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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268화 (1,268/1,498)

1268화 겨우 패자라고?

진남은 발견했다.

이칠당이 팔짱을 낄 때 손가락이 규칙적으로 떨렸다.

무형의 힘이 사방을 덮어 금제를 만들고 이곳의 기운을 단절했다.

이칠당은 잠시 후 싸울 때 다른 무인들을 끌어오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이칠당은 바보가 아니구나.'

진남은 한숨을 쉬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대로 싸우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썩 꺼지거라. 아니면 너희 이씨 가문이 전에 나를 도와준 적 있다 해도 나는 너를 봐주지 않을 것이다."

이칠당은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큰소리치느냐? 너 따위가 우리 이씨 가문과 인연이 있다고? 네가……."

말이 끝나기 전에 이칠당은 몸을 움직여 엄청난 속도로 진남에게로 뛰어왔다.

그의 오른손에 어느새 고검이 나타났다.

고검에 새겨진 무늬들에서 찬란한 빛이 반짝거리고 성진지력이 꿈틀거렸다.

"성망대검법(星妄大劍法)!"

검기가 뿜어져 나와 천지를 덮었다.

"잔재주를 부리는구나."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칠당 같은 자와 싸우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슉-!

진남은 빠르게 몸을 움직여 심의지력으로 희미한 칼을 만들어 앞을 내리쳤다.

수많은 불꽃이 타올랐다.

적황도결!

불꽃 속에서 엄청난 의지가 연이어 폭발했다.

주술들이 계속 드러났다.

십술조합이었다.

"너 십술을 조합할 수 있어?"

이칠당은 살짝 놀랐다.

"도련님, 우리 함께 이 자식을 죽입시다!"

두 청년도 빠르게 공격을 펼쳤다.

한 명은 좀 전의 거울을 꺼냈다.

다른 한 명은 두 손에 결인하고 살기가 엄청난 귀신을 불러왔다.

둘은 진남을 공격했다.

진남은 담담한 표정으로 몸을 날렸다.

연거푸 두 개의 도기를 드러내 청년들의 공격을 쉽게 파괴했다.

"이자는 심의지력이 매우 강하다. 너희들은 내 명령을 듣거라……"

이칠당은 전음하며 한 손에 결인했다.

손에 든 선검이 펑 하고 부서졌다.

수천수만 개의 빛무리로 변해 진남을 덮었다.

파멸의 기운이 풍겼다.

"양은 많아졌지만 힘은 약해졌구나."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체내의 마의가 하늘로 솟아올라 무형의 마역을 이루어 모든 빛무리를 가뒀다.

"지금이다!"

이칠당은 크게 소리쳤다.

청년들은 정혈을 뿜었다.

빠르게 두 손에 법인을 만들어 정혈에 주입했다.

화르륵-!

눈부신 빛이 반짝거렸다.

혈색 무늬가 퍼져 혈색 대진을 이루었다.

대진에서 구속의 힘이 뿜어져 나와 구렁이처럼 진남을 감쌌다.

진남은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대진은 만만하지 않았다.

그의 육신의 힘으로 짧은 시간 내에는 벗어날 수 없었다.

"네가 심의지력이 매우 강하다고 내가 너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느냐?"

이칠당은 하늘로 솟아올라 손을 뻗고 보탑을 꺼냈다.

탑은 구 층 높이였다.

매 층의 탑문에 생김새가 흐릿한 노인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노인들은 무형의 위압을 풍겼다.

상고문도지기였다.

"묘신탑(妙神塔), 탑쇄창궁!"

이칠당은 체내의 주력을 끊임없이 드러내 탑에 주입했다.

두웅-!

희미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묘십탑 위의 노인들은 두 눈에서 찬란한 금빛을 뿜으며 오른손으로 진남을 내리쳤다.

진남은 눈앞의 엄청난 변화를 느꼈다.

천지가 떨리고 여러 가지 이상이 연거푸 나타났다.

그는 가슴이 답답했다.

마치 큰 돌이 마음을 누르는 것처럼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내가 이칠당을 만만하게 봤구나.'

이씨 가문의 적계 제자는 수단이 많았다.

묘신탑은 심의지력을 상대하는 것이었다.

"네가 어떻게 나를 막나 보자!"

