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4화 스스로 만든 공법도 있네?
성천무교는 다섯 해에 한 번 만세무회를 조직했다.
여러 대세력의 천재 제자들과 강한 무인들 심지어 천존 거물들도 참가하려고 모여들었다.
천재나 거물들은 대부분 성격이 괴팍했다.
예전에 제이십구소선역의 무인들이 얼떨결에 그들을 건드렸고 거물들은 대살계를 펼쳐 제이십구소선역을 피바다로 만들어 버린 일도 있었다.
성천무교는 그런 사고를 방지하려고 거금을 들여 취도대천무도(聚道大天武都)라는 고성을 만들었다.
성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성천무교는 만세무회에 참가하고 싶으면 미리 취도대천무도에 들어와야 하고 성안에서 무예를 겨룰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포했다.
이를 어기는 자들은 제이십구소선역에서 쫓아냈다.
그 뒤로 사방에서 모인 천재들과 거물들은 제이십구소선역에 오면 가장 먼저 취도대천무도에 들어갔다.
무인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진남 일행도 취도대천무도로 향했다.
"임 형, 만세무회는 쉽지 않소.
무시천 일행은 구천지존일 때 성천무교로 와서 배웠기에 일부러 오지는 않을 거요. 하지만 이번에는 심약주재도 온다고 했소. 다른 세력의 괴물들도 다 올 거요. 우리가 일 위를 한다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소. 이 위나 합시다."
계현은 아쉬운 듯 말했다.
"왜 이러시오? 이 위가 되어도 억울하시오?"
진남은 묘한 표정으로 물었다.
계현의 말대로 이번 만세무회는 쉽지 않았다.
진남이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번 만세무회에서 일 위를 하는 사람은 진봉화(陳烽火)라고 하는 무예 재능이 뛰어난 천재였다.
주제와 창은 우연히 진봉화를 만났고 싸운 적이 있었다.
그들은 실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그 외에 만세무회가 진행될 때 성천무교에 중대한 변고가 생겼다.
어떤 변고인지 가엽과 주로도 자세히 알지 못했다.
변고에 천극방의 영도 놀라 직접 강림하고 몰래 성천무교로 들어갔다.
"휴, 그건 엄청 억울한 일이요. 임 형은 잘 모를 거요. 성천무교의 만세무회에는 일, 이, 삼 위밖에 없소. 세 개의 서열은 천지 차이가 나오."
계현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삼 위부터 말하자면 도합 육십 명을 뽑소. 이 위는 서른 명이요. 성회에 참가하는 무인들이 모두 얼마 되지도 않고 앞에 두 관문만 넘으면 거의 순위에 들 수 있소."
진남은 놀라서 물었다.
"그렇게 많이 뽑소?"
이것은 진남이 예상 밖이었다.
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무성천교의 첫 번째 교주가 만성무회를 만들 때 시합이 아니라 서로 교류하고 학습하자는 취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서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소. 그래서 특별히 이 위와 삼위는 인원수를 많이 정했소."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 위도 한 명이 아니라는 말이요?"
계현은 이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소. 하지만 누가 알았겠소. 첫 번째 교주가 무예 시합은 무예시합이니 일 위는 이, 삼 위와 다르다고 하면서 일 위는 한 명만 뽑겠다고 했소. 일 위는 대상계의 모범이 되고 그에 대응한 영예를 주었소.
자네가 또 모를 것 같아서 말해주겠소. 일 위가 얻는 좋은 점은 보통 큰 게 아니오. 일 위가 되면 성천무교의 가장 높은 금지인 단세호(斷世湖)에 가서 오 년 동안 수련할 수 있소. 그리고 성천무교가 소장한 비밀서적들을 전부 읽을 수 있소."
진남은 살짝 놀랐다.
가엽은 그에게 시간이 있으면 만세무회에 참가하라고 했다.
하지만 진남은 일 위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이렇게 많을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듣고 보니 일 위가 얻는 좋은 점이 많다고 느껴지시오?"
