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1화 주천불사산의 탄생
진남과 창은 평온해지고 신비한 느낌에 빠져들었다.
혼돈 상태의 하늘에 가득하던 어둠이 빠르게 사방으로 흩어졌다.
얼마 되지 않아 어둠은 십만 리에 퍼졌다.
보라색, 붉은색, 파란색의 번개가 나타나 꿈틀거렸다.
이런 장면은 평범한 주경 강자가 주재로 진급하면서 생기는 이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 * *
진남의 몸속.
방대한 주력은 끓는 물처럼 부글거렸다.
진남의 심신은 희뿌연 공간에 들어갔다.
공간은 끝이 없이 넓었는데 다른 빛깔도 없었다.
진남은 주경정상을 돌파할 때 깨달음을 얻었다.
오늘 창과의 싸움을 겪고 커다란 장면을 마주한 그는 자연스럽게 돌파해야 할 장벽을 접촉했다.
진남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진남은 자신의 심의를 형상으로 만들어 희뿌연 공간에서 걸어갔다.
한 치의 공간에도 순수한 규칙의 오묘함이 있었다.
제삼금구의 시간이 한 시진 지났다.
진남은 마치 백 년 동안 걸은 것 같았다.
걷는 동안 아무런 잡념이 들지 않고 깨달음과 체험이 계속 생겼다.
희뿌연 공간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먼 곳에 흐릿한 대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가 다섯 장이 되고 아무런 색채나 기운이 없었다.
그러나 진남은 대문의 뒤쪽에 세상의 진리가 있는 것 같았다.
진남은 마음을 살짝 흔들어 신비한 느낌에서 벗어났다.
돌파할 시기가 왔다.
"돌파하거라!"
진남의 몸에서 새로운 힘이 최대로 움직였다.
그의 심의는 마치 절세의 칼처럼 끝없는 거리를 넘어 대문을 베었다.
사방이 조용하고 모든 것이 고요했다.
의지의 힘이 끊임없이 앞으로 날아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회색 대문이 부서져 신비한 것으로 변해 진남의 심신에 주입되었다.
많은 의문들이 순식간에 시원하게 깨달음을 얻었다.
스스로 도를 깨닫게 되었다.
번쩍-
진남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눈부신 신의 빛을 뿜었다.
그의 주력은 변신을 시작했다.
먼 곳에 있던 창도 두 눈을 번쩍 떴다.
그가 뿜어내는 기운에도 변화가 생겼다.
"공교롭구나. 함께 돌파할 기미를 보이더니 도겁도 함께 하게 생겼……."
창은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이변이 일어났다.
"응?"
진남과 창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하늘의 커다란 어둠은 흡입력이 있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합쳐졌다.
잠시 후, 어둠이 겹겹이 깔렸다.
쿠쿠쿵-!
세 가지 색깔의 번개가 어둠에서 번쩍거리더니 상고대진, 이상, 살진 등으로 변했다.
이상들은 바다처럼 사방을 덮쳤다.
"대겁이 합쳐질 수가 있어?"
주경 강자들은 고개를 들고 살피더니 충격을 받았다.
묘묘 공주, 강벽난, 설몽요 등 주재들 심지어 주심도와 가엽까지 경악을 했다.
그들은 보고 들은 것도 많았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대진, 이상, 살기 등은 끝이 없는 것처럼 수많은 도가 만들어진 뒤에서 멈추지 않고 사방으로 번졌다.
"아차, 이곳으로 온다."
주경 강자들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들은 싸움과 천재지보들을 뒤로 하고 여러 수단들을 펼쳐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대진, 이상, 살기 등은 위력이 작지 않았다.
그들의 실력으로 얼마 버티지 못할 게 뻔했다.
주경 강자들은 헛숨을 들이켰다.
제삼금구의 절반 하늘과 땅은 대진과 살기 등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아주 작은 틈도 남기지 않아 마치 성세의 재난이 닥친 것 같았다.
"이게 진짜 주재로 진급하는 도겁 맞아?"
주경 강자들은 넋을 잃고 중얼거렸다.
그들은 이제 전부 다른 쪽으로 물러났다.
