 고개를 들고 진리공자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를 죽이고 싶으냐?"
진남의 목소리는 쉬었지만 우렁찼다.
방금 잠에서 깬 신마(神魔)가 중생들을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진남은 상대방이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진리공자 등에게 달려들었다.
온몸의 문도법이 동시에 움직였다.
그는 주먹을 휘둘러 여러 신통법들을 날려보냈다.
진라공자 등은 안색이 바뀌어 술법으로 펼쳤다.
쿠쿠쿵-!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진리공자 등은 연거푸 뒤로 밀려났다.
진남은 혼자 힘으로 우세를 차지했다.
"대연성산!"
진남은 다시 공격을 했다.
몸 안에서 폭주하는 힘이 산의 형상으로 변해 허공에 떠 있었다.
산의 형상은 전보다 더 웅장하고 더 단단해 보였다.
마치 어떤 속박을 벗어나 본 모습으로 변신할 것 같았다.
이번에 진남은 진리공자 일행뿐만 아니라 단발머리 청년 등도 함께 공격했다.
"육전선단을 복용했다고 우리 모두를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단발머리 청년은 호통을 쳤다.
그가 들고 있던 사슬은 신룡으로 변해 포효했다.
단발머리 청년은 엄청 화가 났다.
유응상이 촉룡지과를 꺼내 위기를 해결하려고 하는 찰나에 임효지가 '미친 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진남은 유응상을 힐끗 보더니 외쳤다.
"뭐 하는 거냐? 내가 이들을 막을 테니 빨리 떠나거라. 이곳을 해결하고 내가 너를 찾아가겠다."
유응상은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
"안 가. 가려면 같이 가"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평정을 되찾았고 칼을 휘둘렀다.
그녀는 굳세고 두려움이 없었다.
진남은 할 말을 잃었다.
'저 여인은 미친 게 아닐까?'
하지만 깊이 생각할 새도 없고 그녀를 돌볼 겨를도 없었다.
진남은 여러 신통법들을 사용하여 스물여 명의 천재들을 상대로 싸웠다.
"도우들, 저자에게 겁먹지 말거라!"
단발머리 청년은 외쳤다.
"저자는 육전선단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이다. 단력이 다 방출되면 저자는 힘을 더 사용할 수 없다!"
진리공자는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임효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임효지, 그렇게 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더 이상 발버둥을 치지 말거라. 너는 오늘 죽음을 면할 수 없다!"
열아홉 명의 천재들은 물러서지 않고 공격을 했다.
그들은 임효지가 난폭한 기운을 드러낸 이후 점점 기운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단발머리 청년의 말이 옳았다.
조금만 더 버티면 임효지의 힘이 떨어질 것이고 그들은 이길 수 있었다.
"과연 그럴까?"
진남도 힘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과감하게 육전선단을 한 알 더 복용했다.
쿠쿠쿵-!
진남은 기운이 다시 늘어나고 주변의 허공마저 흔들렸다.
그의 등 뒤로 태고대요의 형상이 나타나 포효했다.
그 장면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육전만요태신단(六轉萬妖?神丹)!"
단발머리 청년은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