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0화 힘이 빠지는 상황
"이 두 장의 부적은 내가 근원의 힘으로 만든 것이다. 저 아이들에게 주거라."
비월여제는 저장주머니를 꺼냈다.
"언니, 이 자식들은 너무 예뻐하면 안 돼요. 아니면 틀림없이……."
묘묘 공주는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받았다.
비월여제는 묘묘 공주와 몇 마디 나누고는 떠나갔다.
그리고는 세 번째 산관으로 와 몇 명에게 전음했다.
잠시 후 일곱 개의 형상이 멀리서 날아왔다.
가장 앞에 선 사람은 허여진이었다.
"여제 대인, 무슨 일로 저희들을 부르셨습니까?"
허여진은 포권하고 물었다.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비월여제와 잘 알지 못했다.
'비월여제가 왜 우리를 찾았지?'
"너희들에게 맡길 일이 있다. 너희들은 반드시 맹세를 해야 한다. 절대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 진남도 마찬가지다."
비월여제는 담담하게 말했다.
"진남…… 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까?"
허여진 등은 눈을 찌푸렸다.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여제 대인, 솔직히 말해 저희들은 진남과 제신공의진(齊神共意陣)을 수련했습니다. 저희들이 겪는 일을 진남은 무조건 알 것입니다."
허여진은 두려워하지 않고 말했다.
"괜찮다. 나에게 방법이 있다."
비월여제는 싸늘하게 말했다.
허여진은 마음이 무거워져 한숨을 내쉬고 씁쓸하게 웃고 말했다.
"여제 대인, 진짜 미안합니다. 저희들은 선마도세를 했습니다. 절대……."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비월여제가 손가락을 튕겼다.
하늘을 찌르는 빛이 뿜어져 나와 그들을 감쌌다.
그들은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 * *
닷새 후, 도원족 종지 안의 한 궁전.
진남은 두 손에 현묘한 법인을 만들었다.
희미한 심념대진의 진력이 엄청난 속도로 진남의 체내로 흘러갔다.
진남은 형상이 희미해졌다.
모든 것이 안개 속의 꽃처럼 전혀 진실성이 없었다.
이런 상태가 다섯 시진이나 지속되었다.
옅은 금색의 비석에 쓰여 있는 글자들에서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와 진남의 미간에 주입되었다.
웅-!
큰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진남은 두 눈을 떴다.
온몸의 의지가 전부 뿜어져 나와 아홉 가지 색을 띤 빛으로 변해 등 뒤에서 반짝거리며 궁전을 환하게 비췄다.
잠시 후, 아홉 가지 색을 띤 빛이 크게 떨리고 한데 모여 큰 변화가 일어났다.
마지막에는 칼로 변했다.
아홉 가지 색이 흰색, 청색, 검은색으로 변했다.
그의 의지에는 만법불침성체의 성의와 불후상마진결의 마의가 융합되었다.
'칼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용감하게 전진한다. 이것이 나의 본심인가?'
진남의 눈에 이색이 스쳤다.
"의지가 칼로 변하다니. 잘됐다. 나중에 단천도와 융합되면 위력이 무척 강해지겠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가 마음을 진정하고 법술을 거두어들이려고 할 때 이변이 일어났다.
그의 영혼속의 구룡석인이 빛을 반짝거렸다.
오래된 기운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어떻게 된 거지?"
주심도와 가엽은 동시에 깜짝 놀랐다.
진남도 어리둥절했다.
슉-!
구룡석인이 떨었다.
빛들이 구룡석인에서 뿜어져 나와 궁전에 맞혀 장면을 드러냈다.
"응? 구룡석인은 뭐 하는 거지?"
진남은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장면에는 선산이 우뚝 솟아올랐다.
주위에 구름이 감돌고 산꼭대기에 희미한 형상이 서 있었다.
희미한 형상은 검을 뽑고 앞을 내리쳤다.
검광이 천지를 찢었다.
모든 것이 소리 없이 조용했다.
하지만 방대한 기운이 얼굴을 스쳤다.
