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332화 (1,332/1,498)

1332화 이번에도 포기했나?

심약주재와 통천도수가 뿜어낸 엄청난 기세가 하늘 높이 솟구쳤다.

하늘은 시커멓게 변하고 금빛의 상고 번개가 꿈틀거리며 멸망의 기운을 내렸다.

"천존지겁(天尊之劫)!"

"심약주재가 성공했다."

무인들은 살짝 놀랐다.

심약주재와 통천도수는 감았던 눈을 번쩍 뜨고 빛을 뿜었다.

둘은 무지갯빛으로 변해 먹구름까지 빠른 속도로 날아올랐다.

꿈틀거리던 금빛 번개가 들끓더니 뇌룡으로 변하고 대진을 이루었다.

번개는 상고 형상으로 변해 엄청난 힘을 뿜었다.

쿠쿠쿵-!

천지가 다시 흔들렸다.

금빛과 다른 빛들이 천지를 비추고 강기와 진기 그리고 의지가 무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또다시 엄청난 싸움이 시작될 것 같았다.

이런 현상은 한참이나 지속되었다.

마지막에 먹구름과 번개, 살기들이 부서지고 사라졌다.

천지는 다시 맑아졌다.

두 형상은 상고의 신처럼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그들의 모든 것들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방대한 위압을 뿜어 무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뎅-! 뎅-! 뎅-!

이때, 종소리가 천존전장에 울려 퍼졌다.

천존전장의 다른 무인들과 생령들은 깜짝 놀라 하늘을 쳐다보았다.

종소리가 아홉 번 울리면 천존이 탄생했다.

환호성과 축하가 하늘을 가득 채웠다.

천존전장의 규칙지력이 움직여 심약주재와 통천도수를 성변지지 밖으로 내보냈다.

그들은 제일소선역으로 돌아왔다.

성변지지에서 벌어진 일들이 밖으로 흘렀고 소문은 세 시진 만에 대상계 전체를 휩쓸었다.

대세력들과 천존 거물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실망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작은 세력과 내기를 한 무인들은 기분이 좋아 호탕하게 웃었다.

하루가 지났다.

성변지지에 다시 파동이 일고 먹구름이 몰렸다.

임소의, 무형노인, 능심공자 셋은 엄청난 기세를 뿜으며 구름 속으로 날아가 뇌겁과 싸웠다.

잠시 후, 종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성변지지 무인들은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셋 다 성공했다!"

"이제 임효지와 창 등이 남았어. 아무 문제 없을 거다."

"그렇다면 이번에 천존지과를 얻은 무인들은 전부 천존이 될 수 있겠구나! 예전에는 몇 안 되더니 이런 일은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다."

"그럴 수도 있지. 이번 천존싸움은 예전과 달랐다. 그러니 천존나무에 오른 자들은 다 천존이 될 수 있다."

분위기가 뜨거웠다.

천존 싸움에 참가했던 무인들은 누구도 먼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다.

남은 다섯 명이 진급하면 대상계에 새로운 천존 거물이 생긴다는 의미였고 새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들은 천존 돌파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간증하고 있었다.

다섯 시진이 지나고 무인들은 소원성취를 했다.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은 동시에 태고천룡 같은 기세를 뿜고 눈을 번쩍 떴다.

먹구름이 다시 몰려왔고 번개는 금색이 아닌 자금색이었다.

멸망의 기운이 전보다 더 강해졌고 고귀한 느낌이 늘어났다.

마치 뇌겁들 중의 무상황자인 것 같았다.

슈슈슉-!

넷은 빠르게 움직여 먹구름으로 날아갔다.

엄청난 싸움이 일어났다.

수많은 천존 거물들이 싸우는 것처럼 엄청난 파동 등이 일어났는데, 앞에 진급을 한 사람들과 차이가 컸다.

반 시진 정도 지나고 천지가 맑아졌다.

새로운 네 개의 위압이 천지와 생령들의 마음에 충격을 주었다.

뎅-! 뎅-! 뎅-!

종소리가 다시 한번 울려 퍼졌다.

무인들은 고개를 들고 하늘에 있는 네 형상을 바라보았다.

