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화 천극방 속 수련
"응?"
진남은 이상함을 느꼈다.
대전 안에서 풍기는 기운과 대전 밖의 세상에서 풍기는 기운은 전과 완전히 달랐다.
"임 도우, 공법을 전부 배웠느냐?"
이때,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자호천존이 환하게 웃으며 대전에 나타났다.
"그렇습니다, 선배님!"
진남은 공수하고 말했다.
"음월이 만든 공법은 진짜 대단하다. 무예 재능이 훌륭한 너도 여섯 달이 지나서야 다 배웠구나. 솔직히 말해 나는 너와 진 도우가 이 공법을 완성하는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자호천존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됐다. 긴말하지 않겠다. 깨어났으니 나와 함께 진 도우한테 가자."
자호천존은 말하며 돌아서 대문으로 걸어갔다.
진남은 뒤를 따랐다.
얼마 안 돼 그들은 벼랑 끝에 도착했다.
벼랑 아래에 봉도서가 조용히 서 있었다.
봉도서는 전과 달라졌다.
봉도서의 겉표지에 반짝거리는 금빛은 현묘한 느낌이 들게 할 뿐만 아니라 침범할 수 없는 신성한 위엄과 장엄함이 느껴졌다.
진남이 오는 것을 느꼈는지 봉도서에서 금색 문자들이 날아와 천천히 진봉화의 형상을 이루었다.
"임 도우, 이렇게 빨리 총강을 장악했소? 나는 삼 개월이 지난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소."
진봉화는 웃으며 말했다.
"진 도우 그런 말 하지 마시오. 나는 삼 개월이 지났지만, 전혀 깨닫지 못했소."
진남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진봉화는 봉도서의 기영이 된 후 변화가 매우 컸다.
말투나 행동이 전과 같지 않고 매우 담담하고 속세를 벗어난 것 같았다.
전보다 더 솔직한 느낌을 주었다.
"서로 칭찬을 주고받는 모습이 봐주기 힘들구나."
자호천존은 수염을 만지며 말했다.
"자호 선배님의 말씀이 맞소. 임 형, 앞으로 나를 봉화라고 부르시오. 이제부터 나는 스승님의 사명을 이어받아 형님과 함께 대동천결을 완성할 것이요. 임 형 나를 싫어하지 마시오."
진봉화는 말하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봉화, 그런 말 하지 마시오. 앞으로 자네와 나는 형제요, 함께 성장합시다!"
진남도 손을 뻗어 진봉화와 악수했다.
손이 닿자 진남과 진봉화는 깜짝 놀랐다.
음월 때문인지 아니면 둘 다 대동천결을 느끼고 있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그들은 상대방이 친형제처럼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임 형, 스승님께서 서신을 남기셨소. 확인해 보시오."
진봉화는 옥간을 꺼냈다.
진남은 빠르게 신념을 주입했다.
음월은 많은 말을 남기지 않았다.
그들에게 총강을 이해한 후 첫 번째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었다.
"선배님 말씀대로 나는 천극방 선배님을 찾아가겠소. 봉화, 자네는 어떻게 할 생각이요? 나와 함께 가겠소, 아니면 공법을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겠소?"
진남은 물었다.
"함께 가겠소. 자네가 수련에 들어가면 어떤 상태인지 보고 싶소."
진봉화는 생각하고 말했다.
"좋소!"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동시에 자호천존을 바라보았다.
"너희들은 이럴 때만 나를 찾느냐? 지금 바로 천 형과 연락하겠다."
자호천존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담홍색의 영패 두 개를 꺼냈다.
영패는 천존 거물의 위압을 풍겼다.
"이 두 영패는 우리 성천무교의 성무영(聖武令)이다. 이 영패를 갖고 있는 사람은 성천무교의 태상장로와 같다.
너희들은 아직 경지가 약하다. 이 두 영패가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영패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으면 나에게 전음하거라."
자호천존은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우리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마. 너희들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대상계 전체를 혼란에 빠뜨려도 성천무교는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
진남과 진봉화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성천무교가 그들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충분히 보여줬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이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진남 등은 거절하지 않고 영패를 받고 포권했다.
"은혜라니? 자호, 자네 어떤 좋은 점으로 이들을 매수했소?"
이때, 다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극방의 영의 의지가 멀리에 나타났다.
"선배님을 뵙습니다."
진남 등은 빠르게 인사했다.
"천 형, 무슨 말이요? 임 도우와 진 도우는 대상계의 무도를 부흥시킬 책임을 지고 있소. 우리 성천무교가 힘을 아끼지 않고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요. 천 형도 태도를 보여야 하지 않겠소?"
자호천존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나를 자극하는 거요? 자네하고 말도 섞고 싶지 않소."
천극방의 영은 눈을 흘기고 진남 등을 보며 말했다.
"무슨 일로 나를 찾느냐? 미리 말하겠다. 나는 천극방의 영으로서 공평하게 일 처리를 할 것이다."
진남은 말했다.
"선배님, 이건 음월 선배님께서 남겨주신 옥간입니다. 선배님께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천극방의 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옥간에 신념을 주입했다.
앞부분을 읽을 때 천극방의 영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확인한 천극방의 영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퍼부었다.
"젠장! 음월 이자가 나까지 엮으려고 하네?"
진남과 진봉화는 빙그레 웃었다.
"음월 좋소, 죽어서도 가만있지 못하는군!"
천극방의 영은 이를 갈았다.
그는 한숨을 쉬고 이마를 만지더니 말했다.
"음월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다면 너희에게 필요한 걸 알아도 나는 너희를 들여보내지 않았을 거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동의하겠다. 여기서 기다리거라. 내 본체가 와서 너희들을 데리고 가겠다."
진남과 진봉화는 기뻐하며 공수했다.
