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1화 천존으로 진급했다
흰색 꽃을 지날 때 진남은 걸음을 멈추었다.
"왜 그러느냐?"
명초노조와 계현은 동시에 물었다.
진남은 흰색 꽃을 보지 않고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손을 내밀어보십시오."
명초노조와 계현은 이해되지 않았지만 진남의 말대로 손을 내밀었다.
그들의 손바닥이 진남과 삼 장 정도 떨어진 곳까지 갔을 때 빙산에 손을 올린 것처럼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어?"
둘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동술로 보고 감지력으로 느껴도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왜 이렇지?'
둘은 마주 보았다.
진남이 자신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은 체내의 모든 힘을 모아 천존지법을 드러내 앞으로 손바닥을 날렸다.
쿠웅-!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힘이 사방에 용솟음쳤다.
주위의 여러 가지 가격이 비싼 천재지보들은 깜짝 놀란 것처럼 떨렸다.
명초노조와 계현은 엄청난 반탄지력의 충격에 연거푸 몇십 보 뒤로 밀려나 멈췄다.
"에잇! 지나갈 수 없나? 이곳의 천지가 우리를 무시하나?"
계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급해하지 마시오."
진남은 손을 저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하더니 근원지체를 움직였다.
"가거라!"
그는 손가락을 튕겨 두 개의 근원의 기운을 드러내 명초노조와 계현의 체내에 주입했다.
"다시 해보십시오."
명초노조와 계현은 손바닥을 날렸다.
쿠웅-!
좀 전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한 발도 앞으로 갈 수 없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형의 장벽은 천지가 설치한 것이었다.
그는 근원지체이기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명초노조와 계현은 아직 천존으로 진급하지 못하여 장벽을 깰 수 없었다.
명초노조와 계현은 마주 보았다.
명초노조는 웃으며 말했다.
"효지, 계속 앞으로 가거라. 나와 계현은 여기 남아 남령옥수선호를 연화하겠다."
진남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안 됩니다. 함께 왔으니……."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계현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임 형, 왜 이렇게 꾸물거리시오? 자네는 계속 앞으로 갈 수 있는데 왜 우리와 함께 여기 있소?
사실 이런 속도로 전진하면 언제 끝날지 모르오. 그럴 바에는 여기 있는 천재지보들을 연화하는 것이 더 낫겠소."
계현은 조금 흥분했다.
"좋소."
진남은 생각하더니 긴말하지 않고 명초노조와 계현에게 몇 개의 근원지기를 주입하고 앞으로 날아갔다.
명초노조와 계현은 그의 뒷모습을 힐끗 보고 호수 속으로 들어갔다.
* * *
같은 시각, 신비한 땅 밑 깊은 곳.
이곳에는 정원이 있었다.
정원에는 침대, 상과 걸상, 다기 등이 모두 갖추어져 있고 삶의 기운이 느껴졌다.
진남 등은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머리카락이 새하얗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고 눈빛이 혼탁한 노인이 정원의 나무 의자에 앉아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앞에 있는 수막에 장면이 나타났다.
고비는 혼자서 한 무리의 요수들과 싸웠다.
고비가 요수의 주먹에 맞거나 발에 차이는 걸 볼 때마다 노인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노인의 미소는 점점 짙어졌다.
이때 영부가 어디선가 정원으로 날아오더니 움직이지 않았다.
노인이 미간을 찌푸리고 영부를 힐끗 보자 영부는 스스로 불에 탔다.
호탕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라(小羅), 이번에 들어온 다섯 명 중에 내가 여겨보는 자가 있다. 금제를 풀거라. 그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고 싶다."
목소리의 주인은 천극방의 영이었다.
노인은 말했다.
"천 형, 괜찮겠습니까? 이곳의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번에 이변이 일어났을 때 이미 전례를 깨고 한 번 보게 했습니다. 또 약속을 어기려는 겁니까?"
천극방의 영은 씩씩거리며 말했다.
"나라고 무슨 방법이 있느냐? 성천무교의 자호천존이 참지 못하고 한 시진에 한 번씩 상황을 묻는다. 귀찮아죽겠다."
노인은 입을 삐죽거렸다.
'형님의 능력으로 천존 거물의 전음을 막을 수 없다고?'
그는 차마 말은 하지 못하고 난감해하며 말했다.
