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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04화 (1,304/1,498)

1304화 다섯 번째 심사

"역왕지술!"

진남은 양손으로 법인을 바꾸었다.

은근한 파동이 사방으로 퍼졌다.

"피미도결(披靡刀訣)!"

"대음뇌오법!"

진남은 하나씩 술법을 펼쳤다.

열 번째 술법을 펼쳤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갑 자 구 번 방이 살짝 흔들리고 책장들이 투명해졌으며 옥간들은 깨져 빛으로 변했다.

쿵-!

모든 것들이 산산조각이 났다.

방은 사라지고 어둠이 가득했다.

진남은 어둠 속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백여덟 개의 옥간이 부서져 만들어진 빛이 모여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변하더니 마지막에 그림으로 변했다.

"어? 이건……."

진남은 그림을 보자 깊이 빠져들었다.

"알겠다."

한참이 지나고 진남의 두 눈에 빛이 돌았다.

눈앞에 펼쳐진 그림은 평범하지 않았다.

그림에는 현묘함이 담겨 있었는데 진남은 다 알아보지 못하고 대략적인 것만 느낄 수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던 진남은 그림에서 열 개의 틈을 찾았다.

이 그림은 무도 그림 같은 것인데 백여덟 개의 주재지술의 의지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진남이 어떤 열 개의 술법을 가져가도 그림에는 상응한 열 개 부분이 사라질 것이었다.

사라진 부분은 진남이 수련한 열 개 술법의 의지로 채워야 했다.

이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무도 그림이 돌아가는 오묘함을 진남은 다 알 수 없었다.

즉, 틈을 메우는 동안 실수가 있으면 그림은 부서질 것이었다.

진남은 자세히 생각해보더니 틈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을 얻었다.

그는 정신을 집중하고 첫 번째 술법을 움직였다.

그리고 의지를 드러내 틈에 가까이 다가갔다.

어느덧 아홉 시진이 지났다.

웅 하는 소리가 들리고 무도 그림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졌다.

그림은 점점 더 많은 기운을 뿜어내더니 결국 엄청나게 많아졌다.

"도우, 축하한다. 심사를 통과하고 사기 등급이 되었다."

나이 든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이어 웅장한 힘이 강림하고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는 다른 궁궐에 도착했다.

"임효지, 축하한다."

심약주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이 고개를 들어보니 대전에 세 형상이 있었다.

좌 장로, 심약주재, 진봉화였다.

진봉화는 진남의 시선을 느끼자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 번째 심사에서 사기 등급에 이른 자는 너희 셋뿐이다. 이제 네 번째 심사가 시작되었다. 아마 이틀이 걸려야 결과가 나올 거다."

좌 장로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성천무교에서 너희들을 위해 준비했다. 진봉화는 이 궁전의 네 번째 층, 심약주재는 세 번째 층, 임효지는 두 번째 층으로 가거라. 그곳에 상고의 자료들과 수련에 필요한 자료들이 있다.

너희들은 각자 방에서 기다리면 된다. 다섯 번째 심사가 시작되면 다시 너희들을 부르겠다."

심약주재는 불만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이렇게 낡아 빠진 곳에 꼭 있어야 합니까? 나가지도 못합니까?"

그는 며칠 동안 진남이 '가르쳐준' 참심일도를 다 익혔다.

엄청난 깨달음을 얻은 그는 적당한 곳에 가서 스스로 술법을 만들려고 했다.

좌 장로는 웃으며 말했다.

"맞다. 곧 다섯 번째 심사를 시작한다. 이런 때에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너희 셋에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안 된다. 때문에, 절대 나가면 안 된다. 전에 진행했던 만세무회에서……."

심약주재는 귀찮은 듯 손을 저었다.

"그렇게 합시다."

그는 진남을 보고 말했다.

"임효지, 나는 깨달음을 얻은 것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니 먼저 가봐야겠다."

진봉화도 진남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좌 선배님, 왜 다섯 번째 심사를 사람들이 주목합니까?"

진남은 호기심이 동해서 물었다.

