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9화 반년 동안 간섭하지 않겠다
진남은 과천일격을 드러내 한 형상의 앞에 나타났다.
진남이 도착하는 순간 다른 형상도 빠르게 돌아섰다.
하지만 진남은 반응이 더 빨랐다.
도착하는 순간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불후상마진결을 드러내 전보다 더 강하게 움직였다.
사방에 마신의 포효가 울려 퍼지고 마의가 풍겨 나팔 소리를 눌렀다.
진남의 등 뒤에 마문이 나타나고 문 안에 마도대군단이 있는 것처럼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형상들은 넋을 잃었다.
"지금이다!"
진남은 시기를 정확히 잡고 무상의 마의가 있는 마문을 천존 정상의 형상에게 날렸다.
쿠쿠쿠쿵-!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허공이 부서진 것처럼 자갈들이 날렸다.
형상은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무상 마의에 부딪혔다.
의심할 것 없이 형상은 점점 어두워지고 세상에서 사라졌다.
천존 정상의 형상이 다섯 개밖에 남지 않았다.
진남은 우세를 차지했다.
그는 멈추지 않고 한꺼번에 나머지 다섯 개의 형상을 공격하려 했다.
그는 좀 전과 같은 방식으로 홀로 떨어진 천존 정상의 형상을 공격했다.
형상은 네 명밖에 남지 않았고 승리의 저울이 진남을 향해 기울었다.
두 명의 형상이 사라지자 천군만마의 의지는 많이 약해졌다.
나팔 소리도 전처럼 높지 않고 살의도 점점 약해졌다.
"한 명만 더 죽이면 쉬워지겠다."
진남은 똑같은 방식으로 공격했다.
그의 기세는 천존 정상의 형상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진남은 천존 정상의 형상들에게서 당황한 기운을 느꼈다.
그들이 당황한 건 그가 계획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무상신도!"
진남은 과천일격을 드러낸 후 무상신도를 최고로 움직이고 문도법들의 진리들을 전부 움직여 여러 가지 기묘한 신통을 드러내 융합시켰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또 한 형상이 사라졌다.
"천존 정상의 형상이 세 개밖에 남지 않았어?"
영지는 깜짝 놀랐다.
진남은 열세에 처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우세를 차지했다.
"너희 셋은 함께 가거라!
"신화천지!"
진남은 크게 소리치고 근원지체를 움직여 다시 한번 천지와 융합되었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진남의 기운이 온 세상에 퍼지고 그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세 명의 천존 정상이 드러낸 천군만마의 의지는 진남을 위협할 수 없었다.
진남은 상황을 완전히 장악했다.
"저자는 세 명의 천존 정상의 형상을 한꺼번에 상대하려는 건가?"
영지는 진남이 이겼다고 확신했지만 이제는 진남이 거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원지체가 얼마나 대단한가 보자!"
영지는 기대하듯 말했다.
순식간에 하늘이 어두워지고 스산한 바람이 불더니 신비한 힘이 천천히 모이기 시작했다.
그 속에는 진남의 기운도 있었다.
천군만마의 의지의 나팔 소리가 아무리 높아도 지금 진남은 하늘이고 땅이며 모든 것이었다.
"천지감옥!"
진남은 술법을 드러냈다.
허공에 혼돈지권이 나타나고 매듭들이 천천히 모이더니 하늘에 방대하고 커다란 힘이 솟아올라 부적으로 변해 모든 매듭에 붙었다.
쿠쿠쿠쿵-!
현묘한 힘을 가진 혼돈지권은 다시 한번 천군만마의 의지로 날아가 세 명의 천존 정상의 형상을 감쌌다.
천군만마의 의지와 세 명의 천존 정상의 형상은 있는 힘을 다해 반항했다.
나팔 소리가 여전히 울려 퍼졌지만, 전처럼 위엄이 있지 않았다.
진남의 조종으로 혼돈지권은 작아졌다.
천군만마의 의지와 세 명의 천존 정상의 형상이 있는 공간은 점점 작아졌고 여러 가지 부적의 공격을 버텨야 했다.
