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7화 두 번째 관문을 뛰어넘는다고?
쿵-!
방대한 도장의 위쪽에 빛이 반짝거렸다.
바람이 불고 사람들의 옷깃과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잠시 후, 하늘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높이가 몇천 장이 되고 넓이가 몇백 장이 되며 둥그렇고 각이 없는 옅은 노란색의 비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석은 신비한 기운을 풍겨 무인들을 휩쓸었다.
"열려라!"
자호천존은 외쳤다.
노란색 비석에서 몇천 장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빛은 순식간에 무인들을 비추었다.
"도우들,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자호천존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진남은 몸을 비춘 빛이 용 모양의 각인으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
빛은 방대한 힘을 드러내고 주변은 흐릿해졌다.
여러 가지 소리들이 점점 작아졌다.
"임 형, 명초 선배님, 고비 꼬맹이.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나는 재과인지 하는 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계현은 신념을 전했다.
계현의 말투는 즐거웠고 자신감이 넘쳤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방대한 힘에 휩싸였다.
한참이 지난 후 진남은 몸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그는 다른 천지의 산골짜기에 도착했다.
사방이 절벽이고 기이한 화초들이 자라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는 몇십 장이 되는 작은 호수가 있었다.
하늘은 엄청 새파랬다.
'파허입도견중생이라? 이번 심사는 대체 무엇일까?'
진남은 생각을 하면서 산골짜기에서 나가 주변을 살펴보려고 했다.
진남은 어떤 느낌이 들어 규칙지력을 드러내 몸을 보호했다.
크라아아-!
귀청을 찢을듯한 포효가 산골짜기에 울려 퍼졌다.
요수들이 절벽을 타고 아래로 달려왔다.
요수들은 입을 쩍 벌리고 진남을 물어뜯으려고 했다.
요수들은 몸집이 그리 크지 않고 높이가 삼 장 정도 되었다.
요수들에게서 풍기는 기운으로 보면 주재대성이었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눈 깜짝할 사이에 진남의 앞까지 달려왔다.
"불후상……."
진남은 본능적으로 불후상마진결을 사용하여 싸우려고 했다.
그러나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진남은 가장 앞에서 달려오는 열 마리 요수들이 사용하는 살초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것들은 발을 휘두르고 어떤 것들은 입을 쩍 벌렸고 어떤 것들은 요동을 사용했다.
요수들 사이에는 신비한 현의(玄意)가 존재했다.
요수들은 서로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진남은 두 눈에 빛이 스치더니 바로 주먹을 거두었다.
진남은 계속 불후상마진결을 사용했다.
그는 마의만 드러내고 상마지계를 불러내어 몸을 보호했다.
펑펑펑-!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진남은 요들의 공격을 그대로 버텼다.
요수들은 속도가 엄청 빨랐지만 살상력은 약했다.
더 많은 요수들이 산골짜기에 몰려들었다.
스물한 마리의 요수들이 다시 진남을 공격했다.
진남은 아랑곳하지 않고 동허지동을 움직여 냉정하게 요수들의 공격을 지켜보았다.
그는 구경꾼 같았다.
"역시!"
진남은 살짝 놀랐다.
스물한 마리의 요수의 공격은 첫 번째 열 마리의 공격과 마찬가지로 기묘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것들은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연관이 없는 것 같기도 했다.
"제삼진도!"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문도법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운이 하늘 높이 솟구쳤다.
그를 중심으로 수많은 진문들이 퍼졌다.
진남은 두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하늘 가득한 살기를 못 본 척했다.
펑펑펑-!
더 많은 요수들이 공격했다.
폭발음은 연거푸 울려 퍼졌다.
마치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진남은 산처럼 꼼짝하지 않고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요수들은 점점 빨리 움직였지만 진남이 보기에는 점점 느려졌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진남은 호흡이 고르고 마음이 차분했다.
수많은 공격들이 진남의 눈에는 부호로 보이고 그의 몸에 흡수되었다.
부호들이 점점 많아져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루었다.
드디어 진남은 느낌을 받고 부호로 만들어진 바다를 뒤흔들어 어지럽혔다.
진남은 흩어진 부호들을 심의에 거두었다.
부호들은 날아다니며 새로운 방식으로 융합이 되었다.
부서진 찻잔이 모아지듯 제 모습을 찾아갔다.
잠시 후,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그래 이 초식이다!"
진남은 심의지력으로 칼을 만들어 휘둘렀다.
때로는 꽃이 흩날리고 때로는 번개가 번쩍거렸다.
슈슈슉-!
도의가 사방에 흩어지고 차가운 빛이 용솟음쳤다.
마지막 순간에 칼에서 엄청난 도세가 폭발했다.
천존지술은 아니라서 엄청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도세가 휘몰아치고 펼쳐진 신위에 끝없이 밀려오던 요수들이 타격을 입었는지 연기처럼 흩어졌다.
잠시 후, 천지는 다시 조용해졌다.
"심사방식이 참 기발하구나."
진남은 활력이 넘치고 기분이 좋았다.
"파허, 입도, 견중생. 이름을 분석해보면 첫 번째 심사는 하나의 관문이 아니라 세 개의 관문이구나. 다음은……."
진남은 하늘 높이 날아올라 산골짜기를 벗어났다.
* * *
"어? 저건……."
진남은 만 장 밖에 있는 흰 안개가 낀 바다를 발견했다.
바다 위에는 커다란 다리가 있었다.
다리는 옅은 파란색이고 아무런 기세도 풍기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다리는 세속을 벗어난 독립적인 존재 같았다.
"파허란 허망한 것을 찢는다는 말이다. 또, 입도란 대도에 들어간단 말이다.
그럼 저 다리가 대도인가? 재미있구나."
