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화 방금 아이라고 했어?
시간은 조금씩 지났다.
진남은 스무날이 지나서 겨우 불후상마진결을 익히고 감탄했다.
그는 이 공법을 과소평가했던 것이었다.
상편에서는 백세 개의 혈규가 상마지계를 연화하고 상마규칙을 만들었다는 것을 기록했다.
하편에서는 불후를 기록했다.
불후와 영항불멸의 의지는 거의 비슷했다.
대체적으로 규칙이 파괴되고 대도가 멸망하며 천지가 멸망해도 의지들은 살아있고 그것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본질은 크게 달랐다.
영항불멸지체는 육신이 신비한 변신을 하고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육신은 새로운 규칙이 되어 대상계의 모든 것 위에 군림했다.
황보절은 다른 방도를 찾아냈다.
그는 마음과 영혼이 모든 것을 초월하고 상마지계와 상마규칙과 하나로 융합되어 불후상마로 변했다.
그리하여 세간의 규칙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영항불멸과 불후는 진정한 영항불멸과 불후가 아니었다.
그들은 구천선역에서 엄청 강한 경지에 도달했고 대단한 위력까지 가지고 있어서 칭호를 얻었다.
진정한 영항불멸이나 불후불사가 있는지 진남은 알 수 없었다.
상고대전에서 네 명의 무상천존은 모두 죽어 반드시 환생해야 했다.
네 명의 무상천존은 그 정도로 강하지 않았다.
"한 명은 육신이 위주이고 다른 한 명은 마음과 영혼이 위주이다. 둘이 상호보완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질적인 충돌은 없다."
진남은 약간의 깨달음을 얻었다.
'왜 네 명의 무상천존 중 주제와 황보절이 동시에 나의 몸에 환생했을까? 왜 창이나 네 번째 무상천존이 아닐까? 주제와 황보절이 본질적으로 충돌이 되지 않기 때문일 거다.'
진남은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떨쳐버렸다.
그는 구결(口訣)을 묵념했다.
체내의 백세 개의 혈규들이 흔들렸다.
상마지계의 형상이 그의 등 뒤에 나타나고 상마규칙지력이 몸에서 꿈틀거렸다.
몇 달 뒤, 진남에게서 뿜어져 나온 마광이 사방을 비추었다.
그는 신비하게 변했다.
그는 분명 이 세상에 있었다.
하지만 환상 같기도 하고 그림자 같기도 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제 불후상마진결의 기초를 수련했다.
동시에 진남의 체내 평형도 흐트러졌다.
진남은 이미 자신의 의지와 만법불침성체, 상마규칙과 상마지계를 하나로 융합시켰다.
이제, 불후마의가 더 생겨났다.
진남은 법인을 만들어 불후마의를 융합시켰다.
그의 몸에서 엄청난 기세가 연거푸 용솟음쳤다.
천재지보들은 커다란 흡입력을 만나 산산조각이 나고 빛으로 변해 그에게 빨려 들었다.
어느덧 다섯 달이 되었다.
쿵-!
조각상 같던 진남은 강한 기운을 뿜었다.
기운은 긍고의 칼처럼 구름 깊은 곳까지 날아갔다.
세 번째 산관의 무인들은 고개를 들고 놀라워했다.
세 개의 무상도통의 주경 강자들은 깜짝 놀라 신념으로 살폈다.
진남은 온몸이 유리 빛으로 변했다.
짙은 붉은색의 머리카락이 정상적인 검은색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제 주경대성이 되었다.
짧은 시간 내에 주경대성이 된 것은 산관의 천재지보들 덕분이었다.
천재지보들의 양이 너무 많아 그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의 힘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육신, 식해, 영혼이 단단하게 연결되었다.
만법불침, 불후상마, 열두 개 문도법의 도의는 존재하지 않고 새로운 힘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힘은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했다.
진남은 만법불침성체를 펼칠 수도 있고 불후상마진결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열두 개 문도법의 도의도 휘두를 수 있었다.
그에게 가장 이득이 된 것이라면 싸울 때 상대방이 그의 진짜 내력을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태는 계속 지속될 수 없었다.
