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4화 인황성에서의 만남
지금 상현경지로 가는 건 진남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상현경지에는 대단한 금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곳의 무인들은 주재 정상의 경지가 보통이었다.
주재대성의 경지도 매우 적고 주재 초급 단계는 매우 드물었다.
게다가 천존전장의 중현경지부터는 기연으로 태어난 생명들도 있었다.
이것들은 외부에서 온 무인들에게 적의가 강했을 뿐만 아니라 천존전장의 천지의 힘을 움직일 수 있어 전력이 매우 강했다.
하지만…….
위험하기에 재미있었다!
평범하기만 하다면 어찌 역천할 수 있을까?
"이번 달에 상현경지에 큰 기연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이 기연은 지보이다. 얻는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다……. 다음 달에는……."
진남은 붓을 들어 써 내려갔다.
얼마 안 돼 그는 열몇 개의 기연을 전부 다 썼다.
"이거로 하자."
진남은 한참 생각하고 마지막 기연을 선택했다.
마지막 기연은 앞에 적은 기연들과 달랐다.
그것은 신현무문이었다.
신현무문은 상현경지의 동쪽에 있었다.
삼백 년 전에 나타났다.
상현경지 전체에 명성이 자자했다.
주재 대성에 도달한 존재들은 모두 신현무문을 알았다.
하지만 삼백 년 동안 많은 강자들이 시도했지만 모두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가엽의 설명에 따르면 이 문은 높이가 구천구백아흔아홉 장이고 넓이가 삼천삼백삼십 장이었다.
신마도안이 가득 새겨졌고 다섯 개의 구멍이 있었다.
그것은 기세가 매우 강했다.
방원 몇십만 리를 눌렀다.
전에 주재 정상의 강자가 주재 정상의 거물들과 강대한 생명을 모아 강제로 문을 부수려 했다.
하지만 문을 조금도 파괴하지 못하고 경고를 받았다.
문 안의 신비한 존재는 주재 정상들에게 다섯 가지 물건을 다 모아야만 문을 천 개 셀 동안 열 수 있다고 말해줬다.
하지만 다섯 개 물건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삼백 년 동안 무인들은 계속 추리하고 여러 가지 물건으로 시험했다.
하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다섯 달이나 계속되었다.
성천력 이천일 년에 계씨 성의 무인이 다섯 가지 지보를 얻어 안으로 들어갔다.
계씨 성의 무인은 십 년 후 신현무문에서 나왔다.
경지가 폭등하고 천극방에서의 순위가 백 위 안에 들었다.
후에 천존거물로 진급하여 작지 않은 기담을 남겼다.
몇 년이 지난 후 가엽은 우연한 기회에 그 다섯 가지 물건이 무흔지루(無痕之淚), 천요지혈(天妖之血), 적명지수(赤明之水), 삼원중염(三元重焰), 대연마정(大衍魔晶)이란 걸 알았다.
"내가 계씨 성을 가진 무인보다 먼저 신현무문에 들어가면 시공지력이 방해하지 않을까……."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되든 한번 해봐야겠다.'
"가엽 선배가 다섯 가지 물건은 보기 드물지만 상현경지의 인황성(人皇城)에서 살 수 있다고 했다. 인황성으로 가보자."
진남은 지체하지 않고 허공으로 날아갔다.
* * *
그 시각, 중현경지의 한 이름 없는 산맥 안.
방대한 규칙지력이 큰손으로 변해 주위의 많은 보물지의 힘을 전부 강제로 끌어다 높이가 십 층 되는 궁전에 모았다.
궁전 아래에는 진문이 가득했다.
진문은 용처럼 사방으로 퍼져 방원 몇십만 리를 덮었다.
"응. 다 만들었다. 우리는 여기서 몇 년을 수련하자."
천공전 전주는 기운을 거두고 만족스레 말했다.
"의외다. 이렇게 많은 정상의 주재가 주재 초급 단계의 존재 때문에 한곳에 모여 명령을 기다리다니."
용상도의 전주는 감탄했다.
그는 조금도 불만이 없었다.
