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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217화 (1,217/1,498)

1217화 저자였어?

"과천일격!"

진남은 몸을 흔들더니 용모양 제단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살기들이 그에게 모여드는 것을 느꼈다.

그의 마음 속에 경고음이 가득 울리고 한기가 솟구쳤다.

"궁우태황, 양의분화(兩儀分化)."

명초노조, 능황노조 등 거물들은 강한 수단들을 펼쳤다.

환상의 세계가 만들어지고 음양지력이 홍수처럼 사방으로 밀려나왔다.

"가능하면 진남을 잡아라!"

오씨 가문, 한씨 가문, 여러 무상도통 등 거물들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그들은 비장의 수들을 연신 사용했다.

공격들은 폭풍처럼 쏟아졌다.

그들은 진남을 꼭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진남의 뒤에는 삼대 무상도통과 비월여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이런 전술을 사용함으로써 삼대 무상도통과 비월여제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었다.

크라아아-!

별안간 포효가 동역에 울려 퍼졌다.

"응?"

영야천존과 황운주재 등 거물들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동역의 변두리에 커다란 혼돈들이 갈라졌다.

길이가 십만 장, 높이가 만장에 온 몸이 시커먼 요수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요수의 시뻘건 두 눈은 마치 피빛 세상을 응축시킨 것 같고 뻐드렁이가 좌우로 하나씩 드러났다.

숨을 쉴 때마다 몸이 흔들리는 것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뿜어내는 마의는 엄청 방대했다.

"감랑(堪狼)주재?"

거물들은 살짝 놀랐다.

감랑주재는 만오천 년 전에 주재 경지를 돌파했다.

대상계 전체에서 가장 훌륭한 마도(魔道) 거물이었다.

사람 같기도 하고 요수 같기도 한 그는 여러 차례 대전에서 엄청난 실력을 펼쳤다.

감랑주재는 오천 년 전에 사라져서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 나타난 것은 그도 천제지주를 가지려는 걸까?'

"허허. 도우들, 잘 지냈소?"

음침한 목소리가 사람들 귓가에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귓가에 차가운 바람이 스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높이가 열 장이고 온몸에 핏빛 문자가 가득하며 눈이 네 개인 기괴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마의를 뿜었는데 감랑주재와는 또 달랐다.

그의 마의는 더 함축적이고 섬세했다.

"사마(四魔)주재잖아?"

거물들은 다시 한번 놀랐다.

이 세상에 남은 몇 안 되는 마도 거물이었다.

"두 마도 거물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것은……."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진남을 노리고 온 것일까?"

명초노조와 능황노조 등은 표정이 무거워졌다.

저자들은 진남이 가져간 황포절의 물건을 노리고 온 것일 수도 있었다.

크라아아-!

감랑주재는 다시 한번 포효했다.

그는 방대한 몸을 날려 혼잡한 대전이 진행되고 있는 중심에 도착했다.

그리고 입을 쩍 벌리고 한씨 가문과 오씨 가문의 거물들을 물어뜯었다.

사마주재는 법장을 들고 무상도통 등 세력들을 힘껏 내리쳤다.

수많은 무늬들이 거물들의 머리 위에서 퍼지고 엮이더니 엄청난 살기로 변했다.

"어라? 진남을 도와주고 있잖아?"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젠장!"

영야천존은 화가 났다.

"잘됐다!"

명초노조, 능황노조 등 거물들의 놀란 표정은 기쁨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진남이 두 거물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고 생각지도 못했다.

쿵쿵쿵-!

상황은 역전되었다.

진남 등은 여러 세력의 연합에 저항했다.

아직은 살짝 열세에 처했지만 뒤로 밀려나지 않았다.

웅-!

이때, 비월여제의 뒤로 아홉 개의 형상이 나타났다.

형상들은 그녀와 똑같이 검을 들고 있었다.

그녀에게서 많은 기운들이 솟구치고 사방을 위협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세 주재 거물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다.

"일검청궁(一劍靑穹)!"

비월여제는 몸을 빠르게 움직였다.

