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308화 (1,308/1,498)

1308화 이상을 일으키는 자는 누구?

둥-!

묵직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오색찬란한 빛들이 모여 엄청난 산이 되더니 심약주재를 눌렀다.

여러 가지 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선성에 있던 무인들은 현장과 거리가 멀었지만 커다란 산이 주는 진압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부숴라!"

심약주재는 고함을 지르며 하늘을 갈랐다.

그의 몸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피가 뿜어졌다.

심약주재는 의지를 배로 드러내고 태고의 번개나 태고의 칼처럼 커다란 산을 공격했다.

쿠쿠쿵-!

천지가 흔들리고 강풍이 불었다.

커다란 산은 꿈쩍도 하지 않고 심약주재의 의지를 사정없이 부쉈다.

심약주재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계속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커다란 산과 죽기 살기로 싸울 기세였다.

"그만!"

천극방의 영은 호통을 쳤다.

그의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는 소무상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심약, 결과가 정해진 일에 왜 이리 집착하느냐? 아직도 네 자신을 잘 모르겠느냐?"

선성에 있던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천극방의 말에 심약주재는 몸을 흠칫 떨었다.

그는 끊임없이 의지를 드러내는 것을 멈추었다.

잠시 후, 그는 의지를 전부 거두었다.

커다란 산도 사라지고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천극방의 영과 자호천존 등은 그 모습을 보자 시름이 놓였다.

무인들은 조금 전에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몰랐지만,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심약주재는 자신이 문을 부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힘을 사용하여 억지로 대문을 부수려고 했다.

하지만 그 문은 강한 힘으로도 부술 수 없었다.

오히려 침식당할 수 있었다.

심약주재가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피웠다면 중상을 입고 주화입마에 빠질 수 있었다.

"이 녀석, 괜찮느냐?"

천극방의 영은 심약주재에게 다가가 불만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심약주재는 눈을 뜨고 여전히 푹 빠져있는 진봉화와 진남을 살폈다.

그는 입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

"그런 쓸데없는 말은 왜 물어보십니까? 제가 괜찮아 보이십니까? 선배님이라면 괜찮겠습니까?"

천극방의 영은 심약주재의 말투가 전과 같은 것을 발견하고 웃었다.

"실망하지 말거라. 너는 항상 오만해서 타격을 한번 입는 것도 도움이 될 거다."

심약주재는 눈을 흘겼다.

"영감탱이, 이미 알고 있었습니까? 그래서 일부러 저를 부른 겁니까? 타격을 받으라고 부른 게 맞습니까?"

천극방의 영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젠장!"

심약주재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도산을 떠났다.

천극방의 영과 다른 무인들은 심약주재의 두 손이 소매 안에서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게 타격을 받아서인지 알 수 없었다.

"심약주재는……. 성공하지 못했나?"

선성의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심약주재는 창 등 네 사람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었다.

심약주재도 아홉 개의 별이 세상에 강림하는 이상을 일으킬 수 없다면 대체 얼마나 강한 무예 재능을 가진 자라야 가능할까?

"진봉화와 임효지는 아직 반응이 없다!"

"저들이 이상을 일으킬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다. 심약주재도 실패했잖아!"

무인들은 한마디씩 했다.

그들은 왠지 불안해졌다.

자호천존은 심약주재의 옆으로 날아와 웃으며 말했다.

"마음이 불편하냐?"

심약주재는 자호천존을 힐끗 보고 걸음을 멈추더니 진봉화와 진남을 보며 말했다.

"다섯 번째 관문의 심사에서 진봉화와 진남만 저 문을 부술 수 있습니까?"

자호천존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임효지는 무예 재능이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실력이 좀 약하다. 다섯 번째 관문의 심사는 진봉화만 성공할 수 있다."

심약주재는 이마를 만지며 말했다.

