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7화 창의 의지
얼마 안 돼 둘은 복천산맥의 가장 깊은 곳에 도착했다.
넓은 하늘이 어느새 어두워졌다.
눈앞의 모든 것이 검은 천으로 덮은 것처럼 동술을 움직여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희미하게 대략적인 것만 볼 수 있었다.
공간에 존재하는 복천의지는 열 배나 강해졌다.
진남과 계현은 공법을 움직여 빛을 뿜으며 저항했다.
둘은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응?"
진남과 계현은 놀라 서로 마주 보았다.
둘은 앞쪽 어딘가에서 기이한 기운이 풍겨오는 걸 느꼈다.
"설마 진짜 이곳에서 대기연을 만나는 건가?"
계현은 눈을 반짝거렸다.
진남은 말없이 기이한 기운의 발원지로 움직였다.
둘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기이한 기운은 점점 강해졌다.
반 주 향이 탈 시간이 지난 후 절세의 검처럼 큰 산의 산 중턱에서 자금색의 빛이 반짝거렸다.
빛은 어둠 속에서 매우 눈부셨다.
무시천 등이 기이한 기연을 만났을 때처럼 강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지금 복천산맥의 가장 깊은 곳에 있었다.
이곳에서 나타난 기연은 범상치 않을 것이었다.
"하하하, 임 형, 내가 뭐라 했소? 이번 걸음은 길하다고 했잖소! 보시오. 우여곡절 끝에 길이 생기지 않았소?"
계현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진남은 눈을 흘겼다.
'좀 전에 오지 말자고 한 사람이 누군데?'
"너무 좋아하지 마시오. 가장 깊은 곳은 위험이 많소.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이 엄청난 살국일 수 있소."
진남은 핀잔을 주었다.
"절대 그럴 리 없소. 내가 앞에서 걷겠소. 엄청난 살국이면 내가 막겠소!"
계현은 가슴을 치며 몸을 날려 먼저 산으로 들어갔다.
진남은 고개를 젓고 뒤를 따라갔다.
그들은 살기나 금제, 흉수 따위를 만나지 않고 무사하게 산 중턱에 도착했다.
자금색 빛은 높이가 열 장, 넓이가 칠 장 되는 동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었다.
멀리 있을 때는 기이한 기운만 느껴졌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오래된 위압을 느낄 수 있었다.
둘은 충분한 준비를 마치고 동굴로 걸어갔다.
잠시 후 그들은 동굴 앞에 도착했다.
동굴 앞에는 청동으로 만든 오래된 문이 우뚝 서 있었다.
문은 열려 있었다.
문안에 어디로 통하는지 알 수 없는 자금색 소용돌이가 쳤다.
그들이 발견한 빛은 소용돌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었다.
"아니지? 또 누군가 들어갔나?"
계현은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도 들어가 봅시다."
진남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임 형, 조급해하지 마시오. 가장 깊은 곳까지 왔으면 그자는 상대하기 쉽지 않을 거요. 무시천보다 더 강할 수 있소."
계현은 서둘러 말렸다.
"그렇더라도 들어가 봐야 하오."
진남은 담담하게 말하고 망설이지 않고 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놈은 너무 겁이 없어!"
계현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대문을 보며 한참 망설이고 끝내는 입술을 깨물고 진남을 따라갔다.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고 계현은 다른 공간에 도착했다.
"응? 이건……."
계현은 고개를 쳐들었다.
그와 진남은 방원 십만 장 되는 파란색 선석으로 만든 도장의 위쪽 허공에 떠 있었다.
도장의 주위에는 가지각색의 무지갯빛이고 다른 건 없었다.
도장 위에는 크고 작은 흔적이 가득했다.
사람들이 도장 위에서 싸우면서 남긴 것 같았다.
도장 앞쪽에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비석은 시커멓고 기운이 조금도 없고 세월의 풍파를 겪은 돌과 별 차이가 없었다.
위험하지 않은 걸 발견한 계현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임 형, 상황을 보아 이곳의 보물은 이미 다른 사람이 가져간 것 같소."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비석을 가리키며 물었다.
"비석에 다른 오묘함이 숨어 있는 것 같지 않소?"
계현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임 형, 꿈꾸지 마시오. 이 비석은 자연에서 스스로 만들어진 검은색 선석일 뿐이오. 아무리 강한 무인이라도 설사 천존 거물이라도 이걸 도기 등급으로 만들 수 없소.