진남은 입꼬리를 추켜세웠다.
진남은 다리까지 날아가 바로 다리에 올랐다.
둥-!
진남의 발을 다리에 올리는 순간 마음속에 구리종이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듣기 좋은 소리였다.
진남은 자세히 느껴보았다.
그는 현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소리에 숨겨져 있는 거야?"
진남은 중얼거렸다.
진남은 급히 두 번째 걸음을 옮기지 않고 주변을 살피고 발아래를 살폈다.
주변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발아래에는 작은 빛의 무늬들이 꽃처럼 활짝 피었다.
"이것은……."
진남은 동술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잠시 후, 그는 빛 무늬들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냈다.
하지만 소리에 들어있던 현의와 같은 점이 없었다.
진남은 바로 두 번째 걸음을 옮겼다.
뎅-!
쿠웅-!
두 개의 서로 다른 소리가 마음 속에서 울려 퍼졌다.
하나는 듣기 좋았고 하나는 귀청이 아플 지경이었다.
진남은 자세히 느껴보고 땅을 살폈다.
그의 발이 닿은 곳은 둘로 나뉜 것처럼 서로 다른 빛 무늬 그림이 나타났다.
"오?"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자세히 느꼈다.
역시 두 그림의 현의는 서로 달랐다.
방금 두 소리와 전에 들린 소리의 신비함이 서로 달랐다.
진남은 두 걸음 옮기고 여섯 개의 서로 다른 현의를 느꼈다.
"그렇구나."
진남의 두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그는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어 세 번째 걸음을 옮겼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다리가 얼마나 긴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진남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자신만의 박자를 유지했다.
진남은 드디어 천 보를 걸었다.
진남의 마음속에 울려 퍼진 소리는 몇천 개가 되었다.
번개, 불, 얼음, 패기, 부드러움, 매력적인, 쉰 소리, 날카로움, 가라앉음 등, 있을 게 다 있었다.
동시에, 발아래의 그림도 몇천 개나 떠올랐다.
수많은 꽃들이 대지에 활짝 피었다.
더 믿을 수 없는 일이 있었다.
모든 것들이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진남의 마음은 여전히 평온했다.
그는 단호하게 걸음을 옮겼다.
점점 많아지는 변화에 아무런 두려움도 없었다.
진남은 하나하나 깨달음을 얻고 가슴에 새기고 앞으로 향했다.
쿵쿵쿵-!
진남은 작은 몸으로 엄청난 재난 속으로 걸어가는 것 같았다.
엄청난 폭풍을 맞받아 가고 수많은 재난에 가까이 다가가며 죽음으로 가는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진남은 얼마나 걸어갔는지 알 수 없었다.
유일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진남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진남은 그것들을 느끼고 빠져들었다.
진남은 지루해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외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상하게 기뻐했다.
진남의 두 눈은 처음에는 초점을 잃었다가 마지막에는 점점 모여 더 밝게 빛이 났다.
촤르륵-!
진남은 무언가 느끼고 손을 휘둘렀다.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진남은 혼자 다리에 남았다.
"그렇구나. 하하, 재미있다!"
진남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다시 칼을 휘둘렀다.
도의가 드러나자 다리는 엄청난 힘의 제압을 받은 것처럼 점점 작아졌다.
마지막으로 칼을 멈추자 진남은 다리의 끝에 도착했고 앞에는 새로운 대지가 나타났다.
"이제 세 번째 관문이다!"
진남은 상태가 점점 좋아졌다.
그가 앞으로 날아가려고 할 때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천지가 흔들리고 끝없는 바다가 일렁거리며 포효했다.
마지막에 모든 것들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슉-!
진남은 몸을 흠칫하고 익숙한 천지로 돌아왔다.
"이것은……."
진남은 눈을 떴다.
그는 이미 도장으로 돌아왔다.
그의 옆에 계현, 명초노조, 고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둘러보니 심사에 참가한 무인들 모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들은 표정이 평온했다.
"저기 보거라."
"저자들이 깨어났다."
"심약주재보다 조금 늦은 것 같다."
"허허, 저자들은 무예재능이 엄청나구나."
여러 목소리들이 도장에 울려 퍼졌다.
심사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진남은 무언가 깨달았다.
진남이 다시 둘러보니 심약주재가 보였다.
그리고 패자 청년, 임성기, 한소양(韓少陽), 장립, 사사의, 도요요, 두비 등이 눈을 뜨고 도장을 살피고 있었다.
심약주재는 입을 삐죽거리며 더 말하지 않았다.
"도우, 첫 번째 심사가 사실 세 개의 관문이라고 생각했지? 그렇지 않다. 첫 번째 심사는 두 개의 관문밖에 없다. 견중생이라는 것은 바로 지금이다."
좌 장로의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너는 먼저 심사가 끝났지만, 저자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게 바로 견중생이 아니냐?"
좌 장로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너는 파허에 있을 때 요수들의 공격에 비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입도했을 때 몇 걸음에 입도의 비밀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무예 재능이고 네가 쌓은 경험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무예 재능이 너보다 약하다. 이런 무예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너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강해지고 더 높은 등급을 돌파해야 한다."
마지막 말까지 들은 진남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진남은 좌 장로에게 공수했다.
"장로 고맙습니다."
좌 장로는 살짝 미소를 짓고 인사를 받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만세무회에 오길 잘했구나. 한 심사에 참가했을 뿐인데 느끼는 바가 있고 수확이 많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는 가슴에 있는 용 모양 각인에 힘있게 쓰인 글자가 두 개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재과였다.
진남은 이번 심사에서 훌륭한 수준에 도달했고 기연을 얻었으며 바로 세 번째 관문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진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두 번째 관문을 뛰어넘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