용도천존은 그들더러 도와달라고 하고 매우 큰 좋은 점을 주웠다.
"여러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요? 나는 이해 되지 않소. 임효지는 얼마나 강하기에 용도천존 대인과 우리 가문의 염명천존 대인이 이토록 중시하는 거요? 이자는 네 명처럼 강해질 수 있는 거요?"
중년 사내가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말한 네 명은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이었다.
천공전 전주는 고개를 돌렸다.
염명천존이 보낸 여덟 명의 정상 경지의 주재들을 보고 저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나도 모르오. 하지만 임 형제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오. 우리가 이번에 일부러 그자를 도와주러 왔으니 나중에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오."
그의 말에 나머지 열네 명의 정상 경지의 주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용도천존과 염명천존은 바보가 아니었다.
아무 이유 없이 이런 명령을 내릴 이유가 없었다.
"내 생각에 우리 더 궁금해하지 맙시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요. 우리는 한 가지 문제가 있소. 우리가 이번에 온 건 임효지가 두 대인에게 빚을 지게 하기 위해서요. 그러나 임효지가 몇 년 동안 우리를 찾을 일이 없으면 어떡하오?"
한 주재 정상이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우리 방법을 찾아 몰래 임효지를 어려움에 봉착하게 하고 다시 나가 그자를 도와주면 어떻소?"
다른 한 주재 정상은 고개를 저었다.
"안 되오. 두 대인이 임효지를 이토록 중시하는 걸 보아 범상치 않을 것이오. 만약 그자에게 발견되면 그자가 빚을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불만을 가질 것이오."
"맞는 말이오."
"이렇게 하는 건 너무 위험하오."
"폐관 수련하면서 여기서 기다립시다."
다른 주재 정상들은 말했다.
천공전 전주는 기이한 표정을 지었다.
전에 그가 임효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하마터면 임효지를 꾸짖을 뻔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열다섯 명의 주재 정상이 임효지가 빚을 지게 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니.
천공전 전주는 고개를 젓고 중얼거렸다.
"우리를 여기서 기다리게만 하지 말고 네가 상현경지에서 큰일을 저지르길 바란다."
* * *
인황성은 상현경지의 가운데에 있었다.
매우 강한 생령이 많은 생령과 세력들을 연합해 함께 만든 것이었다.
인황성의 본체는 상고 문도지기였다.
방원 몇십만 리의 천지 대세를 연결해 많은 대진과 금제 등을 쳤다.
천존 대성의 거물이라도 성을 부수려면 며칠이 걸렸다.
인황성은 매우 강했다.
때문에, 상현경지 심지어 중현경지의 많은 무인과 생령들이 인황성으로 와 보물들을 사고팔았다.
오랜 시일이 지나 성은 상회와 비슷한 존재로 되었다.
여러 가지 매우 진귀하고 보기 드문 상고의 지보들도 이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심지어 가끔씩 성에서는 대규모의 경매회도 열었다.
경매회의 마지막 지보로 천존의 전승이 나온 적도 있었다.
진남은 열흘이란 시간을 들여 인황성에 도착했다.
천도칠월석을 한 개 바치고 성안으로 들어갔다.
상고의 광석으로 만든 거리가 사방으로 뻗었다.
여러 가지 기이한 생령과 주재 대성 이상의 무인들이 왔다 갔다 하거나 노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거리는 매우 시끌벅적했다.
"주재 초급 단계?"
진남이 들어오자 많은 의아한 시선을 끌었다.
어떤 생령의 눈에 붉은색 빛이 스쳤다.
진남은 신경 쓰지 않고 동허지동을 움직여 양옆의 노점을 훑어봤다.
그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여기서 팔고 있는 보물들은 그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잠깐 사이에 그는 두 장의 문고도와 한 개의 천존지기를 발견했다.
그리고 선약과 기석 등은 범상치 않은 효능이 있었다.
그는 마음이 흔들렸다.
진남은 고개를 젓고 마음을 진정한 후 자세히 둘러봤다.
인황성은 매우 컸다.
모두 삼백여든여덟 개의 거리가 있었다.
거리마다 노점이 천 개가 넘었다.
