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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49화 (1,349/1,498)

1349화 감히 나를 놀려?

"세상에, 오 년 동안 폐관 수련하더니 임 형의 경지가 너무 대단해졌잖아……."

계현은 혀를 찼다.

그들은 삼십삼소선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들은 고행승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며 삼십삼소선역의 아름다운 산천을 다니며 경치를 감상했다.

한 달 후, 둘은 삼십삼소선역을 전부 돌고 삼십이소선역에 들어갔다.

"소선역들마다 서로 다르구나……."

진남은 중얼거렸다.

대상계의 서른세 개 소선역들이 가진 근원의 힘은 강하고 약하고의 차이가 있었다.

그리하여 근원의 힘으로 만들어진 소선역의 만물들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었다.

"우선 동주로 가자. 그곳에 대체 무엇이 있는지 가보자."

진남은 방향을 바꾸었다.

* * *

세 시진이 지나고 그들은 동주에 도착했다.

삼십이소선역에서 동주는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세력들 대부분이 이곳에 있었고 성지들도 많았다.

진남과 계현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성에서 몇십 명의 무인들이 동시에 나와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무인들은 매우 흥분했다.

진남은 천존정상이고 계현은 주재정상이었다.

때문에, 그들의 동력과 다른 감각들이 엄청 예민해졌다.

그들은 몇십 명의 무인들이 하는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이선자(離仙子)가 패자로 진급했대!"

"이선자는 너무 대단하다. 몇 해가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패자가 되었구나."

"허허, 이번에 이선자가 한달 동안이나 법술을 가르친대!"

"지난번에 이선자가 법술을 가르칠 때는 천선 경지였다. 그때 나는 사흘 듣고 경지를 돌파했어."

계현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패자와 그는 이제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법술을 가르친다고? 이선자가?"

진남은 고민에 빠졌다.

'이게 바로 자호 선배님이 말한 놀라운 일이 이건가? 이곳에 무슨 놀라운 일이 있을까?'

진남은 고개를 저어 떠오르는 생각을 지웠다.

'가보면 알 수 있겠지.'

그는 더 생각하지 않고 몇십 명의 무인을 따라갔다.

반 주 향이 타는 시간이 지나고 진남과 계현은 강단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곳은 방원 오만 리가 되는 상고도장이었고 앞에는 상고제단이 있었다.

도장에는 이미 사람이 꽉 차 있었는데, 천선 경지의 무인들뿐만 아니라 지신 경지의 무인들도 사방에서 몰려왔다.

어림잡아 삼천여 명은 되었다.

"법술을 가르치는 게 재미있어 보이는구나. 나중에 나도 해야지……."

계현은 사람들 틈에 섞여 있는 젊은 여인들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이때,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이선자다!"

"이선자가 왔다!"

진남이 고개를 들자 멀리서 날아오는 한 무리 무인들이 보였다.

앞장을 선 사람은 흰 치마를 입었고 피부가 희고 이목구비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특히, 두 눈은 금빛으로 반짝거렸고 신비하게 느껴져 사람들의 심신을 유혹했다.

"저건 소리잖아?"

진남은 살짝 놀랐다.

외모나 다른 것들이 엄청 큰 변화가 있었지만, 진남은 그녀의 금동이 꽤나 익숙했다.

"응?"

진남은 소리 뒤에 따라오는 젊은 서생을 발견했다.

"천, 천극방 선배님?"

서생은 패자 경지의 기세를 풍기고 잘 감췄지만 진남은 단숨에 서생의 본체를 알아보았다.

계현도 그를 발견하고 눈을 비비더니 믿을 수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임, 임형,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저, 저자는 천, 천극방 선배님 아니오?"

천극방의 영은 엄청난 존재였다.

계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이 대단한 천존 거물이 되었지만, 여전히 천극방의 영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천극방의 영은 대상계의 명실상부한 강자였다.

