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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51화 (1,351/1,498)

1351화 다시 청궁으로

"임 형, 드디어 출관했소? 더 기다리다가는 내 몸에 풀이 자랄 것 같소."

계현은 멀리서 날아오며 원망했다.

그는 이럴 줄 알았더라면 성천무교에 남는 편이 나았겠다고 생각했다.

"나와 무예를 겨뤄볼 생각이 있소?"

진남은 기력이 왕성해서 미소를 짓고 물었다.

조금 전에 그는 상편을 공고히 했고 위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허, 싫소! 나는 이제 겨우 주재정상이고 임 형은 천존정상에 공법까지 완성했는데 어찌 무예를 겨룬다는 말이요? 대놓고 나를 괴롭히겠다는 말이 아니오?"

계현은 삐딱하게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자네가 삼십만 리 밖에서 내 공격을 열을 셀 시간 동안만 버틴다면 이긴 걸로 해주겠소. 어떻소?"

진남은 말했다.

"오?"

계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임 형, 나를 너무 과소평가했소. 우리 둘이 두 개 경지나 차이가 나지만 삼십만 리 밖에서 그 시간을 못 버티겠소?"

진남은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그런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시오. 배짱이 있으면 해보는 거고, 겁이 나면……."

"허허! 내가 겁을 먹을 사람이요?"

계현은 재빨리 삼십만 리 밖으로 날아가서 고함을 질렀다.

"임 형, 얼마든지 해보시오. 오늘 내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겠소."

진남은 그의 말을 듣고 두 눈이 순식간에 혼돈으로 변했다.

진남의 몸은 수정처럼 변하고 순수하기 그지없는 기운을 뿜었다.

"대동천결 움직여라! 상편, 주천편 움직여라!"

멀리 있던 계현은 마음에 한기가 용솟음쳤다.

그는 바로 절세의 공법을 사용하여 온몸의 규칙지력을 전부 드러냈다.

"구궁팔괘진(九宮八卦陣)!"

계현은 고함을 지르고 왼발을 힘껏 굴렀다.

수많은 진문들이 빠르게 번져나가 그를 보호했다.

그와 삼십여 장이 떨어진 곳에 있던 손바닥만 한 돌멩이가 엄청난 힘을 얻은 것처럼 눈부신 빛으로 변해 강하게 대진에 부딪혔다.

쿵-!

굉음이 울려 퍼지고 계현의 대진이 산산조각이 났다.

"응? 평범한 돌멩이가 이렇게 강한 힘을 드러낼 수 있게 하다니?"

계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공격은 그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곧, 그의 마음에 한기가 다시 솟아올랐다.

그와 오십 장 떨어진 곳에 반 장 높이의 바위가 있었다.

바위는 조금 전의 돌멩이처럼 그를 향해 날아왔다.

"임 형, 이 공법은 너무 강하오! 하지만 거리가 멀어 위력이 제한된 것 같소. 이 정도로 나를 이길 수 있겠소?"

계현은 반응했다.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천존술을 펼쳐 바위와 부딪혔다.

이때, 그의 마음에 수많은 한기들이 마구 밀려왔다.

그는 다섯 개의 바위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계현은 시선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는 공격에 맞서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더 강렬한 위기감을 느꼈다.

"이건……."

계현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눈동자가 흔들렸다.

돌멩이들뿐만 아니라 발아래의 땅들, 주변의 화초와 나무들, 심지어 그를 스치는 바람까지 전부 엄청난 힘을 얻은 것처럼 눈부신 빛을 뿜었다.

계현이 있는 땅은 평범한 곳이 아니라 엄청난 태고의 살국인 것 같았고 살아날 구멍이 전혀 없었다.

"에잇, 내가 졌소!"

계현은 얼른 외쳤다.

슈슈슉-!

모든 돌, 땅, 화초, 나무 등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잠잠해졌다.

"임 형, 이 공법은 너무 대단하오."

계현은 그 모습을 보자 가슴이 떨렸다.

그는 진남이 전력을 다하지 않고 일부의 힘만 사용했다는 것을 느꼈다.

'임 형이 전력을 다한다면 어떻게 될까?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 녀석들아, 얼른 오너라!"

천극방의 목소리가 진남과 계현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약속한 시간이 되었다.

* * *

대상계 밖, 청궁.

