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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209화 (1,209/1,498)

기회를 봐서 진남을 잡으면 천제지주를 얻지 못해도 충분했다.1209화 완전히 속았구나!

"둘째가 안에 들어갔으니 우리는 가지 않아도 되겠다. 창의 환생이 나타나기를 기다려 손을 쓰면 된다."

"태고금기를 공격할 필요가 없다. 천제지주도 선뜻 내놓는 걸 보면 이미 판을 짠 게 틀림없다. 창의 환생이 나타나기 전에는 태고금기를 진압할 기회가 없다."

"너는 천제지주로 들어가거라. 창의 환생이 나타나면 상황이 크게 바뀌고 당분간 불안정할거다. 그때 가서 내가 상황을 더 혼잡스럽게 만들고 시간을 끌면 된다."

여러 세력들은 앞다투어 계획을 바꾸었다.

제삼십이소선역으로 암류가 모여들고 폭풍이 몰려올 것 같았다.

* * *

그 시각 천제지주 안.

슉-!

진남은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땅에 닿으면서 몇천 장이 되는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

"여제와 흩어진 건가?"

진남은 주변의 기운을 살피며 삼생홍승과 영패로 비월여제에게 신념을 전했다.

그러나 바다에 돌을 던진 격으로 묵묵부답이었다.

진남은 마음이 무거웠다.

이곳은 영패로 소통할 수 없는 곳이었다.

상황이 그에게 조금 불리했다.

이백성 일행 열 명이 있었고 그 뒤로도 들어오는 주재들이 더 많아질 것이었다.

진남은 주재정상의 거물을 상대하기 힘들었다.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변을 살폈다.

그의 두 눈에 빛이 돌았다.

하늘과 땅, 산천, 강 등이 바깥세상과 다름이 없었다.

유일하게 다른 점은 이곳에는 선의가 없고 옅은 안개가 떠 있었다.

진남이 안개를 흡입하자 순식간에 순수한 힘으로 변해 주력, 육신, 심신, 영혼과 융합되었다.

정상적인 순수한 선의는 주력이나 육신을 강하게 할 뿐 심신이나 영혼을 강하게 할 수 없었다.

동시에 강하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게 근원의 힘이라는 건가? 아니다. 이건 근원의 힘이라고 할 수 없다. 근원의 힘과 큰 연관이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 안개의 효능이 이 정도인데 근원의 힘은……"

진남은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의 만법불침성체도 제고할 수 있고 그의 몸에 있는 새로운 힘도 제고할 수 있었다.

* * *

그 시각, 다른 곳.

슈슈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연거푸 울려 퍼지고 형상들이 나타났다.

누군가 이곳에 있었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었다.

그들은 영야천존, 황운주재, 멸상주재, 단목주재였다.

그들은 이곳에 도착한 후 몸이 흩어지지 않고 오히려 합쳐졌다.

"아까 도움을 준 도우들, 고맙소."

음침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태고금기가 먼 곳에서 걸어왔다.

그는 고맙다는 말을 할 때 이를 갈았다.

"태고, 우리에게 불만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소. 하지만 자네가 여러 세력에게 발견되었을 때는 반드시 천제지주를 꺼내서 이 고비를 넘겨야 하오. 우리는 조력자 역할밖에 할 수 없소."

황운주재가 말했다.

그녀는 목소리가 듣기 좋았지만 말투는 나이가 들어 보였다.

게다가 소녀의 외모를 갖추고 있으니 기괴한 느낌이 들었다.

"황운, 참 사람을 위로할 줄 아는구먼."

태고금기는 비아냥거렸다.

"우리 약속한 대로 자네들에게 주령이 있는 대체적인 범위를 알려주겠소."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지도가 나타났다.

그와 영야천존 일행 사이의 거래는 매우 간단했다.

첫째, 분신과 의지로 위험한 순간에 도움을 준다.

둘째, 창이 환생한 다음 영야천존과 왕씨 가문은 끼어들지 않는다.

셋째, 여러 세력들에게 들켜 천제지주를 꺼내야 할 때는 주령이 있는 대체적인 위치를 알려준다. 영야천존과 왕씨 가문은 그동안 태고금기의 행적을 폭로하지 않는다.

넷째, 천제지주를 꺼내지 않으면 창의 환생이 고비를 넘기면 그들이 근원에 한 번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

"즐거운 협력이었소!"

황운주재 등은 지도를 보지도 않고 넣었다.