계현은 허허 웃었다.
"그뿐만이 아니오. 일 위가 되면 단세호에서 수련할 때 성천무교의 지보 세 개를 빌려 수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소. 성천무교의 진교지보인 봉도서(封道書)도 볼 수 있소."
깊은 잠에 들었던 고비가 두 눈을 번쩍 뜨고 말했다.
"방금 뭐라고 했소? 봉도서?"
계현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꼬맹이가 봉도서도 아시오?"
진남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봉도서라는 게 무엇이오?"
고비는 놀라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임 형, 봉도서도 모르시오?
봉도서는 드물게 상고 문도지기를 초월한 등급의 천재지보요. 그 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한 가지 작용은 확실히 알고 있소. 어떠한 무인이라도 마음이 흔들릴 만한 작용이요.
바로, 책을 사용하여 스스로 공법을 만들 수 있소."
진남은 살짝 놀랐다.
'스스로 공법을 만들 수 있다고? 이 세상에 이렇게 엄청난 천재지보가 있다니!'
예로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공법을 만든 사람들은 모두 한 세대를 대표하는 거물이 되어 사방에 이름을 떨쳤다.
가장 최고의 경지에 오른 자들은 창, 황보절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공법을 만들었다.
스스로 공법을 만드는 것은 엄청 어려운 일이었다.
수많은 강자들이 스스로 공법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몇백 년이나 몇천 년 심지어 더 긴 시간 동안 노력해도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공법을 만들 때는 자연조건, 지리 환경, 인심 등이 동시에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었다.
"아쉽다. 이번 만세무회의 일 위는 진봉화가 될 것이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진남은 자신의 무예 재능에 자신이 있었다.
특히, 전신의 육신과 융합이 되고 주제의 기억을 각성한 뒤로 그의 재능은 엄청나게 강해졌다.
진남은 진봉화와 싸워 이길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진남이 진봉화와 싸우면 마지막에 시공지력은 진남을 방해하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 이 위를 해도 충분하다."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혔다.
진남, 계현, 고비는 대화를 나누면서 계속 날아갔다.
아홉 시진이 지나고 그들은 취도대천무도에 도착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운을 풍기는 옛 성이 허공에 떠 있었다.
성벽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와 세상을 밝게 비췄다.
성의 위쪽에는 아흔아홉 개의 선궁이 있었다.
그 모습은 옛 그림 같았다.
하늘의 끝에는 방원 몇십만 장이 되는 소용돌이가 있었다.
그 안에서 방대하고 순수한 선의가 뿜어져 나와 허공에 퍼졌다.
성천무교의 종지는 후세의 궁우태황종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독립된 소세계였다.
경지가 천존 이상이 되어야 안에 직접 들어갈 수 있었다.
그 아래의 경지인 자들이 성천무교에 들어가려면 소용돌이를 통과해야 했다.
진남은 동허지동을 사용하여 천지의 비밀을 살펴본 후 계현과 함께 성으로 날아갔다.
둘은 선석을 지불하고 허락을 받은 다음 한 금제로 들어갔다.
수많은 소리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그들을 감쌌다.
앞쪽에 큰길이 있었고 무인들이 끊임없이 오갔다.
그들 중에는 주재 강자도 있었고 천선 경지의 존재들도 있었다.
무인들은 경지가 천차만별이었다.
"여러분,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천지무궁(天地武宮)의 지도를 싸게 팝니다. 이 지도가 있으면 천지무궁에 들어가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성천무교 삼지구금(三地九禁)의 비밀을 자세히 푼 것을 판매합니다."
"성천무교 태상장로가 직접 깨달음을 얻고 쓴 책을 팝니다. 삼지구금에 들어가는 방법과 천지무궁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장사꾼들의 외침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삼지구금은 성천무교가 개발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를 한 보물지였다.
보물지에 있는 기연들은 무도와 연관이 있는 것들이었다.
