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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252화 (1,252/1,498)

1252화 때가 되었나?

진남 등은 허공에 나타났다.

눈앞의 세상은 붉은색이었다.

형태가 기이한 산들이 우뚝 솟았고 여러 가지 기화이초들이 가득했다.

진남은 무형의 절세대진을 발견했다.

대진은 이곳의 모든 걸 덮어 외부와 단절시켰다.

산뿐만 아니라 돌에도 엄청난 금제를 쳐 그것들은 힘이 매우 강했다.

주재 정상 등급의 강자라도 강제로 쳐들어오면 죽을 수 있었다.

"항원(項元) 족장, 진남을 데려왔소. 문을 열어주시오."

능황천존은 우렁차게 소리쳤다.

우르릉-!

그의 말이 끝나자 가운데의 다섯 개 산이 크게 흔들리고 먼지가 날렸다.

산이 열리고 금색 문이 나타났다.

문에는 살기등등한 '시' 자가 쓰여 있었다.

대문은 상고의 문도지기였다.

이십여 명의 형상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

다섯 명의 젊은이들과 소녀들은 경지가 주경에 도달했다.

그중 한 명은 진남도 전에 만난 적 있었다.

이들은 시도족의 젊은 제자들이었다.

나머지 십여 명의 주경 강자들은 모두 주경 정상이었다.

가장 가운데에는 백발이 창창하고 눈빛이 흐릿한 노인이 서 있었다.

노인은 안색이 창백하고 기운이 약했다.

주재 정상의 경지의 얼굴이 네모이고 표정이 무뚝뚝한 중년 사내의 부축을 받고 천천히 걸어왔다.

매우 힘들어 보였다.

진남은 노인에게서 풍기는 위압에서 주재 정상이라는 걸 느꼈다.

노인은 체내의 생기가 매우 적었다.

매우 큰 중상을 입은 게 분명했다.

"항원 족장, 어떻게 된 거요? 며칠 전에도……."

능황천존은 깜짝 놀라 물었다.

"능황 대인, 저번에 육방천존에게 한 대 맞았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요 며칠 장력이 다시 발작했소. 나의 생기를 많이 눌렀소."

항원은 한숨을 쉬고 걸음을 멈추었다.

진남에게 공수하고 말했다.

"진남 도우, 미안하다. 몸이 좋지 않아 너를 제대로 맞이할 수 없구나."

진남은 깜짝 놀라 인사하고 말했다.

"선배님, 몸이 좋지 않으면 제가 찾아뵈면 되는데 직접 마중하러 나오셨습니까? 과분합니다."

항원은 기침을 하고 미소를 짓고 말했다.

"당연한 거다. 이제는 네가 우리 시도족의 진정한 족장이다!"

노인의 옆에 서 있던 중년 사내와 주경 강자들 그리고 젊은이들과 소녀들은 복잡한 눈빛으로 진남을 바라봤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가 말할 새도 없이 항원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진남 도우, 우선 우리 시도족은 너에게 세 가지를 사과하겠다.

첫 번째 우리 시도족은 네가 소족장의 후계자라는 걸 안 후 너를 죽이려 했다!

두 번째, 우리 시도족은 네가 위험에 처했을 때 한 번도 너를 도와주지 않았다.

세 번째, 몇 달 전에야 우리는 소족장의 위패를 우리 시도족의 능묘에 다시 올렸다."

말이 끝나자 시도족의 족인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진남에게 인사를 했다.

능황천존 등은 어찌할 바를 몰라 서로 마주 보았다.

"진남 도우, 오해하지 말거라. 이런 말을 하는 건 동정을 사 좋은 점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다. 또 시도족이 이제 몰락해 지금은 너의 도움이 필요하여 고개를 숙이는 것도 아니다!"

항원은 한탄했다.

"상고시기의 싸움이 끝난 후 우리 시도족은 계속 몰락했다. 나와 선배님들은 모두 왜 소족장을 그렇게 대했는지 반성했다. 소족장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주인으로 인정한 건 옳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왜 소족장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종족을 배신했다는 죄명을 씌웠을까? 아쉽게도 우리는 제대로 반성하지 못하고 일부는 계속 고집을 부렸다.

이번에 육방천존의 공격을 받고서야 그들은 시도족을 완전히 깨달았다. 시도족이 몰락한 건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다."