최근 몇 해 동안 청궁을 탐험하는 천존 거물들이 점점 많아졌다.

주제와 황보절도 연합을 해서 청궁을 탐험했다.

하지만 그들은 청궁의 깊숙한 곳에는 가지 못하고 상현경천까지 가보았다.

그곳은 너무 무서운 곳이었다.

* * *

청궁 상현경천의 신비한 곳.

눈부신 빛이 반짝거리고 낡은 거울은 조용히 떠 있었다.

낡은 거울에 파문이 일더니 그 안에서 어떤 형상이 나왔다.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무슨 상황이지? 대상계의 시공지력이 왜 나에게 밀려왔지? 설마…… 시공석비 녀석이 근질거려서 벌인 일인가?"

그가 생각에 잠겼을 때 앞쪽에 엄청난 빛들이 나타났고 커다란 사슬이 은은하게 보였다.

"몰라, 겨우 이 정도로 그 녀석을 찾아가기 귀찮다."

형상은 허허 웃었다.

"동황(東煌) 등도 장난질을 하니 그것들부터 혼내주자."

말을 마친 그는 낡은 거울로 들어가서 빛으로 변하더니 소리 없이 앞으로 날아갔다.

잠시 후, 엄청난 폭발음들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그리고 비명, 분노의 소리, 커다란 웃음소리가 은은하게 들렸다.

* * *

세 시진이 지났다.

진남과 계현은 먼 거리를 날아서 약속한 곳에 모였다.

"응?"

계현과 진남은 거의 동시에 맹리아의 경지가 주재에 이른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금동은 더욱 빛이 나고 신비한 기운을 풍겨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전에 비해 그녀의 금동은 더욱 특별하고 눈에 띄었다.

"임 오라버니!"

"임 형, 안녕하십니까?"

맹리아는 진남을 보자 활짝 웃었다.

천극방의 영도 불편해하지 않고 먼저 인사를 했으며 얼굴에 유난히 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진남과 계현은 서로 마주 보았다.

진남은 천극방의 영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선배님,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성공했습니까?"

천극방의 영은 허허 웃더니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 매력에 넘어가지 않을 여인이 구천선역에 있을까? 엊그저께 나와 맹리아는 도려가 되었다. 아, 이제부터 나를 선배님이라고 부르지 말거라. 촌수에 따라 나는 너를 형님이라고 부르고 너는 나를 매제라고 부르거라."

진남은 그 장면을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매제라고 부르라고? 선배님은 불편하지 않을지 몰라도 저는 불편합니다.'

"리아의 금동이 전보다 더 신비해졌습니다. 이 년 동안 무슨 변화가 있었습니까?"

진남은 화제를 바꿔 전음으로 물었다.

"안 그래도 그 일을 말해주려고 했다."

천극방의 영은 미소를 거두고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리아가 주재로 진급했을 때 금동 안에 있던 힘이 또 한 번 폭주했다. 이번에 드러낸 힘은 전보다 몇십 배 더 강해졌고 천존정상의 힘보다 훨씬 강했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맹리아는 이제 주재경지인데 천존이 된 후 힘이 폭주를 한다면 그때는 무상천존 정도의 힘을 뿜을까?'

"휴, 솔직히 말하면 리아를 주선신비에 데려가고 싶지 않다.

나는 대상계에서 절대적인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손을 써서 상황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청궁에 가면 내 경지는 많은 제압을 받게 된다. 나는 주선신비가 아니라 다른 보물도 상대하지 못할 수 있다. 만일의 경우 커다란 사고가 생겼을 때 내가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천극방의 영은 한숨을 쉬었다.

"나는 리아가 주재 경지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녀는 무예를 너무 사랑하고 더 강해지고 싶어 한다. 그러니 계속 주재 경지에 머물지 않을 거다."

진남은 잠깐 침묵했다.

천극방의 영의 마음을 그는 이해할 수 있었다.

진남이 묘묘 공주와 강벽난을 상고시대에 따라오지 못하게 한 것도 같은 마음이었다.

"여제는 어떻게 되었을까?"

진남은 중얼거렸다.

감정을 추스른 진남은 전음했다.

"천 형,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고가 일어나면 제가 최선을 다해서 막아보겠습니다."

천극방의 영은 콧방귀를 뀌었다.