바로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이건……."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그는 검에서 전혀 다른 무언가를 느꼈다.
검광은 평범한 무인이 체내의 주력이나 규칙의 힘을 움직여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형의 의지가 한데 모여 이루어진 실체였다.
"이자는…… 심약천존인가?"
가엽의 놀라움이 가득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룡석인은 살짝 떨었다.
마치 안목이 있다고 칭찬하는 것 같았다.
"진짜 심약천존인가?"
가엽은 가볍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주인님, 제 짐작이 맞는다면 이 검은 심약천존이 스스로 만든 절학 중 한 개인 참심일검일 것입니다. 그자는 전에 이 술수를 이용해 사람들을 위해 전생의 천존의 의지를 자르고 그들을 회복시켰습니다."
진남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심의영역에서 조예가 가장 높은 사람의 절학이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나다니?'
"석인, 고맙습니다."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신념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 석인을 얻은 것이 큰 손해를 봤다고 생각했다.
아무 쓸모 없고 대단한 도겁을 견뎌야 했다.
지금 다시 보니 다행이었다.
구룡석인에서 뿜어져 나온 빛은 사라지고 진남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진남은 이미 익숙해졌다.
그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장면을 바라보며 검에 빠졌다.
"석인이 직접 법술을 전수하다니. 아마 진남이 심원삼성인만으로 어림없다는 걸 예상했을 것이다."
주심도는 말했다.
"맞습니다. 잘됐습니다. 구룡석인은 주인님을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가엽의 눈에 기대가 드러났다.
지금의 형세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진남이 드러낸 빛은 매우 눈부셨다.
시간이 흘러 닷새가 지나갔다.
궁전 안의 장면이 사라졌다.
진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게서 풍기는 도의는 평온해졌다.
진남의 눈에 이색이 가득했다.
점점 더 많이 느낄수록 그는 참심일검이 보통 현묘한 것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
마지막에 진남은 겨우 삼 할을 느껴 참심일도(斬心一刀)로 변화시켰다.
진남의 무예 천부로 참심일검을 전부 느끼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참심일검은 심약천존이 자신이 수련한 공법에 근거해 스스로 만든 절학이었다.
진남은 그 정도의 공법이 없었다.
게다가 장면뿐이라 완전히 빠져들 수 없었다.
'대상계에서 자신의 비범지도를 걷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천재라고 할 수 있다. 상고 시대의 강자들은 스스로 절학을 창조하거나 공법을 창조했다. 모두 보통이 아니었다…….'
진남은 속으로 감탄했다.
기회가 된다면 그는 상고시대의 휘황찬란함을 다시 보고 싶었다.
진남은 잡념을 지우고 상관정과 상관후에게 신념을 전했다.
"진남 도우, 이렇게 빨리 느꼈소?"
둘은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심념대진의 도움을 받고도 팔 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진남의 무예천부가 보통이 아니지만 이건 너무 대단하잖아?'
"네. 두 분 도원종을 저에게 빌려주십시오."
진남은 공수했다.
"준비를 마쳤소!"
상관정은 정신을 차리고 소박한 반지를 한 개 꺼냈다.
진남은 신념으로 훑어봤다.
반지 안의 방원 만 리 되는 공간에 엄청난 깨끗한 선의가 가득했다.
강한 기운을 뿜는 옅은 파란색의 종이가 조용히 떠 있었다.
도원종은 상고의 문도지기였다.
"고맙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진남은 공수하고 앞으로 날아가 족지를 떠났다.
그때, 진남의 저장주머니속의 영패에 빛이 반짝거렸다.
명초노조, 능황노조 등 거물들이 동시에 그에게 신념을 전했다.
"응? 무슨 일이지?"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신념으로 훑어봤다.
"진남, 방금 이씨 가문에서 소식이 왔다. 창과 무망천존은 칠십이천지성구에 있다. 이틀이면 지존으로 등극한다. 지금은 문도지지에서 통천도수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여 주경으로 충격하고 있다."
"진남, 어서 주천불사산으로 돌아오거라!"