항원은 온몸의 힘을 모아 말했다.

"시도족이 변화를 가져오는 날이 오다니."

주심도와 가엽은 속으로 감탄했다.

그들은 항존이 종족을 배신했다는 오명을 쓰는 걸 직접 봤었다.

진남은 침묵했다.

시간이 꽤 지나서야 전신의 혼을 드러냈다.

방대한 위압이 폭풍처럼 사방을 휩쓸었다.

엄청난 전의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진남은 한숨을 쉬고 항원 등을 보며 천천히 말했다.

"전신은 저의 일생에서 가장 큰 기연입니다. 저는 그를 저의 스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분이 이 광경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안도의 한숨을 쉴 뿐 아무런 원망의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 감동할 겁니다."

항원 등은 모두 몸이 가볍게 떨렸다.

그들은 한 번도 항존을 본 적 없었다.

하지만 마음이 흔들렸다.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제 우리가 연합하는 걸 상의합시다. 전신의 이유로 저는 조건을 낮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낮추지는 않을 겁니다."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물론이다."

항원 등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분위기가 좋아졌다.

진남과 항원 등은 금문 안으로 들어갔다.

시도족은 이미 몰락하고 손실이 매우 컸다.

하지만 최고급 종족이라 지보, 선단, 공법, 비밀이 매우 많았다.

족인들은 모두 인선 경지 이상이었다.

대부분은 패자의 경지에 도달했다.

쌍방은 서둘러 연합하는 것에 관해 의논하지 않았다.

진남은 묘묘 공주 등과 함께 전신의 위패에 제를 올린 후에야 의사대전으로 왔다.

"진남, 능황 대인, 시도족의 상황은 다 잘 알고 있으니 더 말하지 않겠소."

항원은 긴말하지 않고 중점을 말했다.

"우리의 두 가지 조건을 들어준다면 우리 시도족의 족인들과 시도족이 갖고 있는 모든 물건들을 연맹에 바치고 생사를 함께 하겠소!"

능황천존과 명초노조 등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전에 항원과 상의했었다.

시도족이 그들과 생사를 함께 하기를 원한다는 건 알았다.

하지만 시도족이 모든 걸 바치려 할 줄은 몰랐다.

능황천존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항 족장, 어떤 두 가지 조건이요? 할 수 있는 거라면 우리는 최선을 다하겠소."

항원은 말했다.

"첫 번째 조건은 여러분에게는 매우 쉽소. 연맹을 이룬 후 우리 시도족의 족인들은 주천불사산의 자원을 사용하고 연맹의 보호를 받고 싶소."

능황천존 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조건은 타당한 조건이라고 할 수 없었다.

"두 번째 조건은……."

항원은 흐릿하던 눈을 반짝거리며 진남을 보고 말했다.

"우리는 진남이 우리와 함께 마음을 상고시대로 돌려보내길 바라오."

그는 머뭇거리고 말했다.

"물론 진남 도우가 싫다고 해도 우리 시도족은 자네들과 연맹을 맺고 생사를 함께 할 것이오.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물건들은 내놓을 수 없소. 진남 도우 이해해주시오."

그는 시도족의 족장이었다.

시도족 전체를 위해 생각해야 했다.

능황천존은 손에 들었던 찻잔을 내려놓고 정색하고 물었다.

"항 족장, 마음을 상고시대로 돌려보내려면 얼마나 위험하오? 긜고 시간이 얼마나 걸리오?"

항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능황 대인, 여러분이 무얼 걱정하는지 알고 있소. 그럼 내 자세히 말해주겠소. 진남 도우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오."

"좋소!"

* * *

그 시각, 서극지, 시커먼 바닷속.

한 청년이 바다 위로 올라왔다.

하얀 두루마기가 어둠 속에서 유난히 눈부셨다.

만약 진남과 묘묘 공주, 강벽난이 여기 있었다면 청년이 바로 그들이 만났던 신비한 사람 '지(地)'라는 걸 발견했을 것이다.

지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앞쪽 멀지 않은 곳에 흰색 쪽배가 있었다.

뱃머리에 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창이었다.

지는 배의 뒤쪽에 앉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사실 말이지 저는 형님을 만나러 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엽소선 그 자식이 계속 형님을 따라다녔습니다. 그 자식이 제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조만간 저를 죽이려 할 겁니다."

