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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281화 (1,281/1,498)

1281화 쫓기는 소월청과 능심공자

진남과 계현은 첫해에 요수 삼백여 마리를 죽였다.

그중 삼백 마리는 주재정상이었다.

그들은 첫 번째 기연을 전부 얻었다.

진남의 가장 큰 기연은 한 대요의 비늘에서 얻은 도술이었다.

탄일도결(?日刀訣)이라 불리는 도술은 위력이 천존의 술법보다 약하지 않았다.

계현은 상고 문도지기 두 개를 얻고 많은 상고이수들의 뼈를 얻었다.

이것들은 그의 점괘추연술에 사용되었다.

두 번째 해에 진남과 계현은 입구를 찾고 두 번째 층에 들어섰다.

두 번째 층의 영령들은 첫 번째 층의 요수들보다 경지가 낮았다.

대부분 주재대성이고 전력이 요수들보다 강했다.

진남과 계현은 영령들을 박살 내어 흩어지게 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영령들은 원래 자리에 다시 모였다.

즉, 영령들은 끝이 없이 생겨났다.

두 번째 싸움은 더욱 격렬했다.

진남과 계현은 중상을 입고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하지만 이런 게 바로 피와 불의 단련이었다.

진남과 계현은 전력이 빠르게 제고되었고 여러 기연을 얻은 후 둘은 진급했다.

진남은 주재대성이 되고 계현은 주재정상이 되었다.

그 뒤로 일 년 반이나 지나서 그들은 세 번째 층으로 올라가는 입구를 찾았다.

역사는 진남 때문에 변하지 않았다.

세 번째 층에 올라온 다음 계현은 운수가 엄청 좋아졌다.

계현은 우연하게 세 번째 층의 가장 큰 기연인 태상봉선비(太上封仙碑)를 얻었다.

비석은 귀한 천지이보이고 엄청난 오묘함이 담겨 있어 계현은 크게 덕을 보았다.

진남이 얻은 기연은 통신(通神)이라는 호수였다.

이 기연은 계현이 얻은 것보다 효능이 작았다.

호수는 천도구음석과 비슷했다.

방대하고 순수한 선의를 가득 품고 있고 무도의 깨달음을 얻는 신비한 상태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줬다.

때문에, 짧은 시간에 엄청난 무도의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진남은 이 기연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가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진남은 두 개의 문제에 부딪혔다.

첫 번째, 불후상마진결을 어떻게 다른 공법과 융합하여 최대의 위력을 발휘하게 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두 번째, 진남은 새로운 비범지도를 개척하고 싶었다.

두 가지 문제만 해결하면 전력이 훨씬 강해지고 네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엄청 힘든 일이었다.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남은 대조화나 대기연이 필요했다.

두 번째 문제에서 진남은 황보절과 같은 곤경에 빠졌다.

그는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진남은 황보절처럼 문제점을 짚어주고 인도해줄 미래의 환생을 만날 수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통신호의 힘을 얻고 여러 무도에서 배운 진리와 생각을 전부 펼쳐보는 것이었다.

그는 나아갈 방향을 잘 찾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었다.

어느 순간에 좋은 생각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 * *

그 시각, 옅은 파란색의 호수.

호수에 마지막 남은 파란색이 다 사라지자 그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진남은 눈을 떴다.

그는 활기차고 늠름했다.

이번 폐관에서 진남은 아무런 갈피도 잡지 못했다.

하지만 다양한 무도 지식을 익혔기에 생각 등이 엄청나게 넓어졌다.

"임 형, 이번 폐관은 참 오래도 하셨소."

옆에서 기다리던 계현은 쏜살같이 달려왔다.

그는 웃고 말했다.

"얼마 전에 문령 선배님께서 나를 찾아오셨소. 신현무문은 얼마 가지 않아 폐쇄될 거요."

진남은 계현을 쳐다봤다.

계현은 신비한 분위기를 풍겼다.

평범한 무인이 동술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계현은 커다란 변화를 겪는 중이며 곧 대단한 존재가 될 것 같았다.