"천 형, 이건 규칙에 맞지 않습니다. 마음대로 규칙을 깬다면 규칙을 정한 것이 무슨 의미 있습니까? 아예……."
천극방의 영은 눈알을 부라리며 말했다.
"됐다, 됐다. 헛소리 치지 말거라. 저번에 네가 제시한 조건을 동의한다."
노인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화제를 돌렸다.
"상황에 따라 규칙도 융통성이 있어야 합니다. 천 형, 지금 바로 금제를 없애겠습니다. 편히 보십시오."
그는 한 손에 법인을 만들었다.
또 하루가 지났다.
진남은 천극방의 영이 허공을 넘어 몰래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몰랐다.
그는 신비한 땅의 깊은 곳으로 가는 것만 신경 썼다.
몇 시진 사이에 그는 신비한 천재지보를 몇 개나 발견했다.
천재지보들에서 풍기는 파동은 천존나무를 초월했다.
그는 마음이 흔들렸지만 계속 앞으로 날아갔다.
그는 무엇이 이변을 일으켰는지 보고 싶었다.
그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 상고의 수림의 깊은 곳에 들어왔겠지?"
진남은 생각했다.
신비한 천지의 제압이 점점 커졌다.
그의 동술이나 감지력 등은 만 장 정도밖에 볼 수 없었다.
전에는 오만 장도 넘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상고의 수림이 너무 커서 진남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상고의 수림은 서열이 낮은 소선역 정도 될 것 같았다.
"응? 저건……."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먼 곳의 시뻘겋게 물든 하늘이 불꽃처럼 흔들렸다.
"이변을 일으킨 물건이 있는 곳인가?"
진남은 속도를 높였다.
잠시 후 진남은 붉은빛이 반짝이는 곳에 도착했다.
앞에 펼쳐진 상황을 본 진남은 깜짝 놀랐다.
앞에는 길이가 천 장, 넓이가 천 장, 깊이가 천 장 되는 틈이 있고 틈 아래에는 붉은색 강물이 흘렀다.
강물이 만 장 되는 붉은빛을 일으킨 것이었다.
강 가운데는 방원 삼십 장 되는 자금색 흙더미가 있고 높이가 일 장 되는 나무가 세 그루 자랐다.
나무는 푸르고 잡티가 없었다.
나무들은 매우 작았지만, 체내의 깨끗한 힘과 현묘한 힘은 매우 방대했다.
진남이 만났던 천재지보의 대부분을 초월했다.
나무에서 풍기는 기운은 열 그루의 천존나무와 똑같았다.
나무들은 자라고 있는 천존나무였다.
"열 그루의 천존나무가 돌아온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구나. 천존나무의 종자가 뿌리를 내리고 싹이 트기 시작했으니 그것들은 돌아와야 했을 것이다."
중얼거리던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눈에 흥분이 드러났다.
세 그루의 천존나무의 묘목의 깨끗한 힘과 현묘한 힘은 열 그루의 천존나무와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그는 한 그루라도 충분했다.
더 중요한 건 아직 자라지 않은 묘목은 가장 깨끗하고 생명의 진리가 가득하여 진남의 근원지체에 적합했다.
"후, 이곳에서 이런 기연을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진남은 길게 한숨을 쉬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것들을 연화하고 천존 경지를 돌파하자!'
진남은 몸을 날려 흙더미로 날아가 근원지력을 드러내 근원지화로 만들어 세 그루의 묘목을 덮었다.
방대하고 깨끗한 힘, 생명의 진리, 현묘한 의지가 진남에게 주입되었다.
진남은 마음을 진정하고 깊이 빠졌다.
그는 지금 반보 천존의 기묘한 상태였다.
그는 방대하고 깨끗한 힘을 이용해 근원지체를 진급하면서 일부를 남겨 돌파할 때 함께 드러내야 했다.
그는 생명의 진리와 현묘한 의지도 낭비하지 않고 제대로 느끼려 했다.
* * *
사 개월 후, 진남은 세 그루의 묘목을 완전히 연화했다.
그는 돌멩이처럼 기운이나 파동을 느낄 수 없었다.
사 개월 동안 몰래 관찰하던 천극방의 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조금도 놓치지 않으려고 정신을 집중했다.
