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1화 너는 너무 힘이 없다
"어라?"
진남, 천극방의 영, 잘생긴 소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산골짜기에 있던 모든 천재지보들이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 같이 일제히 눈부신 빛을 뿜었다.
빛들은 한데 모여 강을 이루고 진남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이게 뭐야?"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안색이 바뀌었다.
그들은 빛으로 이루어진 강에서 뇌정벽락(雷霆劈落), 고탑강림(古塔降臨), 신마노후(神魔怒吼) 등 이상들을 보았다.
이상들은 엄청난 멸망의 기운을 품고 있어 보통이 아니었다.
"백겁선광?"
잘생긴 소년은 경악했다.
"이 세상에 진짜 이런 것이 존재하는구나. 빛 속에 백 가지 천지대겁을 품고 있어."
백겁선광은 순식간에 진남과 천극방의 영의 위쪽을 덮었다.
그들은 공법을 사용할 수 없고 신통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쿠쿠쿵-!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백겁선광이 대단한 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이 빛 속에서 보았던 대겁 이상들이 나타나 둘을 공격했다.
그들은 하늘을 화나게 한 것 같았다.
"근원의 힘!"
진남은 외치고 대동천결을 최대로 사용했다.
각종 살술들이 나타나 이상들과 부딪혔다.
이상들은 부서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회복되었다.
"아차!"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안색이 변했다.
백겁선광은 보통 강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힘으로 대항할 수 없었다.
"왜 가만히 있는 거요?"
천극방의 영은 옆에 서서 놀란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는 잘생긴 소년을 보자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다.
"뭐라고 했소? 천둥 소리가 너무 커서 잘 들리지 않소."
"……."
잘생긴 소년은 진남과 천극방의 영이 화가 잔뜩 나서 노려보자 한숨을 쉬고 이마를 만졌다.
"정말 시끄럽구먼. 자네들이 백겁선광도 해결 못 할 정도로 약하다니. 결국 내가 나서야겠구먼……."
말을 마친 그는 또 한 숨을 쉬더니 백겁선광을 향해 손가락을 두 번 튕겼다.
쿵-!
엄청난 의지들이 폭발해 사방을 흔들었다.
상고시대에서 온 것 같은 절세의 무지갯빛 두 개가 모든 것들을 박살 냈다.
진남은 살짝 놀랐다.
손가락을 두 번 튕겼을 뿐인데 진남이 최선을 다한 공격과 맞먹었다.
천극방의 영은 두 눈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쿵-!
두 개의 백겁선광이 부서지더니 다시 모였다.
백겁선광은 원래 진남과 천극방의 영만 공격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을 느끼고 더 많은 겁광(劫光)을 뿜으며 잘생긴 소년에게 날아갔다.
"두 개의 백겁선광이 천겁선광으로 변한 것 같구나."
잘생긴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너무 약하다."
말이 끝나자 그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솟구쳤다.
잘생긴 소년은 절세마선(?世魔仙)처럼 몸에 검은 기운을 감고 두 눈은 시뻘게졌다.
그의 기운이 온 천지를 진동했다.
"마수(魔修)?"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동시에 외쳤다.
쿵-!
잘생긴 소년은 앞으로 성큼 나섰다.
산골짜기 전체가 흔들렸다.
그는 양손을 내밀어 사방을 휘젓고 세 개의 웅장한 힘을 드러내 세 개의 백겁선광을 잡았다.
백겁선광은 겁의가 용솟음치더니 격렬하게 반항했다.
"진압하라!"
잘생긴 소년은 천둥 같은 소리로 호통쳤다.
수많은 무늬들이 웅장한 힘에 나타났고 세 개의 커다란 산처럼 변해 백겁선광을 꼼짝하지 못하게 진압했다.
잘생긴 소년은 기세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그는 온몸에 백 개의 금빛을 뿜고 기세도 신성해졌으며 구천의 적선 같았다.
"멸망하라!"
그가 뱉은 말은 술법이 되고 하늘의 의지를 대표한 것처럼 수많은 검의를 쏟아냈다.
검의들은 세 개의 백겁선광을 감싸고 산산조각을 냈다.
잠시 후, 선광이 사라지고 천재지보들도 터졌다.