그런데 제일 강자가 편벽한 삼십이소선역에 와서 위장하고 패자의 뒤를 따른다는 게 이상했다.

"우와!"

계현은 반응하고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임 형, 우리 엄청난 일을 발견했소. 천극방의 영은 양갓집 규수를 좋아하는구먼."

계현은 이 일을 어떻게 세상에 알릴지 궁리했다.

사람들 대부분은 천극방의 영을 고귀하고 세속을 벗어난 존재로 인식했다.

그들이 진실을 알게 된다면 천극방의 영의 형상은 무너질 것이었다.

계현의 말은 번개처럼 진남의 식해를 스쳤다,

"진짜 그런 건 아니겠지?"

진남은 중얼거렸다.

주심도와 가엽은 진남이 상고시대로 오기 전에 특별히 한 가지 일을 언급했다.

성천력 이천오십 년에 천극방의 영은 이상한 임무를 내렸다.

바로 이유 없이 금동소녀를 찾아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제가 금동소녀를 발견했을 때 그녀는 이미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했다.

그리고 지금은 성천력 이천삼십이 년이었다.

'천극방의 영이 고작 패자 경지인 금동소녀 소리의 곁에 있는 것이 계현의 말대로 그녀에게 구애하기 위해서일까?

그럴듯하다. 아니면 천극방의 영이 왜 패자 경지인 소리를 찾으라고 특별 임무를 내렸을까?

이상하다. 천극방의 영이 내린 임무는 금동소녀를 찾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리는 이미 성인이지 않은가? 그리고 소리는 지금 패자 경지이니 성천력 이천오십 년이 되면 구천지존이 될 것이다. 구천지존이 못 되었다 해도 계속 패자일 리는 없다. 그리고 삼십이소선역 같은 작은 곳에서는 패자라고 해도 존재감이 강하다. 천극방의 영은 쉽게 소리를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왜 특별 임무를 내렸을까?

대체 어찌 된 일이지?'

진남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정보가 너무 적어서 진남은 상황을 정리할 수 없었다.

"도우들, 떠들지 말고 질서를 지켜주시오! 아니면 이선자가 어떻게 법술을 가르칠 수 있겠소?"

천극방의 영이 변신한 젊은 서생은 나서서 우렁차게 외쳤다.

시끄럽던 현장이 잠잠해졌다.

이곳에 온 무인들은 함부로 날뛰는 자들이 아니었다.

계현은 눈알을 굴리더니 목에 힘을 주고 말했다.

"저는 떠들어야겠습니다. 저를 어떻게 할 겁니까?"

천극방의 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떤 눈이 먼 놈이 감히 내 말에 반기를 들어?'

천극방의 영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고함을 질렀다.

"누구냐? 감히 무례하게, 나는……."

반쯤 말하던 천극방의 영은 계현과 진남을 확인하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나는 그다음에는 뭡니까? 계속 소리를 지르면 확!"

계현은 어느 집 도련님인 양 의기양양했다.

소리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도우, 화를 풀거라. 내가 법술을 가르치려면 현장이 조용해야 한다. 도우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점이 있다면 사과를 하겠다. 마음에 두지 말고 내 체면을 봐준다고 생각하는 게 어떠냐?"

천극방의 영은 이내 반응하고 얼른 전음했다.

"이놈아, 소란을 떨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하자."

계현은 속이 후련했다.

그는 천극방의 영을 무시하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선자가 그리 말하니 그만두자. 나도 이선자를 방해하지 않겠다."

이선자는 그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법술을 가르치는 그녀의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천극방의 영은 잠깐 기다렸다가 진남과 계현에게 눈치를 주고 사람들 무리에서 나와 다른 곳에 갔다.

"에잇, 저것들이 어떻게 내가 이곳에 있는 걸 알았지? 자호 그 영감탱이가 알려준 거야? 빌어먹을, 돌아가면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천극방의 영은 이를 갈았다.

