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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53화 (1,353/1,498)

1353화 아무것도 가질 수 없습니까?

"주선신비가 오기 전에 바다는 알 수 없는 신마지혈들이 한데 모여 이루어진 신마혈해였다. 바다는 절세의 흉지이고 대단한 것들이 많았다. 천존 정상이라도 들어가면 죽음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주선신비가 나타나 절세의 흉지를 눌렀고 절세의 보물지로 변화시켰다. 앞으로 바다에는 대단한 전승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천극방의 영은 담담하게 말했다.

"가자."

셋은 주선신비로 날아갔다.

천극방의 영은 강한 기세를 드러내 대요들과 생령들을 놀라게 한 후 비석 앞으로 왔다.

그는 기이한 힘에 끌려 비석 안으로 들어갔다.

천지가 빙빙 도는 것 같더니 잠시 후 진남은 낯선 세상에 도착했다.

이곳의 땅은 여러 가지 색깔의 빛들이 반짝거렸고 오색찬란했다.

위쪽의 하늘은 새파랗고 구름 한 점 없었고 동쪽에는 해가 떠 있고 서쪽에는 달이 걸려 있었다.

"이곳의 기운은 청궁의 기운과 완전히 다르구나……."

진남은 중얼거렸다.

"리아는 저기에 있다. 이곳에서 멀지 않다."

천극방의 영은 한참 느끼더니 남쪽을 가리키며 날아가려 했다.

그런데 천극방의 영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힐끗 봤다.

그가 어깨에 메고 있던 검에서 웅웅 소리가 났고 검의를 풍겼다.

"설마……."

"천 형, 왜 그러십니까?"

계현은 물었다.

주위가 조용했고 다른 사람이 없어 위험할 것이 없었다.

진남도 주위를 둘러봤다.

무언가 느껴졌으나 딱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효지, 먼저 리아를 찾으러 가거라. 나는 만날 사람이 있어 잠시 후에 가겠다."

천극방의 영은 침묵하더니 검의를 거두고 말했다.

"만날 사람이 있다고요? 설마……."

계현은 짐작하고 경악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은 말했다.

"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후 진남은 계현과 함께 남쪽으로 날아갔다.

* * *

그들이 멀리 간 걸 확인한 후 천극방의 영은 서쪽에 떠 있는 둥근 달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주선신비가 손님을 맞이하는 방식이 이 정도요? 마중도 나오지 않는 거요?"

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우, 화내지 마시오.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갈 수 없소. 도우 넓은 아량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올라오시오."

천극방의 영의 눈이 반짝거렸다.

'올 수 없다고?'

천극방의 기영인 그는 절세지보의 기영이 힘이 얼마나 강하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 잘 알았다.

주선신비의 기영은 주선신비의 어느 곳이든 나타날 수 있고 주선신비에서 나올 수도 있었다.

'주선신비의 기영은 왜 올 수 없다는 거지? 설마 주선신비도 주천불사산과 같은 상황에 처했나?'

주천불사산에 비하면 주선신비는 더 큰 문제에 부딪혔다.

주천불사산의 산령인 주심도는 주천불사산의 어디든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럼 내 발로 가겠소."

천극방의 영은 길게 생각하지 않고 빛으로 변해 깨끗한 달 속으로 들어갔다.

* * *

같은 시각, 주선신비의 작은 세상 속의 오래된 유적.

쿠쿠쿠쿵-!

귀청을 찢는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열한 개의 위엄 있는 형상이 대단한 술법을 드러내 백여 개의 신마의 조각상과 싸우며 크게 부딪혔다.

시간이 꽤 지난 후, 신마의 조각상 한 개가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다른 조각상들은 힘이 빠진 것처럼 연달아 부서져 연기로 변했다.

"후, 드디어 전부 죽였소. 계속 싸우면 저들이 우리를 죽였을 것이오."

흰옷을 입은 중년 사내가 헐떡거리며 말했다.

"염명, 경지가 약하군. 고작 하루를 싸웠는데 이렇게 힘들어하오?"

흰옷을 입은 중년 사내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자가 말했다.

그는 용의 위엄을 풍겼고 어깨에 사나운 용 머리가 떠 있었다.

용도천존이었다.

주선신비가 나타난 후 그는 염명천존을 비롯한 다른 아홉 명의 천존 정상의 거물들과 연맹을 맺고 주선신비의 오묘함을 찾았다.