전에 들어온 사람도 이 돌을 시험했을 거요. 이 돌이 진짜 보물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진작에 가져갔을 거요."
지금 같은 시대에 다른 무인들이 다녀갔던 금지에서는 보물을 얻기 힘들었다.
무인들 대부분은 나타난 물건이 평범하든 평범하지 않든 시험을 거쳐 진짜 쓸모가 없는 것이라면 몰라도 모두 가져가고 보자는 생각이었다.
"자네 말이 맞소."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앞으로 가려 했다.
가기 전에 진남은 규칙의 힘을 드러냈다.
힘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돌에 박혔다.
웅-!
검은색 선석으로 된 비석이 크게 흔들렸다.
빛들이 마치 뱀처럼 비석에서 뿜어져 나왔다.
빛은 얼마 안 돼 현묘한 진법으로 변했다.
"응?"
둘은 어리둥절했다.
"이건…… 소삼원화천진(小三元化天陣)?"
계현은 무언가 발견하고 가까이 날아갔다.
"이 진법은 어떤 위력이 있소?"
진남은 물었다.
"이 진법은 가두는 진법의 한 가지요. 상고시기에 이미 사라졌소."
계현은 살펴보고 감탄했다.
"진력으로 보아 정상 주재가 설치한 것 같소. 이곳의 기연을 가져간 사람일 수 있소.
이상하네, 대상계에서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이런 진법을 알지?"
진남은 계현을 힐끗 보고 말했다.
"그럼 자네 이 진법을 푸시오. 그 무인이 무엇을 남겼는지 봅시다."
계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두 손에 파란색 화염을 만들어 진법에 주입하고 진문을 흔들었다.
백 개 셀 정도 지난 후 안에서 펑펑펑 하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색 선석은 더 세게 흔들렸다.
"됐소. 풀었소."
계현은 손을 거두며 말했다.
소삼원화천진은 천화에 탄 것처럼 전부 사라졌다.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검은색 선석이 터지고 눈부신 빛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빛에서 뿜어져 나온 엄청난 위압이 도장 전체를 휩쓸었다.
진남과 계현은 몸을 날려 뒤로 백 장 물러가 충격을 피했다.
눈부신 빛은 사람 형상으로 변했다.
형상은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드리운 잘 생기고 입가에 기운이 흘렀다.
형상이 풍기는 기운은 하늘처럼 넓었다.
"계문천(季問天)?"
계현은 깜짝 놀랐다.
"계문천?"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문득 생각났다.
전에 가엽 선배와 주심도 선배가 창의 본명이 계문천이라고 했었다.
"네가 소삼원화천진을 풀 수 있을 줄 몰랐다. 대상계에는 인재가 많구나. 하지만 너는 운이 약하다.
삼 일 전에 나는 이곳을 발견하고 이곳의 기연을 얻었다. 나를 원망하지 말거라."
창은 둘을 보며 말했다.
그의 눈동자는 공허하고 빛이 없었다.
이 의지는 창이 자신의 심의에서 분리시킨 것이었다.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일을 할지 미리 정해놓아 아무런 영지가 없었다.
"도우, 나는 도호가 창이다. 너는 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창이 남긴 말은 매우 부드러웠다.
말은 봄바람처럼 어느새 사람의 마음속에 흘러들었다.
"나는 이곳의 기연을 가졌다. 하지만 상고의 선배님의 요구에 따라 나도 기연을 남겨야 했다.
나는 의지를 남겼다. 이 의지의 전력은 주재 정상 정도 된다. 나는 심혈을 기울여 계획했다. 도우가 나의 의지와 싸우면 무언가 느끼고 돌파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인연을 믿는다. 오늘 여기서 도우와 만났으니 도우와 나는 평범한 인연이 아닐 것이다. 도우가 더 강해지고 더 넓은……."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계현은 정신을 차리고 태고의 법문을 움직이고 진남에게 소리쳤다.
"임 형, 조심하시오. 이자의 말은 저도 모르게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사람을 살아있는 허수아비로 만들 수 있소."
계현의 말소리는 우레와 같았다.
"괜찮소. 들읍시다!"
진남의 체내에서 마의가 솟아올랐다.
그는 긴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기세가 강해졌다.
그는 지금은 창의 상대가 안 되었다.
하지만 창의 의지가 아니라 창 본존이 온다 해도 그의 마음을 흔들 수 없었다.