음월이 남긴 옥간에는 천극방의 영더러 진남과 진봉화가 천극방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대동천결을 수련하도록 허락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대동천결은 근원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는 진정한 근원의 힘을 찾아보고 느낀 후 근원의 힘을 체내에 끌어들여야만 대동천결의 방법에 따라 수련을 할 수 있었다.
이는 진남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대상계에서 서열이 높은 소선역의 가장 중요한 곳에 들어가 근원의 힘과 접촉하는 것은 원래 불가능했다.
하지만 성천무교가 받쳐주고 봉도서와 용도천존 등 거물들이 도와주고 있기에 진남은 서열이 좀 낮은 소선역의 가장 중요한 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천극방과 비하면 차이가 컸다.
천극방은 주천불사산과 마찬가지로 상고의 최초의 근원의 힘의 일부분이 변한 것이고 대상계와 함께 생긴 것이었다.
천극방이 갖고 있는 근원의 힘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깨끗하여 서열이 낮은 소선역의 근원의 힘은 비교할 수 없었다.
천극방의 깊은 곳에 들어가고 천극방의 근원의 힘을 느낀다면 진남은 대동천결을 수련하기가 훨씬 쉬웠다.
잠시 후, 자호천존은 종문의 일을 처리하러 떠나갔다.
천극방의 영의 본체는 하루가 지난 후에야 도착했다.
"너희들도 알 것이다. 천극방에 들어가려면 서열전이 열리기를 기다려야 한다. 만약 천극방의 깊은 곳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천극방 이십 위 안에 들거나 심지어 일 위를 해야 한다.
이번에 나는 너희들을 위해 규칙을 어겼다. 그러니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반드시 천존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총강을 다 수련해야 한다. 수련을 마치지 못하면 너희들에게 따질 것이다."
천극방의 영은 주먹을 쥐었다.
"허허, 선배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절대 선배님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진남은 바로 말했다.
진남은 지금이 성천력 이천사 년이고 시간이 많아 남아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야지. 아, 참. 천극방의 깊은 곳에 들어가기 전에 나는 너희들을 가두겠다. 깊은 곳에 도착한 후 다시 풀어주마."
천극방의 영은 말했다.
"알겠습니다!"
천극방의 영이 손가락을 튕기자 엄청난 힘이 진남과 진봉화를 가두었다.
둘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정신을 집중했다.
천극방의 영이 손을 젓자 현묘한 힘이 강림해 그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하루가 지난 후 천극방의 영의 목소리가 그들의 식해에 울려 퍼졌다.
"열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너희들을 꺼내주겠다. 명심하거라, 체내의 힘을 전부 움직여야 한다. 아니면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진남과 진봉화는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들은 방심하지 않고 체내의 힘을 최고로 끌어 올렸다.
잠시 후 그들을 덮었던 가두는 힘이 전부 사라졌다.
쿠웅-!
진남은 귓가에 천둥이 울리는 것 같았다.
엄청난 힘을 가진 기운이 선해처럼 순식간에 그를 눌렀다.
그는 저도 모르게 몸이 떨리고 피가 들끓었다.
마음과 의지는 상상할 수 없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차!"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봉화는 경지가 그보다 많이 약했다.
이 정도로 강한 힘이면 진봉화는 중상을 입을 게 뻔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진봉화를 보호했다."
천극방의 영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진남은 한숨을 쉬고서야 눈을 뜨고 앞을 바라봤다.
그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끝없이 넓은 보라색 공간에 있었다.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 상상할 수 없이 큰 태고의 태양 같은 금색 빛무리가 떠 있었다.
빛무리 속의 빛들은 파도처럼 출렁거렸다.
출렁거릴 때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힘이 용솟음쳤다.
주재로 진급한 후 진남은 자신이 보잘것없게 느껴지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자신이 보잘것없게 느껴졌다.
예전에 남천문, 비월여제, 구천지존을 바라보던 때와 같았다.
그는 작은 개미가 오랫동안 존재한 웅장한 선산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놀랐느냐?"
천극방의 영은 둘의 표정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상고 근원의 힘의 일부분이다. 이제 상고의 근원이 얼마나 강한지 상상할 수 있겠지?"
진남과 진봉화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천극방의 영은 빛을 튕겨 진남에게 주입하고 말했다.
"이 빛이 있으면 여기서 수련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다. 나는 다른 일이 있어 먼저 가겠다. 너희는 이제 수련을 시작하거라."
그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한마디 보탰다.
"음월이 총강을 만든 것은 엄청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그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진남과 진봉화는 공수했다.
"선배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천극방의 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졌다.
"임 형, 갑시다."
진봉화는 손짓했다.
진남은 태고의 태양 같은 금색 빛무리를 한참 뚫어지게 보았다.
그는 한숨을 쉬고 위로 날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대동천결!"
진남은 낮게 소리치고 엄청난 속도로 여러 가지 법인들을 만들었다.
법인을 만 개 정도 만들었지만 진남에게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구만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의 법인을 만들었을 때 그에게서 빛이 반짝거렸다.
진남의 기운에 현묘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진봉화도 가부좌를 틀고 앉아 진남이 만든 법인과 진남의 변화에 집중했다.
* * *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진남은 피곤한 줄도 모르고 따분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반복하여 법인을 만들었다.
그의 몸에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그의 몸은 위로부터 아래까지 점차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에는 그가 입고 있는 옷만 남아 대략적인 윤곽이 보였다.
이것이 바로 대동천결 총강의 신비한 점이었다.
근원의 힘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가장 원시적인 힘이었다.
음월은 근원의 힘이 되려면 육신 등이 깨끗해지고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근원의 힘의 기초가 될 수 있었다.
"거의 된 것 같구나……."
진봉화는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