"오, 그럼 우리도 나갑시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계현은 부적 두 장을 꺼내 하나는 자신에게 붙이고 다른 하나는 진남에게 주입했다.

강한 힘이 나타나고 둘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잠시 후, 그들은 상현경지로 돌아왔다.

그들은 멀리 보이는 신현무문 쪽으로 인사를 했다.

계현은 물었다.

"임 형, 이제 어쩔 계획이요?"

진남은 그를 보며 말했다.

"설마 나랑 계속 붙어 다닐 생각이요?"

계현은 허허 웃더니 뻔뻔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삼 년 동안 함께하면서 나는 이미 임 형을 형제라고 여기게 되었소. 형제란 복도 함께 누리고 어려움도 함께해야지!"

진남은 그를 흘겨봤다.

"작작 하시오. 나는 자네 같은 사람과 다니고 싶지 않소."

말을 마친 진남은 저장주머니를 살폈다.

삼 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몇 개의 영패들이 빛을 뿜었다.

용도지존, 천공전 전주 그리고 소월청이 그에게 신념을 전했다.

그는 하나하나 확인했다.

용도천존과 천공전 전주는 다른 일은 언급하지 않고 진남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물었다.

진남은 간단하게 답변했다.

이때, 계현의 놀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와, 창과 주제가 제십소선역의 용무대(龍武台)에서 싸운다고 하오. 세 명의 천존 거물들도 싸움에 끼어들었소."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지금쯤이 맞는 것 같았다.

가엽은 창과 주제가 주경 경지일 때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했다.

창과 주제는 물과 불처럼 서로 대립했지만 아직까지는 그리 적대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일을 겪고 나서 철천지원수가 되었다.

용무대는 창과 주제가 처음으로 최선을 다해 죽기 직전까지 싸운 곳이었다.

마지막에 두 사람 모두 중상을 입었다.

그들이 비장의 수까지 쓰는 바람에 많은 천존거물들이 모여들었고 결국 승부가 없이 흐지부지 끝이 났다.

이것은 역사의 흐름에서 아주 작은 사건이었다.

그 뒤로 주제, 창, 황보절, 엽소선은 천제로 진급하고 천극방 공동 일 위가 되었으며 천제결, 불후상마진결, 영항불멸지체 그리고 시공비석을 완성했다.

그리고 넷은 주천불사산 아래에 모여 협상을 진행했다.

그 사건을 불사산의 밤이라고 불렀다.

그날 밤 넷은 협상이 결렬했고 무상천존의 싸움에 불씨가 되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소월청이 보낸 신념을 확인했다.

"임효지, 나와 능심공자가 주재로 진급했다. 하하하. 이제 너를 따라잡았어!"

"임효지, 어디 있느냐? 나와 능심공자는 너를 찾아 다니고 있다."

"임효지, 감히 나를 무시했어!"

"임효지, 계속 무시하면 나도 너를 무시할 거다!"

"임효지, 너 정말……."

소월청이 그에게 보낸 신념은 몇백 개나 되었다.

진남은 영패를 통해 원망이 가득한 말투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몇 개의 신념을 확인한 진남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것은 한 달 전에 온 신념들이었다.

말투가 날카로웠지만 그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미안하다. 계속 폐관 수련을 하느라고 영패 등을 차단해서 이제야 소식을 확인했다."

진남은 신념을 전했다.

"임효지, 살아있었구나. 난 네가 죽은 줄 알았어!"

소월청은 바로 답장을 보냈다.

그녀의 말투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가득했다.

"참, 나와 능심공자는 한 달 전에 횡단금구로 와서 지보들을 얻었다. 그런데 한 무리 사람들의 이익을 건드리는 바람에 지금은 쫓기는 중이다. 얼른 와서 도와줘."

소월청은 다시 신념을 전했다.

"쫓기는 중이라고?"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너희들이 있는 곳이 어디냐?"

소월청이 답장했다.

"아직 횡단금구에 있다. 어떤 선배님이 남긴 금제로 적들을 막는 중이다. 빨리 오너라. 우리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진남은 그녀에게 알겠다고 대답하고 계현에게 물었다.

"횡단금구가 어디에 있소?"

계현은 어리둥절했다.

