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4화 맹리아의 위기
"이 기운은……."
지하천존 등은 모두 몸이 떨렸다.
그들은 오래전에 천존이 되었고 천존 경지의 기운이나 힘에 대해 잘 알았다.
하지만 네 개의 조각상에서 풍기는 기운은 천존보다 훨씬 강했다.
"무상천존이 진짜 존재하는구나!"
"맞소, 천존 이상은 무상천존이요!"
용도천존, 염명천존 등 거물들은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천존 정상에 도달한 후 그들은 정력의 대부분을 돌파하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아무도 무상천존을 만나지 못했다.
천극방의 영도 무상천존을 직접 본 적 없었다.
"여러분 흥분하지 마시오. 무상천존을 보게 된 건 좋은 일이요. 계속 앞으로 가겠소?"
지하천존은 쉰 소리로 말했다.
지하천존의 말은 천둥처럼 천존들의 식해에 울려 퍼졌다.
그들은 다리가 천 근이나 되는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네 개의 무상천존의 조각상이었다!
조각상들이 공격한다면 그들은 열 초식을 버틸 수 있을까?
열 초식은 자신들을 높게 평가한 것이었다.
분위기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그 순간, 네 개의 무상천존의 조각상의 등 뒤에서 금빛들이 반짝거리더니 기운이 바람처럼 그들에게 날아왔다.
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주재 경지의 위압?'
"주재가 어떻게 이곳에 나타날 수 있지? 위압을 보니 기껏해야 주재 중급의 경지……."
한 천존은 자신이 느낀 것이 틀렸는지 의심되어 말했다.
주재 경지의 무인은 청궁의 하현경천의 깊은 곳까지 들어와도 대단했고 중현경천까지 올 수 없었다.
중현경천의 깊은 곳은 어림도 없었다.
주재 경지의 무인은 그들보다 훨씬 강했고 네 명의 무상천존의 뒤까지 날아왔다.
천존들은 이상함을 느꼈다.
"알 것 같소."
지하천존은 한참 생각하더니 흐릿한 눈에 빛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주재 경지의 무인은 주선신비 혹은 상고 유적과 큰 연관이 있을 것이오. 우리가 금빛을 쫓아온 걸 기억하시오?"
용도천존은 지하천존의 뜻을 알아차리고 놀라 말했다.
"금빛이 주재 경지의 무인을 이곳으로 데려왔다는 겁니까?"
지하천존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런 것 같소.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소."
염명천존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선배님, 그럼 물러가겠습니까? 선배님의 말씀대로라면 네 개의 조각상은 이곳에서 주재 경지의 후배를 지킬 겁니다. 강제로 지나간다면 네 개의 조각상의 공격을 받을 것입니다."
다른 천존들도 맞장구를 쳤다.
"아니요!"
지하천존은 손을 젓고 싸늘하게 말했다.
"아직은 물러갈 필요 없소. 주재의 위압이 풍기는 곳은 우리와 멀지 않고 네 개의 조각상의 뒤에 있소. 이십 장만 앞으로 가면 내막을 알 수 있을 것이오. 그때 다시 결정해도 늦지 않소."
한 천존은 말했다.
"선배님, 이십 장이 아니라 일 장만 다가가도 엄청 위험합니다. 네 개의 조각상을 건드리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하천존은 말했다.
"자네는 제대로 느끼지 못했소. 우리가 여기 왔을 때 네 개의 조각상은 조금만 흔들렸고 희미한 위압을 풍겼소. 계속 앞으로 가더라도 그들이 위험을 느끼는 거리를 건드리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을 것이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진작에 공격했을 것이오."
다른 천존들은 지하천존의 말에 동의했다.
다만, 너무 위험하고 모험을 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지하천존은 그들의 생각을 눈치챈 듯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앞에 있는 무인이 천존이거나 천존 초급단계라도 나는 가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앞에 있는 무인은 주재 중급 단계요. 네 개의 조각상이 주재 중급의 무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거나 깊은 잠이 들어 공격할 수 없다면 열한 명의 천존 정상이 주재 중급 단계의 무인 한 명을 상대하지 못하겠소?"