"창이 전서를 보내왔다. 다음 달 일일에 시대전장으로 가서 그와 함께 주재로 충격하자고 했다. 또 많은 조건을 제시했다!"
진남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는 조금도 의아해하지 않았다.
당청산은 창의 중요한 부하였다.
하지만 창은 그자를 이용해 진남을 위협할 것이었다.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 * *
그 시각, 주천불사산의 한 대전 안.
진남이 돌아왔다.
비월여제, 묘묘 공주, 강벽난, 명초노조 등과 이계, 막소리 등 주경 강자들이 전부 한데 모였다.
사십여 명이 되었다.
분위기가 엄숙했다.
"진남, 이것 좀 보거라!"
명초노조는 긴말하지 않고 손가락을 튕겼다.
부문이 허공에 나타나고 희미한 형상으로 변했다.
"향혼?"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창이 저자의 몸을 차지했나?'
"진남, 네가 이 환상을 보고 있을 때면 나는 삼 일이나 오 일 정도 지나면 성공적으로 문도성주 할 것이다. 너에게 고맙다고 인사해야겠다. 나는 알아봤다. 네가 큰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의 딸은 주재로 진급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월여제는 안색이 싸늘해졌다.
"하지만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만주지전을 일으킬 수 없었다. 백년맹약이 끝나려면 육십 년을 기다려야 한다. 너무 길지 않느냐? 생각해봤다. 우리 둘은 지금 모두 난관에 부딪혔다. 그럴 바에는 연합하여 무상호천령을 회복시키자.
무상호천령을 회복시키는 건 나에게 맡겨라. 필요한 재료들은 네가 준비하거라. 다음 달 일일에 만주지전을 일으키자. 그 전에 나는 주천불사산으로 가보고 싶다. 거절하지 않을 거지?"
희미한 형상은 환한 미소를 짓고 사라졌다.
"자기 좋을 대로만 생각하는군!"
주심도는 싸늘하게 말했다.
주제와 창의 원한을 떠나 그는 창이 싫었다.
"선배님, 창을 주천불사산에 들어오게 해도 됩니까?"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이런 상황이 가장 힘이 빠졌다.
왜냐하면 그들은 완전히 끌려다니는 상황이었다.
창이 뭐라고 하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창은 근원의 힘에 조예가 깊다. 주천불사산의 가장 큰 비밀도 근원의 힘에 관한 것이다. 그를 주천불사산에 들어오게 하는 건 좋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주심도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가엽, 나를 도와줘야 한다. 나는 최대한 창이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할 거다."
진남은 잠깐 침묵하고 말했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진남은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고 말했다.
"선배님들, 도우들 주천불사산에 들어가는 건 다른 문제 없습니다. 여러분은 다른 의견이 있습니까?"
명초노조가 손가락으로 책상을 치며 말했다.
"진남, 창과 함께 만주지전을 일으키는 건 문제 되지 않는다. 너와 묘묘 공주, 강벽난 그리고 우리 모두 난관에 부딪혔다. 필요한 재료들은 우리가 너 대신 찾을 수 있다."
청옥주재와 쌍도노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삼 대 무상도통은 저력이 매우 강했다.
재료들을 내놓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명초노조는 엄숙하게 말했다.
"당청산이 창의 손에 잡혀있는 한 우리는 계속 끌려다니게 된다! 진남, 창이 만약 네가 천제지주, 무주궁도, 주천불사산을 내놓고 모든 비밀을 말하고 스스로 경지를 파괴하면 당청산을 돌려주겠다고 해도 따를 거냐?"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명초노조, 창은 그렇게 미련하지 않습니다."
강벽난은 웃고 말했다.
"천제지주는 우리 여러 명의 것입니다. 창이 당청산으로 천제지주 한 개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면 진남이 원한다고 해도 여러분이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무주궁도, 주천불사산은 더 말할 것 없습니다. 진남이 동의한다고 해도 선배님들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마지막에는 협상이 결렬되고 창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겁니다. 스스로 경지를 파괴하는 건 더욱더 불가능합니다."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