"정말 모르는 게냐?"

좌 장로는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설명했다.

"역사 이래 만세무회의 마지막 심사는 무회에 참석한 모든 무인들이 다 구경할 수 있다.

대경지를 이루려면 큰 장면이 필요하다. 교주께서 이런 결정을 내리신 것도 큰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무회에서 일 위를 한 무인은 큰 수확을 얻고 경지를 돌파할 수도 있다. 또, 일 위를 한 자가 얻는 영광을 더 강조하여 많은 무인들이 동경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로님, 고맙습니다."

진남은 궁금한 점을 몇 개 더 물어본 후 좌 장로에게 인사를 하고 이 층으로 가서 수련에 집중했다.

이틀 후에 있을 다섯 번째 심사를 생각하면 그는 피가 들끓었다.

"아쉽다. 진봉화와 일 위를 놓고 다툴 수 없다니……."

진남은 감탄했다.

만세무회의 결과는 변할 수 없었다.

* * *

성천무교의 한 신비한 소세계.

슉-!

자호천존이 강림했다.

슈슈슉-!

세 개의 형상이 연달아 강림했다.

그들은 엄청난 기운을 풍겼고 경지도 강했다.

그들은 세 천존들이었다.

"천 형은 다 좋은데 게으른 게 문제다. 다 왔으면서 도와줄 생각은 하지 않고 이 늙은이를 앞장세우다니!"

자호천존은 한숨을 쉬었다.

"하하, 교주. 불만을 토로하지 마시오. 천 형이 들으면 또 와서 소란을 피우겠소."

세 천존 거물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맞소, 맞소. 방금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거요. 자네들도 못 들은 거요. 알겠소?"

자호천존은 짐짓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세 천존거물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시작합시다."

자호천존은 엄숙한 표정으로 엄청난 힘을 뿜었다.

바다와 같은 기세가 빠른 속도라 소세계를 휩쓸었다.

그는 양손을 바꿔가며 수많은 법인들을 만들었다.

세 천존 거물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

"천지대동(天地大同). 봉도서, 나오너라!"

자호천존은 크게 외쳤다.

소세계의 하늘이 어두워졌다.

길이가 구천구백아흔아홉 장이고 넓이가 삼천삼백서른 장이 되는 경서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오래되었고 신비했으며 요란하지 않았다.

겉면에는 글자와 그림이 없고 짙은 남색이 끝도 없이 펼쳐졌다.

간단했고 그리 특별해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그 속에 빠져들었다.

이것이 바로 성천무교의 진교지보이자 많은 거물들이 욕심내는 봉도서였다.

자호천존과 세 천존은 봉도서가 나타나자 눈빛이 어두워졌다.

성천무교가 생겨난 뒤로 지금까지 봉도서는 아직…….

"세 분, 화도산을 펼쳐놓으시오, 나는 봉도서를 다스리겠소."

천호지존은 마음을 다스리고 말했다.

* * *

시간은 조금씩 흘러 이틀 후.

만세무회의 네 번째 심사가 끝이 났다.

삼백예순한 명의 무인이 참가했는데 오십 명만 통과했다.

진남 일행 중 명초노조는 통과하지 못하고 고비와 계현은 다섯 번째 심사로 진급했다.

"다섯 번째 심사가 곧 시작되지?"

"응, 장로가 그러는데 세 시진 후에 시작한다고 했어."

"다섯 번째 심사는 임효지와 심약주재의 활약을 봐야 해!"

"맞아. 갑자기 심약주재도 놀라게 한 사내가 나타날 줄이야!"

심사에 통과하지 못한 무인들은 떠나지 않고 도장에 남아 대화를 나누었다.

심지어 일부 무인들은 판을 벌리고 누가 일 위가 될지 내기를 했다.

곧 세 시진이 지났다.

무인들은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자호천존과 몇몇 태상장로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아무런 기세도 풍기지 않았지만 무인들은 위압감을 느꼈다.