네 형상은 체형에 변화가 없었지만, 무인들은 산처럼 웅장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평생을 노력해도 그 산을 못 넘을 것 같았다.

이때,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열 번째 종소리가 들렸어?'

또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앞에서 울렸던 종소리보다 더 우렁차고 신비한 소리가 무인들과 생령들 귓가에 울려 퍼졌다.

"열, 열한 번째 종소리?"

천존전장에 있던 무인들과 생령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예로부터 천존거물이 되면 종소리가 아홉 번 울려 퍼졌다.

열한 번 울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창, 주제 등도 천존전장에서 내보내졌다.

무인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종소리가 열한 번이나 울렸다!"

"더 많은 두 번의 종소리는 의미도 다를 거다."

"허허, 다르기만 할까?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 범위를 벗어난 것들은 어떤 한계를 돌파한 거야. 그러니 엄청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거다!"

"네 천재에게 열한 번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으니 임효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가능하기만 하겠느냐? 내 생각에 임효지의 종소리는 열한 번이 넘을 것 같다."

"맞아, 창과 주제는 천극방 서열 이십 위이고 임효지는 서열 구 위이다. 주재정상의 경지면서 십 대 천존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니 종소리가 분명 열한 번은 넘을 거다."

"그럼 대상계에 새로운 기록이 생기겠구나."

여기저기서 감탄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인들은 진남에게 집중했다.

그들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에 차 있었다.

반주 향이 타는 시간이 흘렀다.

평온하던 진남에게서 만장이 되는 빛이 뿜어져 나왔다.

봉인들이 열린 것처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운들이 하늘 높이 솟아올라 천지가 흔들렸다.

"왔다!"

"이 기운은 네 천재들보다 더 강하다!"

무인들은 살짝 놀랐다.

계현, 고비, 명초노조는 눈을 크게 뜨고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특히, 명초노조는 긴장해서 심장이 목구멍에 걸린 것 같았다.

진남의 몸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진남은 여전히 근원지체였다.

그가 근원이고 근원이 그였다.

근원 역시 강하고 약한 구별이 있었다.

즉, 제삼십삼 소선역의 근원의 힘은 제일소선역의 근원의 힘보다 약했다.

진남은 천극방에서 폐관 수련을 할 때 진봉화와 토론하고 결론을 얻었다.

그리하여 진남은 자신의 몸을 근원의 종자라고 생각하고 싹을 틔우고 키웠다.

이번에 천존지과를 흡수한 덕분에 근원의 종자는 싹이 트고 새파랗게 자랐다.

엄청난 진보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남이 천존지과가 주는 신비한 느낌으로 변신을 했다는 것이었다.

진남이 장악한 것은 근원지체만이 아니었다.

그는 불후상마진결과 여러 문도지법도 장악하고 있었다.

또한, 진남은 지금의 자신을 살펴본 것이 아니었다.

그는 미리에 강한 영항불멸지체를 가질 수 있었다.

"천존이란 스스로 규칙지도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무인들은 공법을 만드는데 열을 올린다.

그 이유는 스스로 문법을 만들면 더 강해질 수도 있고 천존으로 진급할 때 자신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규칙지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배운 대동천결, 불후상마진결, 영항불멸지체 그리고 여러 문도법들 중 내가 만든 것은 없다. 하지만 모두 나에게 모여 있다.

대동천결은 가장 훌륭한 종자이고 가능성이 크다. 대동천결은 불후상마진결을 포함할 수도 있고 영항불멸지체를 흡수할 수도 있으며 여러 문도법을 나뭇잎으로 만들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진남은 이제 모든 힘을 합쳤다.

예전에도 진남은 이런 일을 한 적이 있었기에 이미 깨달음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달랐다.

대동천결은 총강만 있고 완벽하지 않았다.

진남은 영항불멸지체지만 후세의 육신에 남아있고 지금은 아니었다.

천존지과를 얻은 게 아니고 자신의 힘에만 의지했다면 진남은 중요한 단계를 지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몰랐다.

진남은 신비한 공간에 온 것 같았다.

사방이 시커멓고 끝에는 커다란 대문이 있었다.

진남은 대문을 손으로 밀었다.