마지막에 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하지만 다른 천존들은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선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앞으로 가야 하지만 조심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누구든 섣불리 움직이면 안 됩니다!"
천존들은 순식간에 결단을 내렸다.
"나를 따라오시오. 발을 맞추어 움직이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면 물러갑시다!"
지하천존은 용족의 최고의 술법을 움직여 모든 경맥을 용맥으로 변화시켰고 혈액들은 용혈로 변화시켰다.
그는 전에 없이 강해졌다.
다른 천존들도 비법을 움직였다.
그들은 기운을 풍기지 않았지만 상고의 빛을 반짝거렸다.
열한 명은 마음이 통한 것처럼 걸음을 옮겼다.
첫발을 내디디고 네 개의 조각상이 아무 반응 없자 열한 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다른 반응이 일어나는지 한참을 기다렸다 걸음을 옮겼다.
본래 천존들에게 이십 장은 멀지 않았다.
평소라면 한 걸음이 몇만 장, 몇십만 장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큰 압력을 받아 이십 장을 걷는 것이 매우 힘들었고 이마에 식은땀이 돋았다.
반 시진 후 또 한 발을 내디딘 그들은 기뻤다.
그들은 이십 장을 걸었고 네 개의 조각상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지하천존, 용도천존 등은 빠르게 앞을 바라봤다.
그들의 앞에 희미한 금색 빛무리가 나타났다.
방원 십 장 크기의 금색 제단이었다.
제단의 가운데에 예쁜 여인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저 여인은……."
천존들은 눈을 찌푸렸다.
금색 제단은 매우 기이했다.
제단은 선석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신비한 금색 부호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었다.
금색 부호들은 천화에 타는 것처럼 조금씩 녹아 금빛으로 변해 예쁜 여인의 눈에 들어갔다.
그 시간 동안 조용했다.
천존들은 동시에 희미한 파동을 느꼈다.
부호들이 녹을 때마다 새로운 진리와 천존을 초월한 기운이 풍겼다.
"이 부호들은……."
천존들은 심장박동이 빨라졌고 입이 말랐다.
그들은 만약 부호들이 자신들의 체내에 주입된다면 어떤 힘을 느끼게 될지 상상이 되었다.
그들은 금색 부호들이 무엇인지 몰랐고 금색 부호들은 그들을 무상천존으로 돌파하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미리 무상천존의 오묘함을 느꼈고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여러분, 침착하시오! 계속 앞으로 갑시다!"
지하천존은 헛숨을 들이쉬어 마음을 진정하고 신념을 전했다.
다른 천존들은 긴장을 누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천존들은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하여 앞으로 움직였다.
한 발, 두 발, 세 발…….
다섯 걸음을 내디뎠을 때 네 개의 조각상들이 흔들렸고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조각상들은 깊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엄청난 위압을 풍겼다.
"아차! 물러갑시다!"
지하천존 등은 안색이 크게 변했고 빠르게 뒤로 물러갔다.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십 장 되는 곳까지 물러났다.
네 개의 조각상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조용해졌다.
"네 개의 조각상은 저 여인을 지키는 것이구나!"
한 천존은 실망해서 말했다.
"후!"
다른 천존들도 일제히 한숨을 내쉬었다.
지하천존은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상고의 유적에 도착해서 여기까지 오느라 매우 힘들었다.
절세의 기연이 만 장밖에 안 되는 곳에 있는데 가질 수 없는 것이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무슨 소용 있을까?
네 개의 조각상이 드러낸 위압은 너무 강했다.
천존과 무상천존은 두 글자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대상계와 차하계처럼 차이가 컸다.
주재는 전력이 강하면 천존 거물을 공격할 수 있지만 천존은 절대로 무상천존과 싸울 수 없었다.
"떠날 수밖에 없구나……."
지하천존은 한탄했다.
그는 네 명의 무상천존을 건드릴 용기가 없었다.
그는 앞에 있는 여인의 생김새 등을 기억했다.
상고의 유적을 떠난 후 능력을 발휘해 여인의 내막을 제대로 알아보려 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자기 위안일 뿐이라는 걸 잘 알았다.