왕씨 가문의 주재들은 영야천존에게 공수하고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영야천존, 나와 더 상의할 게 있어서 남았소?"

태고금기는 영야천존을 바라보았다.

그의 두 눈에서 빛이 흔들렸다.

"얼마 전에 영항지군 때문에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소."

영야천존은 뒷짐을 쥐고 기세를 뿜으며 말했다.

"진남이 있는 구체적인 위치를 알고 싶소. 자네는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하오."

태고금기는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진남의 위치를 찾을 수 있으면 왜 천존 대인더러 손을 쓰라고 하겠소? 하지만 주천불사산과 무주궁도를 주겠다고 한다면 진남이 있는 방향을 찾아볼 수는 있소. 그리고 나는 대인을 무척 존경하오. 대인이 실력을 펼치고 군웅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 싶소."

* * *

구슬 속 세계.

"전신선동!"

진남의 두 눈이 삼색으로 찬란하게 빛이 났다.

그의 동술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는데 전신선동이라고 부르지 못할 정도였다.

그 안에는 만법불침, 불후상마, 열두 개의 도법의 의지가 융합이 되어서 엄청나게 강해졌다.

"구슬의 주령이 깊이 잠들어 있는 곳은 안개가 가장 짙은 곳일 거다. 지금은 아무런 실마리가 없으니 안개를 따라 찾아봐야지."

진남은 중얼거리며 한참을 관찰하더니 동쪽으로 날아갔다.

온 세상이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생기가 있지만 요수나 생명의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진남은 많은 기이한 화초들을 발견했다.

안의 세상은 바깥과 달랐다.

안개 때문에 나뭇가지와 꽃잎도 안개와 같은 힘이 있었다.

다만, 아주 미약하여 연화를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진남은 구슬 속 세계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경지로 소선역을 가로지르는데 고작 몇 시진이 걸렸다.

그런데 지금 이곳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있다."

진남은 걸음을 멈추었다.

멀지 않은 곳에 중년 사내, 청년, 노인이 함께 날아왔다.

그들은 주경정상 한 명과 주경대성 두 명이었다.

입은 옷으로 보아 칠 대 천존가문의 한씨 가문, 무상도통의 극생문, 상고만족의 선령족의 사람들이었다.

"어라?"

진남은 그들 셋이 멈춘 것을 발견했다.

멀지 않은 곳에 방원 천 장이 되는 파란색 호수가 있었다.

진남은 호수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호수의 깊숙한 곳에서 방대하고 안개와 비슷한 기운이 느껴졌다.

진남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하나, 둘, 셋, 넷…….'

진남은 속으로 셈을 열까지 셌다.

그리고 갑자기 강한 기세를 드러내며 무지갯빛으로 변해 세 주경 강자들에게 날아갔다.

"진남?"

주경 강자들은 바로 알아차렸다.

주경 정상인 한씨 가문의 사람은 외쳤다.

"도우들, 진남은 전력이 비범하오. 우리 연합하고 비장의 수를 모두 사용합시다."

남은 둘도 고개를 끄덕이고 법인을 만들며 주력을 움직였다.

슈슈슉-!

셋은 날아다니며 주술들을 펼쳤다.

주술들이 홍수처럼 진남에게 밀려왔다.

진남은 심신을 사용하여 성광들을 펼쳤는데 마치 원고의 성자 같았다.

그는 놀라운 행동을 했다.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아무런 도술이나 주술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주먹을 휘둘렀다.

쿵-!

강기가 용솟음치고 천지가 흔들렸다.

진남의 주먹은 주술들을 박살 냈다.

남은 주술들은 그의 몸에 닿았지만, 폭발음만 들릴 뿐 그를 다치게 하지 못했다.

아주 작은 상처도 나지 않았다.

"만법불침성체다!"

주경 강자들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직접 보니 놀라서 헛숨을 들이켰다.

"연합하여 한 곳만 공격합시다!"

주경 강자들도 초연했다.

그들은 진남의 심신과 영혼을 공격하는 게 맞았다.

그러나 진남은 무상천존의 환생이라 심신과 영혼이 그리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주경들은 법인을 바꾸었다.

세 개의 서로 다른 반보문도지기가 천지에 나타나 위압을 뿜었다.

셋은 흩어져서 다시 주술 공격을 했다.

현장은 혼잡하기 그지없었다.

잠시 후, 셋은 기회를 잡고 반보문도지기를 동시에 최고로 움직였다.