천존지과가 가져다준 방대하고 순수한 힘과 스스로 규칙지도를 자세히 알아낸 것이 진남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웅장한 대문은 쉽게 열리며 커다란 소리를 냈다.

진남은 새로운 경지를 연 것 같았다.

"응?"

진남은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성변지지에 있던 무인들도 진남이 뿜어내던 기운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성변지지는 조용해지고 주변에 바람 소리만 들렸다.

"이, 이게 대체……."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고비, 계현, 명초노조는 표정이 굳었다.

그들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던 진남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깊은 고민에 빠진 것 같았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진급에 실패했어?"

"우와, 이게 무슨 일이야?"

"다들 성공했는데 천극방 구 위가 실패했어?"

무인들은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천존지과를 먹어도 진급할 확률이 오 할이라고 하지만 임효지는 엄청난 천재인데 어떻게 실패를 했을까?

고비, 계현, 명초노조는 넋을 놓고 있다가 정신이 번쩍 들어 임효지에게 달려갔다.

"진……. 임효지, 괜찮느냐?"

명초노조는 급한 마음에 하마터면 진남이라고 부를뻔했다.

하지만 시공지력이 경고를 하는 바람에 그는 정신이 들었다.

"괜찮습니다. 먼저 떠나가십시오."

진남은 고개를 젓고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한 시진이 지나고 엄청난 소식이 대상계를 휩쓸었다.

"임효지가 진급에 실패했어!"

"설마! 진짜야? 천극방 서열 구 위잖아? 다른 사람들이 다 성공했는데 왜 임효지만 실패했지?"

"허허, 그러게. 너무 아쉽다. 대상계 제일천재라서 천존거물만 되면 제일 천존이 되고 무적이 될 수 있었어! 하지만 실패를 했으니 삼십 년을 더 기다려야 해."

"삼십 년 후면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 심약주재까지 엄청난 경지에 이를 거다."

"혜성이 두각을 나타내자마자 죽었구나."

"임효지가 전설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리 빨리 빛을 잃을 줄이야."

"퉤, 죽기는 누가 죽었어? 빛을 잃기는 개뿔! 천존이 되지 못해도 임효지는 십 대 천존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물이다. 그런데 왜 죽겠느냐? 왜 빛을 잃었느냐? 사 대 천재들 제외하고 누가 임효지와 겨룰 수 있느냐?"

"너무 강하면 부러지기도 쉽다. 임효지는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과 비교하면 운수가 부족하다."

"이제부터는 사대 천재의 천하겠구나."

대세력과 여러 거물들, 무인들의 대화주제는 다 임효지였다.

어떤 이들은 감탄하고 어떤 이들은 고소해했으며, 어떤 이들은 아쉬워했다.

* * *

그 시각, 천극방.

"천 형, 이게 무슨 상황이요? 임효지가 진급에 실패했소? 어떻게 실패할 수 있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소?"

자호천존의 다급한 목소리가 천극방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천극방의 영은 화를 버럭 냈다.

"자네가 나한테 물어보면 나는 누구한테 물어보겠소? 그 녀석이 먹구름까지 불러왔는데 결국 구름이 흩어지고 진급도 하지 못했소!"

자호천존은 깜짝 놀랐다.

"먹구름도 나타났소? 이런……."

많은 천재들이 진급에 실패했다.

하지만 먹구름까지 불러오고 진급에 실패한 경우는 없었다.

먹구름이 나타났다면 진급은 당연한 일이었다.

자호천존은 무언가 생각났다.

만세무회의 심사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아홉 개의 별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상까지 불러오고 진남 스스로 포기를 했다.

자호천존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천 형, 이번에도 진남이 포기한 것 아니오? 지난번에도……."

천극방의 영은 기분이 불쾌했다.

그는 자호천존의 말을 채 듣지 않고 욕설을 퍼부었다.

"내가 그것도 생각 못 했겠소? 자네가 알려줘야 알 것 같소? 귀찮게 자꾸 전음하지 마시오. 나는 천존전장에 가보겠소. 스스로 포기한 거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요!"

화가 잔뜩 난 천극방의 영은 신비한 공법을 사용하여 천존전장으로 달려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