"물론 그렇게 해야지. 리아가 수련을 중시하고 강해지고 싶어 하는 데는 네 영향이 크다."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임 오라버니, 세언과 전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거예요?"

맹리아는 이상함을 발견하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녀는 입을 삐죽거리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안 돼요. 저와 계 오라버니도 옆에 있잖아요."

진남은 살짝 미소를 짓고 말했다.

"리아, 어쩔 수 없다. 세언과 나는 너희들이 아이를 낳으면 어떤 이름을 지을지 상의했다."

맹리아는 얼굴이 상기되어서 말했다.

"어머, 임 오라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는 아이를 낳지 않을 거예요."

천극방의 영은 우울해서 말했다.

"리아, 어제 나하고 약속했잖……."

맹리아는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그의 머리를 딱 때렸다.

"시끄러워!"

계현은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맹리아는 대상계에서 가장 대단한 여인일 거다. 천극방의 영을 함부로 혼내다니.'

"더 오래 끌지 말고 지금 청궁으로 갑시다."

계현은 말했다.

"진짜 갈 거예요?"

맹리아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청궁은 엄청 위험하다고 들었어요. 천존 경지의 강자들도 죽는 경우가 많대요."

천극방의 영은 바로 대답했다.

"리아, 걱정 말거라. 임 형은 천존 경지로 진급했다. 그것도 천존정상이다. 그러니 그를 따라가면 위험하지 않을 거다."

맹리아는 깜짝 놀랐다.

"임 오라버니 천존으로 진급했어요? 소문에 오라버니가 천존지과를 복용했지만, 진급에 실패했다고 들었어요……."

넷은 한담을 나누었다.

진남은 주먹으로 제일소선역의 계벽을 부수고 그들을 데리고 어둠 속에 들어섰다.

몇 시진이 지나고 진남은 우뚝 서 있는 붉은색 대문을 다시 만났다.

두 번째 만남이었고 진남도 예전의 모습이 아니라 천존정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충격을 받았다.

넷은 한참 서 있다가 문 안쪽으로 날아갔다.

* * *

잠시 후, 청궁 하현경천의 어떤 곳.

슈슈슈슉-!

진남 등은 허공에 나타났다.

"응?"

진남은 순식간에 몸이 긴장하고 마음에 한기가 떠올랐다.

그는 마치 절세의 살지에 들어선 것처럼 수많은 위험을 느꼈다.

'지난번에 청궁에 들어왔을 때 이런 느낌이 없었다. 보아하니 구룡석인 때문인 것 같다…….'

진남은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치고 청궁의 위험을 절실히 느꼈다.

그들이 있는 곳은 청궁 하현경천의 변두리였다.

"효지, 주선신비는 중현경천의 가장 깊은 곳에 있다. 이것은 내가 지난번에 혼자 모색해낸 지도이다. 이걸 보고 가면 위험을 많이 피할 수 있을 거다."

천극방의 영은 신념을 전하고 신비한 힘을 진남의 식해에 주입했다.

진남의 식해에 희미한 지도가 떠올랐다.

진남은 지도에 있는 노선을 보고 생각했다.

'천극방의 영이 미리 와봤을 줄은 몰랐다. 리아를 엄청 아끼는 게 맞구나. 좋은 일이다.'

진남은 맹리아를 친동생처럼 생각했다.

천극방의 영이 한때의 기분으로 맹리아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진남은 구경만 하지 않을 것이었다.

"내가 길을 안내할 테니 나를 따라오시오."

진남은 말을 하고 대동천결을 움직여 근원지체로 변했다.

그는 엄청난 힘을 드러내 셋을 감쌌다.

다른 사람들은 청궁에 오면 기운을 숨기고 엄청난 것을 건드릴세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하지만 진남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진남의 실력으로 하현경천의 위험들을 해결하는 것은 아무 문제 없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사흘 후, 진남 일행은 하현경천의 깊숙한 곳에 도착했다.

원래는 이렇게 빠르게 올 수 없었다.

원인은 천극방의 영과 맹리아가 오는 내내 다정하게 굴었기 때문이었다.

맹리아는 부끄러워했지만 천극방의 영은 기회를 봐가면서 진남과 계현 앞에서 금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진남은 보지 않는 게 속이 편하겠다는 생각에 전력을 다해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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