"재미있구나. 너와 나의 도겁이 하나가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허나, 상관없다. 그럼 오늘 너와 함께 주재로 진급해보자!"
창은 웃고 위쪽으로 날아갔다.
"다른 건 신경 쓰지 말자."
진남도 빠르게 손을 썼다.
펑펑펑-!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다른 주경 강자들이 겁을 먹은 대진, 살기, 금제 등이 진남과 창에게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들이 부숴버린 대진, 살기, 금제 등은 빛으로 변해 하늘을 가득 채웠다.
반 시진이 지나고 마지막 아홉 개의 대진이 어둠에 뿌리를 박았다.
"베어라!"
진남이 칼로 허공을 가르자 대진들이 연거푸 부서졌다.
창이 든 검은 무지갯빛으로 변해 날아갔다.
둘은 거의 같은 시간에 각각 네 개의 대진을 부쉈다.
또, 동시에 마지막 대진을 공격했다.
쿵-!
대진에 금이 가고 검은 구름이 흩어졌다.
둘은 허공에 떠 있었는데, 식해에 동시에 소리가 들리고 몸에 변화가 생겼다.
진남의 몸에 있던 신비한 주력은 속박을 뚫고 짙은 수정 같은 것으로 탈바꿈했다.
그것이 바로 규칙지력이었다.
대상계의 최고 단계의 기초역량이었다.
슈슈슉-!
진남과 창은 기세가 쭉쭉 늘어나더니 순식간에 주재초성이 되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기세는 계속 늘어났다.
창에게는 다시 한번 주재로 진급하는 일이라 별로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진남에게 주재로 진급한다는 것은 경지가 달라지는 일만은 아니었다.
"주제를 돌파했으니 이제는 알려줄 수 있습니다. 주천불사산이 어떻게 탄생을 했고 구천선역 근원의 힘과 어떤 연계가 있으며 어떤 위능을 가지고 있는지 말입니다.
저와 주제 외에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가엽이나 백종생도 전혀 모릅니다. 그러니 누구도 알려줘서는 안 됩니다."
진남의 식해에 주심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의 말투는 엄청 엄숙했다.
원래 이것들은 진남이 주재로 진급할 때 알려줘야 할 것들이 아니었다.
주제는 천존이 되어서야 이것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기에 주심도는 이례적으로 진남에게 알려주기로 했다.
"선배님, 명심하겠습니다."
진남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천지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세상에는 대상계나 차하계 구분이 없었습니다. 순수한 근원의 힘만 있었지요. 근원의 힘이 부서져 서른세 개의 소선역이 되고 여러 대륙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대상계와 차하계의 구분이 생겼습니다. 주천불사산은 순수한 근원의 힘 중 일부가 변한 것입니다."
주심도의 말에 진남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주천불사산의 내력이 이 정도로 놀라울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주천불사산이 서른세 개 소선역의 근원의 힘보다 훨씬 강하다는 말인가?'
"주천불사산이 서른세 개 소선역의 근원의 힘보다 강하지 않을지 의문을 품으셨겠지요? 힘의 강도만 보면 서른세 소선역의 근원의 힘은 주천불사산보다 훨씬 방대합니다. 그러나 본질은 주천불사산이 더 높습니다.
주천불사산과 서른세 개의 소선역은 시조와 후대의 느낌에 가깝습니다. 주인님이 무상천존이 되고 주천불사산을 최대로 움직일 수 있으면 서른세 개 소선역의 일부 근원의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심도는 잠깐 숨을 돌리고 이어서 말했다.
"주제와 창의 싸움에서 창이 근원의 힘을 사용했기에 주제는 그를 죽이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에 주제는 주천불사산의 힘을 빌리고 자신의 힘을 전부 태워서야 창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창은 이 사실을 모르지만 마지막 싸움 때 아마 의심을 했을 겁니다."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아직 주인님은 서른세 개 소선역의 근원의 힘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근원의 힘을 사용한 살술에 대해서는 주천불사산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주천불사산을 억지로 사용하여 작용을 일으키면 모든 것을 진압하거나 막을 수 있습니다."
