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화 창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진남 도우, 다른 인사말은 하지 말거라. 우리 삼 대 무상도통은 이미 선택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연합을 하면 될 것 같으냐?"
청옥주재는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미 영항지군의 육 대 전진을 얻었습니다. 그들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세 종주들도 잘 아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삼 대 무상도통과 이 선배님, 막 선배님이 데리고 있는 천선 경지 이상, 주재 경지 이하의 제자와 장로들을 모두 주천불사산에 보내어 수련을 하고 서로 합을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진남은 말했다.
"좋다!"
당돌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용로였다.
용로는 여러 세력의 제자와 장로들이 전진을 전부 연마하고 만들어낼 장면을 상상하자 흥분하여 저도 몰래 대답을 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대전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콜록콜록, 계속 대화를 나누시오."
용로는 멋쩍게 웃었다.
어르신들의 대화에 그가 낄 자리가 있겠는가?
"진남, 영항지군의 방식으로 제자들을 훈련시키려면 엄청난 천재지보 등이 필요하다."
능황노조가 입을 열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이미 주천불사산의 네 번째 산관을 열었습니다."
진남은 말했다.
"네 번째 산관을 열었다고?"
노조들은 눈앞이 환해졌다.
주천불사산에 대해 그들도 조금은 알고 있었다.
"진남, 그렇다면 삼 대 무상도통은 종문의 명에 따라야 하느냐? 아니면 너의 명령에 따라야 하느냐?"
쌍도노조는 무표정으로 물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삼대 무상도통은 여전히 스스로 관리를 하십시오. 다만, 이십 년 동안은 제가 통솔하겠습니다."
진남은 기가 죽지도 않고 오만하지도 않게 말했다.
"이십 년? 그건 안 된다. 많아야 오 년을 허락할 수 있다!"
노조들은 동시에 고개를 흔들었다.
"선배님들, 최소 십 년은 주셔야 합니다."
진남은 손가락 하나를 들고 말했다.
노조들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답하지 않았다.
진남도 급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고 노조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 외에도 창이 환생을 할 때 저는 제삼십이소선역에 나타날 겁니다. 삼 대 무상도통은 최선을 다해 저를 도와주고 창을 죽여야 합니다."
진남은 진지하게 말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진남, 창의 환생을 죽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여러 세력들이 창의 환생을 살펴보고 있고 태고금기도 몰래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쌍도지주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어떤 결과를 맞이하고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삼 대 도통은 줄곧 이 진흙탕 싸움에 끼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너는 이십 년 후의 백년지약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 하루빨리 주재 강자가 되고 주천불사산과 무주궁도를 움직여야 한다."
진남은 우스웠다.
삼 대 무상도통이 창의 환생을 다른 세력이 가져가게 지켜만 볼까?
그럴 리 없었다.
쌍도지주의 말은 진남에게 더 큰 이득을 내놓으라는 말이었다.
회담은 열 시진이나 지속되었다.
첫 세 시진에 진남과 노조들은 이익 분배를 결정했다.
이익 분배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진남이 향혼을 이기고 황보절의 신비한 물건을 가졌기에 노조들이 진남이 많은 기억을 각성하고 상고비밀을 장악했다고 착각했기 때문이었다.
남은 일곱 시진은 창이 환생을 하면 어떻게 대처를 할까를 논의했다.
주재 등급의 거물들은 안목이나 수단 등이 진남보다 훨씬 대단했다.
계획의 대부분은 노조들이 정한 것이었다.
이번 회담에서 진남은 다른 무상도통, 상고대족, 칠 대 천존가문에 대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었다.
칠 대 천존가문들 중 주재 등급 강자들이 허씨 가문에 둘 있고 나머지는 모두 셋씩 있었다.
그들은 상고금술을 사용하여 수명을 다한 주재 거물의 육신을 보존했거나 의지를 전부 남겼다.
위기의 순간이 되면 주재 거물의 육신이나 의지가 나타나 싸울 수 있었다.
회담이 끝난 후 나머지 일들은 쉬웠다.
삼 대 무상도통은 빠른 속도로 명령들을 전달했다.
주재 이하 천선이상의 존재들이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진남은 모습을 드러내고 몇 마디 전달한 뒤 그들에게 선마도세를 하게 했다.
그러고는 그들을 주천불사산에 데리고 갔다.
허여진, 용로, 이계, 막소리, 장소지존과 다른 주경들은 부통수로 임명했다.
육대 전진은 용로가 책임지고 전수하기로 했다.
네 개의 산관에 있는 공법무예와 천재지보, 상고지보들은 허여진이 책임지고 규칙을 정했다.
그가 가져가라고 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었다.
세부사항들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
드디어 영항지군의 기본적인 형태가 갖추어졌다.
"그들을 만나야겠다."
진남은 멀리 서서 북적거리는 산관들을 지켜보다가 날아갔다.
세 시진이 지나고 진남은 제일소선역의 변두리에 있는 산골짜기에 도착했다.
"소신, 주인님을 뵙습니다. 기억을 각성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두 개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묵사와 무천마군이 멀리서 다가와 공손하게 한쪽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
"제가 주제의 환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인님이라고 부릅니까?"
진남은 살짝 웃었다.
"불후상마초시지기(不朽上魔初始之氣)가 있고 전생의 기억도 있으니 제 주인입니다. 주제가 왜 같은 육신에 환생을 했는지는 제가 고민할 문제가 아닙니다."
