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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85화 (1,385/1,498)

1385화 쉽게 끝낼 수 없다

"확…… 확실하냐?"

구소선제는 말을 더듬었다.

"확실합니다!"

동양은 기세를 모으고 전의를 풍겼다.

"대연성령은 우리 대연천종의 성물입니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수 없습니다. 오늘 나는 이자를 격파하고 성물을 되찾을 겁니다!"

동양은 말투나 표정이 격앙되었다.

"동양 도우의 각오에 탄복했다. 이번 싸움은 동양 도우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이고 나는 참견할 수 없다. 나는 영롱선탑(玲瓏仙塔)을 동양 도우에게 빌려주겠다."

진리공자는 말하며 저장주머니에서 작은 탑을 꺼냈다.

탑은 칠 층이었다.

층마다 희미한 구천신녀(九天神女)가 새겨졌고 흐릿한 빛을 풍겼다.

신녀들은 살아난 것처럼 춤을 추고 범상치 않았다.

이 보물은 진리공자의 스승이 준 것이었고 그의 세 개의 비장의 수 중 한 개였다.

보물의 등급은 평범한 선기를 초월했다.

"진리공자가 도와주려고 보물을 내놓는데 나라고 가만있을 수 있겠느냐? 동양 도우, 이건 삼양신부(三陽神符)다. 세 번 움직일 수 있다. 매번 움직일 때마다 삼현신염(三玄神炎)을 불러와 주천의 신물을 파멸시킬 수 있다!"

연단청은 빠르게 말을 보탰다.

"동양 도우, 나는 보물도 없고 선부도 없다. 나에게는 스승님이 그린 그림이 있다. 그림에는 스승님의 의지가 들어있어 평범한 무상천존은 당할 수 없다."

"동양 도우, 칼을 빌려주겠다. 이 칼은 제황의 정혈과 많은 진귀한 보물로 삼십삼 년을 제련하여 만든 것이다."

동양의 뒤에 있던 천재들은 서로 다른 보물을 꺼냈다.

보물들은 빛을 반짝거리고 강한 기운을 풍겼다.

천재들은 모두 범상치 않았다.

여러 세력에서 온 관문제자들이라 잠재력이 충분했다.

"도우들 고맙다. 도우들 덕분에 이번 싸움에서 나는 이길 것이다!"

동양은 기뻐하며 보물들을 받았다.

진리공자 등은 냉소를 지었다.

그들은 잘생긴 소년이 전력이 평범하고 동양 도우의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그들은 동양 도우를 도와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동양에게 보물을 준 건 잘생긴 소년을 누르고 싸우기 전에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두려운 마음이 생기면 잘생긴 소년은 질 게 뻔했다.

구소선제는 눈빛이 이상하게 변했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천극방의 영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너희들 너무하잖아? 공평하게 싸운다고 했는데 이렇게 많은 보물들을 주다니! 어떻게 싸우라는 거냐?"

그는 겉으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몰래 잘생긴 소년에게 전음했다.

"싸울 때 조심하시오. 보물들을 망가뜨리지 말고 전부 빼앗으시오. 영롱선탑과 그림은 재미있소!"

진남도 몰래 전음했다.

"저는 아직 무기가 없습니다. 저 칼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파괴하지 말고 가져오십시오."

잘생긴 소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제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보물을 꺼냈는데 왜 검은 한 자루도 없지……?'

진리공자는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도우, 공평한 싸움이 맞다. 우리는 그저 보물을 동양 도우에게 빌려줬을 뿐이다. 선제 선배님, 규칙을 어겼습니까?"

구소선제는 한숨을 지었다.

'너희들은 스스로 보물을 선물했는데 규칙을 어겼을 리 있겠느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

진리공자 등은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천극방의 영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자신이 없고 잘생긴 소년의 경지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싸움은 틀림없이 그들이 이길 것이었다.

"무예 겨루기를 시작하겠다."

구소선제는 말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눈부신 빛이 제단 위에 떨어져 울타리를 만들었다.

"시간제한은 없다. 상대를 죽이면 안 되고 상대의 경지에 타격을 주어서도 안 된다. 적당히 하거라. 너희 둘은 위로 올라오거라."