'사흘만 가만히 둬도 소란을 피우는 놈이다. 자호는 정말 늙을수록 더 장난이 많아지는구나!'

"그리고 너!"

천극방의 영은 화가 나서 계현을 노려보았다.

'이놈, 배짱도 크지. 감히 나를 놀려?'

"왜요, 선배님? 저는 아무 때나 이선자에게 전음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계현을 코를 파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뭐, 선배님의 진짜 신분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천극방의 영은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하기만 해!"

"제가 못 할 것 같습니까?"

천극방의 영은 바로 꼬리를 내리고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 알았다. 내가 졌다. 내가 네놈에게 꼬리를 잡힐 줄 누가 알았겠느냐?"

"하하하. 선배님도 이런 날이 있네요?"

계현은 한참이나 웃고 겨우 진정했다.

계현은 감탄했다.

"이야, 천극방의 영이 고작 패자 경지인 여인의 시중을 들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리고선 의아해서 물었다.

"그런데 선배님은 왜 진짜 신분을 숨기는 겁니까? 선배님의 신분을 알면 대상계에서 거절할 여인이 없습니다."

그러자 천극방의 영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네가 뭘 안다고 그러느냐? 네놈이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나 하느냐? 사랑은 아무런 이익도 탐하지 않고 다른 생각은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한 느낌이다!"

계현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천극방의 영이 이토록 순정을 가진 사내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천극방의 영은 길게 한숨을 쉬더니 쓸쓸하게 말했다.

"너 아직 사랑해본 적 없지? 처음에 나는 천존 정상으로 변해 그녀에게 접근했다. 그런데 그녀는 존경의 마음만 가지고 있을 뿐 다른 감정은 전혀 없더구나. 내가 그녀의 도려가 되고 싶다고 하니 단칼에 거절했다."

진남과 계현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천극방의 영이 이런 일에서 좌절당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선배님이 신분과 지위를 이용하여 그녀에게 강압적으로 행동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훌륭합니다. 대상계의 많은 강자들은 선배님과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계현은 원망이 가득 담긴 천극방의 영의 얼굴을 보자 화제를 돌렸다.

"하지만 선배님, 어떻게 그녀를 좋아하게 된 겁니까? 그녀는 고작 패자라서 신분이 한참 높은 선배님과 만날 일이 없지 않습니까?"

진남도 궁금했다.

"너는 왜 궁금한 게 그리 많느냐?"

천극방의 영은 눈을 흘기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략 오 년 전일 거다. 나는 심약주재를 찾으러 가는 길에 그녀를 만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천선 경지였지."

계현은 경악했다.

"선배님, 어떻게 천선 경지의 여인을 주목하게 되었습니까? 설마 평소에도 여인이기만 하면 시선을 보냈습니까? 인신경지든지 지신경지든지 상관없이 말입니까?"

계현은 주재 경지가 된 후로 천선 경지의 여인이 아니라 구천지존을 만나도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고귀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지가 낮은 여인에게 시선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게 무슨 허튼 말이냐! 내가 여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이냐? 말을 끝까지 들어보거라."

천극방의 영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평소였다면 천선 경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소리는 평범한 천선 경지가 아니었다. 그녀의 금동은 신비한 기운을 풍겼다."

계현은 미간을 찌푸리고 기억을 더듬더니 말했다.

"그녀의 금동은 확실히 신기합니다. 하지만 선배님의 시선을 끌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선배님께서는 분명……."

천극방의 영은 계현이 좋은 말을 하지 않을 것을 알고 얼른 입을 열었다.

"네가 개뿔이나 알겠느냐! 소리의 금동은 나조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힘이 봉인되어 있다. 그 힘이 드러난다면 천존 경지만큼의 실력일 거다."

진남과 계현은 깜짝 놀랐다.

'천극방의 영도 본 적이 없는 금동이고 그 안에 봉인된 힘이 천존 경지만큼이나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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