묵사가 대답했다.
"휴, 일어나십시오."
진남은 일부러 길게 한숨을 쉬었다.
"주인님,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 걸음씩 행동에 옮겨봐야 알 수 있습니다. 소신은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법신을 찾아 융합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천마군은 말했다.
"맞습니다, 주인님. 상고대전에서 주제와 창은 육신이 파괴되었고 오직 주인님의 법신만 온전히 보전되었습니다. 융합할 수 있다면 진정으로 각성하고 주재가 되어 군웅들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영야를 죽이고 대상계의 일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묵사도 술술 말했다.
"영야가 죽지 않았습니까?"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죽지 않았습니다. 영항지군의 영혼(英魂, 훌륭한 사람의 혼)의 전력이 강하긴 하지만 상고대전에서 살아남아 일인자가 된 영야도 보통이 아닙니다. 그리 쉽게 죽지 않습니다."
묵사가 대답했다.
"죽지 않았다니, 그래도 괜찮습니다."
진남은 두 눈에 살기가 스쳤다.
그는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이번에 기억을 각성하면서 전생의 기억은 얻지 못했습니다. 다만 법신이 있는 곳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곳을 찾을 수 없습니다."
진남의 말은 절반은 사실이었다.
진남은 지금 법신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구천선역에 나타날 때마다 은근한 연결이 느껴졌다.
그 관계를 잡고 시간을 들이면 법신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진남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법신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적어도 불후상마진결의 하편을 연마하고 만법불침성체와 그의 의지를 하나로 융합시켜야 법신을 융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묵사와 무천마군은 깜짝 놀랐다.
"제가 주인님의 기운을 관찰했습니다. 상마불후진결의 상편만 연마하신 겁니까?"
묵사가 물었다.
"네, 모두 연마해야 법신이 있는 곳을 알 수 있습니까?"
진남은 반문했다.
"지금 상황으로 유추해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묵사는 잠깐 고민하고 말했다.
"법신은 불후상마의 지고(至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주인님은 아직 초성(初成)도 이루지 못했기에 느낄 수 없습니다."
무천마군도 앞으로 한걸음 나서서 포권하고 말했다.
"주인님께서 하루빨리 불후상마진결을 전부 연마하셔야 법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진남은 말없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신, 백종생, 주제의 기억도 저에게 일정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창을 최대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창의 환생이 곧 나타날 겁니다. 저는 그 전에 불후상마진결을 전부 연마하겠습니다. 하지만 법신을 가지러 갈 시간이 없습니다. 반드시 창을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제가 두 분을 찾아온 것은 저와 힘을 합쳐 창의 환생을 죽이자고 건의하러 온 겁니다."
묵사와 무천마왕은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묵사가 말했다.
"주인님의 명령을 소신은 반드시 행하겠습니다. 다만, 주인님께서 아직 전생을 다 각성한 것이 아니어서 그들이 전부 힘을 합쳐줄 것 같지 않습니다. 일부의 힘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진남은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셋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고 계획을 만들었다.
진남은 떠나고 둘만 산맥에 남게 되었다.
"스승님, 보십시오. 역시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제 등이 주인님에게 끼친 영향이 작지 않습니다. 이미 아주 커졌습니다."
무천마군은 참지 못하고 불만을 토로했다.
"법신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묵사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알면 어떻소? 영향을 받으면 또 어떻소? 무천, 조급해하지 마시오. 상황이 정해졌을 때 다시 계획을 짜면 되오. 어떤 것들은 이미 정해져서 벗어날 수 없소."
* * *
진남은 주천불사산으로 돌아갔다.
주천불사산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무인들이 여러 산관들에서 전진을 수련하느라 북적거렸다.
"선배님, 무주궁도를 회복할 방법이 있습니까?"
진남은 주심도에게 신념을 전했다.
무주궁도는 그의 식해에서 너무 오랫동안 침묵했다.
진남은 그를 깨워 묻고 싶은 일들도 있고 그의 신위를 구천선역에 다시 드러내게 하고 싶었다.
"무주궁도에게 필요한 물건은 지금의 구천선역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주재가 되고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산관을 열어야 기회가 있습니다."
주심도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주재말입니까?"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주궁도를 깨우는 일은 잠시 미뤄야겠다.'
"저는 이만 수련하러 가야겠습니다."
진남은 세 번째 산관의 끝으로 날아갔다.
그가 이미 점 찍어 두었던 곳이었다.
방원 백 리가 되는 땅은 먹처럼 시커멨다.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마기 덕분에 수련하기 적합했다.
이때, 저장주머니의 영패에서 빛이 번쩍거렸다.
살펴보니 장소지존이 보낸 것이었다.
시도족과 묘문이 그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궁우태황종으로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문도지지에서 모든 세력이 그를 공격할 때 이 두 세력은 그를 공격하지 않았다.
그가 문도지지에서 나왔을 때 두 세력에서 사람을 보내 그를 찾았다.
그런데 지금 또 그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가 '주제의 환생'이라는 신분은 그들의 혼이 태고로 돌아갈 때 시공지석을 절약하게 하는 정도가 아닌 것 같았다.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게 분명했다.
진남은 잠깐 고민하고 장소지존에게 신념을 전했다.
시간이 급박하여 창의 환생을 해결한 다음 만나서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불후상마진결의 하편에 빠져들었다.