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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16화 (1,316/1,498)

1316화 고작 이삼 일 만에?

"임 형, 자네 너무 깊게 감췄소. 언제 천극방의 영과 사이가 이토록 좋아졌소?"

계현은 놀라움이 가시기 전에 참지 못하고 물었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그와 천극방의 영은 친분이 두텁지 않았다.

"천…… 천극방 선배님, 아닙니다. 선배님께서 임효지를 데려가시겠다면 삼양도통은 절대 막지 않을 겁니다!"

정신을 차린 만라천존은 놀라 식은땀이 났다.

좀 전에 용도천존과 염명천존을 대하던 때와 태도가 선명하게 대비되었다.

검하천존의 그 물건을 얻기 위해 만라천존은 용도천존과 염명천존 심지어 세 명의 천존을 무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찌 감히 천극방을 무시할까?

천극방의 영의 말 한마디면 삼양도통은 전에 없는 대겁을 당할 것이었다.

그동안 천극방의 은혜를 입은 강자는 셀 수없이 많았다.

또, 천극방은 매우 대단했다.

천극방의 영을 대상계의 이 위라고 하면 일 위라고 자처할 자가 있을까?

"선배님, 임효지가 선배님의 마음에 든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아니면 아무리 간이 부었다고 해도 절대 그자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소인배에게 속아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선배님 용서해주십시오."

만라천존은 후회하며 말했다.

그는 후회하는 척하는 것이 아니었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이 이런 관계인 걸 알았다면 검하천존이 아무리 큰 좋은 점을 주겠다고 해도 그는 절대 진남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을 것이었다.

"잘못을 뉘우쳤으니 너와 따지지 않겠다."

천극방의 영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남을 보며 말했다.

"임효지, 나를 따라오거라. 용건이 있다."

진남은 의문이 들었다.

"선배님……."

천극방의 영은 손을 저어 위엄 있는 힘을 드러내 진남을 감쌌다.

"여기서 발생한 일을 다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 나는 볼일이 있어 먼저 가겠다. 너희들은 스스로 주세를 하거라."

천극방의 영은 말을 마친 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사라졌다.

저수지는 조용하고 분위기가 묘했다.

우린, 풍옥도인, 홍엽 장로 등은 꿈을 꾼 것 같았다.

절세의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았는데 잠깐 사이에 원상태를 회복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용도천존과 염명천존은 서로 마주 보았다.

그들은 상대방의 얼굴에서 기쁨을 발견했다.

그들은 임효지가 범상치 않다는 걸 알았지만 뒤에 천극방의 영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이번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임효지가 청궁에 관해 아는 이유가 있었어.'

둘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허허, 만라, 자네 이번에는 정확한 결정을 했군. 삼양도통의 다른 천존들이 자네를 칭찬할 것이오. 일이 끝났으니 우리도 가겠소. 안녕."

용도천존과 염명천존은 한마디하고 사라졌다.

그들은 이 기회에 만라천존을 제대로 놀리고 분풀이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만라천존에게 고마워해야 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일이 이 정도로 커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들도 직접 자신들의 태도를 표시할 수 없었을 것이며 진남이 그들에게 빚을 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었다.

"하하하! 공격하려고 하지 않았소? 왜 아무 말도 없소? 자, 계속 손을 쓰시오. 나와 명초 선배님은 임효지의 형제요, 우리를 공격하시오! 나는 절대 반격하지 않고 한발도 움직이지 않겠소!"

계현은 정신을 차리고 우린과 홍엽 장로 등을 보며 큰소리쳤다.

우린과 홍엽 장로 등은 자신들이 어떤 벌을 받게 될지 상상하고 안색이 하얘졌다.

"체, 기세를 믿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자들 같으니, 말도 하기 싫소."

계현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뭐가 생각난 듯 영패를 들고 흥분하여 전음했다.

"고비, 어서 임 형 쪽으로 오시오. 우리 이참에 저들에게서 보물을 빼앗을……. 아니요. 삼양도통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눕시다."

* * *

반 시진 후, 성천무교, 신비한 곳.