쿠쿠쿠쿵-!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맹렬하고 엄청난 천군만마의 의지는 점차 약해지고 나팔 소리도 점차 낮아져 슬프게 들렸다.
나팔 소리는 마지막에 사라졌다.
천군만마의 의지는 천지로 변한 진남과 비교가 안 되었다.
또 폭발음이 울려 퍼졌고 세 개의 천존 정상의 형상에서 뿜어져 나오던 혈광도 점차 약해져 그들은 하나씩 세상에서 사라졌다.
진남은 혼자서 열 명을 상대했고 이겼다.
모든 위기가 사라지자 진남은 신화천지를 거두었다.
천지가 다시 평온해졌다.
혈월은 여전히 원래의 혈월이고 상고 전장은 여전히 황폐했다.
좀 전의 싸움에서 진남은 중상을 입었고 기운이 매우 약해졌다.
평범한 싸움인 것 같았지만 사실은 위기가 가득했다.
진남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만약 영지가 심사의 난이도를 높이려 했다면 그는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었다.
진남은 가슴이 벌렁거려 숨을 거칠게 몰아 쉬며 상처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때 그의 머릿속에 영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너의 표현은 매우 놀랍다. 근원지체는 대단하구나, 열 명의 천존 정상의 형상도 너의 상대가 안 되는구나!"
영지가 또 자신을 함정에 빠뜨릴까 봐 걱정되어 진남은 대꾸하지 않았다.
"축하한다, 심사를 통과했다!"
진남을 안심시키려는 듯 영지는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남은 시름을 놓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원망하지 말거라. 심사의 난이도가 높으면 얻는 물건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을 것이다!"
영지의 목소리가 종소리처럼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상품이 있습니까? 천존 경지 요수의 시골을 죽이고 상고의 천재지보를 많이 얻었습니다. 천존 정상의 형상들을 죽이면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
진남은 기뻤다.
미처 상품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영지가 그에게 귀띔해준 것이었다.
"하하하……!"
영지는 대답하지 않고 큰소리로 웃었다.
땅이 흔들리고 열 개의 혈광이 뿜어져 나왔다.
혈광이 사라지더니 전보다 더 진귀한 상고의 천재지보들이 진남의 앞에 나타났다.
상고의 천재지보는 마침 열 개였다.
열 명의 천존 정상의 형상들이 변한 것이었다.
"생혼과(生魂果)! 속명초(續命草)……."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여기 있는 상고의 천재지보들은 외부에 나타났다면 여러 세력들이 빼앗으려 했을 보배들이었다.
하지만 열 개의 상고의 천재지보들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심사를 통과했으니 저는 나가도 되겠습니까?"
진남은 상고의 천재지보들을 주머니에 넣고 물었다.
"안 된다! 규칙대로 이것들을 연화할 시간을 한 시진 주겠다!"
영지의 싸늘한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영지는 기대했다.
'진남은 한 시진 내에 이렇게 많은 상고의 천재지보들을 연화할 수 있을까?'
진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고의 천재지보들을 연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진남은 상고의 천재지보를 한 개 연화했다.
그는 상처가 회복되고 실력도 강해졌다.
"이번에도 시간을 많이 줬나? 저자는 어떤 사람이지?"
영지는 진남을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그는 처음 이런 일을 겪었다.
이번에도 진남은 연화하는데 한 시진을 초월하지 않았다.
모든 상고의 천재지보들을 연화하자 그는 기운이 더 강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천존을 돌파하지 못했다!
진남은 일어서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눈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오고 기운은 천존보다 더 강했다.
영지는 제대로 느꼈다.
"이제…… 떠나도 되겠습니까?"
먼저 나간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린 걸 생각하니 진남은 마음이 급했다.
말을 마친 진남은 방대한 힘이 주입되는 걸 느꼈다.
공간에 들어올 때 느꼈던 힘과 똑같았다.
다만 이번에 진남은 더 선명하게 느꼈다.
"가거라!"
진남의 머릿속에 영지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영지는 불만이 있는 것 같았다.
* * *
"임 도우!"
"임 형!"
진남이 신비한 땅에 돌아오자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통천도수, 명초노조, 계현이었다.
그들도 심사를 끝낸 게 분명했다.