창은 웃으며 말했다.

"너도 이제는 천존 경지다. 문도지지의 인정도 받았는데 그자를 두려워하느냐?"

지는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의 형세대로라면 형님과 엽소선은 오십 년도 안 돼 무상천존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십 년 후에는 무상천존보다 더 강할 것입니다."

창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농담하듯 말했다.

"내가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을 거라고 하지 않았느냐? 지금은 왜 오십 년 후에 무상천존을 초월할 수 있다는 거냐?"

지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형님의 말대로 운명의 길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저는 형님을 죽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죽지 않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형님과 엽소선에 관해서는 제 짐작이 틀렸습니다.

됐습니다. 그만 말합시다. 제가 보고 싶어서 찾아온 건 아닐 겁니다. 무슨 일입니까, 바른대로 말하십시오."

창은 눈을 찌푸리고 말했다.

"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이제 때가 되었느냐?"

지는 다시 한숨을 쉬고 눈썹을 만지고 말했다.

"아직 때가 안 되었다면 믿겠습니까? 왜 저에게 묻습니까? 형님은 이미 답안을 알고 있습니다.

형님의 유일한 상대는 진남입니다. 구룡석인이 감금되었고 그자가 무상천존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면 절대 회복시킬 수 없습니다. 그자는 형님의 마수 앞에서 절대 무상천존으로 진급할 수 없습니다.

엽소선은 형님에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형님도 그에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형님과 엽소선은 서로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형님이 큰일을 하려는데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창은 웃고 말했다.

"그럼 정중하게 요청한다. 나와서 나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 네가 도와준다면 나는 천존 경지에 도달하면 대상계를 통일할 수 있을 것이다."

지는 눈을 내리깔고 싸늘하게 말했다.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이미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저는 두 번째 내내, 두 번째 경월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창의 눈에 실망이 드러났다.

"의외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너는 아직도 깨닫지 못했구나."

지는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진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형님을 돕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남도 돕지 않을 겁니다. 형님의 손에 죽고 싶지 않습니다."

창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어찌 너를 죽이겠느냐?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아도 너는 나의 동생이다. 됐다. 할 말을 다 했으니 나는 돌아가겠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다."

말을 마친 후 그는 돌아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지는 창의 뒷모습을 주시했다.

잠시 후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봤다.

"때가…… 되었나?"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시공을 넘어 한 곳을 관찰했다.

이제 곧 닥칠 재난이 보였다.

* * *

같은 시각, 시도족의 임시족지의 의사대전 안.

"자네들도 엽소선이 시공비석의 후계자라는 걸 알 거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소. 엽소선은 어쩌다 시공비석을 움직였을 뿐이오. 게다가 시공비석도 우연한 기회에 시공규칙이 키운 지보요. 시공진리를 조금 갖고 있을 뿐이오.

시공규칙은 대상계에서 가장 최고의 규칙이요. 운명, 생사, 윤회 등과 우열을 가릴 수 없소. 심지어 어떤 의미에서 시공규칙은 그것들을 망라했소. 그것의 오묘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소. 아무도 그것을 제대로 깨닫지 못할 것이오."

항원의 말에 주심도와 가엽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 년 전쯤에 한 주재 강자가 청궁에서 고서를 발견했소. 고서에는 시공의 진리가 많았소. 우리들은 연합하여 계속 깨닫고 연구하여 심의를 상고시대로 돌아가게 할 역고제단(逆古祭壇)을 만들었소. 하지만 누구나 역고제단을 움직여 상고시대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첫째, 역고제단을 움직이려면 시공지석이 필요하오. 지금은 시공지석이 매우 적소. 우리 시도족이 갖고 있는 시공지석은 네 명을 전송할 수 있소. 둘째, 심의가 상고시대로 돌아가면 육신은 깊은 잠에 빠지오. 많은 천재지보로 도와줘야 하오. 아니면 육신은 죽을 수 있소.

이론상으로는 주경 강자도 역고제단을 움직일 수 있소. 하지만 주재에 도달한 후에 움직이는 것이 좋소. 아니면 너무 위험하오."

항원은 계속 말했다.

생기발랄하여 위험에 처한 노인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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