얼마 안 돼 진남에게서 엄청난 기세가 솟아올라 하늘 가득하던 붉은빛을 뚫고 신비한 천지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하늘과 웅장한 상고의 수림은 조금씩 흔들렸다.
천재지보들은 무언가를 느낀 것처럼 여러 가지 빛을 드러냈다.
마치 빛의 바다 같았다.
많은 먹구름들이 순식간에 휘몰아쳤다.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이 천존을 돌파할 때처럼 먹구름에 자금색 뇌정이 꿈틀거렸다.
진남은 다시 대문 앞에 도착했다.
"깨거라!"
진남은 체내에 모았던 깨끗한 힘을 움직여 위로 날아올라 폭력적으로 '대문'을 부쉈다.
그는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슉-!
진남은 절세의 칼로 변해 하늘 가득한 먹구름을 내리쳤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엄청난 파동이 일었다.
천재지보들은 더 눈부신 빛을 드러내 공격을 막았다.
"성공하겠다!"
천극방의 영은 조금 흥분되었다.
이때, 이변이 발생했다.
틈 속에서 흐르던 붉은색 강물이 꿈틀거리더니 머리가 아홉 개 달린 혈색 용으로 변하여 엄청난 속도로 진남에게로 날아갔다.
"응?"
진남은 바로 변화를 느꼈다.
하지만 혈룡의 속도가 너무 빨라 그는 미처 반응할 수 없었다.
혈룡들이 그의 체내에 들어왔다.
"뭐지?"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근원지체인 몸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걸 느꼈다.
상상할 수 없는 신비한 힘이 엄청난 속도로 그의 체내, 의지, 영혼에 들어왔다.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어……."
진남은 놀랐다.
이런 변화는 나쁜 점이 없고 좋은 점이 많았다.
진남은 자신이 무시했던 붉은색 강물이 이렇게 대단한 힘이 있을 줄 몰랐다.
"이 자식, 운이 너무 좋구나!"
천극방의 영은 다리를 치며 감탄했다.
진남은 붉은색 강물이 무엇인지 몰랐다.
하지만 천존나무가 태어나고 자라는 것이 붉은색 강물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았다.
붉은색 강물을 연화하지 않았을 때 그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붉은색 강물은 천존나무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 다른 존재들은 그것의 힘을 얻을 수 없었다.
지금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은 붉은색 강물이 세 그루의 천존나무의 묘목을 연화한 진남을 천존나무의 묘목이라고 오해했기 때문이었다.
진남이 천존을 돌파하자 붉은색 강물은 묘목이 더 자라려는 줄 알고 스스로 진남의 체내로 들어간 것이었다.
우연한 일로 진남은 큰 도움을 받은 것이었다.
진남은 별로 놀라지 않고 또 어떻게 된 건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의 천존뇌겁이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발생했다는 걸 느꼈다.
진남은 고개를 돌렸다.
뇌정들이 어느새 금홍색으로 변했고 파멸의 기운, 고귀한 기운이 배로 폭등했다.
그것들은 영지가 있는 것처럼 마음대로 꿈틀거리지 않고 궤도를 따라 살국을 이루어 조용히 진남을 포위했다.
"도겁하자!"
진남은 기회를 잡고 하늘로 날아올라 금홍색 번개와 싸우기 시작했다.
쿠쿠쿠쿵-!
싸움은 반 시진 넘게 지속되었다.
진남은 불후상마진결을 드러내어 마지막 금홍색 번개를 부쉈다.
천지가 순식간에 환해졌다.
엄청난 위압이 폭풍처럼 사방을 휩쓸어 모든 생령들을 굴복시켰다.
데엥-! 데엥-! 데엥-!
희미한 종소리가 들렸다.
고비가 시련을 겪는 걸 보고 있던 신비한 노인, 천극방의 영은 모두 소리에 정신을 집중했다.
"열한 번! 열두……, 열세 번이다!"
천극방의 영은 종소리가 울리는 차수를 세었다.
그는 점차 놀라고 목소리가 높아졌다.
신비한 노인도 놀라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되었다.
진남은 종소리가 무슨 뜻인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천존으로 진급했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는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그는 상고시대에 겪었던 일들이 생각나고 대상계의 비월여제와 묘묘 공주 등과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이들이 생각났으며 후세의 대상계의 상황도 생각났다.
마지막 뇌겁을 부쉈다는 건 그가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과 자신에게 기대를 건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