여인은 주선신비와 신비한 연관이 있고 대단한 금색 부호로 이루어진 제단의 보호를 받았다.
여인의 내막을 알았다 해도 그는 공격할 배짱이 없었다.
이때, 가부좌를 틀고 앉았던 맹리아가 파동의 충격을 받고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무인들의 기운을 느끼고 기뻐하며 눈을 뜨려 했지만 뜰 수 없었다.
그녀는 기뻐하며 물었다.
"세언이 왔어? 임 오라버니가 온 건가요?"
열한 명의 천존들은 어리둥절했다.
지하천존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아니다, 우리는 세언 도우와 임 도우의 부탁을 받고 너를 찾으러 왔다. 그런데 조각상들이 우리를 공격했다!"
맹리아는 말했다.
"도우, 괜찮다. 조각상은 무인들을 공격하지 않는다. 이들은……."
그녀는 이상한 점을 느끼고 정신을 차렸다.
"무인들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지하천존 등은 기뻤다.
지하천존은 떠봤을 뿐인데 이런 정보를 얻게 될 줄 몰랐다.
'좀 전에 조각상들이 기세를 풍긴 건 우리를 위협하려는 것이었나? 하마터면 속을 뻔했구나!'
"너희들은 누구냐?"
그녀는 신비한 금동을 가졌다.
진남의 도움으로 위험한 상황을 벗어난 뒤로 그녀는 매우 강해졌다.
무도의 세상이 잔혹하다는 걸 알았지만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그녀는 지하천존에게 꼬리를 잡혔다.
"하하하, 꼬맹아, 두려워하지 말거라! 너의 비밀을 말해주면 우리는 금색 부호로 만들어진 제단만 가지고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지하천존은 기뻐하며 큰 소리로 웃었다.
그들은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너, 너희들 허튼짓하지 말거라. 세언과 임 오라버니가 곧 올 거다!"
맹리아는 당황하여 어떻게 된 건지 보려고 눈을 뜨려 했지만 뜰 수 없었다.
그녀는 비법을 통해 천극방의 영에게 신념을 전하려 했지만 현묘한 기운이 그녀의 식해를 감쌌고 힘을 쓸 수 없었다.
움직이는 건 더 불가능했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그녀는 완전히 갇혔다.
지하천존과 천존들이 다섯 걸음을 옮겼을 때 네 개의 조각상들이 기세를 폭발했다.
천존들은 마주 보더니 결심하고 여섯 번째 걸음을 내디뎠다.
네 개의 조각상들은 공격하지 않았다.
"세언? 임 오라버니? 꼬맹아, 허황된 꿈을 꾸지 말거라. 평범한 사람들이 어찌 주선신비 안으로 올 수 있단 말이냐? 그들이 왔다 해도 열한 명의 천존 정상들과 싸우면 죽을 게 뻔하다!"
지하천존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맹리아가 말하는 세언과 임 오라버니도 주재 아니면 천존 정상일 거라고 생각했다.
'계창이나 주제라면 몰라도 두 명의 천존 정상이 어찌 그들의 상대가 될까?'
"열한 명의 천존 정상?"
맹리아는 어깨를 떨었다.
그녀는 마음이 무거웠다.
'세언과 임 오라버니가 왔다 해도…….'
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그 순간은 맹리아에게 고통이었다.
그녀는 청각이 갇히지 않아 열한 명의 천존 정상의 거물들이 자신에게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와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조각상들이 공격하지 않았지만, 지하천존 등은 방심하지 않고 조심했다.
반 시진이 지났지만, 그들은 겨우 금색 제단의 앞쪽 십 장 되는 곳에 도착했다.
가까워질수록 그들은 부호와 그녀를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
"여러분, 손을 씁시다! 부호들을 끊고 연합하여 이 여인을 심문합시다!"
지하천존은 야윈 두 손에 법결을 만들고 앞쪽으로 튕겼다.
다른 천존 거물들도 손을 썼다.
현묘한 빛들이 뿜어져 나와 오래된 무늬로 변하더니 그들의 머리 위에 엄청난 진문을 만들었다.
진문은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여 맹리아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천천히 제단을 덮었다.
그들에게 있어 맹리아는 금색 부호들보다 더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