"쉬지 말고 그곳으로 갑시다."

숱이 적고 주름투성이인 노인이 지팡이를 치며 말했다.

용도천존과 염명천존 등은 일제히 앞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조금 흥분되었다.

앞쪽 하늘은 금빛으로 변했고 신마들의 형상이 희미하게 보였다.

마치 절세지보가 나타날 것 같았다.

사흘 전에 그들이 다른 상고의 폐허에서 찾고 있을 때 금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들은 빛을 쫓아 상고의 유적인 이곳까지 온 것이었다.

사흘 동안의 싸움을 통해 그들은 유적의 깊은 곳까지 왔다.

계속 앞으로 가면 그들은 금빛이 떨어진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맨 앞에 서고 용도천존과 염명천존 등은 뒤를 따랐다.

그들은 저장주머니에서 선단을 꺼내 앞으로 움직이면서 회복했다.

상고 유적은 매우 넓었다.

금빛이 떨어진 곳은 멀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론 거리가 꽤 멀었다.

상고 유적은 도처에 신비한 신마의지들이 모여 여러 가지의 엄청난 살기를 이루었고 방대한 제압하는 힘도 생겼다.

그들의 동술이나 신념은 작용을 발휘하지 못했다.

때문에, 그들은 위험에 부딪히면 바로 신통한 공법을 사용하기 위해 거리가 오 장을 넘기지 않았다.

앞으로 갈수록 파란색 땅이 암홍색으로 변했고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그들은 저도 모르게 두려웠다.

천존 등급의 거물들은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적었다.

지팡이를 짚은 노인은 얼굴을 찡그리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엄청난 싸움이 있었던 게 틀림없소. 땅에 고인 피만 봐도 두렵소. 서른 명의 정상천존들이 싸우거나……."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용도천존 등은 몸서리를 쳤다.

그들은 놀라기도 했지만, 흥분이 더 컸다.

무도가 강해진 후 그들은 천존 경지 이상의 거물들의 행방과 단서를 찾았다.

청궁의 상현경천에 천존 경지 이상의 거물들의 단서가 있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고 그들도 소문을 믿었다.

하지만 그곳은 너무 대단하여 아무도 발을 들이지 못했고 직접 보지 못했다.

그들은 천극방의 영에게 수도 없이 물었는데 천극방의 영은 느꼈지만 보지 못했다고 했다.

천존들은 더 조심했다.

잠시 후 그들의 앞에 꽃의 바다가 나타났다.

꽃들은 모양이 다르고 색깔이 화려했고 꽃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다.

만 년 정도 되는 늙은 천존이 신비한 금술을 사용하여 이마에 구슬 모양의 눈을 드러내고 관찰하더니 감탄했다.

"이곳의 꽃들은 매우 순수한 규칙지력이 있소.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들보다 백 배나 더 강하오!"

다른 천존들은 모두 놀랐고 흥분했다.

그들은 희미한 경지 때문에 이곳에 왔지만, 꽃이 너무 많았다.

꽃을 똑같이 나눈다면 한 명이 적어도 만 송이는 가질 수 있었다.

지팡이를 짚은 노인은 쭈그리고 앉아 자세히 관찰하더니 손을 젓고 말했다.

"급할 것 없소. 꽃들은 기이하오."

용도천존 등은 흥분한 마음을 누르고 노인을 바라봤다.

노인은 육천 년 전의 제일천존인 지하천존(地河天尊)이었다.

사천 년 동안 싸움을 하지 않아 그는 천극방 서열이 사십육 위밖에 안 되었다.

하지만 그는 경지가 상상할 수 없었고 견식이 넓고 진법, 단도, 연기 등 여러 가지 도술에 능했다.

이번에 열한 명의 천존들이 연합하게 된 것도 지하천존 때문이었다.

그만이 천존들의 이익을 제대로 나누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

지하천존은 한동안 관찰하더니 무언가를 발견한 듯 눈을 찌푸렸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섣불리 꽃을 뜯지 마시오! 이곳의 꽃들은 천재지보가 아니고 천지에서 가장 강한 힘이 키운 것이라 진리가 있소."

천존들은 깜짝 놀랐다.

한 천존은 경악하고 소리쳤다.

"뭐라고 했소?"

천존인 그들은 이와 비슷한 천재지보들을 많이 봤다.