세 주재 거물들은 눈앞이 하얗게 변하더니 끝에서 긍고의 검광이 그들에게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아차!"

세 주재 거물들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들은 비장의 수들을 펼치며 뒤로 물러섰다.

저항할 수조차 없었다.

진남이 느끼던 압력이 반으로 줄었다.

미리 준비하고 있던 그의 두 눈에서 두 개의 빛이 강하게 번쩍였다.

그는 무망천존의 주령 위로 날아가 단천도를 높게 쳐들었다.

새로운 힘이 그의 몸에서 뿜어졌다.

서역의 끝에서 눈부신 빛이 빠르게 날아와 흐릿한 형상에 스며들었다.

영야천존은 그 모습을 보자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표정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두 마도 거물이 끼어들고 진남과 비월여제가 시기를 잘 활용하는 바람에 그는 공격할 기회를 놓쳤다.

강제로 공격을 한다면 쓸데없는 소모를 더 하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두 영주를 가져오자!"

다른 세력들은 상황을 보고 포기를 했다.

이때,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흐릿하던 주령들이 발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실체로 나타났다.

"적황도의(赤皇刀意)!"

진남은 십술공존(十術共存)을 사용하여 무망천존의 환생에게 중상을 입혀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단천도의 시뻘건 도의가 전부 폭발하기 전에 진남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몸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뚜렷해진 주령의 형상은 검은색 머리카락에 검은 칼을 들고 있었다.

형상이 뿜어내는 기운은 겨우 패자 정상이고 진남과 천지 차이가 났다.

그러나 형상이 진남에게 주는 충격은 엄청 컸다.

형상은 바로 차하계에 있을 때의 사형인 당청산이었다.

당청산이 창의 부하이자 삼장장(三葬將)들 중 우두머리인 무망천존과 천제지주 주령의 환생일 줄이야!

"저자였어?"

비월여제의 옅은 파란색 눈동자도 살짝 흔들렸다.

당청산이 진남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녀는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진남, 얼른 공격하거라! 얼른!"

명초노조와 능황노조 등은 고함을 질렀다.

진남은 조각상으로 변한 것처럼 외부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

"어라?"

명초노조와 능황노조 등도 이상함을 느꼈다.

"저자는 누구지?"

숨어있던 묵사와 무천마군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이 기회다!"

정씨 가문, 한씨 가문, 묘문 등 대세력의 거물들은 그 모습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원래의 법인을 바꾸고 돌연 진남을 공격했다.

쿵-!

비월여제는 강한 공격을 퍼부었다.

십생십세지력은 열 개의 태고이상으로 변해 웅장한 궁전처럼 진남의 위쪽에 날아가 모든 공격을 막았다.

"진남!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저건 음모일 수도 있다. 너는 우선 저자들을 진압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다른 모습으로 바뀔 때 상대할 수 있다!"

비월여제는 신념을 전했다.

한결같이 차갑던 목소리에 단호함이 드러났다.

진남은 몸을 흠칫 떨었다.

고작 몇 마디 말이었지만 날카로운 검에 찔린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예전이었다면 그는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창은 그의 철천지원수였다.

당청산이 무망천존 주령의 환생이라면 그와 싸움을 해야 했다.

"진압하라!"

진남은 순식간에 정신을 차리고 새로운 힘을 전부 쏟아부었다.

새로운 힘은 무상보탑으로 변해 상대방을 진압했다.

명초노조, 능황노조 등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진남이 이제라도 정신을 차렸으니 늦지 않았다.

쿵-!

굉음이 울려 퍼지고 놀라운 장면이 나타났다.

당청산의 머리 위로 무형의 힘이 나타나 진남의 보탑을 막았다.

"저건……."

거물들은 충격을 받았다.

진남이 살초를 사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공역은 주재거물 초기의 힘과 비슷했다.

용모양 제단의 남은 금제의 힘이 막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번쩍-!

당청산은 감고 있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

그의 두 눈은 전과 달리 찬란한 아홉 개의 빛이 반짝였다.

그의 몸에서 엄청난 위압감이 뿜어 나왔다.