"마음이 불편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영감탱이들이 이번에 사용한 술법은 정말 대단합니다. 저에게 충격을 주었고, 또 저의 투지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호천존은 심약주재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빨리 알아차렸으니 너에게도 좋은 일이다. 이제 그곳으로 가겠느냐?"

자호천존은 영패를 꺼냈다.

그는 전에 심약주재더러 그곳으로 가라고 몇 번이나 권고했다.

하지만 심약주재는 콧대가 높아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심약주재는 영패를 받더니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영감탱이들이 이번에 저를 골탕 먹였으니 가긴 가겠습니다. 기왕 왔으니 뭐라도 얻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이번 심사의 결과를 보고 가겠습니다."

결과를 예상할 수 있었으나 그는 직접 보고 싶었다.

* * *

그 시각, 신비한 대문 앞.

진남은 여전히 문자 바다에서 끊임없이 날아다녔다.

그의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었다.

진남은 현묘한 상태에 빠졌다.

그는 눈을 뜨려고도, 주위를 살피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과거에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편안함을 느꼈다.

손을 뻗어 글자를 잡은 그는 글자 속의 오묘함을 잡은 것이 아니라 마치 예전의 자신을 잡고 지난 세월을 잡은 것 같았다.

진남은 계속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한참 지난 후 진남은 글자를 잡을 때마다 글자 속의 오묘함과 의지 등이 그의 어느 문도법과 살초에 속한 것인지 알아차렸다.

그는 자신이 글자 속의 오묘함을 느낀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걸 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몰랐지만 매우 기뻤다.

또 하루가 지났다.

심약주재가 실패하여 선성의 무인들은 모두 기분이 우울했다.

전에 그들은 가끔 확인했지만, 지금은 화도산에 남은 두 개의 형상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대화도 적어지고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그들 외에 천극방의 영과 자호천존 등 거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진봉화의 무예 재능과 봉도서에 나타난 반응을 보고 진봉화가 아홉 개의 별이 세상에 강림할 이상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를 보지 못하여 그들도 불안했다.

만일 진봉화가…….

이때 천극방의 영, 자호천존, 심약주재, 선성 안의 무인들은 동시에 무언가 발견하고 눈을 찌푸렸다.

꼼짝하지 않고 있던 진봉화에게서 눈부신 보라색 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아흔아홉 개의 위엄 있는 형상이 그의 등 뒤에 나타났다.

어떤 형상은 거문고를 켜고, 어떤 형상은 퉁소를 불었다.

여러 가지 소리가 한데 모여 절묘한 선곡이 세상에 울려 퍼졌다.

형상들은 마치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처럼 매우 눈부셨다.

"이 이상은……. 저자가 성공했다!"

천극방의 영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귀청이 찢어질 듯 큰소리로 웃었다.

웃음소리가 방원 백만 리에 울려 퍼졌다.

"역시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군!"

자호천존 등 거물들도 기뻐했다.

"진봉화가……. 성공할까?"

천극방의 영의 말은 무형의 불꽃처럼 선성 안의 무인들의 마음속에서 타올랐다.

그들은 잠깐 어리둥절하더니 정신을 차리고 환호했다.

"젠장! 왜 진봉화가 성공했지?"

유독 두 명만 표정이 어두웠다.

고비와 계현이었다.

심사를 마친 후 그들은 임효지가 일월동광의 이상과 천지대동요 이상을 일으키는 걸 보고 매우 흥분했다.

그들은 일 위를 할 남자는 임효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봉화가 반응을 일으켰지만 임효지는 실패했다.

"너희들도 기분 나빠 할 것 없다. 변화가 생겼는데 말해줄 수 없다. 하지만 명심하거라. 임효지의 무예 재능은 진봉화보다 약하지 않다."

명초노조는 위안했다.

"선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임 형의 무예 재능은 심약주재를 초월했습니다. 대상계의 천재들 중에서도 최고의 존재일 겁니다. 주제, 창 등과 같은 등급입니다."