진남이 만법불침을 영항불멸로 진급시키고 불후상마를 원만으로 수련하면 둘은 하나로 융합되어 따로 사용할 수 없었다.
진남은 눈을 뜨고 고민했다.
"이것도 새로운 도인데 뭐라고 이름을 지을까?"
진남은 한참 동안 머리를 굴려봤지만 답이 나오지 않으니 포기했다.
"드디어 출관했구나. 더 안 나오면 강제로 너를 깨우려고 했다."
장소지존이 날아왔다.
그는 풍채가 늠름하고 생기가 넘쳤으며 몸에서 방대한 힘이 움직였다.
짧은 시간에 적지 않은 경지를 높인 것 같았다.
주경대성을 돌파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창의 환생이 나타날 때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정보에 의하면 제삼십이소선역 위에 여러 이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상고전승과 기연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장소지존은 이어서 말했다.
"우리의 계획대로라면 너는 이제 제삼십이소선역으로 가야 된다."
명초노조, 능황노조 등은 창의 환생이 나타나기 전에 태고금기가 엄청난 변화를 일으켜 사람들의 시선을 끌 거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진남은 미리 가서 상황을 살펴야 했다.
삼 대 무상도통과 이계, 막소리 등은 우선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십혈장월 이상이 생기고 여러 세력들이 싸우기 시작하면 그때 전장에 뛰어들 계획이었다.
"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떠날 준비를 했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그는 물었다.
"장소 선배님, 밀진을 아직 사용할 수 있습니까?"
시끄러움을 피하고자 그는 영혼지력의 일부를 사용하고 주심도더러 손을 쓰라고 해서 궁우태황종에 주천불사산으로 통하는 전송대진을 만들었다.
대진은 불안정해서 주심도도 얼마나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
"대진은 아직 이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장소지존은 말했다.
"그럼 됩니다."
진남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 말했다.
"곧 묘묘 공주와 강벽난이 제 두 아이를 데리고 구천선역에 올 겁니다. 창의 환생에 관한 일에 그녀들이 엮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니 수고스럽겠지만 선배님이 그녀들을 주천불사산으로 데리고 와주십시오."
진남은 거의 일 년 동안 폐관 수련을 했다.
차하계에서는 거의 삼십 년이 흘렀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의 경지면 이십 년은 잉태를 하고 있어야 아기를 낳을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제 열 살이 되었을 것이었다.
진남도 그들이 보고 싶었지만 비상시기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장소지존은 흔쾌히 대답했다.
진남은 몸을 움직이고 사라졌다.
"엄청난 폭풍이 휘몰아치겠구나……."
장소는 감탄했다.
주경 강자인 그도 이 정도 폭풍에서 큰 존재감이 없었다.
"잠깐, 방금 아이라고 했어?"
* * *
제삼십이소선역.
다른 소선역들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동, 서, 남, 북 네 구역으로 나뉘었다.
동역은 무인과 소세력이 많고 서역은 금지들이 많으며 남역과 북역은 상고전설이 많았다.
동역을 제외한 세 구역의 하늘에 이상들이 펼쳐졌는데 일부는 방원 백만 리를 휩쓸었다.
엄청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웠다.
앞당겨 모습을 드러낸 기우와 기연들 중에는 구천지존과 주경강자들까지 침을 흘릴 만한 지보들도 있었다.
칠 대 천존가문과 무상도통의 세력들 중 많은 강자들과 장로, 제자들은 정보를 캐어내고 태고금기를 찾는 한편 이곳을 수련장으로 활용했다.
* * *
서역 깊은 곳의 광무선묘(廣?仙墓).
쿵쿵쿵-!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나무, 기회가 왔다!"
온몸에 피를 흠뻑 뒤집어쓴 조리아가 외쳤다.
"만세무상, 일도쇄신!"
당청산은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모든 의지를 칼끝에 모았다.
의지는 혈색 도광(刀光)이 되어 사방을 핏빛으로 물들였다.
이곳이 지옥 같았다.
"아차!"
수많은 무인들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힘이 거의 빠진 그들은 도광(刀光)이 자신들을 삼키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죽었다.
