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화 빛나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능황노조는 찻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벽난 낭자의 말이 맞소. 하지만 명초의 뜻은 창이 당청산을 볼모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범위에서 끊임없이 조건을 제시하고 좋은 점을 얻으려 할 것이라는 거요. 또 이씨 가문의 정보에 따르면 당청산도 문도성주를 충격하고 있소. 지금의 속도라면 이번 만주지전이 끝나면 주재가 될 가능성이 크오. 주재 다음은 천존이요! 그렇게 되면 구할 수 있겠소?"
진남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물었다.
"그럼 선배님은 어떻게 하려는 겁니까?"
능황노조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진남,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우리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첫째는 창은 이번에 절대 당청산을 주천불사산으로 데리고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먼저 공격해 당청산을 잡아올 수 있다.
둘째, 만주지전을 일으킬 때 창은 당청산과 함께 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그때 당청산을 구해야 한다. 이것은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에 당청산을 구하지 못하면 앞으로는 적이 되어 싸워야 한다."
청옥주재와 쌍도노조는 맞장구를 쳤다.
"네, 능황 선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기회가 좀 큽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첫 번째 방법을 해보겠소. 노조 여러분 나를 도와주시오."
비월여제는 말했다.
"좋소!"
노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님들, 도우들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었습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만약 이번의 위기를 넘긴다면 저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진남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진남 도우, 왜 이러는 거냐? 우리는 이미 연맹을 맺었다. 당연히 고난을 함께 해야 한다."
명초노조 등 거물들은 말했다.
진남과 사람들은 여러 가지 대응책을 상의했다.
그들의 상대는 무상천존이었다.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많은 문제를 창도 생각하고 대응할 준비를 할 것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더 많은 계략을 세워야 했다.
꼬박 여덟 시진이 지나서야 상의가 끝나고 사람들은 떠나갔다.
창이 올 때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진남은 아들들을 보러 갔다.
허여진 등 주경 강자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와 묘묘 공주 등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 * *
얼마 후 첫 번째 산관의 산맥 안.
두 개의 작은 형상이 수림 속을 날아다녔다.
가끔씩 제술을 드러내 뒤쪽의 요수들과 싸웠다.
둘은 손발이 잘 맞았다.
진남은 허공에 서서 이 광경을 보고 감탄했다.
"나는 저 아이들만 할 때 무혼도 각성하지 못했다. 저 아이들은 거의 무제의 경지에 도달했구나."
강벽난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남몰래 배워서 이 정도다. 아니면 진작에 무제로 진급했을 것이다."
그녀는 추억에 잠겼다.
전에 그들은 무제로 진급하기 위해 무척 고생하고 매우 큰 대가를 치렀다.
진남은 미소를 짓고 물었다.
"재능은 어때?"
묘묘 공주는 오만하게 말했다.
"물을 필요가 있느냐? 누가 낳은 아이들인데! 세언과 소우가 네 살 때 우리는 아이들의 재능을 확인해봤어. 결과가 어땠을까? 아이들은 제술, 신술, 선술을 한 번만 보고 배웠어! 문도지법도 느낄 수 있어."
진남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그 정도의 무도천부는 이미 그를 초월했다.
묘묘 공주는 뭔가 생각난 듯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자식들이 어디서 배웠는지 어렸을 때부터 수련하기를 싫어하고 종일 못된 짓만 하고 남을 괴롭혀."
진남의 영혼 속의 주심도와 가엽은 마주 보고 빙그레 웃었다.
아이들은 예전의 주소와 품행이 똑같았다.
그들은 주소가 무척 미웠다.
하지만 아이들은 귀여웠다.
"정상이다. 생활하는 환경이 우리가 어렸을 때와 다르니까. 하지만 계속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
진남은 정색하고 말했다.
"공주, 난난, 나에게 방법이 있다. 너희들은 어떨 것 같아?"
* * *
한 시진 후 수림 속.
진소우는 돌 위에 털썩 주저앉아 불평을 부렸다.
"작은어머니는 진짜 독해. 한 달 동안이나 요수를 죽이라고 하다니. 방금 부하들을 모집하고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어."
진세언은 병아리가 모이를 쪼아먹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형님의 말이 맞습니다. 우리는 아직 마왕궁(魔王宮)도 건립하지 못했습니다."
진소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세언, 마왕궁이란 이름이 촌스럽지 않느냐? 혼세대소마왕궁(混世大小魔王宮)이 어떠냐?"
진세언은 눈을 반짝거리고 말했다.
"멋집니다!"
이때, 바람이 불어와 형제의 얼굴을 스쳤다.
세 개의 형상이 그들과 일 장 정도 떨어진 곳에 나타났다.
진남은 무표정하게 물었다.
"벌써 세력을 만들려고? 내가 한 자리 차지해도 되겠느냐?"
형제는 어리둥절했다.
이어 기뻐 소리쳤다.
"아버지!"
아이들은 진남에게 달려가 안겼다.
진남은 아이들의 머리를 만지며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봤다.
"아버지, 드릴 말이 있습니다. 작은어머니는 인정이 없습니다. 저희는 하마터면 여기서 죽을 뻔했습니다!"
진소우는 고개를 들고 빠르게 말했다.
묘묘 공주가 눈을 흘기자 다시 진남의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
"맞습니다, 맞습니다. 작은어머니는……."
진세언은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들려 했다.
그러나 묘묘 공주와 강벽난의 살벌한 눈빛에 놀라 다시 고개를 숙였다.
"하하, 내가 왔으니 요수들을 죽이지 않아도 된다."
진남은 웃고 말했다.
"진짜입니까?"
아이들은 고개를 쳐들었다.
눈에 기쁨이 가득했다.