이칠당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체내의 문도법을 빠르게 움직였다.

빛무리가 사방에서 몰려와 그의 손에 모여 성진대검으로 변했다.

"광괴륙리(光怪陸離), 일검중신(一劍衆神)!"

이칠당은 의지를 최고로 끌어올려 검을 내리쳤다.

성진이 나타났다 부서지는 것 같았다.

검기는 희미해지고 실체가 사라졌다.

"제법이구나."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기의 상황에 그는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모든 심의지력을 폭발시켰다.

쿠웅-!

바다처럼 넓은 무지갯빛이 그에게서 솟아올랐다.

"응? 이건……"

이칠당과 두 청년은 눈을 찌푸렸다.

묘신탑은 방대한 압력을 느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았던 노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렁차게 외쳤다.

마치 오래된 주문을 외우는 것 같았다.

"고작 한 가지 법보로 나의 의지를 누르려고?"

진남은 크게 소리쳤다.

방대한 심의지력은 조금도 변하지 않고 횡포하게 날아갔다.

쿠웅-!

사방의 허공이 세게 흔들렸다.

묘신탑은 천지의 판결을 받은 것처럼 두 개 셀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폭발하고 튕겨 나갔다.

모든 빛이 어두워지고 매우 큰 중상을 입었다.

"아차!"

이칠당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위기감이 들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빠르게 검을 거두고 뒤로 빠르게 물러갔다.

겨우 심의지력의 충격을 피했다.

두 청년은 깜짝 놀랐다.

자신들이 본 걸 믿을 수 없었다.

'이 청년이 이렇게 강하다니?'

"너의 심의지력이 이 정도에 도달했을 줄 몰랐다. 아까는 내가 너를 얕잡아봤다……."

이칠당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틀렸다. 나는 심의지력만 강한 게 아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말이 끝나자 체내의 모든 공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기세는 평범하던 데로부터 순식간에 매우 강해졌다.

마치 오래된 선산처럼 이칠당 등의 앞에 우뚝 솟았다.

그들은 방대한 압박감이 들었다.

이칠당 등은 자신들이 마주한 건 주경의 무인이 아니라 주재 거물이라는 착각이 들었다.

"너는 어떻게……."

이칠당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진남은 운이 좋은 자식이라고만 생각했다.

그가 비범지도까지 장악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진남은 이칠당을 바라보며 한발 성큼 나섰다.

퍼퍼퍼펑-!

기이한 혈색 진법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산산조각 났다.

진법을 드러낸 두 청년은 충격을 받고 피를 토하며 뒤로 물러갔다.

진남은 한발 더 다가가 이칠당이 설치한 사방의 무형의 금제를 전부 없앴다.

진남이 드러낸 방대한 기세와 위압은 사방을 휩쓸었다.

선호 전체를 위협했다.

많은 요수들은 초조하고 불안해 포효했다.

진남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아무런 수단도 드러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이칠당과 두 청년은 마치 절세의 패자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가슴이 떨렸다.

"너…… 너 뭐 하려는 거냐…… 경고한다. 나는 이씨 가문의 적계 제자이다. 나에게는 쇄혼등(鎖魂燈)이 있다. 네가 나를 죽이면 이씨 가문에서는 네가 한 짓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이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이칠당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변명했다.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담담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나는 너를 죽이지 않을 거다. 네가 이씨 가문의 적계 제자라서가 아니라 이씨 가문은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너를 죽이면 나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이어 진남은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평생 너 같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자신의 출생과 천부가 있다는 걸 믿고 경거망동하고 다른 사람을 괴롭혔지. 이러는 너희들이 매우 추악하다는 걸 아느냐? 진정한 강자는 절대 너처럼 하지 않는다. 너는 어렵게 주경에 도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너는 평생 주재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조만간 죽임을 당할 것이다."

말을 마치자 진남은 기세를 거두어들였다.

빛으로 변해 먼 허공으로 사라졌다.

모든 것이 평온을 되찾았다.

이칠당과 두 청년은 큰 짐을 던 것처럼 땅에 주저앉았다.

잠시 후 놀라움을 가라앉히지 못한 두 청년은 서둘러 이칠당에게 물었다.

"도련님, 괜찮습니까?"

이칠당은 청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의 부들부들 떨리는 두 손을 바라보았다.