"어……."
계현은 정신을 차렸다.
'임 형은 이토록 대단한 마공을 수련했다. 영향을 받을 리 있을까?"
하지만 그는 왠지 형님의 의지를 만나자 임효지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나를 찾아오거라. 여기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나의 의지를 격파하면 나는 너를 데리고 싸움을 할 것이다."
창은 말투가 딱딱하고 격앙되었다.
듣는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피가 들끓었다.
"뭐? 나를 데리고 싸운다고?"
진남은 입꼬리를 천천히 추켜세웠다.
'시공의 힘이 아니라면 나는 진작에 온갖 수단을 써 너를 죽였을 것이다! 너와 함께 싸운다고?'
"이런 곳에서 창의 의지를 만나게 될 줄 몰랐다. 그자의 의지가 사람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것이라니."
진남은 점점 환하게 웃었다.
'창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겠지?'
"도우, 네가 원하지 않으면 강요하지 않겠다. 결과가 어떻든 좀 전에 말한 대로 네가 나의 의지와 싸우면 나는 너를 돌파하게 할 수 있다."
창은 오른손을 내밀었다.
"나에게 좋은 점을 준다고? 좋다. 이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 보자!"
진남의 온몸의 뼈에서 따닥따딱하는 소리가 났다.
상마지계의 형상이 그의 등 뒤에 나타나 계속 맴돌았다.
"임 형, 자네……."
계현은 말했다.
"왜 그러시오? 자네도 저자의 의지와 싸우고 싶소? 계현, 미안하오. 이건 자네에게 양보할 수 없소. 다음번에 기연을 찾으면 자네에게 주겠소."
진남은 말했다.
"어? 아니오, 아니오. 그 뜻이 아니오. 자네가 저자와 싸우고 싶으면 싸우시오. 내 뜻은…….
창은 매우 대단하오. 저자의 의지도 범상치 않소……. 자네 조심하시오."
계현은 연거푸 손을 저었다.
"괜찮소!"
진남은 한마디하고 몸을 움직였다.
"상마지권."
진남은 살초를 드러냈다.
끝없는 힘과 마의가 그의 주먹 끝에서 뿜어져 나왔다.
슉-!
창은 진작에 예상했던 것처럼 제자리에서 사라져 도장의 가운데로 왔다.
"탄일도결!"
진남은 빠르게 과천일격을 드러내 창의 옆으로 날아갔다.
그는 체내의 다른 문도법도 모두 움직여 여러 가지 의지를 동시에 폭발해 긴 칼로 변화시키고 엄청난 기세로 앞을 내리쳤다.
"천귀(天龜)!"
창은 법인을 만들었다.
빛들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와 스스로 거북이 형상으로 변해 그를 감쌌다.
퍼퍼퍼펑-!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하지만 거북이 형상은 크게 흔들렸을 뿐 부서지지 않았다.
진남은 동허지동을 최고로 움직여 거북이 형상을 훑어봤다.
그는 무언가 발견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서른 개의 서로 다른 힘이 폭발해 정확하게 거북이 형상에 난 무늬를 내리쳤다.
거북이 형상은 부서져 빛무리로 변했다.
창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몸을 날려 공격을 피했다.
그는 두 손의 법인을 변화시켰다.
커다란 위압이 그에게서 솟아올랐다.
슉-!
서른세 개의 빛이 창의 등 뒤에서 반짝거렸다.
창은 기세나 의지 등이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좀 전의 창의 의지는 평범하지 않다고 할 정도였다면 지금은 커다란 압력을 느끼고 탄복할 정도였다.
"천제결!"
진남은 눈을 반짝거리며 불후상마진결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방에 마신의 포효가 울려 퍼지고 마의가 휘몰아치며 창의 의지가 풍기는 압력과 대항했다.
"적황도결!"
진남은 선도처럼 앞을 내리쳤다.
열두 개의 서로 다른 빛이 허공에 터져 절세의 빛무리처럼 세상에 퍼졌다.
창은 절세의 신법을 드러내 뒤로 물러갔다.
잠시 후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등 뒤의 서른세 개의 빛무리가 하늘로 솟아올라 전설 속의 검처럼 진남의 도의를 부쉈다.
"상마지계 부숴라!"
진남은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의 등 뒤에 나타난 신비한 마계가 태고의 흉수처럼 아래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