잠깐 생각하던 그는 박수를 치며 말했다.

"생각났소. 횡단금구는 중현경지에서 유명한 금지요. 왜? 거기로 가시겠소?"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

"내 벗들이 그곳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오. 나는 그들을 도우러 가야 하니 이만……. 자네도 나와 함께 가겠소?"

무언가 떠오른 진남은 계현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는 도움이 안 되는 계현과 함께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점괘추연술은 정말 대단했고 위험한 순간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계현은 지금 주재정상이라 전력도 엄청 강했다.

"거 당연한 거 아니오! 임 형은 내 형제요. 나도 임 형의 형제지!"

계현은 기쁜 표정으로 가슴을 툭툭 쳤다.

신현무문에서 그는 급한 일은 다 해결했다.

한참 동안 해야 할 일이 없었던 그는 진남의 곁에 머무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그는 진남이 어떤 내력인지 알아내고 싶었다.

"횡단금구의 위치는 내가 잘 알고 있소. 임 형을 그곳에 데려가겠소."

계현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진남은 그의 뒤를 따라갔다.

잠깐 고민하던 진남은 영패를 꺼내 천공전 전주에게 신념을 전했다.

그는 소월청과 능심공자를 진짜 벗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위험에 처했으니 진남은 최선을 다해 도와줘야 했다.

* * *

횡단금구는 중현경지의 동부에 있었다.

금구는 오천 년 전에 이미 존재했는데 어떻게 생겨났는지 주재 강자들은 아무도 몰랐다.

오천 년 동안 금구에 엄청난 기연이 나타난 적은 없었지만 해마다 크고 작은 기연들이 나타났다.

천 년 전에는 한 주재 강자가 횡단금구를 연구했는데 아주 재미있는 일을 발견했다.

대상계의 백여 명 천존들 중 이십여 명이 젊었을 때 횡단금구에 들어가서 오랫동안 있으면서 기연을 얻었다.

이 사실이 무엇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문이 나자 횡단금구에 모여드는 무인들이 점점 많아졌다.

진남과 계현처럼 주재가 된 무인들 대부분은 횡단금구에 모험을 하러 모여들었다.

진남과 계현은 사흘 후 횡단금구에 도착했다.

며칠 동안 진남은 소월청에게 영패로 계속 연락을 했다.

소월청과 능심공자는 아직 안전했지만, 점점 상황이 악화되었다.

"임 형, 이건 목령선단(木靈仙丹)이오. 한 알 드셔보시오."

계현은 달려와서 옅은 초록색의 선단을 건넸다.

진남이 선단을 연화하자 따뜻함이 온몸에 가득 찼다.

횡단금구 역시 상, 중, 하 세 개 지역으로 나뉘었는데 모두 엄청나고 신비한 무도의지를 품었다.

주재정사의 무인이라도 목령선단을 복용하지 않고 안에 들어가면 한 시진도 버티기 힘들었다.

진남과 계현은 바로 금구로 들어가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들은 기연을 만나도 못 본 척했다.

세 시진이 지나 진남과 계현은 중간 지역의 변두리에 도착했다.

소월청이 알려준 대로 그들은 허름한 성으로 갔다.

"나와 계현이 도착했다."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신념을 전했다.

"잠깐만 기다려."

소월청은 말했다.

진남과 계현은 제자리에 서서 기다렸다.

한참이 지나고 허름한 성벽에서 빛들이 반짝였다.

방대한 무형의 힘이 성 위쪽에 모여들었다.

슉-!

드디어 힘이 폭발하여 둘을 감쌌다.

진남과 계현은 눈앞이 흐릿해지더니 낯선 곳에 도착했다.

진남이 눈을 떴다.

앞에 소월청과 능심공자가 나타났다.

둘은 삼 년 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

소월청은 딱 붙는 치마를 입어 몸매가 돋보였다.

그들이 지금 있는 곳은 대전이었다.

대전의 벽에는 눈부신 빛을 반짝거리는 옛 그림들이 새겨져 있었다.

대전은 엄청난 공격을 받고 흔들거렸다.

귀청을 찢을듯한 폭발음들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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