동양은 자신감을 드러내며 빛으로 변해 제단 위로 날아가 잘생긴 소년을 곁눈질했다.

잘생긴 소년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동양 같은 경지의 무인을 상대로 손을 쓸 생각이 없었다.

이번 싸움에서 그는 조금도 얻는 것이 없고 천극방의 영과 진남에게만 도움되는 일이었다.

동양은 그가 두려워한다고 생각하고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꾸물거리지 말거라. 봐줄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다리만 부러뜨리겠다."

구소선제와 진남, 천극방의 영은 웃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잘생긴 소년은 안색이 시커메졌다.

그는 제단 위로 날아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왜 하필 나를 선택했느냐? 임 동생을 선택하면 안 되냐?"

동양은 바보를 보듯 잘생긴 소년을 바라보았다.

'왜 너를 선택했냐고? 그것도 모르냐? 네가 가장 약하기 때문이다!'

"긴말하지 말자. 나에게는 보물이 많다. 너에게 불공평한 것 같으니 네가 먼저 공격하거라!"

동양은 오만한 표정으로 뒷짐을 쥐고 말했다.

"나더러 먼저 공격하라고?"

잘생긴 소년은 입꼬리를 추켜세웠다.

'에잇, 사람을 너무 얕잡아보는구나!'

잘생긴 소년은 긴말하고 싶지 않아 동양의 옆으로 날아가 주먹을 날렸다.

동양은 깜짝 놀랐지만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그는 신통법을 드러내 현무(玄武)의 형상을 만들어 주먹을 막았다.

"제법인데?"

동양은 조금도 오만한 기색을 거두지 않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 네 상대가 나여서 참 아쉽구나."

그는 말을 마치자 영롱선탑과 다섯 개의 선기들을 동시에 움직여 엄청난 기운을 풍겼다.

여러 가지의 현묘한 의지가 제단을 덮었다.

그는 또 체내의 현법을 움직였다.

그의 기세가 폭등했고 강해졌다.

동양은 전력이 범상치 않았다.

진리공자, 연단청 등 천재 등급의 인물들보다 조금만 약했다.

"무릎을 꿇거라!"

동양은 크게 소리치며 여섯 개의 선기의 위능을 전부 움직여 한꺼번에 여섯 개의 엄청난 신위를 드러내 잘생긴 소년을 공격했다.

"이 초식이면 잘생긴 소년을 중상을 입히기 충분하겠다."

진리공자 등은 고개를 끄덕였다.

'승부가 결정되었다.'

"나더러 무릎을 꿇으라고? 체, 내가 위력을 발휘하지 않으니 바보인 줄 아는구나."

잘생긴 소년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의 체내에 엄청난 기세가 솟아올랐다.

신마의 형상들이 동시에 그의 등 뒤에 나타나 위압을 풍겼고 제단 전체가 크게 떨렸다.

"응?"

동양은 눈을 찌푸렸고 한기가 퍼졌다.

"어떻게 된 거지?"

진리공자, 연단청 등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잘생긴 소년은 빠르게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고 손을 뻗었다.

방대한 무형의 힘이 강림하여 여섯 개의 엄청난 신위를 박살 냈다.

"거두거라!"

잘생긴 소년이 손을 젓자 여섯 개의 선기는 웅 웅 소리를 내며 부름을 받은 것처럼 잘생긴 소년에게로 날아가며 작아졌다.

선기들은 마지막에 잘생긴 소년의 저장주머니에 들어갔다.

"너……?"

동양은 깜짝 놀랐고 자신이 본 걸 믿을 수 없었다.

'한 번의 손짓으로 여섯 개의 선기를 전부 빼앗아가다니? 무상천존 등급의 강자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지도 경지의 천존이다!"

진리공자, 연단청 등도 크게 놀랐다.

그들은 여러 세력의 천재 등급의 인물이기에 지도 경지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알았다.

주천만계 전체에도 지도 경지의 존재들은 매우 적었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잘생긴 소년의 실력이 엄청 강하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근데 하필이면 잘생긴 소년을 선택할 줄이야.

구소선제는 감탄했다.