"자격을 얻은 걸 축하한다. 너희들은 여기에 반년 머무를 수 있다. 반년 동안 너희들이 뭘 하든 나는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나이 든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면 너희들은 강제로 이곳에서 나가게 될 것이다. 한순간도 더 머무를 수 없다."
진남 등은 눈을 반짝거렸다.
'반년이나 간섭하지 않는다니, 진짜 잘 됐다.'
"여기서 고비를 기다립시다. 그자도 이제 곧 심사를 마칠 겁니다."
진남은 말했다.
그러나 나이 든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여기서 계속 그자를 기다릴 필요 없다."
명초노조와 계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남도 긴장하고 물었다.
"선배님, 무슨 뜻입니까?"
신비한 존재는 말했다.
"그자의 심사는 너희들과 다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신비한 존재는 무언가가 생각난 듯 한마디 보탰다.
"그자의 안전을 걱정하지 말거라. 심사에 실패하더라도 그자는 조금도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다."
진남 등은 어리둥절했다.
고비의 상황이 이럴 줄 몰랐다.
고비는 매우 큰 기연을 얻을 것 같았다.
"자식, 운이 좋구나."
계현은 부러웠다.
"임 도우, 우리 앞으로 갈까?"
통천도수는 물었다.
"네, 갑시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날아갔다.
그들은 이곳에 있는 깨끗한 힘을 느낀 적 있었다.
하지만 다시 오니 느끼는 바가 적지 않았다.
"대상계에 이런 곳이 있을 줄 몰랐소. 이곳에서는 가장 간단한 수련을 해도 외부보다 백 배는 빠르게 완성할 수 있겠소."
계현은 감탄했다.
"이곳은 어떻게 생겼을까?"
계현이 중얼거렸다.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소. 첫 번째는 천극방처럼 상고의 근원지력이 대상계를 만들 때 상고의 근원지력의 일부분으로 이루어졌을 것이오. 두 번째는 제일소선역의 일부분으로 이루어졌을 것이오."
통천도수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대상계에서 상고의 근원지력과 제일소선역의 근원지력만 이렇게 비범한 보물지를 만들 수 있소."
계현은 흥분하고 말했다.
"이곳을 연화한다면……."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명초노조가 피식 웃고 말했다.
"허풍 떨지 말고 우선 천극방 오십 위 안에나 들거라."
넷은 이야기를 나누며 주위를 관찰했다.
작은 거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들은 매우 천천히 관찰했다.
* * *
약 반 시진 후.
"응?"
진남과 통천도수는 거의 동시에 먼 곳의 보라색 산봉우리 뒤에 열 개의 오래된 기운이 있는 걸 발견했다.
기운은 매우 익숙했다.
"저기가 바로 열 그루의 천존나무가 있는 곳이다, 어서 가자!"
통천도수는 흥분하고 말을 마치자 빠르게 속도를 높였다.
진남 등은 전력을 다해 속도를 높이고 뒤를 따랐다.
잠시 후 그들은 보라색 큰 산의 산꼭대기에 올랐고 대상계의 많은 강자들이 꿈에도 바라던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 열 개의 큰 산들이 한데 어우러져 골짜기를 이루었다.
골짜기는 방원 칠만 리 정도 되고 흙은 금색뿐만 아니고 금색과 붉은색이 반반이었다.
빛이 비치자 물결처럼 반짝거렸다.
골짜기의 가운데에 방원 구백구십구 리 되고 짙은 파란색의 호수가 있었다.
호수는 아무런 파동이 없이 고요했다.
호수의 주위에 열 그루의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나무들이 있었다.
나무들은 아무런 기운도 풍기지 않았고 나뭇잎들은 현묘한 빛을 반짝거렸다.
열 그루의 천존나무였다.
평범한 무인들이었다면 이곳의 모든 것이 평범하고 아무런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진남 등은 이 광경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길게 헛숨을 들이켰다.
그들은 산골짜기의 금홍(金紅)색 땅과 신비하고 파란색 호수에 엄청난 힘이 있는 걸 느꼈다.
그것들이 전부 폭발한다면 천지가 파멸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