슉-!

천극방의 영이 허공에 나타났다.

소매를 젓자 진남도 나타났다.

"선배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 응? 여기는 어딥니까? 자호 선배님?"

진남은 나타나자 바로 물었다.

그는 기이한 작은 세상에 도착했고 그와 멀지 않은 곳에 자호천존이 있었다.

자호천존의 옆에 있는 사람들은 힘이 매우 강하여 천존 등급의 거물들 같았다.

진남은 엄청난 일이 발생했다는 걸 느꼈다.

"녀석, 너에게 묻겠다. 다섯 번째 관문 심사의 중요한 순간에 너는 왜 포기했느냐? 앞으로 한 발만 움직였더라도 네가 만세무회의 일 위가 되었을 것이다!"

천극방의 영은 물었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이유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진남은 씁쓸하게 웃었다.

"됐다. 더 묻지 않겠다."

천극방의 영은 눈을 흘겼다.

"임 도우, 이번에 너를 오라고 한 건 매우 중요한 일이 있어서이다. 뒤를 돌아보거라."

자호천존은 말했다.

진남은 뒤로 돌아서자 벼랑 끝에서 상처를 치료하는 진봉화, 허공에 떠 있는 신비한 길 그리고 기이한 대문이 보였다.

벼랑의 골짜기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서가 조용히 떠 있었다.

"이 책은……."

진남은 깜짝 놀랐다.

매우 현묘한 느낌이 마음속에 퍼져 그는 저도 모르게 책으로 다가가고, 책을 만지고, 책을 이해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이에 천극방의 영,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서로 마주 보고 서로에게서 기쁨을 발견했다.

자호천존은 낮게 기침을 하고 말했다.

"임 도우, 이 책은 성천무교의 지보 봉도서이다! 이번 만세무회의 다섯 번째 관문에서 이것을 나타나게 한 건……."

자호천존은 진봉화에게 했던 말을 진남에게 해줬다.

하지만 진실은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러분이 저를 찾은 건……."

진남은 짐작이 갔다.

"맞다. 네가 생각하는 것과 같다. 진봉화는 실패했다. 그자는 봉도서가 기다리는 인연이 있는 자가 아니었다. 수서인에게서 네가 일 위를 포기했다는 걸 들은 후 우리는 너야말로 봉도서가 진정으로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짐작했다."

자호천존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임 도우, 이 일은 매우 중요하다. 네가 우리를 도와 기영을 깨워주기를 바란다."

천극방의 영은 말했다.

"기영을 깨우면 너에게 엄청난 기연을 주겠다."

진남은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정색하고 말했다.

"선배님들 봉도서는 무도지보입니다. 그것이 파괴되면 세상의 무도가 손상을 입게 됩니다. 제가 도울 수 있다면 당연히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뭘 해야 합니까?"

천극방의 영은 흐뭇하게 말했다.

"너는 봉도서로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진남은 심호흡으로 마음을 진정했다.

그는 먼저 계현 등에게 신념을 전한 다음 말했다.

"시간을 지체하지 맙시다. 저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말을 마친 후 그는 봉도서의 앞으로 날아갔다.

봉도서는 무언가 느낀 것처럼 더 밝은 빛을 드러내 진남을 감쌌다.

"또 한 달을 기다려야 결과를 알 수 있겠구나."

자호천존은 감탄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하지만 그는 불만이 없었다.

희망이 있으면 기다릴 만했다.

"한 달이면 되지 않소? 별거 있소? 자네 바둑을 가져오시오. 오랫동안 자네들과 바둑을 두지 못했소. 자네들의 수준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모르겠소."

천극방의 영도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응? 천 형, 자네도 여기서 기다릴 거요?"

이건 천극방의 풍격이 아니라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의아한 눈길로 바라봤다.

"맞소.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잖소. 여러 가지 상황이 이 자식을 가리키고 있으니 문제없을 거요. 하지만 이미 한 번 문제가 생겼던 거라 결과를 보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소."

천극방의 영은 고개를 저었다.

이때, 수서인이 쉰 소리로 낮게 말했다.