* * *

반 시진이 지난 후.

하현경지 가운데의 한 산맥 안.

진남은 하늘에서 내려왔다.

소월청이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진남은 공수하고 말했다.

"미안하다. 거리도 멀고 오는 길에 돌발 상황이 생겼다."

소월청은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됐다. 따지지 않겠다. 들어가자. 문고도가 가리키는 곳은 산맥 안에 있어."

셋은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

"돌발 상황이라는 게 뭐야?"

소월청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무엇 때문인지 그녀도 진남에 관한 일을 알고 싶었다.

"또 이씨 가문의 그 자식들이야. 그자들을 한바탕 혼내줬다."

진남은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너희들은 어떤 동술이 있느냐? 괜찮다면 천도팔월석으로 사겠다."

소월청은 물었다.

"동술을 수련하지 않았어?"

능심공자도 어리둥절해 물었다.

"임 도우, 도우는 혹시 소속이 없소?"

상고시대에 어떤 세력이든 무인이 주경에 도달하면 종문이나 가문에서 강한 동술을 전수했다.

진남이 차지한 몸의 원주인은 황보소기에게 제압을 당하다 보니 아직 동술을 수련하지 못했다.

진남의 설명이 끝나자 능심공자는 말했다.

"임 도우, 그럼 우리 상현도통에 가입하겠소? 걱정하지 마시오. 우리 도통의 장로는 현명하오. 또 인재를 매우 좋아하오. 임 도우의 실력으로 무조건 중용될 것이오."

소월청도 말했다.

"우리 소씨 가문에 가입해도 된다. 나중에 아버지를 만나게 해줄게. 아버지께서 너를 제자로 받아주실지도 몰라."

진남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고맙소. 나는 아직은 어느 세력에든 가입할 생각이 없소. 혼자가 좋소."

능심공자와 소월청은 낙심하고 더 말하지 않았다.

"임 도우, 나에게 동허지동이 있소. 괜찮다면 가져다 수련하시오. 동술은 십대동술과 비교가 안 되오. 하지만 최고의 경지로 수련하면 위력이 매우 크오."

능심공자는 옥간을 꺼내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천도팔월석은 필요 없소. 벗끼리 돕는 게 당연한 일이잖소."

진남은 길게 한숨을 쉬고 옥간을 받았다.

"이 은혜는 명심하겠소."

소월청은 눈을 흘기고 말했다.

"꾸물대지 말거라. 속도를 높이자."

진남은 소월청 등과 함께 움직이며 동허지동을 느꼈다.

시간이 흘러 사흘 후.

셋은 연합하여 많은 금제와 살기를 처리하고 산맥의 깊은 곳에 도착했다.

이때 진남도 모두 느꼈다.

"동허지동, 열려라!"

그는 속으로 외치며 주력을 움직였다.

눈동자가 옅은 금색으로 변했다.

방대한 동력이 풍겼다.

희미한 수림이 순식간에 뚜렷해지고 전에 느끼지 못했던 금제와 살기가 느껴졌다.

"응? 왜 그래?"

진남은 소월청과 능심공자가 걸음을 멈춘 걸 발견했다.

"임 도우, 수련을 마쳤소?"

능심공자는 깜짝 놀라 헛숨을 들이켰다.

그는 동허지동을 수련할 때 닷새나 걸렸다.

진남은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너의 무도천부가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소월청은 눈에 이색이 스치고 감탄했다.

"너는 시도족의 항존과도 차이가 크지 않겠다."

진남은 눈에 호기심이 드러났다.

"항존? 그자는 무도천부가 강하냐?"

"맞아. 설마 몰라? 시도족의 항존은 패자이지만 무예천부가 매우 괴이하다. 구천선역제일인이라 불린다."

진남은 눈빛이 흔들렸다.

'전신이 이제 겨우 패자라고?'

셋은 이야기를 나누며 전진했다.

또 열 시진이 지난 후 그들은 걸음을 멈추었다.

"도착했어!"

소월청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의 앞에 시커먼 벼랑이 나타났다.

동술을 드러내도 몇십 리밖에 볼 수 없었다.

벼랑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옅은 위기감이 들었다.

본능이 그들에게 이곳은 매우 위험하고 가까이 가지 말라고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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