끝없는 어둠 속에서 신검이 허공을 가르고 모든 것을 비추는 것처럼 동역 전체를 휩쓸고 갔다.

주재 거물들은 엄청난 압력을 느꼈다.

"천존의 위압인가?"

영야천존은 흠칫 놀랐다.

"이 위압은……."

사색이 되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던 태고금기는 몸을 흠칫 떨었다.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거야?"

당청산은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천둥들이 하나로 겹친 것처럼 귀청을 울렸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충격을 주었다.

"천존은 한 명밖에 없고 다 주재라니? 이게 어느 소선역이지? 천지규칙지력은 왜 또 이리 약한 거야? 허허, 그러고 보니 대상계가 보통 쇠퇴해진 게 아니구나."

당청산은 앞을 살피며 탄식했다.

"자네는 무망천존이요? 아니면 의지요?"

영야천존은 먼저 정신을 차리고 큰 목소리로 물었다.

무망천존은 죽을 때 도가 사라졌다.

다시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창이 그를 살렸다고 해도 무망천존은 천존 경지일 수 없었다.

기껏해야 주경 강자였다.

"그걸 굳이 물어봐야 아느냐?"

당청산은 경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영야천존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신념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의 두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무가와 무광이 없었다.

대세력이 그들을 쟁취해 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진남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에 비친 아홉 개의 빛이 확 커졌다.

진남이 뿜어내는 힘을 그는 본 적이 없었다.

그 힘은 아주 작았지만 본질은 비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진남에게서 익숙한 마의와 그가 싫어하는 기운이 둘 다 느껴졌다.

"죽어라!"

그는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도 않고 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몸에서 엄청난 힘이 해일처럼 밀려왔다.

세상의 모든 것을 없앨 것 같은 기세였다.

진남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주제의 기운과 연관이 있다면 죽여야 했다.

진남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는 엄청난 위험을 느꼈다.

"무자천서!"

비월여제는 허공을 가르고 나타났다.

그녀가 손에 든 경서에서 수많은 문자들이 쏟아져 나와 기다란 강으로 변했다.

강은 모든 것들을 삼켰다.

쿠쿠쿵-!

두 초식이 부딪히며 천지를 뒤흔들었다.

"고작 주재대성이 나를 막아?"

당청산은 패기를 드러내며 커다란 손을 콱 움켜잡았다.

천지에 수많은 고음이 울려 퍼지고 방대한 규칙지력이 뿜어졌다.

비월여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수많은 옛 글자들이 그녀의 손에서 차가운 빙설지검으로 변했다.

그녀는 검을 휘둘렀다.

검광이 용처럼 천지를 삼켰다.

당청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놀라서 물었다.

"이렇게 쇠퇴한 시대에 어떻게 너와 같은 인재가 태어날 수 있느냐?"

말이 끝나자 그의 규칙지력도 부서졌다.

비월여제는 검과 하나가 되어 그의 미간으로 날아갔다.

"하하하. 너는 강하다. 그러나 오늘은 너와 싸울 때가 아니다!"

당청산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몸이 흩어져 수많은 빛으로 변해 비월여제의 검을 피했다.

이어, 그는 동역 하늘의 끝에 있는 열 개의 명월 아래에 모습을 드러냈다.

혈색 달빛이 그의 몸에 비춰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응?"

영야천존과 거물들은 멍청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 모습을 보자 바로 알아차렸다.

삼장장은 창이 환생하기 전에 환생한다.

무망천존은 의지가 있다.

"대상질서(大上秩序), 만도무상(萬道無常)! 십월당공(十月當空), 혈광염세(血光染世), 역전건곤(逆轉乾坤), 전복음양(?覆陰陽)!"

당청산은 옛 주문을 읊었다.

그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제삼십이소선역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는 양손으로 법인들을 만들었다.

제삼십이소선역의 무인들은 열 개의 명월에 조석이 일렁이는 것을 보았다.

"역시! 무망천존의 의지가 지금 나타난 것은 창을 환생시키기 위해서구나!"

거물들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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