산골짜기 전체가 잠잠해졌다.
잘생긴 소년은 원상태로 돌아왔다.
"이, 이게 자네 실력이요?"
천극방의 영은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잘생긴 소년은 고작 세 초식 만에 백겁선광을 멸망시켰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실력인가?
잘생긴 소년의 상태를 보니 최선을 다한 것도 같지 않았다.
"이게 지도천존의 실력이요?"
천극방의 영은 차분해졌지만 눈빛이 이글거렸다.
진남도 마음이 흔들렸다.
지도천존이 이렇게 대단할 줄이야.
"허, 누굴 얕잡아보는 거요? 고작 지도천존을 나와 비교하다니?"
잘생긴 소년은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천극방의 영은 입을 삐죽거렸다.
그들은 바로 미래의 청궁의 주인이 남긴 시공지광에 있었다.
청궁의 주인은 이 대연세계산에서 무상천존이 되었다.
그래서 천극방의 영은 잘생긴 소년이 지금 지도천존이라고 생각했다.
지도 경지는 천존들 중에서 최강이었다.
"자네를 정말 모르겠소.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에 위험에 처했을 때는 왜 나서지 않은 거요? 우리가 아등바등거리는 것을 지켜보니 속이 후련했소?"
천극방의 영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잘생긴 소년은 천극방의 영을 흘겨보며 말했다.
"어느 세력이든 싸울 때 가장 강한 사람이 먼저 나서는 것을 보았소? 약한 놈들이 먼저 앞장서고 강한 자는 마지막에 짠 하고 나타나는 거요."
"……."
천극방의 영은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소? 이곳은 복지가 아니라 절지였소."
천극방의 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하늘을 가득 덮은 시커먼 빛을 올려다 보았다.
저 빛을 억지로 뚫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요. 이곳은 절대 절지가 아니요."
잘생긴 소년은 눈을 반짝거리며 돌아섰다.
"여기를 보시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아무것도 없던 절벽에 옛 부문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음양이 결합된 그림으로 변했다.
"이게 뭐지?"
"이것은 상고의 봉인진법이요. 나는 백겁진겁을 부수면 이 진법이 나타나고 기연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추측했소. 구소선제가 이런 수법을 좋아할 줄 몰랐소."
잘생긴 소년은 감탄했다.
그의 두 눈에 별빛들이 나타나더니 동력으로 진법을 살피기 시작했다.
"부숴라!"
잘생긴 소년은 손가락으로 진법의 한쪽 끝을 짚었다.
쿵-!
진법은 순식간에 부서지고 매끈하던 절벽에 거미줄 같은 금들이 갔더니 굉음이 울려 퍼졌다.
절벽에 높이가 삼 장 되는 동굴 입구가 생겼다.
차가운 기운이 밖으로 흘러나와 세 사람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안에 엄청난 것들이 있소!"
천극방의 영은 눈이 반짝거렸다.
그들은 앞으로 다가갔다.
천극방의 영과 진남은 이번에는 얌전히 잘생긴 소년을 앞장세웠다.
동굴은 엄청 깊었다.
그들은 한참 걸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고 점점 추워졌다.
공법을 최대로 사용하여 추위를 쫓아야 할 지경이었다.
동굴 벽에도 얼음이 두껍게 껴서 차가운 빛이 돌았다.
그들은 드디어 끝에 도착했다.
그곳은 그리 크지 않았고 방원 삼십여 장이 정도였다.
가운데 사람 키 높이 만한 옅은 금색 수정이 있었다.
수정 안으로 새파란 액체가 흐르면서 어둠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게 뭐요?"
천극방의 영은 물었다.
"이 물건은……."
잘생긴 소년도 놀라고 의아했다.
그는 한참 살펴보더니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
"우와, 영생지수요! 주천만계에서 유명한 상고의 신물이요. 엄청난 효능을 가지고 있고 연기에도 사용하고 경지를 높일 수도 있으며 신통법을 수련할 수도 있소."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서로 마주 보았다.
잘생긴 소년이 저런 표정으로 감탄할 정도면 엄청 대단한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잠깐!"
잘생긴 소년은 무언가 발견하고 금색 수정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수정은 아마 상고의 금제일 거요. 강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소."
말을 마친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찬란한 빛들이 금색 수정에 부딪혔다.