쿵-!

세 개의 강한 힘이 용처럼 동시에 날아갔다.

"좋다!"

진남의 성체가 더 눈부신 빛을 뿜어 사방을 환하게 비추었다.

"만법불침지권!"

진남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공격했다.

그는 온몸의 힘을 주먹에 싣고 휘둘렀다.

뚜둑-!

천지가 번개에 맞아 갈라진 것 같았다.

허공들이 혼돈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부딪힘은 한참 동안 지속되었다.

진남은 새벽의 빛처럼 세 개의 힘을 박살 냈다.

"만법불침은 상고제일의 체질답구나!"

진남은 속이 후련했다.

전의가 흩어져 세 주경 강자들을 공격했다.

주경 강자들은 당황하지 않고 신비한 법인을 만들었다.

진문이 그들의 발밑에서 퍼지더니 그들은 모습을 감추었다.

"어라?"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동술을 펼쳐 그들을 찾으려다가 갑자기 위기감을 느꼈다.

"물러서자!"

진남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그는 바로 뒤로 날아갔다.

퍼퍼펑-!

몇십 개의 폭발음이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

아흔아홉 장이 되고 온통 붉은색이며 무늬가 새겨진 깃발들이 어디선가 날아와서 땅에 꽂혔다.

슉-!

깃발들은 눈부신 핏빛을 뿜으며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한데 엉켰다.

방원 몇십만 리의 천지가 함락되고 차가운 바람이 사정없이 불며 귀신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만법불침성체인 진남도 한기를 느꼈다.

"완전히 속았구나! 상대방은 진작에 나를 발견했다. 다만, 직접 나를 공격하지 않고 세 주경 강자들을 이용하여 나를 호수로 유인하고 공격하게 했구나. 내가 주경 강자들을 보고 경계심이 느슨해졌을 때 상대방은 천지를 잠깐 봉쇄했다."

진남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어떤 생각이 떠올라 살짝 웃으며 말했다.

"어느 선배님한테 제가 찍힌 겁니까?"

앞쪽에서 혈기가 용솟음치더니 핏빛 두루마기를 입은 머리가 하얗고 두 눈이 혼탁한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만법불침성체라더니 명불허전이구나. 내가 공격하기 전에 이상함을 감지하다니. 하마터면 너를 놓칠 뻔했다."

진남은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비월여제와 함께 여러 세력을 살필 때 본 적이 있는 노인이었다.

바로 십욕종의 혈옥(血獄)주재였다.

사천 년 전에 주재를 돌파하고 지금은 주재대성이었다.

혈옥주재는 계속 웃으며 말했다.

"만고제일체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자."

혈옥주재는 매우 강한 기세를 드러냈다.

방원 몇만 리의 천지, 대도 등이 흔들렸다.

화르륵-!

핏빛용 모양의 쇠사슬이 그의 등 뒤에서 뻗어 나왔다.

절세의 대요가 모든 촉수를 벌린 것 같았다.

진남은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

슉-!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핏빛 쇠사슬이 엄청난 속도로 절세의 번개처럼 진남의 가슴을 때렸다.

"진짜 빠르구나!"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빠르게 만법불침성체를 최고로 움직여 저항했다.

진남은 무예가 강하고 담이 컸다.

만법불침성체로 주재대성의 강자와 싸우면 어떤 결과일지 궁금했다.

쿵-!

진남은 가슴이 답답했다.

몇십 장이나 튕겨 나가고 나서야 겨우 멈췄다.

팔에 상처가 두 개 생겼다.

피가 흘러 나와 땅에 떨어져 성초(聖草)로 변했다.

"적황도의(赤皇刀意)!"

진남은 다른 걸 생각하지 않고 빠르게 단천도를 꺼냈다.

열두 개의 문도법의 도의도 전부 드러냈다.

화르륵-!

화염 같은 도의가 허공을 찢었다.

혈옥주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의 등 뒤의 쇠사슬이 전부 폭발했다.

그중 절반은 도의를 공격하고 나머지 절반은 흩어져 만고의 뱀처럼 진남을 겨누었다.

진남은 연기나 전기처럼 여기저기 날아다녔다.

도의가 장대비처럼 쏟아졌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하늘이 부서지고 땅이 꺼지고 이상이 나타나고 강기가 용솟음쳤다.

진남이 꿰뚫어 보던 호숫물도 강한 부딪힘의 여파로 증발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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