이런 천재지보들은 주재 경지의 거물에게는 작용이 없었다.

주재 경지는 이미 규칙지력을 연마하면 천지와 동급이 될 수 있었다.

이곳의 꽃들은 평범한 천재지보들과 달리 주선신비에서 자랐다.

주선신비는 청궁 깊은 곳 심지어 신비한 세상에서 온 것일 수 있었다.

대상계의 천지진리는 신비한 세상의 천지진리와 비교가 안 되었다.

게다가 이곳의 꽃들은 양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었다.

지하천존은 길게 숨을 들이쉬어 욕심을 누르고 말했다.

"여러분, 침착하시오. 우리 꽃바다를 건드리지 말고 계속 앞으로 갑시다."

어떤 방법으로 꽃을 뜯을지 생각 중이던 한 천존은 물었다.

"선배님, 이유가 뭡니까? 신비한 꽃들이 앞에 있습니다. 방법을 찾아 꽃을 꺾어야 합니다. 금빛을 쫓아 왔지만 깊은 곳에 들어간 후 그곳의 좋은 점을 가질 수 있을지 없을지 누가 압니까? 깊은 곳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살기만 불러와 유적을 떠나지 못하게 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른 천존들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먼저 가져간 보물만이 절세지보라고 할 수 있었다.

지하천존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여러분, 자네들 잊었나 보군. 유적에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좋은 물건을 많이 만났소. 하지만 얻은 게 있소?"

용도천존과 염명천존 등은 깜짝 놀라 곰곰이 생각했다.

그들이 좋은 물건을 얻으려고 할 때면 변화가 일어났고 떠나야만 했다.

꽃바다는 그들이 만났던 물건들보다 훨씬 강했다.

만약 그들이 기어코 가지려 한다면…….

"그럼 우리는 아무것도 가질 수 없습니까?"

지하천존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팡이를 치고 말했다.

"그건 아니오. 우리는 지금까지 금빛을 목표로 삼았고 이변이 일어나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상대하지 않았소.

좋은 물건들을 가지려고 마음먹으면 여러분의 능력으로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많은 것들을 포기했소. 이제 끝이 보이는데 이대로 멈출 수 있소?

내가 관찰한 바로 나의 경지로 꽃을 한 송이 꺾으려면 천 개 셀 시간이 걸리오. 이곳의 꽃들을 전부 꺾으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겠소? 여러분도 온갖 시련을 겪었으니 잘 알 것이오. 대기연이 나타날 때는 속도가 빨라야 하오. 조금이라도 늦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오. 이곳에 이렇게 대단한 꽃바다가 나타났으니 가장 깊은 곳에는…….

여러분, 꽃을 꺾는 것이 중요하오, 아니면 경지가 중요하오?"

마지막에 지하천존은 소리를 낮추었다.

다른 천존들은 깜짝 놀랐고 순식간에 많은 생각이 들어 바로 결단을 내렸다.

"선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계속 앞으로 갑시다."

"꽃바다는 속임수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천존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동의했다.

좀 전에 반대하던 자들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꽃바다가 생긴 걸 보아 이곳은 평범하지 않소. 함부로 지나갈 수 없고 신통법을 써야 할 것 같소. 여러분, 내 뒤를 따르시오."

지하천존의 발밑에 팔괘지도가 펼쳐졌고 순식간에 꽃바다 전체에 퍼졌다.

지하천존은 한참 관찰하더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의 뒤를 따랐다.

꽃바다를 지난 지 얼마 안 돼 지하천존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앞쪽의 깊은 곳에서 희미한 위압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압박감이 들고 호흡도 가빠졌다.

앞쪽의 땅은 그들이 전에 만났던 싸움이 일어났던 곳보다 훨씬 더 강했다.

그들은 힘겹게 움직였다.

잠시 후 그들의 앞에 네 개의 조각상이 나타났다.

상고 유적에 들어온 후로 그들은 모양이 기이한 조각상들을 많이 보았다.

흉수, 걸출한 인물, 신명, 마왕 등이 있었고 천존 경기의 기운을 풍겼다.

조각상의 대부분은 살기뿐이었고 일부만 현묘한 공법이나 기연이 숨어 있었다.

지하천존 등은 긴장하고 몰래 공법을 움직여 언제든 싸울 준비를 했다.

이때, 네 개의 조각상이 살짝 움직이더니 봉인을 깬 것처럼 위압이 크게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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