금색 수정에서 현묘한 힘이 나와 찬란한 빛을 흡수했다.
수정은 산처럼 꿈쩍하지도 않고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으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방어력이 정말 강하구나!"
진남은 감탄했다.
잘생긴 소년이 온 힘을 다해서 손가락을 튕긴 것이 아니라고 해도 평범한 천존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힘이었다.
"강제로 열 수 있소?"
천극방의 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 셋이 최선을 다해 공격을 해도 강제로 열 수 없소."
잘생긴 소년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괜찮소. 내가 자네와 임효지에게 진법을 알려주겠소. 우리 셋의 힘을 겹치게 할 수 있는 진법이요. 그러면 될 수 있을 것 같소."
잘생긴 소년은 손가락을 두 번 튕겼다.
두 개의 부드러운 빛이 진남의 미간에 스며들었다.
잘생긴 소년이 전수한 진법은 삼재취선진(三才聚仙陣)이라는 상고진법이었다.
강한 힘을 가진 진법은 세 사람의 힘을 겹겹이 얹어 새로운 힘으로 만들었다.
진법의 진의(陣義)가 복잡하지 않았기에 진남은 반 시진 만에 장악했다.
"천(天)!"
잘생긴 소년은 지정된 위치로 날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양손으로 결인을 만들었다.
"지(地)!"
"인(人)!"
천극방의 영과 진남도 제자리로 찾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들이 법인을 만들자 현묘한 진문들이 허공에 나타나 서로 연결되더니 대진을 만들었다.
슈슈슉-!
찬란한 빛 세 개가 하늘 높이 솟구쳤다.
잘생긴 소년에게서 붉은빛이 오 장 높이로 솟구치고, 천극방의 영에게서 파란빛이 삼 장 높이로 솟구쳤으며 진남에게서 초록빛이 한 장 높이로 솟구쳤다.
잘생긴 소년과 천극방의 영은 동시에 진남을 쳐다보았다.
진남은 살짝 난처했다.
세 개의 빛은 그들이 드러낸 힘을 대표했고, 진남의 힘이 가장 적었다.
"휴, 어쩔 수 없지."
잘생긴 소년은 고개를 젓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법인을 갑자기 바꾸어 진력을 드러냈다.
무형의 힘이 그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잘생긴 소년은 순식간에 엄청난 위압을 드러냈고 동굴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는 천존을 돌파하고 무상천존이 될 것만 같았다.
"세월의 각인, 부숴라!"
잘생긴 소년은 호통을 쳤다.
신마지음(神魔之音)이 동굴에 울려 퍼지고 수많은 세월을 한데 섞은 힘이 금색 수정을 때렸다.
쿵-!
수정은 빛을 뿜어내고 격렬하게 흔들렸다.
수정 위에 다섯 개의 손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찍혔다.
"효과가 있소!"
잘생긴 소년은 연거푸 손을 휘둘러 손자국들을 마구 날렸다.
동굴 전체에 굉음이 울려 퍼지고 강기가 휘몰아쳤다.
반 시진 동안 공격이 지속되자 단단하고 두텁던 금색 수정이 한 층 벗겨졌다.
하지만 금색 수정은 세 개의 손바닥을 합친 만큼 두꺼웠다.
이 속도대로 진행하면 잘생긴 소년은 하루 종일 끊임없이 공격을 해야 했다.
"에잇, 안 해, 안 한다고!"
잘생긴 소년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지쳐 죽겠어!"
말을 마친 그는 진남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왜 저를 보십니까? 설마 저더러 하늘 자리로 가라는 겁니까?"
진남은 황당했다.
"동생……."
잘생긴 소년은 원망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삼재취선진은 세 사람의 힘이 비슷해야 최대의 작용을 발휘할 수 있다. 네가 더 강한 힘을 드러내기를 바라지 않지만 천극방하고는 비슷해야 할 거 아니냐?"
천극방의 영은 사정없이 진남을 꾸짖었다.
"그래. 효지, 너는 너무 힘이 없다."
진남은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저라고 방법이 있습니까? 천존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겁니다."
잘생긴 소년은 한숨을 쉬고 더 말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영생지수가 코앞에 있었다.
새파란 빛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다양하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