"허허. 도우들, 만세무회의 네 번째 심사가 끝났다. 이번 심사에서 좋은 순위를 가지지 못한 자들도 있을 텐데 속상해하지 말거라. 성천무교가 존재하는 한 만세무회는 계속 열 것이다. 아직 기회가 많다."

자호천존은 웃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무인들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그의 말은 어떤 마력이 있는 것 같았다.

실망하던 무인들은 그의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했다.

"이제부터 삼십칠 기 만세무회의 일 위를 누가 차지할지 지켜보자."

자호천존은 말을 마치고 저장주머니에서 용 모양의 지팡이를 꺼내 허공에 꽂았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도장 위쪽 몇십만 리 되는 하늘이 칠색 빛으로 변했다.

무인들은 그 빛을 통해 신비한 작은 세계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 경지가 높은 자들은 소세계에 새들이 날아다니고 꽃향기가 나며 선의가 가득하고 노을빛이 흐르는 등 이상이 가득한 것을 발견했다.

상고전설에만 존재하던 절세의 보물지 같았다.

"도우들, 네 번째 심사에 통과하지 못한 자들은 소무상계(小無相界)의 선성(仙城)으로 들어가거라. 네 번째 심사를 통과한 자들은 도장으로 가서 잠시만 기다리거라."

좌 장로는 큰 소리로 말했다.

"가자!"

"우리도 들어가자!"

"소무상계는 간단하지 않다. 몇 시진만 머물러도 엄청난 수확을 얻을 수 있다."

수많은 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무인들은 무지갯빛으로 변해 하늘로 날아갔다.

빛들은 기세가 당당하고 강처럼 보였다.

"어라? 올해 다섯 번째 심사에 참가한 사람이 적지 않구나."

놀라움이 가득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고개를 들고 살폈다.

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심약주재였다.

그의 뒤에는 진남과 진봉화가 있었다.

"임 형!"

계현과 고비는 눈을 반짝거렸다.

고비는 발을 힘껏 차고 진남의 어깨에 올라섰다.

진남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네 번째 심사를 통과한 무인들은 유명한 자들이었다.

계현이 전에 소개를 했기에 진남은 거의 다 알고 있었다.

의외로 사사의와 임성기는 없었다.

심약주재가 심사를 봤던 관문에서 큰 충격을 받은 그들은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한 것 같았다.

"도우들, 다 왔느냐? 나를 따라오너라."

자호천존은 진남을 힐끗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는 돌아서서 천궁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사람들도 그 뒤를 따라갔다.

그들은 곧 빛을 지나 소무상계에 도착했다.

"응?"

안에 들어서는 순간 진남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소무상계의 하늘은 새파랗고 먼 곳에 선산들이 서로 다른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다른 쪽에는 커다란 선성이 보라색 빛을 뿜고 있었다.

성에서 여러 소리들이 어렴풋이 들렸다.

소세계의 선의는 엄청 짙었다.

진남은 선의의 바다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호흡을 할 때마다 선의를 흡수할 수 있었다.

온 힘을 다해 선의를 흡수하면 천재지보 하나를 흡수하는 것과 같을 정도로 많았다.

이곳에서 일 년 반 정도 있으면 진남은 주재정상으로 진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우들, 저 산봉우리를 보았느냐? 예전에 온 적이 있는 도우들은 저 산봉우리가 무엇인지 알 거다. 못 와본 도우들은 당연히 모르겠지. 그래서 내가 오늘 다시 설명하겠다."

자호천존은 자애롭게 웃었다.

"산봉우리들은 모두 성천무교만의 비법으로 만든 화도산이다. 화도산은 너희들의 무예 재능을 심사하기 위해 존재한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는 다섯 번째 심사가 들어본 적도 없는 방식으로 진행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무예 재능만을 심사한다고 했다.

성천무교가 무예 재능을 심사하는 데에 무슨 비밀이 있을까?

"또 한 가지 알려줄 게 있다. 만세무회마다 무예 재능을 심사하지만, 이번에는 크게 다르다. 어떻게 다른지는 무예 재능이 어느 정도 높아야 그 비밀을 알 수 있다."

자호천존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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