한 번 둘러보려 해도 시간이 꽤 걸렸다.
여덟 시진 후 진남은 백아홉 번째 거리에 도착했다.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이곳이 바로 무흔지루와 천요지혈인가?"
진남은 한 노점을 주시했다.
노점은 크지 않았다.
물건도 열몇 개밖에 안 되었다.
그중 두 개는 파란색 선옥병에 담았다.
안에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것처럼 투명한 눈물과 엄청난 악기가 있는 시커먼 피가 담겼다.
피는 자세히 보면 눈앞에 요수들이 춤을 추는 환상이 나타나고 귓가에 포효소리가 들렸다.
"선배님, 이 두 가지 물건은 어떻게 바꿉니까?"
진남은 앞을 보며 물었다.
노점 주인은 흑포를 쓰고 있어 진면모를 볼 수 없었다.
또 법보를 움직여 자신의 기운을 숨겼다.
"무흔지루와 천요지혈을 발견했으니 이것들의 가격도 알 것이오. 이것들과 가격이 비슷한 수련에 도움이 되는 물건을 내놓으면 되오."
노점 주인은 머리도 들지 않고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수련에 도움이 되는 물건이요?"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갖고 있는 천도팔월석은 두 개밖에 안 되었다.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전주에게 도와달라고 해야겠다."
진남은 중얼거리고 신념을 전하려 했다.
이때, 말소리가 그의 뒤에서 울려 퍼졌다.
"허허, 형씨, 이 두 가지 물건을 나에게 양보해주시오. 천도칠월석을 세 개 주겠소. 어떻소?"
진남은 고개를 돌렸다.
그의 뒤에 청색 도포를 입고 머리를 비녀로 얹고 왼손에 총채를 들고 오른손에 나침반을 든 청년이 서 있었다.
청년은 눈을 반짝거리고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호감이 생겼다.
그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주재 대성 정도였다.
"미안하오. 나는 이 두 가지 물건을 양보할 생각이 없소."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급히 거절하지 마시오."
청년은 눈을 찌푸렸다.
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 전해왔다.
"무흔지루는 마음을 맑게 하고 정신을 가다듬는 효능이 있소. 공법을 수련하는 데 가장 적합하오. 하지만 천요지혈은 악기가 매우 짙소. 요도지보를 만드는 데만 쓸 수 있소.
형씨는 기운이 요족의 사람 같지 않소. 보통 상황에 한꺼번에 두 가지 물건을 살 리 없소. 설마 형씨는 이 두 가지 물건을 산 후 적명지수를 사려는 거요?"
진남은 살짝 놀랐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
"도우는 이름이 뭐요?"
청년은 총채를 젓고 공수하고 말했다.
"나는 계현이요."
진남은 놀랐다.
'계현? 이자가 바로 첫 번째로 신현무문에 들어온 계씨 성의 무인인가?'
"이자가 맞겠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계현은 몇 달 후에 신현무문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지금의 계현은 다섯 가지 지보를 찾고 있을 것이었다.
"계 도우군. 나는 임효지요."
진남은 인사하고 전음했다.
"나는 이제 적명지수를 찾으러 갈 거요. 계 도우 할 말 있소?"
계현이 그더러 이 두 가지 물건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그건 절대 불가능했다.
계현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임 형, 우리 솔직히 말합시다. 자네는 어느 다섯 가지 물건을 모으면 신현무문에 들어갈 수 있는지 알고 있소? 나는 적명지수, 삼원중염을 모두 얻었소. 다만 내가 얻은 도안은 조각뿐이라서 다섯 번째 물건이 무엇인지 모르오. 임형은 알고 있소?"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나는 다섯 번째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소. 계 도우 나와 연합하려는 거요?"
계현은 눈을 반짝거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나는 이 두 가지 물건을 사서 자네에게 주겠소. 우리 함께 다섯 번째 물건을 찾아 신현무문으로 갑시다. 어떻소? 물론 자네가 원한다면 우리 지금 바로 선마도세를 합시다."
진남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 계현이 제시한 조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그가 이득을 많이 봤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