기연들은 경지를 높이거나 보물을 얻거나 역천개명을 하는 등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보물지에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기연을 얻는 것은 본인의 노력과 운이 필요했다.
천지무궁은 성천무교의 무기나 공법을 두는 곳으로 무기각과 비슷했다.
무기각과 다른 점이라면 천지무궁은 삼십삼 층이 있는데 최고의 규칙지도부터 평범한 선술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대상계에서 가장 많은 것을 보관하고 있는 무기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주로는 주천불사산의 제일 산관에 보관한 모든 비전을 모아도 천지무궁에 소장된 것들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천지무궁의 소장품들은 어마어마했다.
진남과 계현은 각각 한 가지씩 샀다.
계현은 말했다.
"임 형, 우리 먼저 묵을 곳을 찾읍시다. 무도에 있는 선궁들은 엄청난 효과를 일으킬 수 있소. 나는 선궁 하나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지 연구해보겠소."
말을 마친 계현은 앞으로 걸어갔다.
진남은 여러 옥간을 통해 상황을 알아보았다.
삼지구금의 기연은 무예 재능을 높이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 꽤나 괜찮은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무도의 깨달음을 얻는 상태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진남은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아 더 살피지 않았다.
그리고는 천지무궁을 바라봤다.
"어? 스스로 만든 공법도 있어?"
진남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천지무궁 십삼 층에는 열아홉 개의 스스로 만든 공법이 있었다.
그중 다섯 개의 공법의 주인은 천존 거물이고 나머지 네 개는 주재 강자가 만들었다.
"스스로 만든 공법도 다 내놓았어?"
진남은 이해할 수 없었다.
스스로 만든 공법들은 자체적인 신비함이 있었다.
신비함은 무인들의 비장의 수였다.
상대방이 공법의 신비함을 알게 되면 공법을 해결할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다.
때문에 무인들은 스스로 만든 공법뿐만 아니라 문도법이나 다른 법술도 쉽게 내놓지 않았다.
"그렇구나!"
계속 살펴보던 진남은 그 답을 얻었다.
"성천무교의 교주는 참 똑똑하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성천무교의 진귀한 소장품들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성천무교에는 규칙이 있었다.
무인들은 스스로 만든 공법이나 법술을 천지무궁에 기증할 수 있었다.
천지무궁에 없는 것이면 기증한 공법의 강도나 희귀성에 따라 상응한 보상을 해주었다.
특히 스스로 만든 공법을 천지무궁에 기증하면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이 엄청 많았다.
일 위를 한 사람처럼 단세호에서 수련할 수도 있었다.
스스로 만든 공법이 강하면 성천무교의 지보나 봉도서도 빌릴 수 있었다.
봉도서는 엄청난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문제점도 있었다.
무인이 봉도서의 인정을 받아야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인정을 받지 못하면 성천무교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불후상마진결을 내놓으면……."
진남의 머릿속에 생각이 떠올랐다.
마공을 기증한다면 성천무교 전체가 충격을 받을 것이었다.
단세호로 가거나 봉도서를 얻는 것은 아무 문제도 없었다.
하지만 황보절이 이 일을 알게 되면 피를 토할 것이었다.
그러니 불가능한 방법이었다.
마공을 수련하는 무인이 불후상마진결을 얻기라도 한다면 대상계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었다.
"임 형, 우리가 아무래도 늦게 온 것 같소. 갑, 을, 병, 정 네 등급의 선궁들 중 세 개 의 선궁은 사람들이 꽉 찼소. 내가 세 배의 돈을 지불해서 겨우 정 자 선궁을 얻었소."
돌아온 계현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괜찮소. 정 자 선궁이라도 되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고비는 눈을 뜨고 조롱이 가득한 시선으로 계현을 바라보았다.
계현은 그런 모습에 이를 갈았다.
"우리 먼저 정 자 선궁에서 휴식하고 등록합시다."
계현은 말했다.
그들은 거리를 따라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