"선배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에는 문제없을 겁니다."

천극방의 영은 눈을 찌푸리고 말했다.

"너 아직도 있느냐? 자호, 수서인을 상대할 방법을 찾으라고 했는데 찾았소?"

수서인은 아무 말도 없었다.

'도망가자, 도망가자. 건드리지 말자.'

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삼양도통에 있는 계현, 고비, 명초노조는 진남 덕분에 삼양도통에서 귀빈처럼 받들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진남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검하천존이 삼양도통에 거의 도착할 때쯤, 삼양도통에서 검하천존은 이미 도통에서 쫓겨났고 삼양도통과 아무 상관 없다고 선포하여 검하천존은 혼란스러웠다.

그가 제자들과 장로들에게 묻자 다들 우물쭈물 대답을 못 했다.

엄청난 좋은 점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임효지가 무사하다는 것밖에 알 수 없었다.

검하천존은 바보가 아니라 순식간에 싸늘한 한기를 느꼈다.

* * *

하루가 빠르게 지났다.

신비한 소세계.

천극방의 영은 혼자 모든 흰 바둑알을 쥐고 자호천존 등 거물들과 흥미진진하여 바둑을 두었다.

"하하하, 내가 또 이겼소! 자호, 그동안 자네 실력이 많이 약해졌소. 너무 약하오!"

천극방의 영은 바둑알을 두고 통쾌하게 웃었다.

자호천존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이런 내기는 천지, 중생, 대도에 대해 많이 이해해야 했다.

이 세상에 주천불사산 외에 상고의 근원의 힘이 변한 천극방보다 천지, 중생, 대도에 대해 많이 이해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때, 조용하던 봉도서에서 엄청난 빛이 솟아올라 구름 위로 들어갔다.

많은 금색 문자가 봉도서에서 나와 땅에 떨어져 선산, 강, 나무 등으로 변했다.

"응?"

천극방의 영 등 거물들은 일제히 시선을 돌렸다.

"자호, 지난번에 진봉화가 이런 이상을 일으킨 것이 언제였소?"

천극방의 영은 봉도서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열흘…… 정도 되었을 거요."

자호천존은 목소리가 떨렸다.

"그만둡시다!"

천극방의 영은 정신이 번쩍 들어 바둑판을 부수고 자리에서 일어나 뒷짐을 쥐고 앞을 바라봤다.

자호천존 등 거물들도 바둑을 둘 흥미가 사라지고 천극방의 영의 옆으로 갔다.

시간이 계속 조금씩 흘렀다.

천극방의 영 등 거물들은 절세의 이상이 세상에 나타나는 걸 봤다.

또 하루가 지나고 그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임효지가 지금 일으킨 이상은 진봉화가 한 달 후에야 일으킨 것이었다.

임효지는 이제 곧 진봉화처럼 고도에 들어가게 될 것이었다.

이때, 줄곧 폐관하고 상처를 치료하던 진봉화는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고 마음과 영혼의 아픔도 사라지고 점점 정신을 차렸다.

"이건……."

진봉화는 무언가 발견하고 눈을 번쩍 떴다.

그는 익숙한 형상이 고도 위에 나타난 걸 발견했다.

"임……효지?"

진봉화는 형상을 알아보았다.

이번 만세무회에서 그는 임효지가 가장 인상 깊었다.

만세무회가 끝날 때 진봉화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임효지가 자신보다 먼저 아홉 개의 별이 세상에 강림하는 이상을 일으킬 뻔했다는 것을 들었다.

진봉화는 임효지란 이름을 확실히 기억했다.

그는 모든 일이 끝나면 임효지를 찾아가 무도에 대해 대화를 나누려 했다.

임효지가 이곳에 나타난 것은 그가 실패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거물들이 임효지를 데려다 시도해보려고 했을 것이었다.

"임효지가 이미 고도 위에 왔어?"

진봉화는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

그는 상처를 치료한 기간이 이삼 일밖에 안 되었다.

'그럼 임효지는 이삼 일 만에 내가 한 달 동안 이룬 성과를 이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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