주심도의 말투는 다시 평온해졌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을 말입니까?"
진남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든 것이라는 단어가 포함하는 의미가 너무 컸다.
그것만 봐도 비범하고 믿을 수 없는 일인데 서른세 개 소선역의 근원의 힘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하니 놀라웠다.
"이번에 주천불사산에 돌아가시면 열 번째 산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열 번째 산관에 오르신다는 게 어떤 의미냐면……."
주심도는 살짝 망설이더니 말했다.
"구체적인 것은 알려줄 수가 없습니다. 그곳은 청궁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청궁과 연관이 있다고? 청궁은 외부 세상이 아닌가? 왜 천지 최초 근원의 힘이 변한 주천불사산과 연관이 있는 걸까?'
이내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단계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최선을 다해 열 번째 산관에 꼭 오르겠습니다."
진남은 공수하고 말했다.
"네."
주심도는 미소를 짓고 더 말하지 않았다.
진남은 이마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이마에 신비한 부호가 나타났다.
진남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선역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산이 떠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제야 진남은 진정한 주천불사산의 주인이 되었다.
"주인님, 주재 경지로 진급하면 무주궁도에 규칙지력을 주입하여 진면모를 펼치게 할 수 있습니다."
가엽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알겠습니다."
진남은 심신을 움직여 규칙지력을 드러냈다.
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길이가 백 장, 넓이가 예순여섯 장이 되는 그림이 진남의 등 뒤에 펼쳐졌다.
무주궁도 안에는 옛 그림이 있었다.
그림 속의 태양들이 하나둘 떨어지고 땅이 갈라졌다.
웅장한 형상은 수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앞으로 단호하게 달려갔다.
펑펑펑-!
무주궁도는 끊임없이 흔들렸다.
안에 있던 구 대 진법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진법들은 어떤 속박을 벗어난 것처럼 엄청난 기운을 뿜어냈다.
마치 아홉 명의 태고 거인들이 천지 사이에 서 있는 것처럼 눈부시고 주목이 갔다.
주재 경지가 되면 구 대 진법을 칠 할 정도 움직일 수 있었다.
진남의 두 눈에 빛이 스쳤다.
역시 주제가 직접 만든 지보였다.
진남이 무주궁도를 사용하면 어떤 상고 문도지기나 천존지보 등이 막을 수 없었다.
진남의 전력은 적어도 세 배 늘어났다.
진남은 무주궁도를 다시 거둬들였다.
그는 기운이 쭉쭉 늘어나고 계속 변화하는 창을 바라보더니 심신을 가라앉혔다.
진남은 다시 규칙지력을 드러내고 만법불침성체, 불후상마진결 그리고 도법지도를 움직였다.
세 개의 힘은 흔들리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은 도법지도 위에 있는 열두 개의 빛들이 모이더니 흰색으로 변해 규칙의 기운을 뿜어냈다.
규칙의 기운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문도지법이란 주재 경지가 되면 힘도 최고가 되었다.
천존경지로 진급하려면 스스로 규칙지도를 만들어야 했다.
영야천존의 영야규칙이 그러했다.
그러나 이미 배운 문도지법으로 규칙지도를 만들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다음은 불후상마진결이었다.
어둠 속 상마지계가 진남의 마음속에서 더 또렷해졌다.
진남이 마음을 움직이기만 하면 그 속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상마규칙은 진남의 안에 자리를 잡았다.
진남은 상마규칙의 힘을 최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변화가 가장 큰 것은 마의 본질이었다.
진남의 분노로 인해 마의는 질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진남의 경지가 돌파하자 마의도 돌파했다.
불후상마의지가 거의 다 만들어졌다.
마지막은 만법불침성체였다.
영생지화의 흐릿한 윤곽이 점점 뚜렷해졌다.
만법불침의지에 만법불침규칙이 생겨난 것 같았다.
이것이 바로 상고십대체질의 신비함이었다.
경지가 강해질수록 상고십대체질의 위능도 더 강해졌다.
주제는 천존이 되자 영항불멸지체 덕분에 만법불침의 규칙을 장악했다.
그리고 무상천존이 되자 스스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영항불멸규칙을 창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