"후, 대연천종은 진짜 몰락했구나. 장로 혈통의 후손이 이렇게 미련하다니……"

이때, 잘생긴 소년은 다시 손을 뻗어 동양을 내리쳤다.

동양은 무상성산이 강림해 척추를 누르는 것 같아 비명을 질렀다.

그는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졌……."

동양은 두려웠다.

그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패배를 인정하고 끝내고 싶었다.

그때 잘생긴 소년이 눈을 반짝거리며 손가락을 튕기자 무형의 힘이 동양의 입을 막았다.

동양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무리 애를 써도 소리를 낼 수 없었다.

동양은 신식으로 전음하려 했다.

이때 무형의 힘이 그의 식해 속에 강림해 창천지주(蒼天之柱)처럼 그의 식해를 가뒀다.

동양은 눈빛이 흔들렸다.

'이건 무슨 수단이지? 졌다는 말도 할 수 없다고?'

"내가 수단을 드러냈으니 이렇게 쉽게 끝낼 수 없다."

잘생긴 소년은 손목을 흔들며 동양에게 다가갔다.

그는 다시 천지성수를 드러내 순식간에 동양의 저장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진리공자, 연단청 등이 동양에게 준 보물을 모두 꺼냈다.

"천극방, 이건 자네 거요!"

"동생, 이건 네가 갖고 싶어 하던 칼이다!"

진리공자, 연단청 등은 몸을 떨었다.

그들은 보물들이 아까웠다.

그들이 동양에게 준 보물은 비장의 수였다.

그런데 잘생긴 소년이 모두 빼앗았다.

잘생긴 소년은 한꺼번에 저장주머니의 물건을 전부 꺼내고 동양을 걷어차 제단 밖으로 내보냈다.

"이번 싸움은 이 도우가 이겼다. 대연성령은 이들의 것이다."

구소선제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기회를 주었다. 너희들은 더는 여기 있을 필요 없다. 전부 물러가거라."

천극방의 영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도우들 잘 가거라."

동양, 진리공자, 연단청 등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동양, 내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진리공자, 연단청 등은 화가 나 속으로 울부짖었다.

동양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좀 전의 오만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진리공자 등은 빠르게 물러갔다.

대전은 다시 조용해졌다.

"너희들도 이만 가거라."

구소선제는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가 손을 젓자 많은 광부(光符)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대문을 이루었다.

"선제 선배님, 선배님은 규칙을 어겼습니다. 저희들은 하마터면 대연성령을 빼앗길 뻔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내려는 겁니까? 보상을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잘생긴 소년은 투덜거렸다.

구소선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많은 보물들을 빼앗고도 부족하냐?"

잘생긴 소년은 투덜거렸다.

"이따위 것들이 무슨 보물입니까, 검 한 자루도 없습니다."

진남은 앞으로 다가가 공수했다.

"선제 선배님, 이자가 헛소리를 했습니다.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 지금 바로 떠나겠습니다."

셋은 광문으로 걸어갔다.

이번에 그들은 많은 걸 얻었다.

"잠깐!"

구소선제가 그들의 앞을 막았다.

그는 길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네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선제로서 규칙을 어겼다. 너희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마땅하다."

진남 등은 눈을 반짝거렸다.

잘생긴 소년은 더 흥분했다.

"검을 주실 겁니까?"

"나에게는 검이 없다."

구소선제는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물건을 주겠다. 대연성령을 세 개 모아야만 진정한 대연천종의 전승을 얻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천극방의 영은 깜짝 놀랐다.

"선배님, 혹시……."

구소선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너희들에게 나머지 두 개의 대연성령이 어디 있는지 말해주겠다. 이거면 보상이 되겠느냐?"

이건 엄청난 보상이었다.

그들이 스스로 나머지 두 개의 대연성령을 찾는다면 시간이 얼마 걸릴지 몰랐다.

또 찾을 수 있을지도 문제가 되었다.

"잠깐만 기다리거라. 나는 지금은 의지일 뿐이라 계산해봐야 한다."

구소선제는 한 손에 기묘한 법인을 만들었고 성광들이 그의 손끝에서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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