계현은 정신을 차리고 영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생각해보니 그들은 임효지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 같았다.

이 정도에 도달한 것만 해도 매우 대단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꿈쩍 않고 있던 진남에게서 자금색 빛이 뿜어져 나와 사납게 파도치는 바다처럼 하늘로 솟아올라 세상을 자금색으로 물들였다.

슉 슉 슉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위엄 있는 형상들이 그의 등 뒤에 나타났다.

진봉화와 달리 그의 뒤에는 백한 명의 위엄 있는 형상이 나타났다.

그들은 진봉화의 등 뒤에 나타난 형상들처럼 거문고를 켜는 자들도 있고 퉁소를 부는 자들도 있었다.

악기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절묘한 선악(仙樂)이 울려 퍼졌다.

무인들은 임효지가 일으킨 빛과 선악이 진봉화를 훨씬 초월했다는 걸 느꼈다.

진남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존재였다.

"봐봐!"

"임효지도 반응을 일으켰다!"

"진봉화가 일으킨 것보다 더 강하다!"

"저들은 모두 아홉 개의 별이 세상에 강림하는 이상을 일으킬 것 같다!"

선성의 무인들은 흥분되었다.

그들도 처음에는 임효지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임효지는 그들에게 너무 큰 기쁨을 주었다.

계현과 고비는 거의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천극방의 영과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마치 식해 속에 쿵-하고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천극방의 영,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놀라고 믿을 수 없어 눈이 휘둥그레졌다.

'임효지도 이 정도에 도달했다고?

진봉화보다 더 강하다고?

임효지가 이렇게 대단한 무예 재능이 있다고?

혹시 임효지가 인연이 있는 자일까?'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위엄 있는 형상들이 세상에 내려와 절세의 선악을 연주하고 노랫소리가 소무상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진봉화가 일으킨 보라색 빛이 자금색으로 변했을 때 진남에게서 뿜어져 나온 빛은 이미 적금색으로 변해 마치 태고의 태양처럼 세상에 천천히 떠올랐다.

진봉화가 육백예순여섯 개의 위엄 있는 형상을 일으켰을 때 진남의 등 뒤의 위엄 있는 형상은 구백아흔아홉 개로 되어 세상을 덮고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진봉화의 빛이 적금색으로 변하고 구백아흔아홉 개의 형상을 일으켰을 때 진남의 등 뒤의 형상들은 전부 부서져 몇백만 개의 오래된 글자로 변해 절세의 큰 눈처럼 세상에 떨어졌다.

마지막에 조용한 느낌이 소무상계 전체와 사람들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그들이 일으킨 아홉 마리의 자금색 새와 일월동광, 천지대동요 등 여러 가지 대단한 이상들이 기묘한 힘의 작용에 점점 흩어졌다.

소무상계는 점차 조용해져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가 됐다.

소무상계의 하늘도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약 열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하늘이 시커메지고 화도산과 선성들이 빛을 반짝거렸다.

"아홉 개의 별이 강림하는 이상이 나타날 것 같다!"

천극방의 영,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누가 아홉 개의 별이 강림하는 이상을 일으켰는지 명확했다.

"하하하, 영감탱이들 놀랐습니까?"

심약주재는 큰소리로 웃었다.

"진짜 놀랐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천극방의 영,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놀라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시간이 꽤 지나서야 천극방의 영,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정신을 차리고 서로 마주 보았다.

그들은 눈빛이 이글거렸다.

진봉화의 무예 재능이 어느 정도인지 그들은 잘 알았다.

그런데 임효지의 무예 재능이 진봉화보다 더 강했다.

임효지의 무예 재능이 그 네 명과 비슷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더 정확히 말해 임효지의 무예 재능은 주제, 황보절, 엽소선보다 강하고 창과 비슷했다.

가장 중요한 건 임효지가 봉도서의 세례를 받는다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