"호호, 천존가문의 사람들은 참 건방지구나. 고작 외문제자들 주제에 나를 건드리다니, 이제 후과를 알았지?"
조리아는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녀는 방심하지 않고 불꽃으로 시체들을 말끔히 태워 없앴다.
천존가문들에게 그녀가 한 짓이라는 것을 들키면 시끄러웠다.
쿠쿠쿵-!
이때, 커다란 무덤이 흔들리며 강기를 뿜었다.
강기는 사방을 휩쓸었다.
"무덤이 사라지려고 한다. 얼른 물건을 가져가자!"
당청산이 외치더니 칼을 거두고 날아갔다.
멀지 않은 곳에 수정관이 허공에 떠 있었다.
관에는 붉은색 해골이 있었고 옆에는 칼과 검, 옥간과 구리 등이 있었다.
시골은 광무선묘의 주인인 광무지존(廣?至尊)의 유골이었다.
광무지존은 생전에 지존정상이었다.
죽을 때 신비한 비법으로 유골과 의지를 모두 남겼다.
이것을 연화하면 엄청난 좋은 점을 얻을 수 있고 경지도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칠십이천지성구로 가면 더 빨리 지존이 될 수 있었다.
"나무, 이건 내가 가지겠다. 시골은 네가 가지거라."
조리아는 결정을 내리고 손을 뻗었다.
당청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리아는 좋은 것을 얻으면 당청산에게 양보했다.
그가 받지 않으면 그녀는 물건을 망가뜨렸다.
지난번에도 도기를 두 개나 망가뜨렸다.
"그래."
당청산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골을 잡아서 저장주머니에 넣었다.
조리아는 칼, 검, 옥간을 가져갔다.
그때, 구리 등을 건드리자 방대한 힘이 터져 나와 그녀를 밀어냈다.
"응?"
조리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구리 등은 도기일 뿐인데 왜 가져갈 수 없을까?'
"한번 해보자는 거지?"
조리아는 이를 악물었다.
이때, 구리거울에서 만 장 되는 빛이 폭발하더니 빠른 속도로 당청산을 덮쳤다.
당청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처 피할 새 없이 빛이 그를 덮었다.
"나무!"
조리아는 안색이 확 바뀌어 금술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강한 힘이 그녀에게 떨어지더니 그녀를 무덤 밖으로 전송했다.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조리아는 허공에 걸려 멍하니 무덤이 부서져 각종 진기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 * *
북역의 깊은 곳.
쿵-!
엄청난 위압이 먼 곳에서 날아와 방원 만 리의 하늘을 산산조각 냈다.
끝없는 강기는 마치 군요지조(群妖之潮)처럼 사방으로 용솟음쳤다.
천지들 흔든다고 할 정도로 엄청났다.
"선역이 이토록 쇠약할 줄이야. 위압을 겨우 반밖에 풀지 않았는데 이리 큰 움직임을 보여서야 되겠느냐?"
무뚝뚝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고 머리를 얹고 등에 고검을 멘 정정한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눈은 독수리처럼 날카로웠다.
슈슈슉-!
잠시 후, 길이가 만 장이고 눈부신 빛을 뿜고 반보 문도지기가 되는 배들이 허공을 가르며 나타났다.
배에는 강한 기운을 뿜는 형상들이 서 있었고 짙은 파란색의 깃발이 바람에 따라 흩날렸다.
이씨 가문의 거물들이었다.
우두머리 노인은 이씨 가문의 세 주재 중 한 명인 이백성(李魄聖)이었다.
사천여 년 전 주재의 신비를 간파하여 제일소선역을 놀라게 한 인물이었다.
"하하하. 이씨, 서른세 개의 소선역은 해마다 근원의 힘이 조금씩 유실이 되오. 제삼십이소선역도 오랜 시간이 지나서 힘이 약해졌소!"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백성이 고개를 들어보니 몸집이 거인처럼 우람한 중년 사내가 걸어왔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천지가 흔들렸다.
사내의 뒤에는 갑주를 입은 형상들이 대열을 이루고 질서정연하게 서 있었다.
그들은 마치 옛 대군들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