"응. 진짜다. 그동안 나는 너희들 옆에 없었다.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요 며칠 얼마든지 말하거라. 너희들에게 구경시켜주겠다."
진남은 웃으며 말했다.
"저는 제이십오소선역으로 가겠습니다. 그곳에 여자 무인들이 가장 많다고 들었습니다!"
"네네!"
진남은 헛기침을 했다.
'이 자식들은 왜 벌써부터 여자무인들에게 관심이 있지? 나는 봉신한 후에야 조금…….'
"좋다. 제이십오소선역으로 가자."
진남은 몸을 날려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진남은 아이들과 함께 제이십오소선역을 돌아다녔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조심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자신들을 너무 사랑해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고는 마음대로 행동했다.
많은 성이 시끌벅적해졌다.
좋은 시간은 빨리 지났다.
어느덧 두 번째 날 밤이 되었다.
진남은 아이들과 함께 선산으로 가 인신 경지의 요수를 죽여 선화로 구웠다.
이런 등급의 요수의 고기는 아이들에게 좋은 점이 많았다.
"소우, 세언, 너희들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아느냐?"
진남은 물었다.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말해주셨습니다. 창이 아버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잡아갔다고 들었습니다. 창과 많은 세력들이 아버지를 노리고 아버지를 죽이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진소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버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버지는 저희들과 함께 할 수 없지만 저희들은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진세언은 고기를 먹으며 우물거렸다.
"네네, 아버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와 형님은 말을 잘 듣겠습니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아이들이 종일 빈둥거리는 줄로만 알았는데……'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소우, 세언,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른다. 너희들의 어머니도 모른다. 우리는 너희들을 평생 보호할 수 없다."
진소우와 진세언은 행동을 멈추었다.
"아버지, 혹…… 혹시 저희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겁니까? 아버지 싫습니다. 저희들은 앞으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 저희들은 아버지 어머니를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두 아이는 긴장하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진남은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결심하고 말했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거라. 잠시 동안이다. 형세가 안정되면 다시 너희들을 데려올 것이다. 이 두 옥간을 잘 보관하거라. 내가 그동안의 모든 경험과 수련한 제술, 선술, 문도지법 등을 전부 옥간에 적었다. 제대로 느껴야 한다.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너희들이 천선이 되었기를 바란다.
명심하거라.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너희들의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들의 이름도 말하지 말거라. 그리고 주천불사산에서 있었던 모든 것들도 말하지 말거라."
진세언은 조바심이 나 눈을 굴리며 말했다.
"아버지, 저희들은……."
진남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소우, 너는 형님이니 동생을 잘 보살펴야 한다. 알겠느냐? 아버지와 어머니들을 실망시키지 말거라."
진남은 미소를 지었다.
손바닥에 방대한 힘이 솟아올라 형제를 감쌌다.
"아버지……."
아이들은 소리치며 발버둥 쳤다.
하지만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다.
불꽃이 탁, 탁 소리를 냈다.
진남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머릿속에 아이들의 미소, 기대하고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 스쳤다.
그는 넓은 밤하늘을 쳐다봤다.
그는 헛숨을 들이켰다.
'소우야, 세언아, 이렇게 무책임한 아버지를 만나 미안하다. 하지만 나도 방법이 없다. 앞에 홍수가 범람하고 나는 직접 재난을 물리쳐야 한다. 너희들이 크는 걸 지켜줄 수 없다. 너희들도 피와 불의 단련을 받아야만 클 수 있다. 또, 이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자신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다.
소우야, 세언아,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너희들을 지켜볼 것이다.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낯선 것들을 두려워하지 말거라. 너희들을 믿어야 한다. 너희들은 빛나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 * *
다음 날 새벽, 주천불사산.
진남은 주천불사산으로 돌아와 첫 번째 산관의 장무전(藏武殿)에 들어갔다.
그는 체내의 힘을 모두 움직여 무주궁도에 주입했다.
무주궁도가 하늘로 솟아올라 도록을 드러내고 하늘을 가렸다.
가엽이 나타나 산꼭대기를 바라보며 여러 가지 법인을 만들었다.
주심도도 산령의 힘을 드러냈다.
세 번째 산관에 낀 안개가 더 짙어져 위엄 있는 형상의 윤곽도 보이지 않았다.
세 번째 산관의 가운데에 있는 오래된 선궁의 앞까지 희미한 큰길이 뻗었다.
주천불사산의 주인인 진남은 세 번째 산관만 열었다.
창이 직접 나타나도 세 번째 산관밖에 들어올 수 없었다.
주심도가 남몰래 판을 짠 건 창이 대단한 수단으로 주천불사산의 오묘함을 꿰뚫어 보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 시각, 세 번째 산관의 끝에서 비월여제와 명초노조 등은 술법을 드러내 판을 짰다.
"진남, 준비가 끝났습니다."
잠시 후 주심도는 신념을 전해왔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진남은 인사를 하고 선궁으로 들어가 조용히 기다렸다.
이곳의 모든 건 몰래 진행되었다.
외부의 세력들은 전혀 몰랐다.
다들 청궁지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동안 시도족의 족장과 주재 거물들은 사람을 시켜 진남에게 중요한 일이 있어 진남과 의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진남은 생각하고 거절했다.
그는 시도족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았다.
그들의 뜻을 따를 생각이 없었다.
* * *
시간이 흘러, 사흘 후.
"진남, 창이 신념을 전해왔다!"
명초노조가 전음했다.
"이미 문도성주하고 문도지지에서 나왔습니까? 선배님, 그들더러 제삼소선역의 연궁(燕宮)에서 저를 기다리라고 전해주십시오."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좋다! 우리는 창의 행방을 쫓겠다."
명초노조는 말했다.
진남은 다시 눈을 감았다.
창에게서 신념이 온 후 그는 주천불사산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